본격 전동화의 걸림돌 문제는 인프라다
2021-05-27  |   36,331 읽음

본격 전동화의 걸림돌 문제는 인프라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473_051.jpg
 

내연기관이 지고, 전기차가 뜬다. 국내 메이커 역시 범세계적 이슈인 탄소 중립정책에 동참하고,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기 위해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소극적인 홍보가 발목을 잡는다. 당장 전기차와 수소 연료차 충전시설 확충이 관건이다. 2021년 친환경차 보급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았다.


어느새 순수내연기관(ICE)이 급격한 내리막에 접어들었다. 볼보와 재규어가 2025년, 폭스바겐과 포드는 2030년, GM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공언하고 나섰고,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빠르면 2025년부터 점진적으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시장도 숨 가쁘게 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초 디젤 엔진 신규개발 중단(기존 엔진의 개량형만 추가)을 선언했다. 가솔린 엔진도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빠르면 2~3년 내 단종 수순을 밟는다. 가솔린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보급을 앞당겨 순수전기차(EV) 대중화 사이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 6, 곧 출시할 제네시스 JW EV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신모델의 등장이 본격 전동화의 신호탄이 될 예정이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01_7357.jpg
 

올해 친환경차 지원 현황 및 특징

요즘 신차 구매를 계획 중인 소비자는 성능, 배터리 용량과 전비(電費)까지 검증된 데다 보조금을 받으면 내연기관 차량 수준의 실구매 비용으로 살 수 있어 한 번쯤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만하다.

친환경차 구매 절차는 표면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다. 정부국고 보조금과 지자체보 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차량 계약-공모 신청-차량 출고-충전 카드 발급의 세부 단계를 거치는데, 대부분 판매점에서 대행해 주니 소비자가 어렵게 느낄 부분은 없다.

의무운행 기간 2년을 못 채우고 재신청할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2년 이내에 폐차(말소, 천재지변과 교통사고는 제외)할 때에는 보유 기간에 따라 받은 보조금의 70%~20% 범위에서 환수조치 된다. 또한 2년 이내에 타인에게 판매하면 다음 구매자에게 남은 의무운행 기간이 승계된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정부는 2021년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보조금 체계를 손질해 성능과 효율이 뛰어난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친환경차 국고보조금은 연비보조금과 주행거리보조금, 이행보조금으로 구성되는데 올해부터 상온 대비 저온 1회 충전주행거리 비율기준으로 차등 지급하는 에너지효율 보조금 항목을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즉 저온(영하 5~영상 15℃)에서도 상온(20~30℃) 주행거리의 65% 이상 달성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보급형 모델의 육성을 위해 가격 구간별로 보조금 지원기준을 차등화한 것도 눈에 띈다. 부가세, 옵션가격을 제외한 출고가 6천만원 미만은 전액 지원, 6~9천만원 미만은 반액 지원, 9천만원 이상 차량은 아예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15_3655.jpg
 

인프라 확충과 홍보, 계도가 관건

2012년 국내 첫 양산 전기차 레이 EV의 등장과 함께 환경부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이 출범했다. 당시 전기차 보급 목표는 연 2,500대였다. 올해 9년 차인 이 사업은 원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기차 보급 속도와 수소차 보급 물량 면에서 세계 1위 수준이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는 낙제 수준을 면치 못한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소극적인 홍보, 계도로 인해 대중의 전기차, 수소차에 대한 인식과 에티켓 부재는 소비자가 친환경차 구매를 주저하는 주된 원인으로 손꼽힌다.

친환경차 보급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 과제다. 그린 모빌리티 분야에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113만, 수소차 20만대 보급이 목표지만 최종 목표의 약 10% 수준인 현재도 충전 수요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기차 100대당 공용 충전기 수는 약 50.1대, 주요 4개국 평균 150.7대의 1/3 수준이다[표2]. 전기차 오너는 모바일 앱으로 주변 충전소 현황을 확인할 수있지만 막상 가면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거나 고장으로 충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사용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전기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는 뜻의 ‘충전 난민’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42_3447.jpg
 

물론 내 집에 개인용 충전기, 일명 ‘집밥’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단독주택이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은 개인용 충전기 설치에 제약이 없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라 공동 전기 사용과 충전 공간 할당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 단지에 설치 가능한 충전기 대수가 정해져 있어 나중에 전기차를 산 사람은 신청할 수 없다. 충전 카드도 먼저 충전기를 설치한 명의자 앞으로 등록해야 하니 현실적으로 사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주차공간이 줄어든 일반 차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오너들과 전기차 오너 사이의 갈등도 심심치 않게 문제로 떠오른다.

해법은 분명하다. 전기차의 증가 추세에 맞춰 충전시설을 늘려 충전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 주거지역에 급속충전기 확충이 시급하다. 아울러 전기차 오너와 이웃 간에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한 홍보, 계도도 필요하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51_5449.jpg
 

지난해부터 개정 시행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시행령’에 따라 전기차 충전 방해금지 조항이 생겼다. 충전 구역에 일반 자동차를 주차하거나 주변에 물건을 쌓는 행위, 구획선 혹은 안내 문구 등을 지우거나 훼손하는 행위, 충전기 고의 훼손, 충전 제한 시간 경과 후에도 전기차를 계속 주차(방치)하는 행위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수소차의 충전시설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국내 누적 판매 대수가 1만대를 훌쩍 넘어섰지만 개방형 공용 수소충전소는 전국을 통틀어 아직 47군데에 불과하다. 그중 서울에서 이용 가능한 충전소는 상암과 여의도(국회), 양재, 강동 네 곳뿐. 더딘 속도와 까다로운 충전 조건도 개선과제다. 가장 최근 시설 개선 공사를 마친 양재 수소충전소의 경우 시간당 5대, 일 70대까지 서비스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를 새로 구축하는 경우 입지 선정 단계부터 지역주민 반대에 부딪힌다. 그래서 도심지 내에 위치한 기존 주유소나 LPG 충전소, 한국가스공사의 LNG 가스 공급소를 활용해 도심형 충전소를 확충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수소는 폭발한다는 불안감, 오해를 불식시키고 이해를 돕기 위한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61_9083.jpg
 

결국 메이커가 나설 수밖에 없어

전기차든 수소차든지 모든 친환경차 수요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는 구축, 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기존 주유소보다 수익성은 약하다. 오랜 시간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 보니 민간업자들이 진출을 꺼린다. 정부의 노력과 별개로 자동차 메이커가 자체 충전소 확보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이런 속사정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를 출시 중인 주요 메이커의 충전 인프라 대책을 간단히 살펴보자.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73_6422.jpg
 

● 현대​ 현대는 올해를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 원년으로 선언하고 전국 도심 8개, 고속도로 휴게소 12개 등 20개소에 총 120기의 전기차용 고속충전기(하이차저)를 설치, EV 스테이션을 만들기로 했다. 현대는 올해 초 SK 네트웍스와 손잡고 기존 주유소 자리에 국내 최초 민간 전기차 충전소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을 오픈한 바 있다. 차량 전시공간인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점과 대구점, 제주점, 포항점에 총 6개의 하이차저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 주유소와 협의해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 기아 기아도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선보이며 GS 칼텍스와 협업해 초급속 충전 인프라 확대에 나설 뜻을 밝혔다. 우선 수도권 GS칼텍스 주유소 4개소에 8기의 충전기를 설치하고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83_9612.jpg
 

● 테슬라 전기차 메이커 중에서 전용 급속충전기 ‘슈퍼차저’를 최초로 런칭한 테슬라.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전국 36개(수도권 18) 충전소 외에 추가로 24개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또수도권을 중심으로 개별 사업자들 가운데 사업 부지 내에 슈퍼차저를 구축할 호스트도 공개 모집 중이다.

● 포르쉐 포르쉐는 전기차 타이칸을 런칭하며 테슬라에 도전장을 냈다. 충전기 전문 업체 대영채비와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마트 성수점과 양재점을 비롯한 전국 10개소, 포르쉐 센터 9개소에 320kW급 초급속 충전기 HPC를, 전국 50개소에 7kW급 완속 충전기 ‘포르쉐 데스티네이션’ 120기를 운영 중이다.

●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브랜드 EQ, EQC를 런칭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전국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100여 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다. 또 잠실 롯데월드몰에도 전용 충전기 15기를 운영 중이다.

 아우디 아우디는 작년에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를 출시하면서 전국의 전시장 및서비스센터에 150kW급 e트론 전용 급속충전기 35기를 운영하고 있다.


540277f0adddce372a10d2fbb5d631fd_1622081592_6608.jpg
 

90db5a4fa33499762f81664f440fef00_1584493434_0444.jpg글 심세종 칼럼니스트


d327d7f7ff285c9270630e522dc49191_1586429687_65.jpg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