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보험금 분쟁, 앞으로 줄어든다
2017-07-03  |   16,812 읽음


골치 아픈 보험금 분쟁, 앞으로 줄어든다


유독 보험업계는 고객 민원을 기피한다. 민원이 많은 회사는 서비스가 나쁜 회사로 인식되기 때문. 금감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통해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항목에 대해 업무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감정절차에 대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 금감원이 직접 의료자문을 진행하며, 교통사고 과실 분쟁 감소를 위해 과실비율민원센터를 신설한다.

23e4cd7ddeebcbc0d300279aeab5adcc_1499044522_1898.jpg

 

취임 1주일간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셔츠 차림에 커피를 들고 참모들과 산책을 하거나, 구내식당에서 식판에 직접 음식을 담는 모습은 오바마나 메르켈의 탈권위적인 행보와 닮았다. 문 대통령의 소탈한 행보가 임기 끝까지 이어져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치가 정착되기를 기대해본다. 


어느 조직이든 소통이 원활하면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올라가고 갈등은 줄어든다. 기업들이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다양한 소통활동을 벌이는 이유다. 홈페이지나 SNS를 이용한 홍보는 기본이고 고객패널 제도와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들의 의견을 듣는다. 고객 불만이나 불편사항은 업무개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보험업계는 고객 불만이나 민원을 기피대상 1호로 여긴다. 민원이 많은 회사는 서비스가 나쁜 회사로 인식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민원을 받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쓴다. 이런 약점을 악용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민원을 넣겠다며 담당자를 협박하는 경우도 있고, 직원의 사소한 업무과실을 빌미로 과도한 금전보상이나 대표이사의 사과, 직원 징계와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보험사는 이런 민원을 악성민원으로 분류하고 별도로 관리한다. 정상적으로 처리한 업무에 불만을 갖고 반복적‧감정적으로 제기한 민원이나 직원에게 욕설, 폭언, 성희롱을 한 경우도 악성민원으로 분류된다. 


2016년 금융 민원 76,237건 중 63.7%가 보험 분야에 집중됐다. 은행이나 증권에 비해 보험 관련 민원이 유독 많은 이유는 계약내용이 복잡하고 보험금 기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피해자에게 생긴 실제 손해만 보상하도록 되어 있어, 피해자의 기대치와 보험회사의 보상액이 큰 차이를 보일 때가 많다.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금감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통해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항목에 대해 업무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의료감정절차에 대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 금감원이 직접 의료자문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법도 피해자와 보험회사의 장해판정 내용이 다르면 제3의 의료기관에서 재감정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피해자들은 의료기관을 믿지 못하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4분기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면 의료감정절차의 공정성이 높아져 관련 민원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교통사고 과실 분쟁을 줄이기 위해 ‘과실비율민원센터’를 신설한다. 물론 지금도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이 있지만 사고유형이 천차만별이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보험회사 간에는 과실 합의가 됐어도 어느 한쪽 운전자가 동의를 하지 않으면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2015년에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 올 7월부터 전담민원센터에서 변호사가 과실을 직접 결정하도록 했다. 그래도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서 한 번 더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추가로 새로운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구상금분쟁심의회 위원도 민원센터 결정사항을 따를 수밖에 없다.  


억울한 과실 판정을 당하지 않으려면 사고 정황을 입증할 증거가 있어야 한다. 유리한 증거는 보험회사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운전자 본인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확보할 수 있다. 사고가 나면 당황하지 말고 보험회사에 현장출동서비스를 바로 요청하고, 차량을 옮기기 전에 충돌모습과 정차위치를 전후좌우에서 모두 촬영해두어야 한다. 이왕이면 사고현장 주변의 차량번호까지 나올 수 있도록 동영상 모드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사고 후 사진이 아무리 많아도 사고 당시 정황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하나만 못하다.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블랙박스 보급률이 높아져 영상 확보가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그런데 정작 필요할 때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저장용량이 초과된 줄도 모르고 운행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차량을 점검하듯 블랙박스 작동여부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민원이면 다 해결된다는 잘못된 인식도 접어둘 필요가 있다. 전체 민원 중 보험회사가 수용하는 비율은 3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보험회사의 업무처리가 명확히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기각되거나 민사소송으로 판결받아야 한다. 민원이 해결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예전보단 짧아졌지만 2016년 기준 평균 21일이 소요됐다. 작은 분쟁이라면 보험회사 자체 민원처리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 보험회사는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과 전담 부서를 두고 고객 불만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다.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접수된 VOC(Voice Of Customer)는 빠르면 당일, 늦어도 1주일이면 처리된다. 그러고 나서도 해결이 안 되면 그때 가서 민원을 제기해도 늦지 않다.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