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의 역사가 숨쉬는 대초원의 땅- 내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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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의 역사가 숨쉬는 대초원의 땅
내몽골


언젠가 한번쯤 꼭 들르고 싶었던 내몽골을 우연한 기회에 찾았다. 징기스칸의 숨결이 남아 있는 메마르고 거친 야성의 땅은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는, 그야말로 대초원이었다. 예전에는 농사가 불가능한 불모지였지만 오늘날에는 무궁무진한 광물자원 덕에 넉넉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곳. 하지만 잔뜩 기대했던 초원과 사막의 여행 코스는 너무나 상업화되어 있어 실망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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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귓전을 때린 것은 바람소리였다.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위잉”소리를 내며 다시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내몽골의 초원에서 지내는 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바람소리와 모래먼지가 전부였다. 그렇지만 이곳의 초원은 거친 야성과 몽고인들의 열정적인 숨결이 함께 녹아 있는 곳이기도 했다. 내게 중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신장과 티벳, 그리고 내몽골의 초원을 들고 싶다. 그렇지만 그동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곳’으로 치부하며 갈 마음조차 먹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출장차 산동성 칭다오를 들르게 되었고, 그곳에서 내몽골 성도인 후허하오터까지는 약 1,200km밖에 되지 않음을 알았다. 기차로 이동을 해도 하루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그래서 오후에 출발하는 기차표를 샀다. 꿈에만 그려오던 내몽골 땅을 처음으로 밟아 볼 기회였다.

징기스칸을 탄생시킨 척박한 대지
역에 내리니 파란 하늘이 나를 반긴다. 중국에서 15년 넘게 지내면서 이토록 파란하늘을 본 적이 거의 없다. 기온은 30℃가 훨씬 넘었지만 습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 끈적거림이 없다. 내몽골의 성도인 후허하오터의 첫인상은 그래서 좋았다. 내몽골은 118만㎢로 중국 면적의 약 12%를 차지한다. 신장, 티벳 다음으로 크고 몽골과 러시아로 이어진 국경선의 길이가 4,220 km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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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허하오터 기차역. 몽골식 주택인 게르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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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허하오터의 파란 하늘. 하늘은 파랗지만 지면에는 모래 먼지가 많이 날린다

이렇게 큰 지역이 몽골이 아닌 중국 땅이 된 것은 몽골의 슬픈 역사에서 기인한다. 몽골은 한 때 중국과 유럽까지 영토를 차지한 위대한 징기스칸의 나라였다. 바로 원나라다. 그러나 원나라의 전성기는 그리 길지 못했다. 징기스칸이 죽고 난 후 후계자를 둘러싼 암투로 국력이 급격히 소진되는 바람에 새롭게 일어난 주원장의 명나라에 의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후 중국의 일부가 되어 몽골이 아닌 중국인으로 살아오다가 청나라에 의해 내몽골과 외몽골로 갈라져 통치를 받는다. 이때 실효적 지배를 위해 한족을 대거 이주시키면서 몽골족보다 많은 한족이 내몽골에 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청나라가 쇠퇴하고 새롭게 들어선 중국이 국공내전의 혼란 속으로 빠져 들면서 몽골은 독립을 선언한다. 1938년의 일이다. 중국이 이를 용인하지 않았으나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몽골은 몽골공화국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때 내몽골은 복잡한 정세에 휩쓸려 몽골에 편입되지 못하고 중국의 영토로 그대로 남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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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몽골 간판에는 몽골글자와 중국어가 함께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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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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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구두를 닦는 모습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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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자전거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다. 그래선지 오토바이 영업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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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몽골의 작은역. 몽고족은 체격이 무척 크다


내몽골은 중국에서 제일 먼저 자치구로 지정된 곳이다. 중국은 22개의 성과 5개의 자치구, 4개의 특별시, 2개의 특별 행정구(홍콩과 마카오)로 구성되어 있다. 내몽골은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이다. 게다가 지하자원이 무궁무진해서 자원의 보고이다 보니 중국으로서는 노다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희토류 자원은 전국의 97%를 보유하고 있고 석탄, 알루미늄 등 엄청난 양의 지하자원이 묻혀 있다. 중국에서 가장 부자마을로 알려진 어얼둬쓰 역시 내몽골에 있다. 중국 석탄의 60%가 생산되는 이곳은 인구가 10만 명에 불과하지만 200만 명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놓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사람이 살지 않은 빈 아파트가 즐비해서 유령 도시라고 불릴 정도다. 내가 내몽골에 갔다 왔다고 하니 주변에서 모두들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어얼둬쓰가 어땠는지 물어봤다.


내몽골에는 한족과 몽골족, 회족. 만주족 등 18개 소수민족이 함께 살고 있다. 인구 2,400만 명 중 한족이 80%, 몽고족이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대도시에는 대부분 한족이, 초원에는 몽골족과 만주족이 산다. 몽골족은 전통적으로 초원에서 양을 키우며 살았던 민족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몽골족은 목축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사진으로 보았던 초원은 실제 경험해 보니 그리 낭만적인 곳이 아니었다. 거칠고 메마르고 야성이 넘치는 초원은 인간의 본성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이런 척박한 환경이 징기스칸을 지구상 최고의 기마부대로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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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까지 영토를 차지했던 징기스칸은 몽골족에게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기대와는 달랐던 초원과 사막 여행
내몽골 여행의 출발점은 성도인 후허하오터다. 이곳에서 초원이나 사막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단독으로 떠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거리가 멀 뿐 아니라 개인이 교통이나 숙박시설을  잡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실제로 초원에 있는 여행 프로그램은 모두 여행사와 연계가 되어 있었다. 호텔에 비치된 안내서를 보고 전화를 했다. 마침 내가 그토록 원하던 초원과 사막을 여행할 수 있는 1박 2일의 여행코스가 있었다. 반갑게 전화를 받던 여행사 직원이 “내일 호텔로 모시러 가겠다”고 아주 친절하게 말했다. 내심 내몽골의 초원 여행이 이렇게 간단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즐거워했다.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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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허하오터는 개발이 한창이다. 도심에 높은 건물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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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허하오터에서 만난 한국산 자동차

 


다음 날 아침 정확하게 8시 반에 가이드가 나를 데리러 왔다. 그런데 여행객은 나와 상하이에서 온 청년이 전부였다. 운전기사와 가이드까지 포함해 달랑 4명이 승합차를 타고 초원으로 향했다. 후허하오터에서 험준한 산을 몇 개 넘으니 대평원이 나타났다. 하늘과 땅이 반으로 갈라진 평원이다. 그 위로 곧게 뻗은 도로가 끝없이 펼쳐지고, 드넓은 들판에는 사람 사는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내몽골의 대초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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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초원을 이동하는데에는 오토바이가 유용한 수단이다

약 3시간을 달려 여행사에서 안내하는 몽골의 초원에 다다랐다. 사진으로 보았던 몽골식 주택 게르가 눈에 들어온다. 차에서 내리니 몽골족들이 노래를 부르고 스카프를 걸어주며 술을 권한다. 몽골식 손님맞이란다. 술이 독해서 딱 한 잔 마셨는데도 취기가 돈다.

몽골인들은 양을 기르면서 풀을 찾아 수시로 이동하는 유목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간편하게 설치하고 철수할 수 있는 이동식 주택이 필요했다. 이것이 바로 게르인데 요즘은 벽돌과 단열재를 넣어서 짓는다고 한다. 예전처럼 풀을 찾아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라 정착 생활을 하기 때문이라고.

몽골의 초원은 대부분 상업적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여행사와 초원에 게르를 지은 몽골족이 계약을 맺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그렇지 않으면 초원을 여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였다. 따라서 여행 상품의 가격은 저렴한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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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족은 초원에서 양을 기르며 생활했기 때문에 설치와 철수가 간편한 이동식 주택이 필수적이었다

안내원이 말을 타는 프로그램이 필수 코스라고 말했지만 일행인 젊은 청년은 초원만 보러 왔지 말을 탈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혼자서만 타겠다고 나서기도 뭣해서 가만히 있었더니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그런데다가 점심을 먹고 나니 초원에서의 일정이 끝이 났다. 젊은 중국 친구는 하루 일정의 여행이라 후허하오터로 돌아갔다. 혼자 초원에서 할 일도 없고 해서 여행사 직원에게 후허하오터로 돌아가서 자겠다고 했더니 여행 약관상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고는 나를 다른 여행사에 인계하고 훌쩍 떠나버렸다. 돈을 받고 넘겼는지 돈을 주고 넘겼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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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기스칸은 말을 타고 이 초원을 누볐을 것이다


초원의 밤은 길다. 아무것도 할 것이 없고 아무데도 갈 수가 없다. 무인도에 갇힌 신세나 다름없는 몸이다. 게다가 추웠다. 말을 안 탔다고 괘씸해서 그랬는지 난방이 안 되는 방으로 숙소를 배정했다. 낮에는 섭씨 30도가 넘는 고온이지만 밤이 되면 10도 이하로 기온이 뚝 떨어진다. 내몽골을 오기 전에 일기예보를 보았더니 기온이 20~30도였다. 그래서 간단한 여름옷과 점퍼 하나만 가지고 왔을 뿐이다. 다행히 침대가 2개여서 다른 침대의 이불까지 가져다 덮고 추위를 버텨냈다.

예전에 파리-다카르 랠리에 참가했던 황운기 선수의 말이 생각났다. 사막이라 더울 줄 알고 반팔 티셔츠 하나만 달랑 입고 갔는데 차가 사막에서 고장이 나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단다. 사막의 낮은 뜨겁지만 밤에는 영상 1∼2도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엄습한다. 턱이 덜덜거리도록 밤새 추위에 떨어야 했던 황운기 선수의 처지가 오늘 나의 신세와 같았으리라. 또 하나 밤새도록 나를 괴롭힌 것은 창문을 때리는 바람소리였다. 내몽골 초원에 머문 이틀 동안 계속 내 귓전에 들린 것은 “윙윙” 소리를 내는 무서운 바람소리였다.

8월에 잠시 초원으로 변하는 반사막
몽골의 초원은 극한의 땅이다. 여름에는 최고 40℃가 넘는 폭염이 작렬하고 겨울에는 영하 40℃의 추위가 몰아친다. 게다가 수시로 부는 모래바람 덕에 앞이 보이지 않고 숨쉬기조차 어렵다. 그렇기에 징기스칸은 따뜻하고 기름진 남녘의 땅을 호시탐탐 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봄에는 씨를 뿌리고 가을에는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전원생활을 꿈꾸었다.


몽골족을 처음 대하는 순간 마치 우리 이웃집 아저씨와 동네 처녀, 총각처럼 느껴질 정도로 우리와 닮은 모습에 놀랐다. 이들의 얼굴은 우리와 너무나 비슷했다. 지금껏 만나보았던 중국인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덩치가 무척 컸다. 한눈에 보아도 “아, 이 사람들이 몽골족이로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 레슬링이나 씨름을 잘할 것 같은 다부진 체격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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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킬로 미터를 운전하는 화물차기사들은 연료를 별도로 싣고 다니면 주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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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족. 우리네 이웃집 아저씨같은 모습이다


밤새 추위와 씨름을 한 후 다음날 황량한 초원을 가로질러 사막으로 향했다. 초원이라고 하지만 풀보다 모래가 훨씬 많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반사막이다. 8월에 잠시 비가 내리면 초원은 눈부신 초록색으로 변한다고. 그 짧은 순간을 위해 거친 땅에서 살아가는 많은 생명체가 있다. 양들은 코로 모래를 헤치며 풀을 찾아 하루 종일 초원을 누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들판에서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이겨내고 살을 베어내는 듯한 맹추위를 견뎌내는 양들의 모습이 거룩해 보이기까지 한다. 3시간 넘게 대평원을 지나니 점차 모래가 많은 지역이 나온다. 내몽골에는 사막이 많다. 우리가 방문한 사막의 세계는 내몽골에 있는 사막 중 일곱 번째로 큰 규모라고 한다.


그런데 이곳도 상업화되어 장삿속이 판을 치고 있었다. 입장료가 무려 480위엔(8만1,600원)이나 하는데, 여기에는 낙타와 사륜구동차를 타는 코스가 포함되어 있다. 입장권을 사지 않으면 사막을 구경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표를 사야만 했다. 그런데 내몽골의 여행코스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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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을 여행상품화한 중국인들의 장삿속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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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몽골의 모래 사막을 즐기기 위해 4륜구동차가 준비되어 있다


사막은 모래가 무척이나 고왔다. 이렇게 고운 모래를 본 적이 없다. 해변의 모래는 파도가 만들었지만 이곳 모래는 바람에 의해 만들어져 그런 모양이다. 가벼운 바람에도 모래가 날려 봄이 되면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까지 넘어온다. 내몽골의 사막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민간단체에서도 내몽골에 나무를 심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8만원이 넘는 비싼 입장료에 비해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낙타를 타는 것도 10여분에 지나지 않았고 사륜구동차를 타고 사막을 달리는 것도 5분 정도에 불과했다. 겨우 이걸 경험하려고 그 먼 길을 왔나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낙타는 무척이나 많아 대략 세어 보아도 100마리가 넘었다. 오래전부터 사막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낙타가 제일 유용한 교통수단이었다. 낙타의 발바닥은 평평해서 모래 위를 걷기 편하고 물을 먹지 않고도 오랫동안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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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몽골에는 사막이 많다. 사막을 이동할 때에는 낙타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예전 사람들은 이런 낙타를 이용해 사람과 물건을 날랐다. 낙타가 울부짖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낙타의 목청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조련사의 말을 안 듣는지 마구 낙타를 때린다. 그리고 모래를 낙타의 얼굴에 마구 퍼 붓는다. 괴로워하는 낙타의 몸부림과 울부짖음은 이곳을 찾은 이방인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사막 여행은 너무 싱겁게 끝났다. 사진에서 보았던 사막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아니, 그동안 내가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는 모습을 너무 낭만적으로 생각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사막여행 이후는 계속 쇼핑이다. 버스는 여행사와 계약된 상점마다 들른다. 안내원의 틀에 박힌 안내 멘트와 함께 보석과 양털 제품이 전시된 매장으로 안내했다. 


사막화로 인해 내몽골은 파란 하늘과 어울리지 않게 먼지가 많았다. 도시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거리를 다니는 자동차를 살펴보니 다른 지역과 달리 검정색이 거의 없다. 짙은 색 차에 먼지가 내려앉으면 눈에 확 띄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몽골의 자동차들은 대부분 흰색과 은색이 주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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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몽골 사람들은 마스크를 기본적으로 쓰고 다닌다

몽골과 국경을 접한 린옌하오터
오후에 후허하오터로 돌아온 후 린옌하오터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 린옌하오터는 몽골의 수도울란바토르로 넘어가는 국경에 위치한 도시로, 후허하오터에서 550Km 떨어져 있다. 마침 밤 11시 55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었다. 덜컹거리는 기차는 밤새도록 평원을 달렸다. 눈을 뜨니 동이 트는 차창 밖으로 평원이 끝없이 펼쳐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평원은 영원히 끝이 날 것 같지 않았다. 이게 바로 몽골의 초원이구나! 징기스칸 무리들이 말을 타고 누볐을 대평원을 오늘은 거대한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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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옌하오터 역. 기차를 이용해서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거쳐 모스크바까지 갈 수 있다


아침 6시 55분에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린옌하오터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도시다. 택시와 산륜처(삼륜차) 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허름한 옷차림의 산륜처 기사가 “어디를 가느냐?”며 접근해왔다. “국경으로 가자”고 했더니 10위엔(1천700원)을 달라고 한다. 국경이 그리 멀지 않은 모양이다. 덜컹거리는 산륜처를 타고 몽골과의 국경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를 방문하려면 비행기나 배를 타야만 한다. 그래서 걷거나 차를 타고 넘어갈 수 있는 다른 나라의 국경이 부러웠는데, 이곳에서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중국에서 국경도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홍콩으로 통하는 썬전(심천)이다. 그동안 썬전을 통해 홍콩을 수없이 다녔다.


그러나 린옌하오터의 국경은 썬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산륜처 기사가 데려다준 곳은 울란바토르를 거쳐 모스크바까지 가는 기차가 지나는 국경이었다. 경비가 상당히 엄했다. 멀리 몽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지대가 높지 않은 역사 건물과 철로를 공사하는 인부들의 모습이 보인다. 산륜처 기사에게 걸어서 들어가는 국경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차를 타고 가야한다”고 한다. 그곳으로 가자고 했다. 썬전에서도 가능했으니 이곳에서도 그럴 것 같았다. 그런데 국경으로 통하는 길에는 인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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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옌하오터의 몽골과의 국경


터벅터벅 큰 대로를 걸어서 경비 초소 앞까지 갔다. 국경을 경비하는 군인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멈춰 세운다. 내가 “몽골로 가려고 한다”고 하니 걸어서는 갈 수 없다며, 자동차나 기차를 이용하라고 알려준다. 허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나처럼 이곳을 걸어서 방문하는 여행자는 없을 듯하다. 국경을 통해 폐차 직전의 지프차들이 계속 오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몽골에서 들어오는 지프는 빈차이지만 몽골 쪽으로 향하는 지프에는 짐이 가득 실려 있다. 몽골과 중국의 국경도시인지라 국경무역이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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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옌하오터의 몽골 국경에 있는 감시탑

공룡화석과 운석으로도 유명해
그런데 지프차에는 몽골 번호판이 달려 있다. 모두 몽골 쪽에서 넘어온 차다. 중국에서 운행되는 모든 차는 중국 번호판을 달아야 한다. 홍콩에서 중국으로 들어오는 차도 중국 번호판을 달아야 하는데 이곳만은 예외인 것 같다. 경비 초소에서 제지를 받고 나와 여행사를 찾았다. 혹시 비자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그렇지만 실망스럽게도 외국인은 이곳에서 비자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만약 몽골 비자가 있다면 버스나 기차를 타고 몽골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이곳은 홍콩이나 썬전과 달리 그런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이 없으니 이를 대행해 주는 기관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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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넘어오는 차량은 몽골 번호판을 달고 있다


택시를 타고 린엔하오터 시내를 돌았다. 인구 5만 명의 도시라 그리 크지 않았지만 국경도시인지라 간판에 몽고어와 중국어, 러시아어가 함께 섞여 있다. 이곳에서는 러시아인들이 꽤나 상주하면서 중국 물건을 몽고와 러시아로 보낸다고 한다. 내몽골의 성도인 후허하오터에는 한족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몽골과 국경을 맞댄 린옌하오터에는 몽골족이 95%에 이른다.


내몽골에는 하오터란 지명이 들어간 곳이 많다. 이는 몽골어로 ‘녹색도시’란 뜻이다. 린옌하오터 외곽에는 공룡공원이 펼쳐져 있다. 오래전 공룡들이 활동하던 시기에 이곳은 공룡들의 터전이었다. 그래서 공룡화석이 자주 발견된다. 또한 운석이 많이 떨어지기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더욱 신비스런 곳이다. 중국의 유인 우주선이 탐사를 마치고 귀환하는 곳도 내몽골의 초원이니 중국에게 있어 내몽골은 보석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후허하오터에서 이우까지 가는 기차가 없어 상하이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 상하이까지는 무려 25시간이 걸린다. 상하이까지 간 후 이우까지는 고속열차를 이용할 계획이다. 모레 오후나 되어야 이우에 도착할 것 같다.

 

글, 사진 양인환 (중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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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숨결과 함께 하는 경 주​짙은 안개를 뚫고 종소리가 은은하게 산사에 울려 퍼지는데 그 기운이 마치 파도가 너울대는 것 같다. 석굴암으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는 낭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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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중국 속의 또 다른 중국-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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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의 또 다른 중국 상하이(上海)아편전쟁 패배 후 강제 개항되었던 굴욕적 역사를 지닌 상하이는 이제는 중국 경제의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도심에는 화려한 빌딩들이 즐비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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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연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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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아물어가지만 그날의 기억만은 더욱 더 또렷한 연평도​​해가 뉘엿뉘엿 지는 연평도는 ‘하이라이트’를 준비한다. 바로 구리동해수욕장이다. 북한의 옹진반도를 마주하고 있는 이 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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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슬픈 역사 간직한 아름다운 해안도시 -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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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역사 간직한 아름다운 해안도시 칭다오(青岛)칭다오는 맥주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산동성의 해안도시다. 날씨는 물론 사람들의 체격도 비슷한 이곳에 90년대 초부터 많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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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오버랜더의 축제 한마당- 2017 오버랜드 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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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랜더의 축제 한마당2017 OVERLAND EXPO오버랜더를 위한 차량과 소품을 전시하고 여행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개최되는 오버랜드 엑스포는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매년 열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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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단양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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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불고 볕 내리는 그 어느 날 단양에 가다 ​충주호 유람선에 오르자 자연스럽게 눈이 감기면서 윤선도의 그 유명한 ‘어부사시사’가 수묵화처럼 다가온다. ‘앞 포구에 안개가 걷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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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중국 제일의 위용 자랑하는 황과수폭포(黄果树瀑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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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일의 위용 자랑하는황과수폭포(黄果树瀑布)황과수폭포는 중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제일 큰 폭포로서 짐바브웨의 엔젤폭포, 아르헨티나의 이과수폭포,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나이아가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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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밀양에서의 1박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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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뒤에 찾아온 치명적인 매력밀양에서의 1박 2일서울에서 4시간 30분이면 닿는 이 조그만 도시는 처음에는 너무나 평범해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하룻밤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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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시티투어버스로 즐긴 알찬 하루 -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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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버스로 즐긴 알찬 하루부 산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의 첫 차는 오전 9시 45분에 출발한다. 정차하는 곳만 14곳인 부산역-해운대를 운행하는 ‘레드라인’이다. 이 노선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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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자동차 여행가 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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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여행가 조용필일단 떠나야 알 수 있는 것들 여기 무모하고도 용감한 여행을 떠난 남자가 있다. 조용필 씨는 아내와 아들을 태우고 자동차로 15개월간 세계 여행을 다녀왔다. 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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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중국인의 혼이 서린 곳, 황허 후커우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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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혼이 서린 곳황허 후커우폭포길이가 5,414km의 황허(黃河: 황하)강은 중국에서 장강 다음으로 긴 강으로,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이며 중국의 5천년 역사와 궤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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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당일치기로 가는 세계꽃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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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봄, 봄이 있어요~​충남 아산 세계꽃식물원겨울에 만나는 봄은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곳은 이미 봄이었고 여름이었으며 가을이 함께하니 마치 사계절을 한곳…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