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C- 제12전 영국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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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전 영국 랠리
오지에와 M-스포트, 더블 챔피언 등극

영국 웨일즈에서 올 시즌 WRC 챔피언이 모두 결정되었다. 오지에가 5번째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같은 팀의 에번스 우승과 타나크 6위를 더해 M-스포트가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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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가 영국 랠리를 잡아 5번째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WRC는 유럽 라운드를 마감하는 제12전을 영국 웨일즈에서 치렀다. 영국을 제외하면 이제 남은 경기는 호주뿐. 오지에와 M-스포트는 더블 챔피언 획득을 눈앞에 둔 반면, 추격자 현대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기 위해 워크스카 4대(누빌, 미켄센, 패든, 소르도)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영국 랠리는 몬테카를로와 함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비포장 랠리로 정식 명칭은 'Wales Rally GB'.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는 고속 스테이지는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변화무쌍한 날씨가 더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에 젖으면 노면이 순식간에 진창으로 바뀌어 버리는 데다 가끔 이른 눈이 내리기도 한다. 이밖에도 짙은 안개가 드라이버의 시야를 막아서며 길가에 널린 통나무들이 끔찍한 장애물로 돌변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주로 영국 현지 드라이버 외에 북유럽 출신들이 강세를 보이지만 최근 4년간은 프랑스 출신 오지에가 우승컵을 독식했다.

까다로운 노면에서 에번스 선두로
10월 26일 목요일. 스타트 스테이지인 SS1은 경마장 안에 간단한 점프대와 슬레럼 등을 설치해 만든 1.49km의 특설 코스. 5번째 챔피언 타이틀 목전인 오지에가 1분9초7의 톱타임으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라트발라가 0.4초차 2위. 현대팀의 누빌이 3위 기록을 냈지만 엔진 시동 문제로 스테이지 종료 후 서비스 파크에 1분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10초 페널티를 받아 45위로 밀려났다. 타나크, 에번스, 메켈센, 라피, 소르도, 하니넨, 브린, 패든이 4~10위. 한편 스페인에서 우승했던 미크는 경기 도중 엔진이 꺼져 15위로 굴렀다.


10월 27일 금요일 데이2. 이날은 본격적으로 숲속 길을 달렸다. 웨일즈 중부에 자리잡은 SS2~SS6의 6개 스테이지는 비에 살짝 젖은 상태. 대부분의 선수들이 변화무쌍한 그립에 고전했지만 홈그라운드의 에번스는 모국 랠리의 이점을 톡톡히 보았다. 자신의 집에서 불과 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스테이지도 있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집 앞에서 경기를 치른 셈. 영국 특유의 진흙 노면을 위해 개발된 DMACK의 신형 타이어에 동네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까지 등에 업은 에번스는 SS2, SS4, SS5의 세 개 스테이지에서 톱타임을 잡아 종합 선두로 올라섰다. 금요일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종합 2위인 타나크와의 시차는 24.6초. 오지에가 3위를 차지하며 M-스포트가 1-2-3위를 독점했다.


전날 10초 페널티를 받았던 누빌은 SS2 메이헤린 스타트 직후 또다시 엔진이 꺼진 데다 언더스티어에 시달렸다. 게다가 코드라이버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문제까지 겹쳐 고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2~3위 기록을 꾸준히 내고 SS7 하프렌에서는 톱타임을 잡아 실낱같은 희망을 남겼다. 선두 에번스와는 37.1초차 4위. 그 뒤로 라트발라, 미크, 미켈센, 소르도, 패든, 하니넨이 5~10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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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빌은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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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의 새 식구, 미켈센이 4위


10월 28일 토요일에 열린 데이3는 SS8~SS16의 9개 스테이지에서 승패를 겨루었다. 비로 진창이 된 노면은 DMACK 타이어를 끼운 에번스에게 다시 한번 날개를 달아주었다. SS8부터 SS12까지 오전 5개 스테이지를 휩쓸었다. 오후에도 마지막 SS16을 잡아내며 종합 2위로 올라선 오지에와의 시차를 53.1초까지 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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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코스의 어드벤티지를 잘 살려 역주한 에번스


오지에는 안개가 짙었던 SS15에서 바위와 충돌하고, 이어진 SS16에서는 깨진 브레이크를 제거해 브레이크 3개로만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종합 2위. 톱타임 한번 없이 안정적인 주행으로 얻은 결과였다. 누빌은 오지에 0.5초 뒤에 따라붙었다. 디퍼렌셜 조정으로 언더스티어 문제를 해결한 누빌은 페이스를 끌어올려 SS13과 SS14에서 톱타임을 달성했다. 타나크는 6위로 떨어졌고 대신 라트발라와 미켈센이 4, 5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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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은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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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를 차지한 라트발라

오지에 3위로 드라이버즈 챔피언 확정
10월 29일 일요일. SS17~SS21의 5개 스테이지에서 최후의 결전을 시작했다. 에번스는 전날까지 벌어놓은 시간을 활용해 무리하지 않고 달렸다. 결국 에번스가 모국에서 개인 통산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영국인에 의한 영국 랠리 우승은 지난 2000년 리차드 번즈(스바루) 이후 17년 만의 일.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우승자 에번스나 막판 눈부신 스퍼트를 보여준 누빌이 아니라 드라이버즈 챔피언에 등극한 오지에였다. 챔피언 결정전은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피를 말리는 추격전 양상이었다. 누빌은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에서 톱타임을 마크해 5점의 보너스 포인트를 획득한 상태. 하지만 오지에가 최종 스테이지에서 미켈센에 0.1초 앞서는 기록으로 시상대 마지막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자력으로 올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5번의 챔피언 타이틀은 세바스티앙 로브(9번)에 이은 역대 2위 기록. 아울러 M-스포트 역시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을 확정지었다. 자동차 메이커 워크스팀(현대, 토요타, 시트로엥)과의 싸움에서 얻어낸 값진 승리였다. 현대는 드라이버 4명을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쳐 전원이 득점권에 들었지만 오지에와 M-스포트 저지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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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은 영국 랠리에 4명의 드라이버를 모두 투입했다

 

“경기 중 짧은 순간이나마 정말 강렬한 감정을 느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특별한 그 무엇처럼……. 하지만 오늘은 왠지 이유없이 그저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승리했다. 우리들이 선택한 시련을 딛고 말이다. 팀이 자랑스럽다. 올해는 내가 달렸던 시즌 중 가장 치열한 싸움이었다. 선수권이라면 이래야 한다. 누빌이 즐겁다고 이야기했듯이 많은 우승자가 나왔고, 모든 팀이 2승 이상씩 챙겼다. 새로운 머신도 내가 몰아본 것 중 가장 빠르고 재미있었다.” 오지에의 감격 어린 우승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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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가 3위를 차지함으로서 챔피언을 자력으로 확정지었다

M-스포트의 말콤 윌슨도 경기가 끝난 뒤 “감개무량하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오늘 여러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타나크가 (6위로)피니시 라인을 통과해 매뉴팩처러즈 타이틀을 확정지었을 때, 오지에가 드라이버즈 타이틀을, 그리고 에번스가 모국 우승컵을 손에 넣었을 때도 그랬다. 트리플 크라운이다. 이 모든 것이 지난해 호주 랠리 직후 시작되었다. 오지에가 우리의 신형 랠리카를 테스트한 바로 그 순간 말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오지에와의 교섭이었다. 세계 최고 드라이버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다시 오기 힘들 거라 생각한다. 그들이 가져다준 결과는 정말 대단했다. 타나크와 에번스에게도 분명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마음으로부터 감사를 보낸다.”

오지에의 향방이 내년의 가장 큰 변수
M-스포트와 1년 계약을 맺었던 오지에는 아직 내년 시즌 거취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팀과의 관계는 우호적이지만 이전부터 메이커 워크스가 아니라면 계속 머무를 생각이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폭스바겐 같은 절대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오지에는 챔피언 타이틀 획득을 위한 가장 강력한 카드. 따라서 워크스팀 간의 불꽃 튀는 오지에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타나크가 이미 토요타 이적을 결정했기 때문에 만약 오지에를 붙잡지 못할 경우 M-스포트의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사진 LAT, 레드불,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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