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카 시리즈 제6전 - 사토 타쿠마, 일본인 첫 인디500 우승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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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카 시리즈 제6전 인디애나폴리스500
사토 타쿠마, 일본인 첫 인디500 우승자 되다


미국 최고의 인기 레이스 인디500은 올해 페르난도 알론소의 참전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알론소는 잘 달리고도 막판 엔진 트러블로 리타이어. 반면 같은 팀의 사토 타쿠마는 카스트로네베스를 간발의 차이로 제쳐 일본인 최초의 인디500 우승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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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말,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폴리스는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바로 미국 최고의 인기 레이스, 인디500 때문이다.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되는 메모리얼 데이로 국가 공휴일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전날에는 인디500 레이스가 열려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레이스의 무대가 되는 인디애나폴리스 스피드웨이는 1909년 문을 연 1주 2.5마일(4.023km)의 오벌 코스로 수많은 드라마와 전설이 탄생한 무대다. 특히나 1911년 이곳에서 시작된 인디500 레이스는 오늘날 30만 명의 관중을 끌어모으는 엄청난 규모와 인기를 자랑한다. 단일 레이스로는 미국 최고이고, 세계적으로도 모나코 그랑프리, 르망 24시간과 함께 톱3에 들 정도다.

두 차례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멈춤 없이 개최되어온 인디500은 지난해 100번째 레이스를 맞았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의미에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바로 현역 F1 챔피언 페르난도 알론소가 깜짝 참전을 발표한 것. 소속팀 맥라렌-혼다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인디카 시리즈에 엔진을 공급 중인 혼다 덕분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모나코 그랑프리와 일정이 겹쳤지만 그의 도전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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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500은 올해로 101회를 맞았다

알론소 참전으로 세계적인 이목 끌어
인디500은 현재 인디카 시리즈의 일원으로 올해 17전 중 제6전. F1의 미국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픈휠 포뮬러 시리즈다. F1과 달리 원메이크 섀시(달라라 DW12)를 쓰며 엔진은 쉐보레와 혼다 두 가지가 있다. 서킷 구성도 F1과는 다른데, 일반적인 서킷과 시가지 서킷 외에 오벌이라 불리는 타원형 코스가 1/3 정도를 차지한다. 인디애나폴리스 스피드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벌 코스로 최고시속 380km에 이르는 초고속 배틀이 특징이자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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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오벌 코스인 인디애나폴리스 스피드웨이


결승 1주일 전인 5월 20일 토요일, 인디500 제1 예선이 시작되었다. 이날 톱타임을 기록한 것은 쉐보레 엔진을 쓰는 에드 카펜터. 2분36초2036의 랩타임으로 평균시속 230.468마일(371km)이었다. 혼다 세력의 사토 타쿠마가 0.0585초 차이로 2위. 스콧 딕슨, JP 힐데브란트, 지난해 우승자인 알렉산더 로시가 그 뒤를 이었다. 알론소는 9위 기록으로 패스트9에 턱걸이했다.

 

인디500 예선은 토요일 예비예선에서 상위 9명을 가린 후 일요일에 두 번의 예선을 치른다. 오전에는 10위 이하 하위권 선수들이 그리드를 가렸다. 톱9이 상위권 그리드를 결정하는 패스트9 퀄리파잉이 시작된 것은 오후 5시. 치프가내시 레이싱의 스콧 딕슨이 4랩 평균 232.164마일(373.8km)의 기록으로 폴포지션을 차지했다. 2그리드는 에드 카펜터, 알렉산더 로시가 뒤를 이었다. 2열(인디500 그리드는 3열 종대다)은 타쿠마 사토와 알론소, 힐데브란트의 차지. 3열에는 토니 카난과 마르코 안드레티, 윌 파워가 늘어섰다. 엔진에서는 2, 6, 9그리드 외에 혼다 엔진이었고 10~17 그리드도 모두 혼다. 혼다 쪽이 다소 우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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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커드 플래그 모양으로 수염을 염색한 관중

 

5월 28일 일요일. 드디어 인디500 결승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날씨는 기온 21℃의 구름 낀 드라이 컨디션.

페이스카인 콜벳이 빠지면서 초록 깃발이 나부끼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폴포지션의 딕슨이 순조롭에 선두로 나서고 윌 파워가 순식간에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바로 뒤에서는 카난과 로시가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2랩 순위는 딕슨, 카펜터, 파워, 카난, 로시, 힐데브란트, 사토, 안드레티, 알론소의 순서. 알론소는 평범한 스타트였지만 19랩에 6위로 올라서는 등 오벌 코스에 서서히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28랩이 되자 피트인이 시작되었다. 모든 차가 타이어를 갈아낀 시점에서 에드 카펜터가 선두. 로시와 알론소가 그 뒤를 이었다.

 

알론소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났다. 예선부터 상위권을 고수한 알론소는 37랩에 슬립스트림으로 로시를 제치더니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로시도 만만치 않았다. 43랩에 알론소를 밀어내고 선두를 되찾았다. 이때 타쿠마가 3위로 올라서 안드레티팀이 1~3위를 독점했다.


경기의 1/4이 지난 53랩. 1바퀴 뒤처진 제이 하워드가 외벽을 들이박고 밀려나오다 인코너를 달리던 딕슨의 앞을 가로막았다. 갑자기 끼어든 차를 피하지 못하고 충돌한 딕슨의 차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코너 안쪽 방호벽에 충돌. 차는 대파되었지만 드라이버는 모두 멀쩡히 걸어 나왔다. 하지만 꽤 큰 사고였기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고 모든 차가 피트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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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슨과 하워드의 사고 장면

중반 이후 연이어 터진 사고
세이프티카 선도로 코스에 나선 차들 중 일부는 스테이 아웃, 대다수는 다시 피트인해 타이어를 갈아끼웠다. 61랩에 세이프티카가 빠져 경기가 재개되었다. 이때 선두 알론소를 로시가 제쳤다. 그리고 65랩에는 타쿠마가 로시를 앞서 선두로 올라섰다. 잠시 주춤했던 알론소가 심기일전, 상위권 복귀를 노렸다. 66랩에 코너 데일리가 외벽에 충돌해 두 번째 옐로 플래그 발령. 76랩에 경기가 재개되자 로시를 선두로 헌터-리이, 알론소, 카난, 사토가 선두권을 형성했다. 82랩에는 마르코 안드레티의 차에서 떨어진 리어윙 파츠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세이프티카 출동. 85랩에 경기가 재개되자 피트인을 선택하지 않은 파워가 선두를 달렸다. 사토는 이 때 18위까지 순위가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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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대가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경기 재개 후 헌터-리이가 선두, 로시가 2위를 달리고 알론소는 4위. 펜스키팀의 카스트로네베스는 머신 손상에도 불구하고 이들 안드레티 세력을 비집고 올라가 선두가 되었다. 이제 경기는 반환점을 돈 상황.


112랩. 로시를 필두고 많은 차들이 피트인을 시도했다. 헌터-리이가 단독 선두를 달렸고 사토는 6위까지 순위를 올렸다. 122랩에 다시 한번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컨트롤을 잃은 버디 라디언의 머신이 큰 연기와 함께 방호벽과 충돌했다. 이번 경기 네 번째 옐로 플래그. 그런데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다시 한번 노란 깃발이 나부꼈다. 이번에는 우승후보 헌터-리이가 비운의 주인공. 그의 차가 엔진에서 흰 연기를 뿜으며 멈추어 서자 이 기회를 틈타 많은 차들이 피트인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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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티카 상황이 되면 피트가 붐빈다


타이어를 바꾸는 차와 코스에서 버티는(스테이 아웃) 차들 때문에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이제는 맥스 칠튼과 킴볼, 힐데브란트 등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여기서 재출발할 때 카펜터가 프론트윙을 부서트리는 바람에 옐로 플래그 재발령. 148랩이 되어서야 경기가 재개되었다.


선두 칠튼을 킴볼이 뒤따랐다. 166랩에서 칠튼이 피트인, 반면 킴볼의 머신 트러블로 옐로 플래그가 다시 내걸렸다. 많은 차들이 피트인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사토가 5위로 부상했다. 경기가 재개된 172랩. 이제 사토와 카스트로네베스가 선두 다툼을 벌였다. 그런데 알론소가 흰 연기를 뿜으며 코스 안쪽에서 속도를 늦추었다. 경기 막판까지 잘 달렸던 F1 출신 거물 루키는 엔진 이상으로 리타이어할 수밖에 없었다.  


184랩에서의 재출발. 16랩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막판 스퍼트는 치열했다. 이 순간 다시 사고가 벌어졌다. 제임스 데이비슨과 뉴가든, 힌치클립, 윌 파워, 세르비아가 뒤얽힌 대형 사고였다. 머신과 파편을 치우고 나니 이제 경기는 11랩밖에 남지 않았다. 칠튼과 카스트로네베스가 앞서 나가고 사토가 그 뒤를 바싹 뒤따랐다. 잠시 후 칠튼이 뒤로 밀려나고 사토와 카스트로네베스가 2파전을 벌였다. 5랩을 남긴 가운데 사토가 카스트로네베스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지만 아직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카스트로네베스의 막판 재추격은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사토 타쿠마가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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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는 4그리드에서 출발해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최초의 아시아인 및 일본인 우승자
사토의 우승은 100년이 넘는 인디500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그리고 일본인 우승자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사실 2012년에도 기회는 있었다. 당시 막판 199랩에서 스콧 딕슨을 제치고 2위에 올랐던 사토는 선두 다리오 프랭키티와 거의 동시에 마지막 랩에 돌입했지만 균형을 잃고 스핀해 아쉽게 17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로부터 5년 후 드디어 인디500 우승컵을 손에 거머쥐었다. 개인통산 2승째, 아울러 본인 첫 오벌코스 우승이기도 했다. 이번 승리를 통해 사토는 단번에 올 시즌 챔피언 후보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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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최초로 인디500 우승자가 된 사토 타쿠마


간발의 차이로 2위에 머문 카스트로네베스는 손에 잡힐 듯했던 네 번째 우승컵을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에드 존스가 3위를 차지해 올해 인디카 시리즈에 데뷔한 루키로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 맥스 칠튼, 토니 카난, 후안 파블로 몬토야, 알렉산더 로시, 마르코 안드레티, 개비 쉐브스, 카를로스 무노즈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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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를 차지한 영국 출신의 맥스 칠튼


모나코 GP라는 큰 경기를 마다하고 이번 경기에 출전한 알론소는 머신 트러블에 발목이 잡혀 막판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는 그에게 미국 관중들은 큰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성적은 종합 24위. 그런데 같은 루키로 3위를 차지한 에드 존스를 제치고 루키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예선 5위와 27랩의 선두주행 등 전반적인 경기 운영에서 투표에 참석한 미디어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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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그랑프리는 포기하고 출전했던 알론소는 막판 엔진 트러블로 리타이어했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F1을 거쳐 인디500 우승자로

사토 타쿠마(佐藤 琢磨)는 대부분의 F1 드라이버들이 밟게 되는 카트 조기교육을 받지 않은 특이한 케이스다. 1977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이클 선수로 활약했던 스포츠 마니아. 입학한 고등학교에 사이클부가 없어 혼자 부서를 만들어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와세다대학 인간과학부에 진학한 후 남들보다 한참 늦은 나이에 모터스포츠에 입문했다. 96년 학교를 휴학한 그는 10년 이상 카트 경력이 많은 라이벌들을 물리치고 입문 6개월 만에 스즈카 레이싱 스쿨(SRS-F)에 입학해 관련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SRS-F를 수석으로 졸업한 사토는 98년 무겐-도무팀으로 전일본 F3에 데뷔했다. 영국으로 건너가 2001년에는 영국 F3 챔피언이 되더니 그해 말보로 마스터즈와 마카오 그랑프리까지 석권해 F1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2002년 조단-무겐팀을 통해서 일본인으로서는 7번째 F1 드라이버가 되었다. 당시는 혼다가 엔진 서플라이어였고 토요타 워크스팀도 있어 일본인이 F1 데뷔하기에 비교적 수월하던 시기였다. 사토는 2002~2008년 사이에 BAR 혼다와 수퍼아구리를 거쳤지만 머신 성능 부족으로 2004년 미국 그랑프리 3위가 최고 성적. 게다가 수퍼아구리팀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자리를 잃고 F1 활동을 접어야 했다.


2010년 인디카 시리즈로 이적한 후에도 여러 F1팀과 접촉했지만 복귀는 쉽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2013년 인디카 제3전 롱비치에서 일본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KV 레이싱과 레이홀-레니건, AJ 포이트를 거쳐 현재는 안드레티 레이싱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수진 편집장 사진 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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