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2.0T 2011년형(터보, 274마력) 짧은 시승기

올해도 어김없이 근처 올랜도에서 열리는 올랜도 국제 오토쇼에 다녀왔다.
이번에는 그저 자동차 구경을 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찜해두었던 자동차를 우리 가족 구성원에 잘 맞게 구매까지 해보겠다는 심상으로 방문했다.
시승은 안 하더라도 적어도 실내 공간과 거주성을 바탕으로 가뜩이나 내 구매리스트를 꽉 채우고 있는 자동차를 추려내기에는 오토쇼만한게 없다.
 
결혼을 하고나서도 여전히 성능은 좋으나 차체는 반드시 작아야하는 내 취향은 아이를 가지고는 어쩔수 없이 큰 차로 가야하는 현실에 직면했기에 추려낼 차들은 더 많아졌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오토쇼 방문의 주요 관심 대상차량은 (단점과 함께)
1. 기아 스포티지 - 나쁘지 않지만 공간에 비해 비쌈
2, 기아 옵티마 (K5) 2.0T - 찜
3. 기아 쏘울 - 공간이 생각보다 넓었지만 성능, 연비 기대이하
4. 현대 투싼 - 스포티지보다 불편하거나 좁은 느낌의 시트
5. 현대 쏘나타 2.0T - 찜
6. 현대 엘란트라 (아반떼) - 찜
7. 닛산 쥬크 - 뒷공간이 경차수준
8. 쉐비 크루즈 (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 신차지만 한국에는 이미 몇년 지난 옛날차... 그래서 공간이 예전수준으로 좁음
 
그래서 막판 남은 차량은 선호도별로 (단점과 함께)
1. 빨간색 쏘나타 2리터 터보모델 - 뒷좌석 약간 불편
2. 회색 옵티마 2리터 터보 - 비교적 약한 브랜드 파워와 품질
3. 최고급형 엘란트라 - 고성능 엔진이 없음
 
물론 스포티지와 쏘울도 갑작스럽게 구입할 수 있는 대상에 들어있을만큼 괜찮은 차량이지만 그래도 이 3대가 남았다.
엘란트라는 솔직히 쏘나타와 비교될만한 넓은 뒷좌석에 깜짝 놀라서 구매계획도 별로 없었는데 또 다시 초 절약모드로 들어가게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구매할 수 있는 차량으로 낙점
안타깝게 옵티마는 이제 막 판매를 시작했고 터보 모델은 아직 동네에 나오지도 않았고 엘란트라는 판매조차 시작을 안했다.
그러나 이미 판매를 시작했고 멀지 않은 곳에 공장이 있어서 비교적 많은 차량이 딜러에 있는 쏘나타는 오늘 드디어 시승을 해 볼 수 이었다.
한국에는 없는 낙타색 가죽 인테리어가 정말 돋보이는 최고급 모델인 Limited를 운전해보고 싶었지만 이미 오토쇼에서 봤기 때문에 구매가능성이 더 높은 SE 모델을 시승했다.
 
시승시간은 이여사와 꼬맹이가 내 차에서 기다릴테니 짧은 구간 약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많은 것을 알아보기에는 정말 아쉬운 시간이지만 차량 특성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시간이었다.
액셀을 밟는다.
흠... 차가 무거운 느낌이지만 세팅의 차이이다.
살짝 잘못 밟아도 튀어나가는 내 마즈다3에 비해 쏘나타 터보는 깊숙히 밟아줘야 부드럽게 나간다.
미국 딜러에 세워놓은 차량들의 한결같은 출발초기의 변속충격은 너무 크다. (하지만 금방 깔끔한 변속으로 돌아와줬다.)
차를 오랫동안 세워놓기만 하니 초반의 변속충격뿐 아니라 녹슨 브레이크의 걸걸함은 좀 그렇다... (이차는 브레이크에 다행히 녹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부드럽게 출발을 하다보니 역시 높은 출력답게 스트레스 없는 달리기가 가능했다.
2리터의 엔진임에도 넉넉한 토크와 변속타이밍을 잘 알지 못할 정도의 깔끔한 변속이 대배기량의 고급차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현대에서 나왔지만 기존의 현대차량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그 원인은 크게 두가지에 있다.
1. 무겁지만 정확한 스티어링 휠의 반응
2. 돌땡이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튼튼한 특급하체
그렇다...
2.4 GDi 모델과는 다른 특별한 스티어링 휠은 이 차가 그냥 편안하게 몰라고 만든 모델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스포츠 튠드 서스펜션은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따라 어김없는 몸동작을 보여주게끔 완벽한 핸들링을 만들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솔직히 여태까지의 현대차와는 너무 달랐다.
최근에 타본 2.4리터 투싼의 탄탄한 하체도 "이제는 현대가 변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안정감이 남달랐지만 승용차임에도 그보다 더 딱딱하게 세팅한 현대차의 과감함이 솔직히 무서웠다.
브랜드를 알 수 있는 모든 심볼을 지우고 운전해보면 사람들은 이 차가 분명 독일의 프리미엄급 차량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많은 한국사람들이 이 세팅을 어쩌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내가 생각한 그저 완벽한 나만을 위한 세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몸에 맞는 차였다.
현대가 나를 공부한 뒤 만든차인가?

하지만 스티어링 휠 감각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 선호도에 거의 100% 완벽하게 따라가는 무게감은 그렇다치고 그 무게감을 잘 받아 줄 수 있는 그립감을 잘 만들어 주지못하는 것은 정말 아쉬웠다.
같은 가죽이지만 내 마즈다3의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에는 많이 못미치는 느낌이다.
이런 미끄러지는 느낌은 내가 타본 많은 현대, 기아의 차량에서 나타나는 (내가 생각하는) 고질적 문제중 하나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스포티지의 가죽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괜찮은 편이었다.)
그립감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거 같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에 있어서 특히나 무거운 휠을 움직이려고 할때는 정확한 핸들링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순간에 손에서 미끄러지는 스티어링 휠이라... 생각만해도 아찔한 순간이 아닐까...
어쩌면 내 손이 현대자동차의 가죽 휠과는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것일지도... 몇몇 블로거들이 그립감이 좋다고 말하는걸 보면...
그리고 우리 아버지 차인 오피러스 스티어링 휠에 대한 불만은 나만 있는걸 보면... 그래도 오피러스 휠은 극단적으로 가벼우니까 조금 미끄러져도 뭐...
 
이렇게 미끄러지는 휠도 인지만하면 그래도 손에 힘을 조금 더 주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다... 침을 바르던가...
암튼, 그런것들을 숙지하고 판매원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도로로 안내해 주었다.
차가 차인만큼 회전수를 높여 거칠게 몰아보라는 주문이 들어왔고 약 50마일로 달리는 도중 거침없이 패들 쉬프트를 이용해 6단에서 3단으로 단수를 낮췄다.
엔진은 급격하게 회전수를 올리고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80마일까지 거뜬히 치고 나간다.
스트레스가 없을뿐 아니라 VW의 4기통 터보엔진에서 느껴지는 내 심장을 터뜨릴만한 멋진 사운드가 함께한다는 것은... 이 차가 과연 현대차가 맞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예전 3.3리터 NF 쏘나타를 탈 때도 이런 엔진 사운드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던거 같다.
더군다나 운전자의 감성을 더욱더 자극하는 것은 예전의 무차별적인 소음차단과는 다르게 실외소음은 적절하게 잡아내면서 엔진 사운드는 어느정도 선에서 허용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런 세팅은 엔진사운드에 어느정도 자신감이 없으면 쉽지 않은것인데... 현대가... 비교적 괜찮았지만 조용했던 NF의 6기통 3.3리터 엔진 사운드에 이어 YF에서 안정화된 느낌이 든다.
 
경찰에게 딱지 떼이는게 싫어서 이만 속도를 줄이려고 하는데 직원이 경찰이 많이 없는 곳으로 안내를 하면서 밟을 수 있는만큼 니 마음대로 밟아보라는 주문을 또 내렸다.
그래서 좌회전 신호를 받자마자 수동 모드에서 회전수를 쭉 뽑아내는 운전을 해봤다.
회전과 동시에 급가속이라 뒷둥거릴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무래도 차체제어장치가 엔진 성능을 떨어뜨릴지언정 안정된 자세를 놓치지는 않는다... 그만큼 과격하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가속이라고 할까?
속도전을 펼치는 많은 운전자들이 차체제어장치를 끄고 운전을 하려고 하지만 난 이제 아이도 있는 몸... 나와같은 엔지니어들이 만들어 놓은 장치를 일부러 꺼 놓는 과신은 하지않겠다. (물론 내 나이 30이 되기 전까지는 내 몸이 그 어떤 제어장치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고... 솔직히 지금도 좀 그런생각이지만... 그래도... 과신은 금물)
그리고 차체제어장치가 떨어뜨린 엔진의 성능이 전체적으로 내가 원한 주행성능과 크게 반하지 않아 아마도 이차를 사면 내가 그 장치를 끄고 다닐일은 없을듯 하다.
 
어쨋든 그렇게 치고나간 코너를 뒤로하고 적당히 내가 생각하는 적절한 변속포인트를 엔진소리와 차량 속도 그리고 익숙한 마즈다3 2.3리터 엔진의 느낌과 맞추어 변속을 해봤다.
변속하는 순간마다 게이지를 보니 약 4000~4500rpm에서 변속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의 최대토크가 나오는 부분...
솔직히 레드존 부근까지 더 끌어내서 운전을 해보지 않은게 지금 많이 후회가 되긴하지만 이 부분은 나중에 옵티마 터보를 타보고 하면 되겠지뭐...
그리고 6000rpm까지도 올리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가솔린 엔진특유의 지긋이 밀어붙이는 회전수 상승이 싫어서일수도 있겠다.
내가 디젤엔진을 선호하는 이유와 일치한다.
 
이렇게 해본 가속에서 느낀것은 예전에 내가 느껴본 터보엔진의 문제점 중 하나인 터보랙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터보엔진으로 재미를 본 아우디, VW 차량들도 터보랙이 느껴지는데 역시 트윈스크롤터보라 다른가보다...
BMW를 몰아봤으면 비교라도 해볼텐데... 역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들은 내 관심대상이 아니라...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이 쏘나타의 (나에게는) 극적인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고속주행안정감이 아닐까 싶다.
고속으로 주행을 잘 하지는 않지만 안하는 것은 아니다.
좋지 않은 핸들링 감각으로도 내가 생각해도 꽤 안정감 있는 고속코너링 또는 직진 안정성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물론 전문 레이서들과 비교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내가 느낀 쏘나타 터보 모델에서는 역시나 무거운 스티어링 휠과 튼튼한 하체로 인해 150키로 정도의 속도에서는 너무나 쉬운 운전을 가능케한다.
그 정도 이상의 속도를 내기에는 불가능했기에 좀 안타깝지만 그 정도의 안정성이 150이상에서 극단적으로 깨질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만큼 스티어링 휠의 중립성이 강하고 그래서 코너에서도 충분히 다루기 쉽다... 페밀리 세단이...
 
하지만 주행내내 나에게는 약간 불만인 요소는 적당히 선형적인 반응의 브레이크에 있다.
이 차는 엔진 성능에 맞춰서 브레이크를 한 치수 키웠다.
고속에서 급격한 브레이크 성능을 테스트하기에는 너무 미안해서 일반적인 주행에서 여러번 느껴보려고 노력했는데... 예전에는 좋았던 선형적인 브레이크 반응은 지금의 나에겐 약간 힘들게 느껴졌다.
그만큼 브레이크를 끝까지 신경써서 밟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행에서 당연히 확실히 서는 것은 알겠지만 괜히 조작감이 많아보이는 듯한 느낌을 가시기가 어렵다.
어차피 ABS 등 브레이크 도움장치가 있는만큼 초반에 약간 강한 반응으로 한번 잡아주고 끝에 부드럽게 설 수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현대가 이런 세팅을 잘 써왔는데...)
하지만.... 이런 세팅은 차를 운전하다보면 익숙해지는거니깐... 다만 내 마즈다3와는 브레이크 액셀의 반응이 많이 달라서 적응이 조금 느렸던거 같다.
 
이렇게 기분좋은 한국차의 시승을 마친 내용을 종합해보면...
쏘나타 2.0T는 마치 돌덩어리 같은 느낌의 자동차라고 말 할수 있을거 같다.
튼튼한 하체와 무거운 스티어링 휠이 그런느낌의 핵심이고 액셀의 반응이 그 느낌을 배가한다.
NF 3.3의 대배기량에 의한 부드러운 운전보다는 스포츠카를 가지고 싶은 처자식 딸린 가장을 위해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코너링에서 전혀 허둥대지 않는 민첩함이 보이지만 노면의 소음과 자잘한 진동은 적당히 잡아내어 동승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베스트 셀러 쏘나타에 길들여진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리고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익숙한 많은 미국 사람들이 YF 쏘나타 터보와 아래급의 YF 쏘나타를 타보고 터보모델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만큼 대중을 위한 차라기 보다는 돈을 더 주고라도 적당한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을 위한 차량이다.
더군다나 2.4로도 충분히 스트레스 없는 일반주행이 가능할테니...
 
하지만 난 2.0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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