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교통문화

M 운영자6 0 24,513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교통문화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면 교통사고는 줄고, 사고가 나더라도 잘잘못을 따질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교통사고에서 원칙은 ‘신뢰의 원칙’으로, 교통법규를 준수한 운전자는 다른 운전자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원칙을 지킨 피해차라 하더라도 조금만 상식적인 주의를 기울여 사고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면 약간의 과실을 적용한다. 이처럼 원칙과 상식이

조화를 이룬다면 교통사고는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다.

  

57b01229eeaa4f4bf07f85def79cfb56_1483662

 

2016년 한해가 저물어 간다. 이맘때면 새해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으로 들떠야 하는데 올해는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국내외 정세 혼란이 가져온 불확실성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비선세력의 국정농단, 대외적으로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불투명한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국민은 리더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 때문에 국가질서가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기대한다.


자동차 운전도 마찬가지다.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면 교통사고는 줄고, 사고가 나더라도 잘잘못을 따지느라 얼굴을 붉힐 일이 없다. 교통사고에서 원칙이라 함은 ‘신뢰의 원칙’을 말한다. 즉, 교통법규를 준수한 운전자는 다른 운전자도 그럴 것이라고 믿으면 충분하지, 교통법규 위반까지 예상해가며 방어조치를 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신호위반과 중앙선침범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이때는 가해차량에게 100% 과실을 적용한다. 그런데 멀리서부터 역주행해오는 차량을 보고도 경적을 울리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신뢰의 원칙만 주장할 수 있을까? 이 경우에는 원칙에 상식을 접목시켜 판단한다. 피해차량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10~20%의 과실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식과 원칙은 기본적으로 법규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사회의 문화도 함께 반영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운전문화 중 가장 큰 차이는 신호등 없는 교차로를 통과할 때 가장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어느 한 방향의 차량흐름이 끝나면 비로소 다른 방향의 차량들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특히 직진 차량과 좌회전 차량이 경합될 때는 무조건 직진차량이 우선시된다. 좌회전 차량이 깜빡이를 켜고 기다리고 있어도 직진 차량들은 웬만해서는 양보를 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은 철저하게 교차로 정지선에 도착한 순서대로 통과한다. 직진이든 좌회전이든 교차로 정지선에 먼저 도착한 차량이 진입 우선권을 갖는다. 한국에서처럼 앞차를 그냥 따라 갔다가는 무식한 운전자 취급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정지선에 멈춰 서서 사방을 먼저 살피게 된다.


미국의 정지선 문화는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부터 배운다. 정지선 앞에서 차량이 덜컹할 정도로 브레이크를 잡고 2~3초간 완전히 멈추지 않으면 면허시험에서 떨어진다. 필자가 미국에 잠시 머물 때 신분증이 필요해서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한 적이 있었다. 이미 한국에서 오랫동안 운전을 해왔기 때문에 코스시험은 물론이고 주행시험도 전혀 어렵지가 않았다. 하지만 단지 정지선에서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합격하고 말았다. 교차로 정지선에서 속도를 줄이고 좌우를 살피기는 했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완전한 정지는 아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교통사고 과실분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은 1,672건으로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었고, 손해보험협회 과실분쟁심의위원회 상정건수는 무려 116% 증가해 4만8,000건이나 된다. 이 중 82%는 교차로 통과나 끼어들기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다. 어느 한 쪽의 일방과실 사고가 아님에도 운전자들은 서로 본인이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블랙박스 영상이라도 있으면 과실협의가 그래도 조금 수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과실산정은 제로섬(zero sum)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 쪽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하는데, 운전자 입장에서는 보험회사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나눠 먹기식으로 과실을 담합한다는 오해도 받는다.


과실분쟁이 이렇게 증가하는 데는 복잡한 과실비율 산정기준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차로 사고의 경우 기본과실이 60:40으로 책정되어 있지만 선진입 여부, 차량속도, 일시정지 여부, 차량 크기 등에 따라 최대 ±70%까지 과실비율이 조정되기 때문. 보험연구원은 이에 따른 과실분쟁을 줄이기 위해 캐나다(온타리오 주)처럼 사고유형별 과실적용 기준을 단순화하자고 제안했다. 모든 사고의 과실을 100:0, 75:25, 50:50로 단순화하면 분쟁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논리다. 실제로 이 방식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된 적이 있다. 울산의 ‘공업탑 회전교차로’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었다. 회전교차로는 신호대기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양보운전을 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공업탑 회전교차로에서는 과실분쟁이 전혀 없었다. 무조건 50:50을 적용하기로 사회적 동의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신호등이 설치되면서 사고발생이 줄었지만 과실분쟁은 되레 늘었다. 앞으로 정부와 보험업계가 더 연구를 해야 하겠지만 교차로 사고는 50:50, 끼어들기 사고는 75:25로 단순화하면 운전자들끼리의 감정싸움도 사라지고, 차를 세워두고 보험회사 직원을 기다려야하는 일도 없어지지 않을까.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에게 분노와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안겨주었다. 국가 시스템과 법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때 얼마나 큰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국민의 신뢰가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듯이 운전자도 서로 신뢰해야만 안전한 교통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을 이제는 운전문화에서도 보여줄 때다.​

(The-K 손해보험 부장)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0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New

새글 생긴 대로 탄다, 관상과 차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1,940 | 추천 0
생긴 대로 탄다, 관상과 차봄은신차구매가많이이루어지는시기다.차를살땐자신의생활패턴과취향에맞게고르는게일반적인구매방법이다.그런데차도자신에게어울리는게있다는사실을알고있는지?자신을브랜드화하는… 더보기

중고차 구매 팁 ,중고 컨버터블 & 스포츠카 구매 가이드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1,891 | 추천 0
중고차구매팁중고컨버터블&스포츠카구매가이드만물이기지개를펴는봄.날씨가따뜻해지자컨버터블과스포츠카중고차수요가늘고거래도활기를띤다.스포츠카구입시특히눈여겨볼점과주의할점을알아보자.스포츠… 더보기

자동차보험료 부담 줄이는 특약활용 노하우,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성비 높이세요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1,280 | 추천 0
자동차보험료부담줄이는특약활용노하우,다이렉트자동차보험가성비높이세요운전자라면유류비,수리비,자동차세,세차비등다양한부분에서지출이발생하는데,그중자차보험료항목은적지않은비중을차지하고있어가입전운… 더보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교훈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1,086 | 추천 0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교훈평창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스포츠 정신을 통해 원칙을 지키고 법규를 준수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 더보기

다이렉트 자동차보험료 특약 따라 달라진다? 가입 전 주의사항 꼭 체크하세요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1,956 | 추천 0
다이렉트자동차보험료특약따라달라진다?가입전주의사항꼭체크하세요최근자동차보험손해율때문에보험업계가골머리를앓고있다.작년손해율개선으로보험료인하를전격단행했지만,올해겨울내린폭설로인해사고로인한보험… 더보기

2018 2월 월별 내수 판매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2,909 | 추천 0
*메이커 내수판매 총합 대수는 표에 포함되지 않은 모델의 집계까지 포함된 수치입니다.
Hot

인기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려면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18,106 | 추천 0
보행자사망사고를줄이려면운전자와보행자가함께법질서를지키려고노력할때비로소보행자사고는감소할것이다.아울러운전자는보행자를보호하고배려하는마음을가져야하며,보행자도무단횡단을하지않는성숙된자세를보여줘… 더보기
Hot

인기 2030에게 추천하는 첫차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34,487 | 추천 0
2030에게추천하는첫차국내자동차시장에서엔트리카(첫차)수요는유지비가저렴한준중형차와경차가도맡아왔다.이는첫차구매자들이경제성에입각해자동차를고르는경향이강하기때문이다.최근에는매력적인소형SUV… 더보기

밋밋한 매트에 한 줄기 빛을 더하다, 위코루미 이중 코일 카매트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3,218 | 추천 0
밋밋한매트에한줄기빛을더하다위코루미이중코일카매트은은하게 빛나는 LED 라이트가 바닥 공간을 큼직하게 감싸돈다일찍이나는애프터마켓카매트를써본적이없다.자동차디자이너와엔지니어가고심하고고심한… 더보기

아름다움과 실용성의 결합, KHOTO 일체형 루프박스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3,709 | 추천 0
아름다움과실용성의결합KHOTO일체형루프박스코토루프박스는날렵한디자인에기능적으로도뛰어나며다양한차종에대응한다.자동차메이커순정용품으로공급되어품질을인정받아왔다.코토는1997년부터캐리어사업을… 더보기
Hot

인기 올드카 라이프, 현실적인 올드카 유지관리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35,182 | 추천 0
올드카 라이프현실적인 올드카 유지관리올드카를 유지하기 위해선 예방정비를 게을리하지 말고, 나와 잘 맞는 정비소 및 부품 공급선을 미리 알아 두어야 한다. 해외 부품 직구와 수입차 … 더보기

자동차상해부터 할인특약까지, 인터넷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 시 주의사항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3,451 | 추천 0
자동차상해부터할인특약까지인터넷다이렉트자동차보험가입시주의사항최근자동차보험시장에변화의바람이불고있다.오프라인보험의비중이줄어들고반대로온라인인터넷다이렉트자동차보험시장이커지고있는것.실제로최근… 더보기

사소한 감동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4,305 | 추천 0
사소한 감동대단한 기술도, 비싼 재료 없이도 쓸 때마다 뿌듯한 자동차 속 신선한 배려들.거추장스럽게 따로 방향제를 놓는 수고를 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액티브 퍼퓸 어토마이… 더보기

2018 3월 월별 내수 판매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3,934 | 추천 0
*메이커 내수판매 총합 대수는 표에 포함되지 않은 모델의 집계까지 포함된 수치입니다.

제천 화재사고와 안전불감증

M 최고관리자 | 댓글 0 | 조회 3,497 | 추천 0
제천화재사고와안전불감증소방이나피난에필요한조치로내차가파손되었다면자동차보험자차담보를통해보상받을수있다.이는선의의피해자를보호하기위한취지이지만자칫불법주차를조장할여지가있다.현행보상기준을그대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