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속의 타이완, 금문도(金门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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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

중국 속의 타이완, 금문도(金门岛)


복건성의 항구도시 샤먼에서 빤히 보이는 곳에 위치한 금문도는 중국이 아니라 타이완의 영토다. 1958년만 해도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졌던 이곳은 이제 중국과의 왕래가 수월해졌고, 나아가 중국 관광객이 없으면 생활하기 힘든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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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厦门:하문)은 중국 복건성(福建省:푸젠성) 남부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아편 전쟁에서 패한 중국이 1842년 영국과 맺은 난징조약에 의해 개항된 5개의 항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샤먼에는 1920년대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지은 아름다운 근대식 건물들이 산재해 있어 마치 유럽의 한복판에 와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타이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전략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도시다. 진먼다도(金门岛:금문도)는 바로 샤먼의 코앞에 마주하고 있는 섬이다. 그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금문도가 타이완 땅이란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지금은 중국과 대만의 화해정책으로 평화로움을 유지하고 있지만 1958년만 해도 이곳은 치열한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우연찮게 방문하게 된 금문도
내가 샤먼을 거쳐 금문도를 방문하기로 한 것은 얼마 전에 우연히 광저우에서 만났던 이 사장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이다. 5년 동안 생사를 모르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만난 이 사장과 나는 맥주잔을 기울이며 그동안 지낸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그동안 왜 보이지 않았느냐?”는 나의 질문에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털어놓은 그의 이야기는 그동안 뉴스 속에서나 듣던 경악할 일이었다.


이 사장은 이우에서 5년 넘게 환전을 하며 짭짤하게 돈을 모아온 알부자였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상대방에게 돈을 보내려고 할 때 환치기라는 환전상을 통한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환전사기에 걸려들어 곤욕을 치렀다. 동북에 사는 한국인 A씨로부터 한국으로 2억원을 보내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는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받아 한국으로 보냈는데 덜컥 배달사고가 난 것이다. A씨가 지정한 B씨에게 건넨 그 돈은 최종적으로 남대문시장에 있는 조선족 여자에게 전해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전달된 돈이 겉에는 진짜 지폐였지만 안쪽은 모두 흰 종이로 만들어진 위조지폐였다고. 알고 보니 한국에서 돈을 받아 조선족에게 전달한 한국인 B씨는 처음 거래를 요청한 A씨와 한 패거리였다. 나중에 돈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 조선족이 A씨를 찾아 나섰지만 계획적으로 일을 벌였으니 가만히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끝내 A씨를 찾지 못한 조선족은 이 사장의 거처를 수소문해 이우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중국에서도 이런 추적은 사실상 불법이다. 어쨌든 이우로 온 그는 이 사장이 사기를 쳤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우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중국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며 이 사장을 석방했다. 조선족들의 보복이 두려워 파출소에 계속 있겠다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파출소에서 나온 이 사장은 그들에게 다시 납치되어 아파트에 감금된 채 매일 2억원을 물어내라는 협박에 시달렸다. 이 사장은 전화를 통해 진행한 일이라 B씨의 존재도 모를 뿐더러, 어쨌건 돈은 제대로 전달되었으니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버텼다. 그렇게 보름이 지난 어느 날,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맨발로 아파트를 뛰쳐나와 택시를 타고 친구 집으로 달려갔다. 그 길로 친구와 함께 상해 공항으로 갔지만 이미 조선족의 조직원들이 쫙 깔려 있었다. 궁리 끝에 멀리 복건성까지 가기로 작정하고 밤새도록 차를 몰아 샤먼에 도착한 후 금문도로 갔다. 타이완에 속한 금문도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치안이 철저한 만큼 조선족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이 사장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남대문 경찰서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응당한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5년 만에 다시 중국으로 들어왔으니 감회가 새로웠을 터.


고초를 겪었던 당시 상황이 눈앞에 어른거렸는지, 구구절절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 사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사장의 아픔을 떠올리며, 오늘 그가 갔던 길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불과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타이완 땅
샤먼에서 금문도로 가는 배는 30분 간격으로 있다. 금문도로 가는 길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홍콩 가는 것과 비슷한 정도였다. 중국과의 양안 관계는 복잡하지만 타이완으로 가는 뱃길은 평화롭기만 하다. 샤먼의 마토(码头:선착장)에서 금문도의 마토까지는 배로 35분이 걸린다. 선착장이 샤먼 시 안쪽에 있어서 그렇지 가장 근접한 곳에서 간다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금문도에서 중국 샤먼까지는 10km 내외의 거리이지만 타이완의 수도인 타이페이까지는 100km나 된다. 타이완에 속한 섬이지만 타이완 본토보다 중국이 훨씬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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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먼과 금문도를 운행하는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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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에서 금문도까지 배로 35분이 걸린다


금문도에 내리니 중국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샤먼의 출국장에서는 약간 긴장감이 돌았지만 금문도의 입국장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중국과 워낙 가까운 곳이라 중국의 휴대폰을 그냥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바로 로밍이라는 표시가 뜬다. 타이완은 비자가 필요 없다.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묻지도 않고, 이민국에서 90일간 체류할 수 있는 스탬프를 찍어준다.


배에서 내리니 건너편으로 샤먼의 빌딩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저 건너편이 중국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여행안내소에서 지도를 한 장 얻었다. 배에서 볼 때에는 그리 큰 것 같지 않았는데 실제로 돌아보니 꽤 큰 섬이다. 남북의 길이는 5km이지만 동서로는 20km나 된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이 제주도와 비슷한 인상이랄까. 무더운 날씨에 하늘은 푸르고 공기는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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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도 샤먼에서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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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잘 닦여져 있다. 열대지방 분위기가 난다


선착장의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 기사와 흥정을 했다. 4시간 정도면 금문도의 주요 볼거리는 다 돌아볼 수 있다는 말에 택시를 타고 섬을 누비기로 했다. 요금은 1시간당 100위엔(1만7,000원).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스쿠터나 자전거를 타고 섬을 돌아보거나, 미리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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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도 선착장. 택시는 모두 일본 도요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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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도는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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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광객들이 스쿠터를 이용해서 섬 관광에 나서고 있다


금문도의 첫 인상은 깨끗하고 평화로웠다. 과거 수없이 많은 포탄이 떨어지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전투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이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 다만 시내 곳곳에 설치된 방공호와 콘크리트 참호가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장소라는 사실을 말해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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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스러워 보이는 금문도의 모습. 한때 중국과 치열한 포격전을 벌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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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는 광고판과 참호가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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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콘크리트로 지언진 참호를 볼 수 있다

 


인구 15만 명의 금문도는 타이완의 계엄령이 해제된 1995년까지는 군인들만이 살던 삭막한 섬이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항상 전투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긴장상태가 유지되었다. 그렇지만 중국의 개방정책 이후 양국의 관계는 양안에서 협력 모드로 바뀌었다. 물론 타이완의 집권당인 민진당이 경제협력은 계속하되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공약을 내세우면서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복잡미묘한 중곡과 타이완의 관계
타이완과 중국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청의 지배를 받던 타이완은 1870년 청일전쟁의 패배로 시모노세키조약에 의해 일본에 할양된다. 이후 1945년 일본이 패전할 때까지 60년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중국에는 반일 감정이 아직 크게 남아 있지만 타이완에는 그런 면이 적다는 점은 이런 역사적 환경에서 비롯된다.


금문도에는 큰 빌딩이나 주택단지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그리 큰 혜택을 입지 못해서인지 오히려 중국에 친화적이다. 아시아에서 제일 큰 면세점이 있는 것도, 돈을 펑펑 쓰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의도다. 실제로 금문도의 주요 수익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서 거두어들인 것이다. 최근 들어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는 바람에 중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엄청나게 줄다 보니 금문도 사람들은 중국보다는 오히려 타이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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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차를 판다는 입간판. 중국과 대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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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면세점.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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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도의 부동산값도 엄청 올랐다. 중국 인들의 투자 덕분이다


요즘 타이완 정부는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 정부에서 여행객들의 대만행을 억제하고 있다. 사드 사태로 인한 한중 갈등과 비슷한 양상이다. 주민들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불필요한 마찰로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는 데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에게 대만이든 중국이든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반공을 국시로 내세우던 장제스 정권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한때 이곳이 중국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금문도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장제스의 국민당과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오랫동안 국공내전을 치렀다. 1949년 공산당에 패한 국민당은 타이완으로 도망을 친다. 공산당으로서는 중국을 차지하긴 했으나 타이완이 남았으니 진정한 통일을 이룬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바로 타이완을 공격해서 통일의 숙원을 이루고 싶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에 100만 명이 넘는 인민해방군을 지원하는 바람에 기회를 잃고 말았다.


타이완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금문도부터 넘어야 한다. 샤먼에서 타이완까지는 약 80km 가 넘지만 금문도는 바로 중국의 코앞에 진을 치고 있다. 따라서 통일을 향한 중국의 집념은 금문도에 대한 포격으로부터 시작된다. 1958년 8월 23일 중국 포병들이 일제히 포를 발사했다. 그날 이후 금문도에는 47만발이 넘는 포탄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금문도에서 총 85명이 사망하고 136명이 부상을 당했다. 2,649채의 주택이 완전히 파손되었으며, 반파된 가옥도 2,397채에 이르렀다. 당시 금문도에는 4만 명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섬 주민은 모두 군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금문도는 섬 전체가 요새화되어 있다 보니 군사시설은 중국의 포격에서 건재했다. 지질학적으로 섬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런 지반에 굴을 만들어 웬만한 포격에는 끄덕도 하지 않는 진지를 구축해 놓았다. 어지간한 화력으로는 도저히 제압할 수 없는 천혜의 방어진지였다. 현재 금문도의 지하 진지들은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해 놓았다. 지하 벙커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는 넓고 높은 통로와 함께 지휘소까지 갖추어 놓았다. 또한 고속단정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뱃길까지 만들어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결국 44일간의 전투 끝에 중국은 대만 침공을 포기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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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화되어 있는 지하갱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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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 안에 만들어진 진지는 잠수정이 드나들 수 있도록 뱃길까지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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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상당히 넓고 긴 터널을 뚫어 요새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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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암 속에 지어진 진지는 폭탄으로도 절대 부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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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중국과 전투를 했던 무기들을 진열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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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지역에 전쟁 기념관이 설치되어 있다​

단순하지 않은 사람들의 속내
당시 중국의 전력은 병력 수만 많았지 종합 전투력은 그리 대단치 못했다. 지금이야 핵무기는 물론 항공모함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금문도 하나 제압할 수 있는 군사력이 아니었다. 사실 장제스의 국민당이 중국 대륙에서 마오쩌둥의 공산당에 패한 것도 군사력보다는 고위간부들의 부정부패와 민심 이반 현상 때문이었다. 비록 타이완으로 퇴각은 했지만 장제스의 국민당이 보유한 화력은 막강했다. 미국의 즉각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당시만 해도 타이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었다. 1971년 26차 유엔총회에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상임이사국의 권한이 넘어가기 전까지는 당당히 중국을 대표하는 나라였다. 미국은 타이완이 중국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방치하지 않았다.


이런 타이완과 미국과의 돈독한 관계도 세월이 흐르면서 변하게 된다. 1969년 미국은 긴장과 대결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키자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한다. 당시 미국은 월남전에 참전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미국 내에서는 연일 반전 데모가 열려 미군들의 사기가 꺾인 상태인 데다 중국은 소비에트연방공화국(당시 소련)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1969년에는 우수리 강을 사이에 둔 영토분쟁으로 전쟁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의 협조가 필요했다. 서로의 입장이 맞아 떨어진 미국과 중국은 급격히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1971년 알바니아의 발의로 타이완(당시 중화민국) 대신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교체하기에 이른다. 이때 헨리 키신저가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특수한 임무를 맡았고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해 이른바 ‘핑퐁외교’를 펼친다. 그리고 1972년 2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는 역사적인 날을 맞이한다. 중국이 그동안 대륙을 가렸던 죽의 장막을 거두어 내는 순간이었다. 


나를 안내한 택시 기사는 타이완 사람이지만 중국으로 통일이 되어도 무관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필자가 그동안 알고 지내던 타이완 사람들과는 많이 다른 사고라서 의외였다. 타이완 본토 사람들은 중국을 싫어하지만 국민당과도 거리를 두려고 한다. 자신들은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왔는데 어느 날 중국에서 쫓겨난 장제스 일행이 몰려와 주인 행세를 해왔다는 생각에서다. 이들은 타이완이 예전부터 중국과 다른 나라이므로 당연히 독립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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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스의 동상, 금문도 주민들은 장제스의 동상이 이젠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타이완 내의 민심은 상당히 복잡하다. 운전기사는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사업을 하다 보니 중국인들이 오지 않으면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중국과 대만 간의 정치적인 대립이 원만하게 해결되어서 중국 관광객이 꾸준하게 들어오길 바랄 뿐이다. 그런 그에게 국적은 그리 중요한 사항이 아닐 터. 대륙에서 건너온 대만 사람들은 아직도 대륙 통일의 꿈을 꾸지만 이제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비약적인 경제발전으로 타이완을 능가하는 GDP와 막강한 군사력을 지닌 중국이 오히려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버렸다. 중국과 사업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람들은 택시 기사처럼 중국이든 타이완이든 통일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장사만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사상과 이념을 초월하는 돈의 위력
지금은 평화로운 섬이지만 가는 곳마다 예전에 사용하던 군 시설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동굴을 파서 조성한 군 병원과 바닷가를 끼고 건설된 휴양소, 군인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위문공연을 벌였던 영빈관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중국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덩리쥔(邓丽君)이 이곳에 와서 타이완 군인들을 위해 위문공연을 하고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던 기록들도 전시되어 있다. 타이완군의 군복을 입고 경례까지 하는 모습을 보는 중국인들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덩리쥔은 한때 타이완 최고의 가수로 “텐민민(甜蜜蜜), 웨랑따이표워떠신(月亮代表我的心)”등 유명한 노래를 남겼다. 아직도 중국에서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다. 아마도 중국인들이 이곳에 와서 자신들이 좋아하던 가수가 적군인 타이완의 군복을 입고 거수경례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약간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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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휴양소, 전투에 참가하고 나면 이곳 휴양소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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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군병원으로 쓰였던 곳, 군사도시라는 것 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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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지어진 야전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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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목에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참호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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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덩리쥔이 대만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가장 복잡하다는 구 거리도 그리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상점마다 붉은색 장식이 치렁치렁 걸렸고 안쪽에 재물신이 모셔진 모습이 중국 복건성의 그것과 비슷하다. 불교와 미신에 심취해 있는 그들의 삶은 복건성 사람들의 문화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다만 중국 관광객이 많이 줄어 예전의 호경기가 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어느 거리나 한산한 것이, 중국 관광객이 다시 몰려오지 않으면 사람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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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에는 불교신자가 많고 절은 대단히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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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도 사람들도 미신에 강한 집착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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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하고 한적한 구 시가지, 바로 앞에 중국이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빵집에서 대만식 전통빵을 한 박스 샀다. 인심 좋게 생긴 주인아주머니는 우리가 한국에서 보던 화교들의 모습과 판박이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대단히 반가워했다. 한때 대한민국과 타이완은 거의 혈맹에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었다. 국민당의 장제스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1992년 대한민국이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안타깝게도 타이완과는 단교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대만인들이 믿었던 대한민국마저 자신들을 배신했다고 원통해 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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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빵집 사장님. 한국에 있는 화교와 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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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에서 유명하다는 금문도의 고량주 공장

그래도 손님이 왔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정겹다. 그들 역시 중국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해결되어 관광객들이 많이 와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경제가 사상과 이념을 넘어선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한다. 

글 사진 양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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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은 그리움으로 피어나고강진(下)​모란이 필 때면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다는 영랑생가는 시인의 감성이 숨결로 다가오고 듯하다. 시문학파기념관에서는 한국 서정시의 진수를 만끽…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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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강진(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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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숨결과 발자취를 오롯이 만나는강진(上)​초당의 툇마루에 앉으니 동백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로 인해 어두컴컴하다. 오른편으로 다가서자 거짓…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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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독수리 5형제의 유럽 원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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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5형제의 유럽 원정기 2017년 1월호에 이어, 다시 돌아왔다. 유럽의 드라이빙 명소를 달리고 온 BMW Z3 클럽 멤버들의 두 번째 유럽 자동차여행기. 세계로 달려가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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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징기스칸의 역사가 숨쉬는 대초원의 땅- 내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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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의 역사가 숨쉬는 대초원의 땅내몽골 언젠가 한번쯤 꼭 들르고 싶었던 내몽골을 우연한 기회에 찾았다. 징기스칸의 숨결이 남아 있는 메마르고 거친 야성의 땅은 달려도 달려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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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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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숨결과 함께 하는 경 주​짙은 안개를 뚫고 종소리가 은은하게 산사에 울려 퍼지는데 그 기운이 마치 파도가 너울대는 것 같다. 석굴암으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는 낭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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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중국 속의 또 다른 중국-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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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의 또 다른 중국 상하이(上海)아편전쟁 패배 후 강제 개항되었던 굴욕적 역사를 지닌 상하이는 이제는 중국 경제의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도심에는 화려한 빌딩들이 즐비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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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연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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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아물어가지만 그날의 기억만은 더욱 더 또렷한 연평도​​해가 뉘엿뉘엿 지는 연평도는 ‘하이라이트’를 준비한다. 바로 구리동해수욕장이다. 북한의 옹진반도를 마주하고 있는 이 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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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슬픈 역사 간직한 아름다운 해안도시 -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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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역사 간직한 아름다운 해안도시 칭다오(青岛)칭다오는 맥주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산동성의 해안도시다. 날씨는 물론 사람들의 체격도 비슷한 이곳에 90년대 초부터 많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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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오버랜더의 축제 한마당- 2017 오버랜드 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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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랜더의 축제 한마당2017 OVERLAND EXPO오버랜더를 위한 차량과 소품을 전시하고 여행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개최되는 오버랜드 엑스포는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매년 열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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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단양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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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불고 볕 내리는 그 어느 날 단양에 가다 ​충주호 유람선에 오르자 자연스럽게 눈이 감기면서 윤선도의 그 유명한 ‘어부사시사’가 수묵화처럼 다가온다. ‘앞 포구에 안개가 걷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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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중국 제일의 위용 자랑하는 황과수폭포(黄果树瀑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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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일의 위용 자랑하는황과수폭포(黄果树瀑布)황과수폭포는 중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제일 큰 폭포로서 짐바브웨의 엔젤폭포, 아르헨티나의 이과수폭포,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나이아가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