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카스테라와 마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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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카스테라와 마디모


마디모 프로그램은 경미한 교통사고를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가짜 환자를 잡기 위해 경찰청이 도입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을 맡고 있다. 마디모는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당시 차량속도와 파손정도를 가지고 탑승자의 충격정도를 밝혀내는 역할을 한다. 이전에는 경미한 사고라도 피해자가 아프다고 억지를 쓰면 어쩔 수 없었으나 이젠 마디모 덕분에 억울한 가해자를 구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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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중년에게 카스테라는 단순한 빵이 아니다. 어렸을 적 엄마가 생각나는 추억의 음식이다. 제과점이 드물던 시절 엄마가 만들어준 카스테라는 세상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다. 카스테라를 굽던 날이면 아침부터 설렜고, 하루 종일 부엌을 들락날락했다. 고소한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해지고, 드디어 완성된 빵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입 안에서 퍼지던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제과점에서 카스테라를 보면 그때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그런 카스테라가 요즘 수난을 당하고 있다. 대만에서 건너온 ‘대왕카스테라’ 이야기다.


대왕카스테라는 대만을 다녀온 관광객의 입소문을 타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제조 과정에 다량의 식용유가 들어간다는 TV 프로그램의 폭로가 있은 후 문을 닫는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내용의 사실관계만 따지고 보면 왜곡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카스테라를 만들 때 식용유를 넣은 것은 조리기법상 아무 문제가 안 되고,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시청자들이 오해하도록 편집되었다는 것이다. 제빵 전문가들까지 나서서 업체를 옹호했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많은 가맹점이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편파보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해당 방송사는 식용유 자체가 유해한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식용유를 첨가한 빵은 ‘카스테라’가 아니라 ‘쉬폰케이크’(생크림을 바르지 않은 상태의 케이크)라고 불러야 한다며 업체의 상술을 문제 삼았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카스테라의 명칭 오류와 얄팍한 상술을 문제 삼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지 않았을까. 아마도 소재의 자극성이 떨어져 별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일부의 문제점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마치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교통사고 피해자의 부상 여부를 판별하는 자동차 충돌해석 프로그램 ‘마디모’(Mathematical Dynamic Models)에 대한 언론보도도 그중 하나다.

충격정도를 밝혀내는 충돌해석 프로그램
마디모 프로그램은 경미한 교통사고를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가짜 환자를 잡기 위해 경찰청이 도입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을 맡고 있다. 원래 마디모는 외국 자동차 제작사에서 신차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용도로 개발되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는 오히려 교통사고 역학조사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마디모는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당시 차량속도와 파손정도를 가지고 탑승자의 충격 정도를 밝혀내는 역할을 한다. 경미한 사고라도 피해자가 아프다고 억지를 쓰면 어쩔 수 없이 보험처리를 해줄 수밖에 없었는데 마디모 덕분에 억울한 가해자를 구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입 초기에는 언론에서도 마디모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나이롱환자를 적발하는 첨단과학수사 기법이며 보험사기를 예방하는 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마디모 효과가 언론과 보험회사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10년 32건이던 의뢰건수가 2016년에는 2만 건 가까이로 늘면서 부작용이 생겨났다. 추가비용이 들지 않다보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의뢰하는 경우도 늘었고, 피해자를 괴롭힐 요량으로 무조건 조사를 요구하는 운전자도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분석하는 데도 2~3개월씩 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감정싸움이 보상처리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주장하는 가해자나 치료를 받겠다는 피해자 모두 고객이니 어느 한 쪽을 편들 수 없다.


그사이 마디모 관련 언론 기사내용도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마디모 효과보다는 부작용이나 분석의 한계를 위주로 보도했다. 심지어 마디모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디모는 물리적 충격정도만 판단할 수 있을 뿐이지 사람이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하며, 부상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라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보험사기를 막겠다는 애초의 취지는 사라지고 부작용만 부각되고 있는 실정. 그럼 이런 부작용이 있으니 마디모를 폐지하는 것이 옳을까?


마디모가 개개인별 신체 특성을 100% 반영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를 부정한다면 의사가 발행한 진단서를 믿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의사도 과학적 검사결과를 기준으로 전문가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진단을 하는 것이지 부상의 진위여부 및 장해정도를 완벽하게 맞출 수는 없다. 마디모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로선 사고 당시 충격과 부상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마디모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무분별한 마디모 의뢰를 줄이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마디모 결과에 대한 보상처리 기준을 개선한다면 모두가 수긍하고 인정하는 제도로 정착될 것이다.

이수원 (The-K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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