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보험사기 예방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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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알파고 신드롬’이라 불릴 만하다. 세기의 대국이 끝난 지 두 달이나 지났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인류가 로봇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는 섬한 경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갑자기 일어나 필자도 아직 적응이 잘 안 되지만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다. 의사, 변호사 등 흔히 전문직이라고 말하는 직종도 예외가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청년 취업시장이 더 좁아지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다행히 창의력과 직관은 인간이 앞선다고 하니 해결 방법도 곧 나오리라 기대해본다.


알파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공지능은 오래전부터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포털사이트의 연관 검색기능도 인공지능 원리를 활용한 것이고, 이제는 보편화된 로봇청소기나 내비게이션도 대표적인 인공지능 제품들이다. 금융의 경우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특히 보험산업은 빅데이터 그 자체다. 사고발생 확률과 손해액 통계를 기반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료를 산출하며, 집적된 사고처리 정보는 실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고차를 구입할 때 꼭 필요한 ‘카히스토리’(보험개발원 자동차 사고이력 정보 시스템. www.carhistory.or.kr)로, 구입하려는 차의 번호만 입력하면 사고이력은 물론 지급된 보험금까지 조회할 수 있어 일반인도 사고차를 쉽게 구별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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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범죄 조사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ICPS(Insurance Claims Pooling System) 프로그램은 개인별 보험처리 내역은 물론이고 보험범죄 가능성까지 점수로 알려준다. 과거에 적발된 보험범죄의 특징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점수화한 것이다. 점수는 0점부터 1,000점까지 표시되는데 일반적으로 800점 이상이면 보험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런 건들은 보험범죄조사팀에서 정밀조사를 시행하고, 범죄가 의심되면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보고된 건들은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IFAS)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는 물론 모집조직, 정비업체, 병원 등 관련 혐의자들의 연관성까지 자세히 분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해에는 보험사기 역대 최고액인 6,549억원을 적발해냈다.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특전사 출신 800여 명의 보험사기 사건도 IFAS를 통해 관련자들을 모두 밝혀낸 것이고, 한 대의 렌터카로 여러 명에게 임대한 것처럼 꾸며 렌트비를 이중으로 청구한 업체를 적발해낸 것도 통합정보 시스템 덕분이었다.

 

데이터의 축적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보험사기 예방 시스템도 더욱 진화하고 있다. 일례로 오는 7월부터는 보험사 간에 사고차량의 파손부위 사진을 공유한다. 동일한 파손부위에 대해 이중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기수법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 5년간의 사고내역과 파손부위 사진을 보험사끼리 서로 조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한 것. 나아가 새로 출범한 한국신용정보원은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우체국,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의 보험계약 정보도 통합 관리하며, 계약단계에서부터 보험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사기 다잡아(가칭)’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병원이나 정비업체의 허위·과잉 청구도 분석해낼 수 있는 보험금 빅데이터 통계 시스템이 도입된다.


관련 법률도 이미 제정되었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입법예고를 거쳐 9월부터 시행되며 보험사기에 대한 형사처분이 강화된다. 현재는 형법의 사기죄를 적용하여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수위가 높아진다. 만약 보험사기가 의심될 경우 보험회사는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수사가 진행 중인 동안에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정부는 검찰, 경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로복지공단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을 통해 기획수사를 함께 펼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동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의 생명을 해치는 흉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재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듯, 자동차도 흉기나 범죄의 도구가 아니라 문명의 혜택으로만 이용될 수 있도록 모든 운전자들이 올바른 기준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수원 (The-K 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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