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의 ‘묻지마 범죄’, 음주운전

M 최고관리자 1 62,614

 

1941063278_5783757966e7f_146823308142.jp

 

앞으로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는 구속되고 살인범에 준해 구형량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음주운전을 부추겼거나 음주차량에 동승한 사람도 형법상 교사·방조죄를 적용해 함께 처벌된다. 음주사고에 대한 양형기준도 변경되어 최대 징역 12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본인이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의 음주운전도 적극적으로 말리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내 나이 묻지 마세요. 내 이름도 묻지 마세요……고향도 묻지 마세요.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1990년대 초반 가수 방실이가 노래했던 ‘서울탱고’의 가사 중 일부다. 조건이나 이유가 없음을 뜻하는 단어 ‘묻지마’의 원조격이 되는 노래다. 그 이후 이 말은 ‘묻지마 관광’ 등 은밀한 사생활에도 사용되었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보험’처럼 편리함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묻지마 폭행’, ‘묻지마 테러’와 같이 불특정 다수에게 위협을 가하는 충동적 행위를 나타내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대검찰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매년 50여 건의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며 올해에도 4월까지 18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강남역 노래방 살인사건, 부산 각목 폭행사건, 수락산과 사패산 살인사건 등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음주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도 처벌 강화

교통사고에도 묻지마 범죄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음주운전이 대표적인 예다. 술은 조금만 마셔도 위험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대담해져 급차선 변경과 같은 난폭운전을 유발한다. 통계에 따르면 음주 후 운전을 할 경우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보다 사고가 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는 음주운전을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범죄로 보고 강도 높게 처벌하고 있다. 미국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1급 살인범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고, 호주는 상습 음주운전자의 이름을 신문에 공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도 일정기간만 지나면 면허를 다시 취득할 수 있을 정도로 처벌이 비교적 관대했다.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이 42%나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음주운전을 했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된다. 검찰은 지난 4월 25일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는 구속하고 살인범에 준해 구형량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혈중 알콜농도가 0.1% 이상인 경우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위험운전 치사상)을 적용해 엄하게 처벌하고, 5회 이상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는 차량을 압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추어 대법원 또한 음주사고에 대한 양형기준을 변경해 최대 징역 12년까지 선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검찰이 발표한 음주운전 근절대책에는 획기적인 사항이 하나 추가되었다. 바로 음주운전을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음주운전을 부추겼거나 음주차량에 동승한 사람도 형법상 교사·방조죄를 적용하여 함께 처벌한다는 것. 이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부추기거나 지시한 경우에는 음주운전자와 동일하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단순 방조일 경우에도 음주운전 처벌기준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1년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참고로 일본은 동승자와 주류 판매자, 미국은 주류 판매자, 핀란드는 차량 제공자도 함께 처벌하고 있다.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한 달 만에 음주운전 방조자 41명을 입건하는 등 그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는 운전을 가르쳐 주겠다고 만취한 여자친구에게 운전대를 맡긴 남자친구, 회사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직원의 음주운전을 제지하지 않고 동승한 상사, 화물차 기사에게 술을 판매한 식당주인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검찰의 결정은 자동차보험 처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을 방조한 경우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책임)에 의거 피해자에 대한 배상책임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음주운전을 막거나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음주운전임을 알면서도 차량(열쇠)을 제공한 사람,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권유·독려·공모한 동승자, 지휘감독 대상인 직원의 음주운전을 알면서도 방치한 직장 상사, 음주운전을 예상하면서 술을 판 식당주인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 보험회사는 동승자나 주류 판매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들은 피해자의 손해규모에 따라 상당한 액수를 직접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음주운전을 방조한 동승자에게 피해자의 손해액 전부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사례도 있다(부산지방법원 판결 2010가소124298). 

 

우리나라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해 매년 600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고, 부상자도 4만 명이 넘는다. 지난해 초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고’도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 보면 묻지마 범죄와 다를 바가 없다. 다행인 것은 음주운전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근절의지를 보이고 있고, 국민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얼마 전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중 75%가 0.05%인 현행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0.03%로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국민의 기대에 맞는 제도 변경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본인이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의 음주운전도 적극적으로 말리는 성숙된 운전 문화가 확고하게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1941063278_5783757966fea_146823308142.jp
    

 

 

* 글 이수원  (The-K 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1 jw종우짱
좋은정보감사합니다
Hot

인기 배려와 사과를 모르는 운전행태, 개선이 절실하다

M CARLIFE | 댓글 0 | 조회 7,861 | 추천 0
​배려와 사과를 모르는 운전행태, 개선이 절실하다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지만 자동차문화는 아직 후진국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제 절름발이 상태를 벗어나 자동… 더보기
Hot

인기 터무니없이 적은 보험금, 손해사정사에게 맡기자

M CARLIFE | 댓글 0 | 조회 11,159 | 추천 0
터무니없이 적은 보험금, 손해사정사에게 맡기자손해사정사는 보험계약자나 교통사고 피해자의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고 보험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의뢰인은 서류준비 등 복잡한 … 더보기
Hot

인기 ‘기준’ 없는 자동차보험금 지급 기준

M CARLIFE | 댓글 0 | 조회 7,697 | 추천 0
‘기준’ 없는 자동차보험금 지급 기준보험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 다친 정도가 비슷하면 보험금도 거의 같아야 하는데 피해자 거주 지역과 보험사에 따라 합의금에 차이가 나는… 더보기
Hot

인기 한국GM 디자인센터, “우리가 이 정돕니다”

M CARLIFE | 댓글 0 | 조회 11,352 | 추천 0
CHEVROLET DESIGN PROGRAM“우리가 이 정돕니다”꽁꽁 숨겨왔던 한국GM 디자인센터가 공개됐다. GM 철수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갑자기 공개한 이유가 빤히 보이지만, … 더보기
Hot

인기 버스 뒤에 두고 운전하지 마세요

M CARLIFE | 댓글 0 | 조회 22,716 | 추천 0
버스 뒤에 두고 운전하지 마세요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해 버스가 승용차를 덮치는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초보운전’이나 ‘아이가 타고 있어요’가 인쇄된 스티커 대신 ‘버스 … 더보기
Hot

인기 엔진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M CARLIFE | 댓글 0 | 조회 28,007 | 추천 0
엔진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두근두근 고동치고, 우렁차게 포효하며, 뜨거운 온기를 품는다. 수만 개의 부품이 맞물려 움직이는 자동차는 이미 물건이라기보단 하나의 생명체다. 그리고 … 더보기
Hot

인기 차선용 도료, 과연 선진국 수준인가?

M CARLIFE | 댓글 0 | 조회 23,038 | 추천 0
차선용 도료, 과연 선진국 수준인가?국내 차선용 도료는 빛 반사용 유리알의 비율이 적다. 따라서 비 오는 날 도심지에서 야간 운전을 하면 주변 건물에서 비추는 빛과 가로등 불빛, … 더보기
Hot

인기 ‘내 차’를 빌려 타는 이유, 장기렌트카의 장점

M CARLIFE | 댓글 0 | 조회 8,824 | 추천 0
‘내 차’를 빌려 타는 이유, 장기렌트카의 장점세상이 바뀌고 있다. 물건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어, 재산목록 1호 자동차마저 빌려 타는 시대가 도래했다. 요즘 하·허·… 더보기
Hot

인기 ​자동차 접촉사고시 보험처리 할까, 말까?

M CARLIFE | 댓글 0 | 조회 22,854 | 추천 0
​​자동차 접촉사고시 보험처리 할까, 말까?​접촉사고로 청구된 수리비 견적을 보험처리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확한 손익분기점을 계산하기는 어렵겠지만 할인… 더보기
Hot

인기 인사청문회를 활용한 보험사기 억제방안

M CARLIFE | 댓글 0 | 조회 18,593 | 추천 0
인사청문회를 활용한 보험사기 억제방안죄의식 없이 행해지는 연성 보험사기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보험금을 많이 받아내는 것도 능력’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보험사기를 당연시하는 문화를 … 더보기
Hot

인기 차체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M CARLIFE | 댓글 0 | 조회 29,028 | 추천 0
차체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호쾌한 V8 엔진, 번개 같은 시퀀셜 변속기, 든든한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듣기만 해도 가슴 뛰는 단어들이지만, 따로 떨어지면 이것들도 그저 쓸모… 더보기
Hot

인기 버스 화재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해야

M CARLIFE | 댓글 0 | 조회 11,618 | 추천 0
버스 화재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해야최근 중국 웨이하이에서 발생한 버스 화재 사고로 우리 교민 자녀 10명 포함 13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크고 작은 버스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 더보기
Hot

인기 골치 아픈 보험금 분쟁, 앞으로 줄어든다

M CARLIFE | 댓글 0 | 조회 12,054 | 추천 0
골치 아픈 보험금 분쟁, 앞으로 줄어든다유독 보험업계는 고객 민원을 기피한다. 민원이 많은 회사는 서비스가 나쁜 회사로 인식되기 때문. 금감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더보기
Hot

인기 서스펜션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M CARLIFE | 댓글 0 | 조회 47,927 | 추천 0
서스펜션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서스펜션이 없는 자동차,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서스펜션이 없었다면, 우리는 차를 탈 때마다 영혼까지 탈탈 털렸을 게 분명하다. 이렇듯 서스펜션은… 더보기
Hot

인기 세제혜택을 받으려는 다양한 노력들

M CARLIFE | 댓글 0 | 조회 17,938 | 추천 0
세제혜택을 받으려는 다양한 노력들소비자에게 자동차는 ‘세금 덩어리’다. 신차를 인수할 때부터 폐차할 때까지 갖가지 세금이 붙는다. 때문에 제조사는 소비자가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