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디자인센터, “우리가 이 정돕니다”
2017-10-12  |   22,912 읽음


CHEVROLET DESIGN PROGRAM
“우리가 이 정돕니다”


꽁꽁 숨겨왔던 한국GM 디자인센터가 공개됐다. GM 철수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갑자기 공개한 이유가 빤히 보이지만, 디자인센터의 영향력 하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은 글로벌 GM 디자인센터 중 넘버 2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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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EV를 저희 손으로 그렸습니다.” 지난 9월 6일 언론에 공개된 한국GM 디자인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자랑스레 꺼낸 얘기다. 그들을 볼트 EV를 비롯한 스파크, 트랙스 등 이곳에서 빚은 모델들, 그리고 첨단장비를 소개하며 한국GM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무시라도 당했던 것처럼.

세계에서 두 번째
이날 공개된 한국GM 디자인센터는 전세계 6개의 GM 디자인센터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GM 안에서 한국GM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GM이 오펠 브랜드를 매각하면서 어부지리로 올라선 2등이긴 하지만, 그만큼 한국GM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결과물인 볼트 EV와 트랙스, 아베오, 스파크 등 소형차 외에도 캐딜락과 뷰익 등 다양한 브랜드 디자인 개발에 한국GM이 손을 뻗치고 있는 이유다.


행사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볼트 EV 디자인 과정에서도 그 역량을 엿볼 수 있었다. 볼트 EV는 쉐보레의 미래 비전이 담긴 상징적인 모델로, 한국GM 디자인센터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디자인 과정을 주도한 차다. 쉐보레 브랜드의 미래가 한국에서 그려진 셈.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신차는 각 디자인 스튜디오가 모여 경쟁하지만, 볼트 EV는 시작부터 한국GM에 맡겨진 특별한 사례”라며, “한국GM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거의 역대 최단 기간에 스타일을 완성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이 디자인을 주도한 만큼, 스컬프팅 팀이 깎은 볼트 EV 클레이 모델과 각종 목업(mock-up) 모델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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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EV 클레이(Clay) 모델. 기계가 3D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칠게 깎은 후, 사람의 손으로 세부적인 마무리를 한다


이어 널찍한 야외 품평회장을 지나 도착한 곳은 컬러 & 트림 팀(이하 CMF팀). 자동차의 색깔과 소재, 그리고 마감재를 개발하는 팀이다. 이들은 3~4년 후의 시장 흐름을 미리 예측하고 새로운 소재를 찾는 등의 역할을 한다. 볼트 EV의 새하얀 내장재와 오래된 트랙스를 신차로 탈바꿈시킨 실내 소재 등이 이들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결과물은 스파크의 코랄 핑크 페인트다. 김홍기 컬러 & 트림 디자인팀 팀장은 “스파크의 분홍색 페인트는 처음엔 본사의 반응이 미지근했지만, 1세대 스파크의 모나코 핑크가 인기를 얻으면서 2세대인 코랄 핑크까지 이어졌다”며, “코랄 핑크는 셔벗을 먹다가 생각해낸 색깔로, 컨셉트는 분홍색 페인트에서 광을 조금 줄인 귀여운 색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파크 같은 경차는 한국GM이 가장 잘 아는 분야이기 때문에 컬러 선택에서 한국GM CMF 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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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러 & 트림 부서. 다양한 색깔과 소재를 연구하고 3~4년 후의 트렌드도 정밀하게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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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 핑크 컬러의 스파크. 디자이너가 셔벗을 먹다가 생각해냈다고


마지막 코스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주얼라이제이션 디자인 팀이다. 화려한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첨단장비로 미래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팀이다. 2D로 시작된 자동차 디자인을 알리아스 등의 3D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하고, 디자인 최종 결과물을 꾸미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이날 강조된 건 3차원 입체 증강현실 기술이다. 이 기술로 디자인 모형을 만들기 전, 마치 직접 보는 것처럼 가상으로 차를 체험해볼 수 있다고. 가상으로 차를 보며 신차의 단점과 오류를 미리미리 수정해 실제 모형 제작 과정에서의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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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가상현실) 장비를 이용해 차를 살펴보고 있다

여전히 분주한 분위기
한국GM 디자인센터는 지난 2002년 설립된 후 이날 최초로 언론에 공개됐다. 그만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GM 철수설에 한국GM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한국GM 디자인센터는 이런 소문에 아랑곳 않고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쪽에선 차세대 SUV로 보이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인 상황. 디자인센터 분위기만 보면 철수설은 사실무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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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선 카허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

한편, 이날 카허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은 부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다. 그는 “한국GM 사업과 관련된 많은 기사와 소문을 확인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업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전세계 쉐보레 시장 중 다섯 번째로 큰 최적의 시장이며, 한국GM은 생산과 디자인 연구개발 측면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사진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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