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를 통한 자동차의 진화
2016-08-11  |   25,72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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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혼다는 신형 프리드에 사용할 새로운 하이브리드용 모터를 공개했다. 구조가크게 달라지거나 획기적인 고성능의 모터는 아니었다. 변화의 핵심은 바로 자석.중희토류(重稀土類))인 디스프로슘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영구자석을 처음 상용화했다는 내용이었다. 자석을 바꾼 것이 왜 중요한가? 이 질문의 해답은 바로 ‘디스프로슘’이라는 소재에서 찾을 수 있다.

희토류도 디스프로슘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선 단어들이다. 희토류(稀土類)란 말그대로 희귀한 원소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해 매장량보다도 덩어리져 뭉쳐 있는경우가 거의 없어 채취가 무척 까다로운 녀석들이다. 희토류가 주목받는 것은 각원소가 독특한 성질을 지니기 때문인데, 특히나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은 고성능 자석을 만드는 데 빠질 수 없는 필수 재료들이다. 네오디뮴 자석은 현재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자석 중에서 자력이 가장 강력하며, 디스프로슘은 내열성과 자력을 유지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으로 자석을 만들면 매우 강력한 모터를 제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네오디뮴도 희토류이기는 하지만 디스프로슘에 비하면 구하기가 수월한 편이다.디스프로슘은 매우 적은 양으로도 좋은 효과를 내지만 추출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원소. 오죽하면 이름 자체가 얻기 어렵다는 뜻의 라틴어 ‘dysprositos’에서 유래되었을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증가로 고출력 대형 모터의 수요가 급증하면서디스트로슘의 가격 또한 폭등했는데, 2003년에 kg당 16달러였던 값이 2012년에는무려 1,000달러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모함 같은 대형 함선까지도 모터로 움직일 만큼 고성능 자석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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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원소들은 산지도 한정되어 있다. 요즘 희토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중국. 전세계 희토류의 1/3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량으로는 압도적인 1위다. 그런데 석유가 그러했듯 희토류 역시도 자원의 무기화가 가능했다. 2010년 센카쿠 열도분쟁 때 일본이 중국 어선을 나포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자 중국은 희토류 금수조치라는 카드로 일본을 굴복시켰다. 중국의 수출 쿼터에 깜짝 놀란 일본은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시작했고 미국은 꼭꼭 묻어두었던 국내 채굴을 시작하는 등 다양한 해결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희토류 사용을 줄인 새로운 자석 개발에 매진하기에 이르렀다.

소재산업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동차의 성능을 높이고 상품성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자동차에서 신소재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카본 복합소재일 것이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기 때문에 수퍼카의뼈대와 보디뿐 아니라 시트나 휠에까지 사용해 추가로 무게를 줄이기도 한다. 내열성과 무게를 개선한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개중에는 기존과완전히 다른 용도를 시도하는 메이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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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람보르기니는 미국 시애틀에서 ACSL(Advanced Composite StructureLabratory)의 개소식을 가졌다. 앞으로의 람보르기니를 책임질 카본 신소재 개발을위한 시설이다. 시애틀은 기술 협력선인 보잉의 공장이 있는 곳으로, 2010년 컨셉트카 세스토 엘레멘토를 통해 소개된 단조 카본(forged composite)도 그들이 시도중인 소재 중 하나다.

개소식에서 전시된 시제작 부품 중에는 카본으로 만든 커넥팅 로드도 있었다. 높은열과 강한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커넥팅 로드를 카본 신소재로 교체할 수 있다면회전질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엔진의 반응성과 효율 및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완전 수제작되는 고가의 소재였던 카본 복합소재는 BMW i3의 인젝션 몰드 방식 등을 통해 대량생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목재에서 알루미늄, 그리고 최근 카본 복합소재로 진화해온 항공기의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자동차 역시 신소재의 개발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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