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에 부는 변화의 바람
2017-01-31  |   23,551 읽음


F1에 부는 변화의 바람

 

a89063581071decd4a01f70fbd505916_1485846825_7511.jpg
 공력디자인 변화뿐 아니라 타이어 폭이 앞 305, 뒤 405mm로 늘어나 랩타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F1 그랑프리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경주차 공력 디자인이 바뀌고 타이어 폭이 넓어져 메커니컬 그립이 늘어난다. 엔진 개량을 제한하는 토큰제가 사라짐으로써 시즌 중 엔진 개량도 자유로워질 예정. 한편 챔피언 로즈베르크가 은퇴하면서 드라이버진 구성을 두고 팀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었던 메르세데스팀의 공석은 예상대로 윌리엄즈의 발테리 보타스로 낙점되었다. 로즈베르크의 갑작스런 은퇴선언으로 메르세데스팀뿐 아니라 경쟁팀과 드라이버들 사이에서도 한 차례 큰 소란이 일었다. 최강팀으로 이적할 경우 드라이버에게는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반면 유력 드라이버를 보유한 팀에서는 전력 이탈을 막기 위해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a89063581071decd4a01f70fbd505916_1485846984_1883.jpg
​로즈베르크의 후임으로 메르세데스팀의 일원이 된 발테리 보타스

 

 

여러 이름이 거론된 가운데 경력과 실적 등을 따져 핀란드인 발테리 보타스로 결정되었다. 윌리엄즈팀은 대신 은퇴를 선언한 펠리페 마사를 다시 불러들였다. 경쟁력 있는 팀으로의 이적이 여의치 않아 은퇴를 결심했던 마사는 제안을 못이기는 척 받아들였다. 메르세데스는 이번 협상을 위해 윌리엄즈에 파격적인 엔진 가격 할인 등의 협상조건을 내걸었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메르세데스팀의 레이싱 엔지니어 패디 로우가 갑작스레 윌리엄즈로 이동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를 두고 보타스 이적과 관련된 인사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경주차와 드라이버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F1은 창설 후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리버티 미디어로의 매각이 결정된 것이다. <포츈>지 선정 미국 기업 순위 227위로 퀄컴(225위)과 스타벅스(241위) 사이에 위치하는 리버티 미디어는 유명 매스미디어 그룹. 미국에 인수된 F1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에 대해 벌써부터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1950년 시작된 F1은 브라밤팀 오너였던 영국인 버니 에클레스턴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이버로 시작한 그는 브라밤팀 오너를 거쳐 1974년 FOCA(Formula One Constructors Associations)를 만들고 FIA 부회장까지 겸임하면서 F1에 대한 지배력을 키웠다. 아울러 FOM(Formula One Management)을 만들어 F1과 관련된 각종 상업권리를 독점해 큰돈을 벌었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사업능력으로 정관계로 영향력을 넓인 그는 수많은 스캔들과 재정문제 등 비판의 대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F1을 지금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공헌한 인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1930년생으로 너무 고령이라 후계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 게다가 현재 F1은 비용증가와 관객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a89063581071decd4a01f70fbd505916_1485847086_5034.jpg
버니 에클레스턴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F1은 미국 리버티 미디어에 매각이 결정되었다.

새로운 회장 체이스 캐리와 지난해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찾았던 에클레스턴 


 

결국 파고를 넘지 못한 F1은 지난해 리버티 미디어로의 인수가 결정되었다. 리버티에서는 우선 현 대주주인 사모펀드 CVC 캐피탈로부터 18.7%의 주식을 확보한 후(F1은 매우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순차적으로 지분을 확대한다는 계획. 80억달러(약 8조8,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 투입될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리버티 미디어는 포뮬러원 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새 회장은 21세기 폭스사의 부회장 출신의 체이스 캐리가 맡고 에클레스턴의 CEO 자리는 당분간 유지된다. 아울러 윌리엄즈-마티니와 페라리-UPS 맥라렌-조니워커 등 스폰서 유치를 담당했던 CSM의 잭 브라운이 새로이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인선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F1 인수에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일부 국가의 독점금지법 관련 기관으로부터 허가와 승인을 받아야 하고, FIA를 포함한 제3섹터(F1 그랑프리 중 많은 수가 정부-민간 혼합 형태다)의 승인도 필요하다. F1은 주식 1% 이상이라도 취득하는 데 무조건 FIA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반독점에 대한 당국의 승인뿐 아니라 FIA 모터스포츠평의회(WMSC)의 승인도 내려짐에 따라 인수의 장벽은 사실상 제거되었다.


F1은 리버티 미디어를 통해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어왔던 북미 시장 공략에서 든든한 후광을 얻었다. 또한 그랑프리 개최권자들은 지나치게 부풀려진 개최권료 등 고비용 부담이 줄어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주차와 팀 운영에 관한 비용절감 문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F1과 인디카를 비교해 봐도 유럽에 비해 미국 쪽이 비용절감에 훨씬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리버티 미디어 시대의 F1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버니 에클레스턴이라는 막후 실세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F1이 그의 영향에서 벗어나 순탄한 길을 걷게 되리라는 보장 또한 없다. 다만 현재의 어려움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변화가 꼭 필요하며, 새로운 주인을 맞이함으로써 운명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LAT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