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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실크로드의 중심 란저우(兰州) 2019-04-22
신 실크로드의 중심 란저우(兰州)실크로드 길목에 자리한 간쑤성 란저우는 동서양이 어우러져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기에 이슬람 사원, 불교 사찰, 도교 사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기획 중인 신실크로드에서도 란저우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그 덕분에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고층 건물이 속속 지어지고 있다. 하늘 위에서 본 간쑤성(甘肃省)의 지형은 아주 특별해 보인다. 지금까지 보아온 중국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간쑤성은 중국 서북부 교통의 요지로, 북쪽으로 내몽골(内蒙古), 서쪽으로 신장(新疆), 남쪽으로는 칭하이성(青海省)으로 연결된다. 동쪽에는 회족(回族)자치구가 있다. 란저우(兰州) 인근의 북부지역은 대부분 사막이며 남쪽은 높은 산과 평야가 공존한다. 이런 지리적 조건 때문에 간쑤성의 토양은 신장이나 내몽골의 사막과 칭하이의 산악지형을 합쳐 놓은 것 같다. 그래서 아단 지질공원과 같은 특별한 지형의 공원이 많다.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세계의 학자들이 지구의 생성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을 한다. 내가 란저우를 방문했을 때도 베이징의 지질대학 학생들이 단체로 대형 버스 여러 대에 나누어 타고 이동 중이었다.   란저우 주변의 토양은 사막에 가깝다 란저우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은 비 때문에 많은 곳이 패어 있었다. 모래가 많은 지형이라 비가 내리면 토사가 쉽게 흘러내린다. 시안에서 연안으로 가는 길과 비슷해 보였다. 그렇지만 주위의 풀들이 마치 쑥쑥 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빛을 띠고 있다. 도로 주변에 과일이나 채소를 기르는 농장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쪽은 사막, 반대편은 초록이 무성한 색다른 풍경이다. 사막과 같은 이곳에서 푸르름이 넘치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내몽골에서도 한번 경험을 했는데, 삭막한 모래땅 위로 비가 한번 내리니 거짓말처럼 여기저기서 초록 풀들이 순식간에 솟아올랐다. 마치 사막 위에서 기적이 펼쳐지는 듯했다.           하늘에서 본 깐수성의 모습.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할 수 없이 시작된 란저우 투어란저우는 간쑤성의 성도다. 인구는 380만 명으로 상하이나 광저우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중국 서북부에서는 꽤 큰 도시에 속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새로 짓고 있는 고층 빌딩과 대형 아파트다. 중국 어딜 가나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이나 아파트를 볼 수 있는데 란저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많은 인구는 아니지만 이것도 10여 년 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 계획으로 많은 한족이 란저우로 이주해 오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인구의 급작스러운 증가는 자연히 건설 붐으로 이어져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중국의 어느 도시나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란저우는 회족들의 터전이다. 란저우 시내에 많은 이슬람사원이 있다     아직도 전동 오토바이가 많기는 하지만 급격한 자동차의 증가로 도심은 교통체증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지하철을 건설 중이다, 1호선이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란저우역 근처에서 내린 후 호텔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택시 잡기가 수월치 않다. 길에서 비를 맞고 있으려니 일반 자가용이 다가온다. 내가 수첩에 적어 놓은 호텔 주소를 보더니 “50위안을 내라”고 한다. 비는 오고 택시 잡기는 어렵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라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한참 동안 시내를 누비던 차가 호텔 앞에 멈추어 섰다. 30여 분 이상을 달렸으니 50위안(8,400원)이라는 돈이 그리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란저우 역을 가려는데 택시 기사가 “정말 택시를 타겠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호텔 앞쪽의 길에서 우회전을 한 후 1분도 안 되어서 란저우역에 도착을 했다. 걸어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라 택시를 타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그러니까 전날 운전사가 50위안을 받기 위해 나를 태우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던 셈이다. 란저우 역, 란저우는 중국 북서부 교통의 요지이다  란저우에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여행상품을 알아보기 위해 여행사부터 찾았다. 이곳에서 신장으로 고속철이 연결된다. 또한 칭하이를 거쳐 티벳의 라사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우루무치를 갈 수 있는 5박 6일의 여행상품도 있었다. 가격도 650위엔(11만원)이니 파격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6일 동안의 숙식비는 물론 교통비와 입장료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그런데 여기저기 알아보더니 외국인은 불가하단다. 중국인이 잘 수 있는 호텔에는 외국인 숙박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올수록 이런 경향이 짙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장이나 티베트는 중국에서 민족적 분규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다. 신장 위구르족은 한때 무장투쟁을 통해 중국 정부에 대항을 했고 티베트는 승려들의 분신으로 자신들의 독립 의지를 분출해왔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언제 또다시 불씨를 키울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티벳과 신장 지역을 출입하려면 상당히 많은 보안검사를 받는다. 어쨋든 이런 여행 상품을 이용할 수 없으니 조금은 답답하다. 난 중국인이 이용하는 호텔에 익숙하기 때문에 여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런 내 마음을 몰라주니 야속하기만 하다. 여러 여행사를 다녀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헛물만 켜고 란저우시내 나들이에 나섰다.란저우시내를 관통하는 황하강, 중국에서 장강 다음으로 긴 강이다  동서양이 만나 형성된 특별한 문화란저우는 동서양의 문명이 만나 특별한 문화가 형성된 곳이다. 특히 실크로드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어 이슬람 문화가 전달되는 기착지 역할을 했다. 이런 연유로 많은 이슬람인이 거주한다. 특히 회족의 모습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회족이 만드는 란저우 라멘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국수다. 투르크만스탄이 고향인 회족들은 당나라 시대 이전부터 물물을 교환하면서 자연스레 중국으로 들어와 정착했다. 일부는 광동성과 푸젠성까지 진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간쑤성과 인접한 회족 자치구에 터전을 잡았다. 중국이 근대화되면서 회족들도 도심으로 진출하게 되었고 그중 란저우가 중심에 서게 되었다. 많은 회족이 중국 전역에 퍼져 란저우라멘(兰州拉面)을 팔며 생계를 유지한다. 란저우 라멘이라는 간판만 달면 장사가 되는 셈이니 회족들에게는 란저우가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다. 란저우 라멘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이우에도 여러 개의 란저우 라멘 가게가 있다. 나도 가끔 일부러 먹으러 가기도 하는데 모두 장사가 잘되는 편이다. 란저우 라멘은 일반 중국의 국수와 달리 쇠고기 육수를 사용한다. 돼지고기를 즐겨먹는 중국에서는 특별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서북부는 모래가 많은 땅이라 쌀 대신 밀 농사를 짓는다. 이런 지역적 특성 때문에 밀가루를 사용하는 빵이나 국수가 발달했다. 그리고 이슬람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란저우 라멘을 파는 식당은 대게 돼지고기가 없다. 중국에 살면서도 일반 중국인과 다른 문화와 식생활을 지니고 있다. 란저우에는 많은 회족들이 살고 있다. 남자는 흰모자를 여자는 히잡을 쓰고 생활한다 란저우에 왔으니 란저우 라멘을 건너뛸 수 없다. 란산 인근에 있는 유명한 식당에 들렸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유명한 란저우 라멘집이다. 종업원들이 회족임을 나타내듯 남자는 흰 모자를, 여자는 히잡을 두르고 있다. 식당 안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손님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한눈에 봐도 장사가 잘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주방에서는 흰 모자를 쓴 주방장이 엄청난 양의 밀가루를 반죽하고 있다. 란저우 라멘은 모두 손으로 만든다. 이들은 라멘의 굵기를 엄지손가락 굵기부터 실처럼 가늘게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 라멘 가격은 7위안(1,180원)이니 그리 비싸지도 않다. 국수는 덜 익은 듯한 맛이 나지만 국물 맛은 끝내준다. 내가 그동안 먹어보았던 일반 중국 국수와는 다른 담백한 맛이다.강물을 물통에 담으며 감격해 하는 중국인, 평생 간직할 멋진 추억이다  중국에서 돼지고기는 주식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먹는 음식에 돼지고기 들어가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46%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양을 먹어 치운다. 미국과 무역전쟁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해서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돼지 사료로 쓰는 대두의 90%를 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북서부로 오면 돼지고기를 구경하기 어렵다. 또한 쌀농사를 짓지 않으니 밥이 귀한 지역이 많다.     중산교의 야경, 중산교는 저녁에도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란저우에서는 다양한 민족이 모여 있고 종교도 다양하다. 길거리에서 이슬람사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절과 도교사원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일부 지역에는 교회도 있으니 그야말로 종교의 천국처럼 여겨질 정도다. 그렇지만 중국에서 종교는 정부의 지시와 통제를 받는다. 3개월 전에 이우의 한국인 목사가 추방을 당했다. 추방 이유는 종교 비자 없이 교회에서 설교했다는 명목이었다. 만약 중국 교회에서 외국인이 설교를 하려면 해당 국가의 중국 영사관에서 종교 비자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국 영사관에서는 절대 종교에 관한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 결국 외국인 목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란저우는 불교와 이슬람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사찰 앞에 이슬람 사원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란저우다중국의 종교인 유교와 도교는 기독교나 이슬람처럼 특정한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기독교나 이슬람과 달리 도교나 유교에서는 자신들의 조상이나 미 특정의 신령에게 예를 표한다. 또한 예를 표하는 목적이 무조건적인 믿음이 아니라 자신에게 복을 가져다 달라는 의미다. 유교는 공자, 도교는 노자의 사상을 토대로 하지만 중국인들에게 종교란 모두 재물과 연계되어있다. 중국이 급격한 경제발전을 통해 서구주의를 받아들이다 보니 유교나 도교 사상이 많이 퇴색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문화혁명 당시 공자는 타도의 대상이 되어 많은 사원과 공자상이 부서졌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을 상대할 만한 경제 대국이 되면서 공자나 노자의 사상을 재평가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란중산교는 안전 문제때문에 자동차가 다니지 못한다. 중산교는 걸어서 건널 수 있다다 중국인에게 너무나 특별한 강, 황하란저우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이 황하강(黄河江)이다. 황하강은 중국에서 장강 다음으로 긴 강으로 길이만도 5,464km나 된다. 황하라는 단어는 중국인들에게 단순한 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국 역사와 함께 한 황하에는 중국인의 역사와 삶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중국에서 제일 긴 장강(长江)은 무려 6,300km다. 중국은 장강을 기준으로 남과 북을 가른다. 장강 위쪽에 살면 북방 사람이고 남쪽에서 살면 남방 사람이 된다. 남방은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는다. 그 기준이 바로 장강이다. 장강으로 인해 성격 또한 구분된다. 북방 사람들은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올 정도로 다혈질이지만 남방에서는 싸울 일도 말로 끝내는 냉철함을 지녔다. 란저우의 대표적인 사찰 백탑사의 대웅전, 란저우 시내가 바라다 보이는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장강이 중국 제일의 강이지만 황하강을 대하는 중국인들의 태도는 그 이상이다. 황하에는 장강에 없는 혼이 서려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황하를 접하는 처음 중국인은 경건하고 숙연해진다. 황하는 말 그대로 흙탕물이다. 도도히 흐르는 황하는 칭하이에서 발원하여 여러 개의 성을 거쳐 황해로 빠져나간다. 황하강의 상류인 란저우에는 항상 수량이 풍부하다. 이를 이용해 란저우 사람은 예로부터 물자를 옮기고 수차를 돌렸다. 우리의 물레방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다. 황하강 변에 만들어 놓은 수차 박물관에는 여러 종류의 물레방아가 전시되어 있다. 란저우 수차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물레방아를 볼 수 있다란저우 시내를 관통하는 강물은 물 반 진흙 반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진한 황토색이다. 많은 중국인이 황하를 보고 난 후에 진정한 중국인이 되었다고 믿는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일부 사람들은 물병을 가져와 황하의 물을 담는다. 우리가 백두산 천지에 올라 그곳의 물을 담을 때 느끼는 격한 감동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뜻을 의미하듯 황하강 변에는 황하 모친상이 만들어져 있다. 란저우에서 흘러내려 간 물은 시안 인근에 있는 후커우 폭포에서 또 한 번 중국인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산같이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후커우 폭포는 중국인들의 혼을 상징한다고 여기고 있다.        황하강에 처음 건설된 중산교란저우 시내를 흐르는 강 위에 여러 개의 다리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중산교에는 오늘도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중산교가 많은 조명을 받는 것은 중국 역사상 황하강에 처음 건설된 다리이기 때문이다. 1910년 독일인들에 의해 중산교가 만들어졌다. 그리 길거나 넓지 않지만 황하강을 건너는 최초의 다리란 점이 의미가 있다. 장강에 놓인 최초의 다리는 1965년 우한에 건설된 우한 대교다. 이것도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의 기술자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지금이야 중국이 세계에서 제일 긴 다리를 건설할 정도로 대단한 기술을 지녔지만 1970년 이전에는 다리 하나 제대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이 뒤쳐졌었다. 중산교는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다만 사람들이 걸어서 건널 수 있도록 개방해 놓았다. 중산교는 란저우의 명물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많은 이들이 중산교에 서서 황하가 도도히 흐르는 모습에 감격하고 때론 소원을 빌기도 한다. 황하는 중국인들에게 단순히 강이 아니라 중국의 혼과 역사는 물론 꿈과 희망을 품게 하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다.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라 강변에 황하 모친상이 만들어져 있다.티벳불교의 고승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백탑, 징기스칸을 알현하고 돌아오다 란저우에서 숨을 거두었다  중산교 인근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대부분이 회족이다. 커다란 화단 앞에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하는 회족 가족을 만났다. 참 선하게 생긴 얼굴들이다. 중동의 IS를 생각하면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은 험상궂을 것이란 선입견을 품게 되는데 중국 회족은 순한 생김새를 지녔다. 신장의 위구르족과도 현저하게 다르다. 딸은 광저우의 무역회사에서 일을 한다고 한다. 딸이 모처럼 휴가를 내고 간쑤성 장위에 사는 부모를 모시고 란저우 구경을 왔다고 한다.    란산을 오르는 길고 긴 케이블카중산교를 지나면 란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백탑사란 절이 나온다. 정상에는 원나라 시대 칭기즈칸을 숭배하던 티베트 고승이 몽골을 방문하고 내려온 후 이곳에서 사망한 것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백탑이 나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란저우 시내의 풍경은 장관이다. 백탑사에서 시내를 관통하고 나면 남쪽에 웅장한 란산이 가로막고 있다. 서울처럼 산으로 둘러싸인 도심을 강이 가로지르는 형태다. 란산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그런데 택시 기사의 발음이 시원치 않다. 소수민족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중국 남서부나 북서부 모두 소수민족의 터전이다. 중국의 55개 소수 민족이 대부분 중국의 서부 지역에 몰려있다. 택시 기사가 나한테 "발음으로 보아 이곳 사람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을 걸어온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정말이냐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국인을 처음 본다며 감격해 한다. 중국 서부에 오니 한국인을 처음 본다는 중국인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지난번 칭하이를 방문했을 때에도 같은 경험을 했다. "혹시 한국 돈이 있으면 볼 수 있느냐?"고 물어 천 원짜리를 내보였더니 중국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냐고 묻는다. 약 6위엔 정도라고 하니 택시비를 이걸로 받겠다고 한다. 내가 이건 선물로 주고 택시비를 별도로 내겠다고 하니 한사코 사양한다. 워낙 강하게 뿌리쳐서 택시비를 우리 돈 천원으로 해결했다. 한국 사람은 물론 한국 돈도 보기 힘들다 보니 기념으로 두고두고 보관할 심산인 모양이다. 장가계를 가면 중국 상인들이 "이천원 이천원"하며 한국말로 흥정을 하고 한국 돈까지 받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서부는 완전히 딴 세계인 셈이다.   무궁화가 활짝핀 백탑사에서 바라본 란저우 시내란산은 해발 2,129m나 되는 높은 산으로 시내를 병풍처럼 가로막고 있는 웅장한 형상이다. 깎아지를 듯 경사가 심한 산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그런데 워낙 길어서 정상까지 30분이나 걸린다. 산을 하나 넘고 나면 다른 봉오리가 나타난다. 이렇게 험한 산에 깎아 길을 내놓았는데,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의 모습이 묘기 대행진을 연상시킨다. 만약 길을 벗어나기라도 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뼈를 추스르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케이블카에서 보니 절벽 위에 지어진 멋진 사찰이 보인다. 중국인은 특별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선지 많은 절이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것을 볼 수 있다. 톡 건드리면 속절없이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이다. 내려올 때는 걸어서 사찰들을 들려보기로 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도 형이상학적인 건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산이 높아서 그런지 기후가 변화무쌍하다.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 때문에 사찰 구경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험한 란산을 타고 오르는 도로는 위험천만해 보인다예나 지금이나 실크로드의 중심지 란저우에는 엄청나게 큰 내륙 무역항이 건설되어 있다. 중국에서 말하는 신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실크로드의 중간점인 돈황도 란저우를 통해야 한다. 당나라 시절 실크로드를 지나는 상인들은 시안에서 출발해 란저우에서 재정비를 한 후 돈황을 거쳐 서역으로 갔다. 란저우는 이런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예전이나 지금이나 실크로드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중국 정부는 란저우를 신실크로드의 중심점으로 기획하고 이곳에 대규모 물류 창고를 지어 놓았다. 이곳에서 유럽과 중앙아시아, 중동으로 중국제품을 내보내게 되면 엄청난 물류비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란저우가 새로운 신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란저우가 급격히 커지면서 많은 인구가 유입되었고 고층 건물들도 속속 건설되고 있다. 내가 막연히 생각해 오던 초라한 모습의 란저우는 찾을 수 없었다. 여유롭게 장기를 두고 있는 노인들, 란저우는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란저우에서 우연찮게 “태민이네”라는 한국식당을 발견했다. 이곳에도 한국식당이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의외로 손님들이 많다. 라면이라도 하나 먹으려고 들렸는데 크지 않은 식당이지만 깨끗하고 음식은 정갈하다. 옆에 앉은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니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내가 모르는 아이돌 가수를 이야기하는데 내가 모르니 나보고 한국인이 맞느냐고 묻는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에서 한국을 대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중국의 젊은이들은 아직도 한국 문화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란저우를 갈 때는 비행기를 이용했지만 이우로 돌아올 때는 고속철을 탔다. 신장 우루무치도 란저우에서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다. 란저우에서 우루무치까지 1,920km는 자동차로 24시간이 소요되지만 고속철은 12시간 반이 걸린다. 란저우에서 우루무치까지 건설된 고속철도는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로다. 다음에 우루무치를 방문하게 된다면 란저우에서 고속철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고속철로 달린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다.글 사진 양인환
한겨울 속 여름 맛보는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海南) 2019-02-15
한겨울 속 여름 맛보는 중국의 하와이하이난(海南)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 더운 여름이면 추운 겨울이 그립고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오면 따듯한 봄이 기다려진다. 영하가 10℃가 넘는 동장군이 맹위를 떨칠 때 나는 한가로이 여름을 즐겨보고 싶었다. 그래서 광저우에서 일을 끝낸 후 하이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 년 내내 여름 한 계절만 존재한다는 하이난도(海南岛:해남도)는 특별한 섬이다. 중국 28개 성 중 최남단에 위치하여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존재인 동시에 풍부한 천연 자원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녔다. 이곳을 기점으로 중국이 자신들의 영토라 주장하는 난사군도가 있는 남중국해가 시작된다. 남중국해는 베트남과 필리핀을 지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코앞까지 이어진다. 한겨울에 즐기는 여름연중 300일 넘게 화창한 날씨를 자랑한다는 하이난이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하이커우(海口)를 방문했을 때는 비가 주룩 주룩 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더울 것이라 생각해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잔뜩 싸가지고 왔는데 기온까지 뚝 떨어져 여름옷을 입을 기회가 없었다. 추위를 피해 따뜻한 하이난을 찾아왔는데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산야는 일년중 300일 이상 맑은 날이 지속될 정도로 좋은 기후를 지니고 있다 하이난은 아열대와 열대성 기후다. 여름에는 최고 38℃까지 올라가고 겨울에도 25℃ 내외를 유지한다. 38℃라면 우리에게 더운 날씨이지만 중국 다른 지역에 비하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가장 덥다는 충칭이나 우한, 난징은 최고 42~45℃까지 올라간다. 거의 찜통 수준이다. 게다가 중국 남부는 습도까지 높아서 사람의 진을 빼놓는다.    하이난의 전통모자, 강렬한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구조다하이커우 공항에 내리니 여행사 깃발 든 안내원 뒤를 줄줄이 따라 가는 여행객들이 보인다. 모두들 두툼한 겨울 복장이다. 한겨울에 따뜻한 날씨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모두들 공항에서 겨울 외투를 벗어 버리고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하이난이 섬이기는 하지만 면적이 33,920㎢로 제주도의 18배가 넘는 상당히 큰 규모다. 중국 근대사까지 광동성에 속했으나 1988년 하이난성으로 분리되면서 총 28개 성 중에서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하이난은 오래전부터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과도 교역을 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런 연유로 성도인 하이커우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치로우라오지에(骑楼老街)에는 말레이사아, 싱가포르, 태국인들이 살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중국의 전통 건물과 다른 근대 서양식 상가와 주택이 이색적이다. 중국 안에 있지만 중국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들이 중국인과 함께 어울려 살던 모습이 절로 연상된다. 그래서인지 하이난 사람들은 타 지역 사람들에 대해 그리 배타적이지 않다. 하이난의 인구는 867만 명으로 대부분이 한족이고 나머지는 묘족, 이족 등 소수 민족이다. 배로 연결되는 기찻길이곳의 택시는 모두 하이마(海马:해마)라는 회사에서 생산되었다. 하이마가 하이난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자동차이다 보니 이곳 사람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존재다. 공항에서 호텔을 가려 택시를 탔는데 승차감이 예전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중국 자동차 품질이 몰라보게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중국 자동차도 10년, 10만 km를 기본적으로 보증한다. 하이마는 전기차 생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하이난이기에 친환경 전기차 보급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거리의 오토바이도 대부분 전기로 움직인다.하이커우의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은 전기 오토바이다 중국의 자동차 번호판은 각 성을 상징하는 글자로 시작된다. 예를 들어 베이징(北京)은 징(京)을 제일 앞에 표시한다. 하이난의 번호판을 보니 왕(王)자와 징(京:경)자가 합쳐진 칭(琼)이라는 글자가 맨 앞에 온다. 칭이란 해협이라는 뜻이다. 이곳 지형은 광동성의 끝자락이 밑으로 내려오다 하이난과 마주하는 지점에서 끊어져 있는 형상이다. 오래전에는 광동성과 한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이난 사람들의 삶도 내륙과 별반 다르지 않다. 길거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가족들의 모습  하이난은 섬이기 때문에 광동성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은 배이다. 그렇지만 열차가 광동성에서 하이난까지 연결되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광동성에서 출발한 기차가 부두에서 배에 실려져 하이난까지 운반된다니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거대한 기차를 배에 싣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택시기사의 말을 믿고 난강(南港)역을 찾았지만 밖에서는 역 안을 볼 수 없도록 벽으로 막아 놓았다. 그래서 배는 보았지만 아쉽게도 기차가 실리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런 광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사도 말만 들었지 실제로 기차가 어떻게 배에 실려지는지 보지 못한 것이 틀림없다. 실제로 기관차를 제외하고 객차만 실린다고 한다. 이런 운반 수단을 통해 내륙에서 하이난까지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또한 고속철의 나라답게 하이난에도 고속철도가 있다. 하이커우에서 최남단 산야까지 일주하는 코스다. 그렇지만 아직 내륙과 고속철이 연결되지는 않았다. 현재 건설 중인 하이난 대교가 완공되면 내륙에서 하이난까지 고속철로 단번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이커우에도 급격하게 차량이 늘어 교통체증이 심하다  어김없이 불고 있는 부동산 광풍하이난에는 논과 밭 그리고 각종 농장이 많다. 날씨로 보아 아무거나 잘 자랄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벼농사는 2모작이 기본이고 3모작은 선택이라고 한다. 중국 어딜 가나 비슷한 건설 바람은 하이커우 역시 마찬가지다. 이용하는 택시 기사마다 이곳에 집을 사라고 권유한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부동산을 많이 사들였다. 특히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 하이난이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은 겨울을 하이난에서 지내고 봄이 되면 북쪽으로 날아간다. 우리가 흔히 말하던 ‘강남 가는 제비’에서 강남이 바로 하이난이다. 러시아인들의 꿈도 추운 겨울은 따뜻한 하이난에서 지내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4계절 내내 꽃이 핀다. 겨울임을 잊고 지낼 수 있는 환상적인 섬이다. 다만 겨울에 피는 꽃들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한 색을 띠고 있다.하이커우에도 개발 붐이 불어 고층 건물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하이난에는 사계절 꽃이 핀다택시 기사가 부동산을 사라고 한 것이 결코 과장은 아닌 것이, 섬 어딜 가나 광고판이 걸려있다. 마치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는 듯하다. 예전 우리나라 제주도의 모습과 비슷하다. 중국도 부동산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경기를 부양한다고 4조위엔(660조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을 풀었다. 이런 유동성 자금이 산업 쪽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 아니고 부동산으로 몰려 집값만 잔뜩 올려놓았다. 최근 미국과의 무역 전쟁 때문에 내수를 진작시키려 또다시 자금을 푼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부동산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 얼마 전에 중국에 비어있는 아파트가 5백만 채라는 보도가 있었다. 대부분의 아파트 구매자가 계약금 10%만 내고 잔액은 대출을 받아서 샀기 때문에 거품이 꺼지면 언제 파산을 할지 모르는 위험한 시한폭탄인 셈이다. 만약 경제가 위축되기라도 하면 부동산 폭락으로 깡통 아파트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아름다운 백사장과 야자수의 이국적인 풍경하이커우에 펼쳐진 기다란 백사장과 아름다운 해변의 풍광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특히 야자수로 조성된 거리의 가로수는 이곳이 열대지방임을 인식하게 한다. 가로수에 달린 튼실한 야자가 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 듯하다. 중국인이 먹는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 열대 과일 대부분은 이곳 출신이다. 하이커우는 끝없이 펼쳐진 평탄한 구조라 골프장 만들기에도 유리한 조건이다. 한국의 골프광들이 겨울에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바로 하이난이다. 특히 추운 날씨 때문에 골프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골프 패키지여행이 인기가 높다.  끝없이 펼쳐진 바나나 농장, 하이난은 열대과일 생산지다싼야의 열대성 기후는 한겨울에도 수영을 할 수 있다하이커우의 인구는 2백만 명. 그래서 지하철까지는 필요 없지만 최근 차가 엄청나게 늘어나 도심은 교통 체증이 심하다. 시내를 돌아다닐 때는 버스가 가장 편하다. 버스 요금은 1위엔이라 항상 잔돈을 넉넉히 준비해 놓아야 한다. 거리는 출, 퇴근 시간에 너무 많은 오토바이가 몰려 혼잡하기가 짝이 없다. 좁은 공간을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가슴이 철렁한다. 인도에는 수많은 공용 자전거가 진을 치고 있다. 세계에서 공용 자전거가 제일 발달한 중국이다. 아무 곳에서나 탈 수 있고 아무 곳에나 세워둘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다. 공용 자전거가 시작될 때는 3일에 한 업체가 생겨 날 정도로 수많은 기업이 경쟁을 벌였다. 현재는 모바이크, 헬로우 바이크, 오포 등 3개 업체가 전국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알리바바와 위쳇의 텐센트가 공유 자전거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여기서 모인 자료를 자율운전 자동차산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공용 자전거에는 QR 코드와 함께 GPS가 내장되어 있다. 이런 정보를 통해 자전거 이용자들이 어떻게 이동을 하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저렴하고 편리해서 나도 자주 이용하는데, 택시를 타기에도 걷기도 어정쩡한 경우에 좋은 대안이다. 하이커우에서도 자주 공용 자전거를 탔다. 내가 세우고 싶은 곳 아무 데나 정차해서 사진도 찍고 볼일도 볼 수 있어 아주 유용하다. 하이난 하이커우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모두 하이마란 브랜드다휴대폰 날치기 때문에 맞은 위기오토바이가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은 아슬아슬하기도 하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길에 서 있으면 자연스럽게 와서 "어디 가느냐?"며 묻는다. 일종의 공유 오토바이 서비스다. 심지어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다가도 이용할 손님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세운다. 참 재미있는 동네란 생각을 하던 중에 휴대폰을 날치당당했다. 포구가 바라보이는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데 뒤에서 오토바이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길거리 대부분이 전기 오토바이였는데 일반 오토바이 배기 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옆구리를 쳤다. “억”하는 소리가 절로 나며 중심을 잃는 순간에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이 없어졌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해서 어떤 상황인지를 몰랐다. 휴대폰이 없어졌음을 알아 차렸을 때에는 오토바이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여행 중 휴대폰 분실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다. 한동안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잠시 후에야 나의 모든 정보가 사라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일단 아무한테도 전화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필요한 번호를 기억해 두었지만 요즘에야 휴대폰이 알아서 저장해 주니 그럴 필요가 없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결제를 위챗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 금액도 휴대폰에 들어있는 셈이다. 위쳇으로 결제를 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지만 상점 계산대에서 사용하는 기계는 QR코드를 스캔만 하면 비밀번호 없이 결제된다. 마음이 급해졌다. 내가 사용하는 휴대폰은 중국통신이다. 물어물어 중국통신을 찾았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내 휴대폰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다. 다른 성에서 발급된 휴대폰 카드는 이곳에서 알 수 없다고 한다. IT 강국이라는 중국인데 좀 황당하다. 그러니까 하이난성에서는 분실신고도, 카드 재발급도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우 사무실 직원의 전화번호를 겨우 기억해 내서 분실신고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은행을 돌아다니며 위챗과 연계된 통장의 잔액을 카드로 모두 찾았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새로 사야 했다. 하이난에 머물면서 임시로 사용할 휴대폰이다. 하이커우에서 산야(三亚:삼아)로 넘어가는 고속열차표와 호텔 예약, 하이난에서 항저우로 가는 비행기 표가 모두 휴대폰에 담겨 있었다. 휴대폰 없이는 꼼짝할 수가 없는 구조다. 잃어버린 휴대폰의 카드는 이우로 돌아가서 새로 발급받아야 한다. 예정에서 축소된 여행 일정모든 수습을 끝내고 나니 밤 9시다. 그나마 중국 통신이 밤 10시에 문을 닫는 점이 천만다행이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무척 속이 상했지만 다치지 않고 또 여권이나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여권이나 지갑을 분실하면 언제 해결이 될지 모를 일이다. 휴대폰은 아니지만 이런 유사한 경우를 예전에도 한 번 당했다. 동관(东莞)에서 광저우로 가는 버스 안에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소매치기가 뒷주머니에 든 지갑에서 돈을 빼 갔다. 지갑은 빼지 않은 상태에서 지갑 안에 든 돈을 빼갔으니 마술 같은 솜씨라 아니할 수 없다. 버스에서 내려서 걷다 보니 뒷주머니가 덜렁거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갑을 만져보니 그대로 있었다. 그런데 지갑에 칼자국이 나 있었고 지갑 안에 돈이 대부분 빠져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바지 주머니를 칼로 도려낸 후 지갑에 있는 돈을 핀셋을 이용해서 빼 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아무튼 그 놀라운 솜씨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있다.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여행 일정에 막대한 차질이 생겼지만 예정대로 하이난의 남부 도시인 산야까지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만 원래 산야에서 2박을 하려 했던 일정을 하루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하이커우에 대한 인상이 좋았는데 휴대폰을 잃어버리니 그런 기분이 싹 사라졌다. 겨울에도 한여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하이난의 특징이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하이난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 생각했던 나의 판단 착오였다. 오토바이가 많은 곳에서는 항상 조심해야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이커우에서 산야까지는 고속철도로 이동을 하는 것이 편리하다. 중국의 고속철은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티에(고철:高铁) 그리고 200km 내외로 달리는 똥처(동차:动车)로 구분된다. 하이난을 일주하는 고속철은 후자다. 하이난의 고속철은 인구가 그리 많지 않아 경제성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중국은 사통팔달로 고속철을 건설하고 있다. 하이난의 고속철은 섬을 한 바퀴 도는 구조인데, 하이커우에서 산야까지 320Km로 고속철로 2시간 반이 걸린다.산야역은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역이다 하이난에도 고속철이 건설되어 있다. 하이난 섬을 한바퀴 도는 노선이다  하이커우가 봄이라면 산야는 여름 하이커우는 산 하나 보이지 않는 대평원이다. 그렇지만 남부로 내려오면서 산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난다. 그러다 보니 수없이 많은 터널이 이어진다. 기찻길 옆으로 보이는 농장에는 바나나와 야자수, 파인애플이 줄지어 서 있다. 한쪽에서는 석유 시추 기계가 돌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이난 인근에는 석유를 캐내는 광구가 많다. 풍부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하이난은 중국에서 지정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은 절대적으로 남중국해를 포기할 수 없다.  산야의 꽃들은 겨울에도 강렬한 빛을 띈다산야(三亚)에 도착하니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산야는 하이커우에 이은 하이난 2번째 도시다. 인구는 60만. 같은 하이난에 속하면서도 하이커우는 아열대, 산야는 열대성 기후다. 산야의 온도가 하이커우보다 평균 8℃ 정도 더 높다. 하이커우가 봄이라면 산야는 한여름이다. 하이커우에서는 봄옷을 입고 있었지만 산야에 오니 모두 반소매 차림이다. 하이난섬 중간에 자리 잡은 산들로 인해 양쪽의 기후가 달라진다고 한다. 섬 중앙에 자리 잡은 제일 높은 산은 1,867m의 우지산(五指山) 산이다. 같은 섬이라고 하지만 하이커우와 산야는 300km가 떨어져 있다. 그래선지 산야의 분위기는 하이커우와 또 다르다. 산야역에 내리니 한여름의 무더위가 느껴진다. 햇볕이 무척 따가워  금방이라도 살이 탈 것 같은 느낌이다. 눈이 부셔 선글라스부터 찾았다. 산야역에는 베이징으로 가는 기차가 서 있다. 여기서 베이징까지는 2,896km로 37시간이 걸린다. 산야에서 하이커우까지는 기찻길로, 바다를 건널 때에는 배로 운반이 된다. 그리고 보니 산야는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역이다. 하이커우의 꽃은 색이 바랜 것처럼 칙칙했지만 산야의 꽃은 강렬한 색이 화려했다.   한겨울 해변에서 해수욕 즐기는 별천지이곳은 하이커우보다 훨씬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이 도시 전체를 휘감고 있다. 백사장에는 제철을 맞은 듯 많은 사람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한 겨울 추위에 시달리다 온 이방인의 눈에는 완전히 별천지다. 하이난을 중국의 하와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산야를 두고 한 말이다. 해변가에는 수많은 호텔과 고급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이 과연 중국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리조트 건물이 건설 중에 있다. 이곳에서도 만나는 사람마다 집을 사라는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외지인들이 땅을 구매하면서 땅값도 많이 올랐을 것이다. 이곳에서 많은 러시아인을 만날 수 있었는데, 하이난이 러시아와 독일 등 많은 유럽 국가사람들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국인 역시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다.  고급 호텔과 리조트가 몰려있다 산야에는 멋진 해변이 많다. 일 년 내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야롱베이, 산야만 등 길고 아름다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또한 여행객을 위해 엄청나게 큰 면세점을 만들어 놓았다. 무척 친절한 여행 안내소에서는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 통역기를 들고나온다. 내가 중국말을 해도 막무가내다. 이곳에서 가볼 만 한 곳을 알려 주었다. 중국 최대 규모라는 산야의 면세점은 완전히 별천지다. 웅장한 건물에 세계의 명품을 모두 모아 놓았다. 그렇지만 면세점보다는 아름다운 해변을 제대로 즐기는데 묘미가 있다. 그것도 한겨울에 바다에서 수영할 수 있으니 참으로 매력적이다. 해변에 늘어선 야자수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중국 북방이 영하 20℃가 넘는 혹한이 몰아치는 시기에 이곳에서는 해수욕을 즐기고 있으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든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 오는 곳이라 그런지 혼자 지내기에는 참으로 따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에서 반주기에 맞춰 노래를 하는 모습이 여유가 있어 보인다  산야는 중국에서 가장 청명하고 푸르름이 빛나는 곳이다편의 시설 늘어나는 만큼 매력도 잃어가산야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현지 태생이라고 한다. 그는 표준말, 하이난 말, 산야 말, 고향 말 등 4개 말을 한다. 보통 중국인들은 표준어 외에 출신 지역 말을 한다. 중국에선 차를 타고 한 시간만 가면 말이 달라진다. 광동 사람들의 경우 고향 말, 광동 말, 보통 말(표준어)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중국 사람들의 언어 구사 능력은 대단하다.택시 영업은 예전에 수입이 괜찮았지만 요즘엔 자가용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별로라고 한다. 또한 공유 자동차인 띠디추싱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중국에는 띠디추싱(滴滴出行)에 종사하는 개인 운전자가 500만 명이 넘는다. 띠디추싱 운전자에 의한 강간 및 살인사건이 몇 번 있어 잠시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아직도 그 인기는 사그러지지 않았다. 하이난에는 11월부터 3월까지 가장 많은 관광객이 온다고 한다. 멋진 리조트 앞에서 나이 지긋한 노인을 만났다. 리조트 주변을 감싸고 있는 꽃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발음이 정확하다. 북방 사람이 틀림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베이징에서 왔다고 한다. 베이징은 공기가 안 좋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 이곳에서 3개월 정도를 지내다 돌아간다고 한다.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한 노인이 옆에서 거드는데 그 역시 베이징에서 왔다며 반가워했다. 베이징의 돈 많은 부자라면 하이난에 별장 하나씩 사놓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니 하이난에도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늘어서 편리하다고 한다. 예전에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숙박시설도 그리 많지 않아서 불편했었다고. 그렇지만 지속적인 개발로 자연환경이 훼손되면서 하이난이 지니고 있던 매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우리의 제주도와 똑같은 현상이 하이난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글 사진 양인환
산사의 가을은 익어간다 백양사, 만추에 물들다 2019-02-13
산사의 가을은 익어간다백양사, 만추에 물들다전라남도 장성에는 가을 절경 아름답기로 소문난 백양사가 있다. 붉고 노란 잎이 화려한 가을의 국립공원. 산사가 품은 호수 위에는 시리도록 푸른 가을의 하늘빛과 만추가 가득 담겨있다.흔히 가을을 두고 쓸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노랗고 빨간 옷으로 갈아입은 내장산 국립공원은 가을에 가장 화려한 빛깔을 자랑한다. 백양사는 단풍의 절경과 산사의 아름다움이 함께 어우러진 대표적인 단풍놀이 관광명소. 백두대간이 남으로 치달려와 남원 일대를 거쳐 장성 지역으로 뻗어 내려온 노령산맥 백암산 자락에 자리한다. 백양사 입구의 호수. 그 뒤로 백암산 학봉이 손에 닿을 듯 보인다호남불교의 요람, 백양사백양사는 백제 무왕 32년(서기 632년)에 승려 여환이 창건한 고찰이다. 원래는 백암사로 불렸으나, 조선 선조 7년(서기 1574)에 환양선사(喚羊禪師)가 백양사(白羊寺)로 이름을 고쳤다. 전설에 따르면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하는데 법회 3일째 되던 날 하얀 양이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법회가 끝난 7일째 밤,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 “저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축생의 몸을 받았는데 이제 스님의 설법을 듣고 업장 소멸하여 다시 천국으로 환생하여 가게 되었다”고 절을 하였다. 이튿날 영천암 아래에 흰 양이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백양사라 절 이름을 고치게 되었다고 한다.예로부터 훌륭한 선지식인 큰스님이 끊이지 않았으며, 백양사 총림선원인 운문암은 으뜸가는 참선 도량이자 ‘남운문 북마하’라 불릴 정도로 남한에서는 최고의 선방(스님이 수량하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백암산 학봉 아래 위치한 약사암은 도량을 이루는 기도처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산 내 암자로 물외암, 금강대, 청량원, 비구니 선원인 천진암, 기도 도량이 영험한 영천굴, 계곡과 산수의 절경이 빼어난 청류암과 홍련암이 자리한다.장성군은 ‘곶감의 고장’이다. 백양사 주변에 위치한 북하면과 북이면에서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대봉 곶감이 많이 생산된다백양사는 1400년 동안이나 민중의 고난을 함께해 왔다. 임진란, 정유재란, 갑오개혁은 물론, 암울했던 일제시대에도 불교 법통을 이어온 고승 대덕 스님들이 상주 수행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수행 근본도량으로 자리 잡았다. 이밖에도 이곳의 정관스님은 맛깔난 사찰음식으로 유명하다. 그 유명세가 해외로까지 전해지며 미국 TV 프로그램과 넷플릭스 음식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하였고 베를린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하였다. 절의 생활양식과 참선의 정신을 본받을 수 있는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 참여하는 비용은 1박 2일 기준 15만원이다.천연염색에 물든 보작고 색이 고운 아기단풍백양사 단풍은 여느 지역의 단풍보다 잎이 작고 색이 고와 ‘아기단풍’으로 불린다. 붉고 노란 단풍이 산 전체를 물들인 가운데 푸른 가을 하늘과 백암산 정상, 백학봉이 만나 장관을 이룬다. 특히 맑은 연못 위에 그림처럼 서 있는 쌍계루는 고려 충절 정몽주가 단풍 아래에서 임금을 그리는 애틋한 시를 썼던 곳이다. 또한 많은 문인들도 이곳 정취에 취해 예술혼을 발휘했다. 현재는 그 빼어난 절경 덕분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진가들의 단골 피사체가 되었다. 노랗고 빨간 단풍이 백양사를 감싼다장성군은 매년 백암산과 백양사 일원에서 ‘장성 백양단풍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22번째인 이 축제는 단풍 절정기에 맞춰 11월 2일부터 11일까지 총 10일간 열렸다. 올해 방문한 내방객은 아름다운 국립공원과 백양사의 단풍을 즐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공연도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 백양사 입구부터 쌍계루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통기타 공연, 국악, 클래식, 팝페라, 버스킹, 포크 콘서트 등 장르가 다른 여러 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아울러 천연비누 만들기, 전통등 만들기, 천연염색, 곶감 만들기 등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단풍이 절경일 때에는 전국각지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특히 주말에는 아침 일찍부터 백양사로 향하는 자동차 행렬이 톨게이트 입구부터 길게 늘어선다. 따라서 최소 오전 8시 이전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출발해야 길에서 고생하지 않는다. 만약 도로가 정체되어 있다면, 굳이 백양사까지 가려 하지 말고 내장호 근처에 마련된 주차장을 이용하자. 여기서 내장사 입구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이곳은 주차비도 받지 않는다.쌍계루의 절경과 호수 위로 반사된 가을 풍경단풍 사진을 찍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주소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백양로 1239전화 061-392-7502입장료 성인 3,000원, 30명이상 단체 3,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000원무료입장 대상 장성군민, 국가유공자와 배우자, 군인, 65세이상 노인주차요금 경차 2,000원, 승용차 5,000원, 대형버스 7,500원, 중형버스 5,500원, 화물차 4,000원단풍놀이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 그랜드 C4 피카소 이번 여행의 동반자는 시트로엥의 소형 미니밴, 그랜드 C4 피카소다. 기자가 이 차를 선택한 이유는 윈드실드와 파노라믹 루프가 결합한 시원한 개방감 때문이다. 그 어느 차와도 비교할 수 없는 넓은 유리를 통해 가을 햇살과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3열 7인승 실내는 서울에서 장성까지 성인 남자 여섯이 함께했건만, 누구 하나 불편하지 않고 쾌적했다. 또한 여러 명을 태우고도 1리터당 평균 연비 15km를 기록한 2.0L 디젤의 높은 효율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기자가 시승한 그랜드 C4 피카소 2.0L 모델은 차선이탈 경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추돌경보를 포함한 ADAS를 탑재했다. 가족의 안전을 살뜰히 챙기는 아빠의 필수품으로서 이번 여행에서도 운전에 따른 피로를 줄이는데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역시 그랜드 C4 피카소는 장거리 여행에도 빛나는 유러피언 미니밴이다.  윈드실드와 지붕을 통해 가을 햇살과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그랜드 C4 피카소글, 사진 이인주 기자
총 2,052km, 아이슬란드 횡단기 2019-02-11
총 2,052km, 아이슬란드 횡단기“나 아이슬란드 가려고.” “거긴 왜 또 가?” “…그냥.” 갈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겠거니 했던 그곳은 어느덧 네 번째가 되었고, 가장 친숙한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언제나처럼 여행을 마치며 언제 여길 다시 올 수 있을까 했지만, 언젠간 아이슬란드의 한 숙소에서 이 글을 꺼내 읽으며 회상하고 있을 날이 오리라 확신한다.대학 생활 대미를 장식하는 졸업전시회가 끝나고,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이젠 길게 여행 갈 시간은 없을 거야. 내 대학 생활을 마무리할 최고의 장소가 필요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사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신이 지구를 만들 때 시험 삼아 만들었다는, 바로 그 아이슬란드다. 2015년 첫 여행 이후 두 번을 더 다녀왔음에도 어쨌든 아이슬란드여야만 했다. 좋은 기억만 가득한 곳에서 마침표를 찍고 싶었으니까.내가 빌린 자동차는 어디에?렌터카 회사에 도착해 300만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내자마자 들은 한 마디. “자동 변속 자동차가 한 대도 없어요. 내일 아침에 다시 오면 차를 드릴게요.” 아프리카에서도 온갖 고초를 겪으며 여행했었지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려 아이슬란드에서! 지금까지 겪었던 아이슬란드와는 전혀 다른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억울한 마음에 계속 따지자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수동 변속 자동차를 제안한다. 머리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여기서 수동을 받으면 보통 오토가 더 비싸니까, 차액을 날로 먹겠다는 거 아닌가. 이건 상도덕과 자존심 문제다. 완강히 거부하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압박하자 직원들끼리 몇 마디를 나누더니 이내 차를 주겠단다. 방금까지 차가 없다더니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 그냥 있단다. 잠시 후 온갖 화산재와 흙탕물을 뒤집어쓴 회색 레니게이드가 등장했다. 타이어 공기압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등도 들어와 있었다. 아무래도 준비가 안 된 차를 준 것 같다.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이미 두 시간이나 지체되었고, 비바람에 차 상태를 확인하느라 외관 사진만 후다닥 찍고 그 지옥 같은 장소를 떠났다. 그렇게 새벽 세 시, 첫 숙소에 체크인 했다.기록을 위한 액션캠레니게이드, 생각보다 별로잖아?여행을 떠나기 전 자동차 업계에 몸담은 선배에게 레니게이드는 어떤 차인지 물어봤다. 잠시 생각하던 선배는 ‘덜덜덜, 타보면 안다’고 말해주었고, 시동을 걸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 설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보다 더 적절한 수식어는 없었다. 차량용 햇빛 가리개는 너무 짧아 남은 틈 사이로 자외선을 선사하고, 좌우 색과 모양이 다른 테일램프는 날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운전하는 내내 자갈 밟는 소리와 엔진 소리, 떨리는 의자의 삼박자가 피로감을 더했다. 지프에 대한 로망은 산산 조각나고 말았다. 지난해 1월에 탔던 포드 쿠가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우리는 지프를 타고 아이슬란드의 링로드(아이슬란드를 한 바퀴 크게 도는 1번 국도) 여정을 시작했다.   검은 모래 해변 레이니스피아라‛꽃보다 청춘’이 방문했던 굴포스편도 1차로로 이루어진 1번국도회색빛 나라수도인 레이캬비크를 지나 골든서클을 둘러보고, 남부의 스코가포스(포스란 아이슬란드어로 폭포라는 뜻)로 향하는 길이다. 하늘을 보니 여전히 먹구름이다. ‘나아지겠지’하는 순간 하늘에 구멍이 뚫리더니 한 치 앞도 안 보일 만큼 비가 쏟아진다. 하지만 기다리면 된다. 그렇게 5분 정도 지났을까, 다시 맑은 구름이 우리를 반긴다. 저 멀리 지평선을 보니 비가 내리는 구역이 명확하게 보인다. 이게 바로 아이슬란드다. 날씨가 맑다가도 조금만 지나면 구름이 몰려오고, 폭우가 퍼붓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이 걷힌다. 이 모든 일이 단 10분 만에 일어난다. 온몸이 젖을 각오로 차로 달려가면 차 문을 여는 순간 비는 그친다. 스코가포스 공터에 차를 대고 뷰포인트까지 계단을 올랐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계단을 올라가 가쁜 숨을 내쉬며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바로 포인트다. 끝없는 지평선과 평야는 하늘이 만든 회색 커튼과 때때로 보여주는 푸른빛에 둘러싸여 시시각각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하늘에 작은 구멍이 뚫리고 폭포에 무지개가 생기는 바로 그 순간 여기는 다른 나라, 아니 다른 행성이다. 스코가포스에는 바이킹이 폭포 뒤에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전설이 있다. 어떤 게 숨겨져 있을지는 모르지만 굳이 그 보물을 찾아 애쓸 필요는 없겠다. 먹구름이 이렇게 기대되는 여행이 또 있을까? 그러니 만약 아이슬란드 여행 날씨 예보가 회색빛일지라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떠나라. 하늘을 덮은 먹구름과 그 사이로 보이는 맑은 하늘이 뒤섞여 지금껏 보지 못한 회색 풍경을 보여줄 테다.스코가포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스코가포스를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ICE’LAND스코가포스를 지나 비크라는 작은 마을에서 하루를 묵고, 동쪽으로 140km를 더 달리다 보면 드디어 링로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스카프타펠이 나온다. 무언가 익숙한 분위기라고? 그렇다면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려보자. 바로 만박사가 홀로 억겁의 시간을 보냈던 그곳이다. 여기서는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내에 있는 바트나요쿨 빙하를 하이킹할 수 있는데, 곳곳에 위치한 크레바스와 안전상 문제로 반드시 가이드와 함께 가야 한다. 빙하를 바라볼수 있는 스비나펠스요쿨인터스텔라의 촬영지인 스카프타펠 집결지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모여 설명을 듣고 장비를 지급받는다. 트래킹을 시작하면 검은 화산재와 함께 긴 시간 잠들어 있던 푸른 빙하가 펼쳐진다. 이 외에도 ‘아이슬’랜드라는 명성에 걸맞은 곳이 또 있다. 호수에 빙하가 떠내려 오는 요쿨살론과 바다가 합쳐지는 다이아몬드 비치다. 요쿨살론에는 푸른 빙하가, 맞은편 다이아몬드 비치에는 바다에서 다시 육지로 떠내려 온 작은 빙하들이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누군가에게는 장노출 사진을 찍을 최고의 장소이자 깊은 생각에 잠겨있을 장소이면서,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자연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에게 영감과 경험을 주니, 참으로 ‘다이아몬드’ 비치라는 이름이 걸맞지 아니할 수 없다. 화합의 장동부 세이디스 피요르드를 지나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데티포스로 향한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외계인이 검은 액체를 마시고 분해됐던 바로 그 폭포다. 경치를 감상하며 산 넘고 물 건너다보니 어느덧 주행거리는 700km를 돌파했다. 도로 상황을 보여주는 앱을 켜보니 데티포스로 향하는 한쪽 길은 통제 되었고, 다른 길은 열려있지만 미끄럽다는 표시가 뜬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은 혹독하다. 겨울은 특히 그렇다. 강풍으로 하나밖에 없는 1번 국도가 통제되는가 하면, 내륙 지방은 눈이 오는 10월 초면 통행이 금지된다. 대부분 사람은 무사히 여행을 마치지만 어떤 사람은 사고를 겪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차로 눈길을 지나다 미끄러져 구석에 처박히는 것이다. 평지일지라도 한번 빠지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견인차를 불러야 하는데, 한번 부르면 비용이 20~50만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비용을 내지 않고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다른 여행자의 도움을 받는 것. 1번 국도의 전경데티포스가 가까워졌을 무렵 여러 대의 차가 앞에 멈춰 서있었다. 추돌사고라고 생각했다. 비상등을 켜고 주위를 살폈는데 사람들이 한 군데에 모여 있었다. 사고가 났다. 그런데 추돌사고가 아니라, 한 차가 눈길에 빠져서 사람들은 그 차를 밀어주고 있었다. 심지어 운전석에 앉아 열심히 가속 페달을 밟던 여자는 차주가 아니었다. 십여 명의 사람들이 뒤에서 밀고 끌어준 덕에 차는 무사히 밖으로 나왔다. 생면부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몸을 기꺼이 내준다. 언어가 통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같은 감정을 공유하니까. 이윽고 차가 나오면 다 같이 한바탕 웃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 제 갈 길 간다. 유럽 최대의 폭포와 함께 지구 화합의 장을 보았다. 그 감동을 가슴에 안은 채 북부로 향했다.미끄러진 차를 도와주러 모인 여행자들. 이곳에서는 익숙한 광경이다무너진 동경그렇게 오늘의 목적지인 아퀴레이리를 향해 가다 풍광에 취해 차를 잠시 세우고 그 순간을 즐겼다. 그런데 차를 보니 뭔가 이상하다. 며칠 전 전조등 하나가 고장 났으나 나머지 하나로 달릴 수 있어 일단 여행을 계속했는데, 나머지 전조등까지 망가진 것이다! 아,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생겼다. 일단 무엇을 해야 하지? 정비소에 가야 한다. 정비소에 가려면, 그래. 렌트 업체에 연락하자! 그렇게 네 번의 통화 시도 끝에 긴급 지원부서와 연락이 닿았고, 미바튼이란 곳에 있는 정비소를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자로 주소를 받은 후 눈이 멀어버린 레니게이드와 함께 정비소로 향했다. 도착하니 커다란 창고형 정비소에 세 명의 아이슬란드인이 작업을 하고 있다. 들어가서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묻자 자기는 모르겠다고 그냥 기다리라고 한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다. 재차 들어가 언제쯤 가능한지 물었더니, 이번엔 화를 내며 나가 있으라고 윽박지른다. 그동안 만난 아이슬란드인은 전부 친절했기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빨리하라고 재촉한 것도 아니고, 언제쯤 가능한지 물어볼 수는 있지 않은가! 아이슬란드인에 대한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기 시작한다. 아이슬란드는 모든 것이 완벽한 내 꿈의 장소였기에 그 실망감은 더 컸다. 그렇게 30분을 더 기다려 정비공이 나오더니 보닛을 열고 전조등을 살핀다. 30초 정도 봤을까, 자기네 정비소에는 맞는 전구가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란다. 아니! 해가 짧아 돌아다닐 시간도 부족한데, 이 렌트 업체는 자기네 차를 어디서 정비할 수 있는지조차 파악이 안 된다는 말인가. 분노를 삭이며 상향등과 비상등을 이용해 주행을 시작했다. 속칭 긴급 지원부서는 다음 도시에서 갈수 있는 정비소를 알려주겠다며, 내일 다시 연락하라더니 퇴근해버렸다. 아이슬란드에 대한 동경이 또다시 무너지는 순간이었다.알고 먹어도 맛있고, 모르고 먹으면 더 맛있다그렇게 차를 달려 북부 제2의 도시 아퀴레이리에 도착했다. 삼면 이상이 바다인 나라에 가면 반드시 해산물을 먹어봐야 한다. 맛집으로 소개된 피시 앤 칩스 가게를 찾아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엄청난 튀김 냄새가 코를 강타한다. 마치 이 집은 맛집이 확실하다는 말을 코로 듣는 기분이랄까? 무엇을 시킬지 고르던 중 특이한 게 있어 설명을 보니, ‘크리스피 도리토스 코드’라는 게 아닌가. 도리토스가 내가 아는 그 도리토스일 줄은 꿈에도 몰랐고, 일단 신기한 메뉴가 있으니 시켜보기로 한다. 십여 분 후, 아주 크고 두꺼운 피시 앤 칩스가 나왔다. 마치 그 두께가 스테이크만큼 두툼하고 살이 부드러워 한 입을 베어 무니 마치 고기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더라. 필자가 시킨 음식은 겉보기에는 마치 돈가스처럼 생겼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게 치킨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맛있었다. 한참을 먹다가 이 고소함과 바삭함의 근원이 궁금해 동행에게 물어봤는데, 겉면을 감싼 조각이 도리토스란다. 응? 도리토스? 내가 아는 그 과자 도리토스? 그렇다. 내가 도리토스 같은 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고 일부로 말을 안 했다고 한다. 과자랑 생선을 함께 튀기다니. 찰나의 침묵이 흐른다. 그제야 입안에 도리토스 냄새가 난다. 아, 원효대사가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보았을 때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회픈에서 맛본 랑구스틴고소하고 바삭한 피시 앤 칩스의 비결은 겉을 감싼 도리토스 과자였다역시 아이슬란드 다음 날 아침, 가득한 먹구름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나를 맞이한다. 먼지 한 톨 없는 맑은 공기를 원 없이 들이켠 후 다시 정비소를 찾아 떠난다. 정비소는 10시에 연다고 했고 짧은 거리에 있어 마음 편히 출발했으나, 역시 우리의 렌트 업체는 또다시 내 여행에 흠집을 냈다. 10시에 연다는 업체는 11시가 되어도 열지 않았고, 커피를 마시며 차 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0분을 더 기다렸더니 안에서 사람이 나왔다. 아무리 봐도 직원이라기보단 손님 같았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다가갔다. “혹시 여기서 일하세요?”, “아니요. 혹시 도움 필요한가요? 그럼 따라오세요.” 아, 이유는 없지만 한줄기 따스한 빛이 내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것 같다. 건물 뒤편으로 들어가니 한 남자가 우리를 멀뚱히 바라본다. 둘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차를 가지고 들어오란다. 빙고! 들어가며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니 12시에 오픈한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지금은 열한 시 반이다. 기쁘면서 화가 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지금이 바로 그때다. 문 앞까지 다가가자 그는 나를 차에서 내리게 하더니, 내 운전을 못 믿겠다며 직접 차를 가지고 정비소 안으로 들어간다. 내리면서 농담이라며 너스레를 떠는데 아마 그보다 더 편안한 농담은 세상에 없을 거다. 보닛을 열고 전구를 간다. 이 모든 작업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작업은 금방 끝났지만, 우리는 친구가 되었고 많은 여행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키우는 개와 함께 뛰놀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이별의 악수와 함께 자리를 뜨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잃어버렸던 아이슬란드에 대한 내 감정은 그새를 못 참고 다시 활짝 만개했다. ‘그래, 역시 아이슬란드야.’오로라, 제발 내게로 오라 산 넘고 물 건너 링로드 한 바퀴가 어느덧 끝나간다.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다시 도착할 때까지 불행히도, 오로라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구름 앱을 켠다. 보아하니, 일부 지역에 구름이 별로 없고 오로라 지수도 꽤 높았다. 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는 오로라가 필요했다. 기대와 불안을 안고 그로타 등대에 해가 지기 전에 도착했다. 날이 어둑해지자 신의 커튼, 오로라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씩만 일정을 미뤘어도 매일 오로라를 봤을 텐데. 떠나온 날 그 지역에 엄청난 오로라가 떴다는 이야기를 9일 동안 들었으니 마음속에 얼마나 맺혔겠는가. 그래서 더 간절하고 더 아름다웠다. 할그림스키르캬에서 내려다 본  레이캬비크오로라를 보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아이슬란드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경악할만한 구름의 양 덕분에 난이도는 몇 배로 올라간다. 역대 최고의 오로라가 뜬 날에 동부에선 구름에 가려서 못 보고, 남부에선 인생에 남을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구름 없는 지역을 찾아 이동하는 게 중요하다. 한참을 달려 구름 없는 지역에 도달하고, 하늘에서 초록빛 커튼을 펄럭이는 순간 인생에 다시없을 황홀함을 맛보게 된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소리를 지르거나, 또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 순간을 음미한다. 혹시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보지 못했더라도 너무 슬퍼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당신이 아이슬란드를 다시 찾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으니까. 글 사진 한상혁(여행가)
안개와 훠궈의 도시 충칭(重庆) 2019-01-23
안개와 훠궈의 도시 충칭(重庆)안개와 더위로 유명한 충칭은 오래전부터 서남 물류의 중심지였다. 습기가 많고 무더운 날씨 때문에 매운 음식이 일찍부터 발달해 왔고, 훠궈는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평소 매운 것을 좋아함에도 입에 대기조차 힘들 정도로 지독하게 매웠다. 기차가 충칭에 들어서자 도도히 흐르는 장강이 홀연히 모습을 드러낸다. 비가 내린 직후라 그런지 장강은 완전 흙탕물 천지지만 그 양쪽으로 고층 건물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충칭은 그동안 내가 상상해 왔던 지저분하고 허접한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안개가 많고 무더운 충칭의 날씨사람의 선입견이라는 게 참 무섭다. 충칭하면 중국에서도 가장 낙후되고 못사는 지역이라고 그동안 믿고 있었다. 지금까지 접했던 사진 속의 충칭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낡고 허름한 주택들, 그 앞에서 초췌한 표정으로 햇볕을 쬐고 있는 중국인들이 전부였다. 그런 충칭을 상상하고 있던 나에게 높은 최신식 건물은 충격이었다. 첫인상은 어느 도시보다 활기차고 역동적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고층건물과 도심을 가로 지르는 수많은 차량들, 활기차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곳이 중국에서 가장 큰 도시임을 자각하게 된다. 충칭은 쓰촨성 청두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예전부터 내륙에서 쓰촨성으로 들어가는 물건은 장강을 통해 충칭으로 운반되었다. 워낙 큰 땅인데다 높은 산들이 가로막고 있어 육로 운송이 수월치 않았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2천 년 전부터 수로를 이용한 뱃길을 열었다. 우리가 잘 아는 베이징~항저우 운하도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장강은 중국 서남의 물류 중심지였다.    도도하게 흐르는 장강은 완전히 흙탕물이다.충칭의시립 극장. 미려한 건축미를 자랑한다베이징은 봄이 화려하고 상하이는 야경이 일품이다. 반면 충칭은 안개의 도시로 불린다. 강을 끼고 있어 이런 현상이 자주 벌어진다. 덕분에 일 년 중 하늘이 쨍한 날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선지 충칭 사람들은 피부가 백옥처럼 하얗다고 소문이 나있다. 그런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내가 머무는 나흘 내내 비가 내렸다. 게다가 안개까지 도심을 덮어 주변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충칭은 구릉 위에 형성된 도시다. 얼릉 공원에 오르면 도심 전체를 관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오전에 어렵게 택시를 잡아타고 공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짙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무더위로도 유명하다. 한 여름에는 섭씨 40℃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중국에서 덥기로 유명한 지역으로 난징, 우한, 충칭을 꼽는다. 모두 장강을 끼고 있는 도시다. 게다가 습도까지 높아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높은 습도는 겨울까지 이어진다. 습도가 높은 겨울은 견디기 힘들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축축하고 차가운 공기가 뼛속까지 없이 스며든다. 그래서인지 충칭 사람들은 훠궈를 자주 먹었다. 충칭은 훠궈(火锅:샤브 샤브)의 도시라고 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지독하게 매운 충칭 훠궈는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지독하게 매운 본고장 훠궈를 맛보다충칭에서 훠궈가 발달한 이유는 습도 높은 날씨가 한몫 했다. 강렬하게 매운 음식은 추위를 가시게 하고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진짜 충칭 훠궈는 일반인이 먹기 어려울 정도로 맵다. 입안이 얼얼한 매운 맛은 중국 전역에 체인점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우에도 체인 식당이 많지만 이우 사람들에게는 너무 매운 맛이다. 그래서 이우 식당의 충칭 훠궈는 그다지 맵지 않게 개량되었다. 충칭 사람들은 매운 고추와 얼얼한 화조로 음식 맛을 낸다.훠궈는 일단 매워야 한다. 이렇게 지독하게 매운 맛으로 발전한 것은 고약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다. 부두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값싼 돼지고기를 끓여 먹으면서 발전한 음식이다 보니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매운 고추와 향료가 자연스럽게 추가 되었다. 여기에 입안을 얼얼하게 하는 화조(산초나무 열매)가 매력을 더한다.  충칭 훠궈의 매력은 맵고 얼얼한 맛이다.충칭에 왔으니 훠궈를 맛보아야 하는데 혼자다 보니 쉽지 않다. 우리네 부대찌개처럼 큰 냄비에다 이것저것 넣고 여럿이 함께 먹어야 제 맛인데 말이다. 혼자 다니려니 햄버거 아니면 국수밖에 먹을 것이 없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할 때 만난 젊은 남녀에게 저녁을 사겠으니 함께 훠궈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영영 먹을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상하이에서 온 젊은 남녀와 함께 호텔 인근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가게를 찾았다. 대기표가 35번째다. 중국도 맛 집이라고 소문이 나면 30~40분은 기본이다. 훠궈는 끓여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차례가 돌아오려면 꽤나 시간이 필요하니 그 동안 홍야동(洪崖洞)을 구경하기로 했다. 홍야동은 명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부두 거리다. 충칭의 지형은 거센 장강의 물이 깎아낸 구릉으로 형성되어 있다. 깎아지른 듯한 언덕에 만들어진 홍야동은 충칭의 지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홍야동에서는 야경을 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충칭의 야경이 화려하지만 특히 홍야동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그래선지 다리 위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이 멋진 야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다. 충칭에도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특히 7.8월에 가장 많다 케이블카는 장강을  건너 아파트 단지 사이를 지난다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을 내려간 후 다시 3개 층을 다른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내려가야 했다. 예로부터 많은 뱃사람들이 이곳에서 먹고 마시고 잠을 청했을 것이다. 당시의 흥청거리는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맛볼 수 있다. 화려한 겉모습의 이면에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뱃사람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맛본 충칭 훠궈는 정말 매웠다. 지독하게 매운 고추가 잔뜩 들어 있어 가까이 접근만 해도 재채기가 나올 지경이다. 나도 매운 것을 좋아하지만 입에 대기조차 어려웠다. 상하이에서 온 젊은 친구는 땀을 연신 훔쳐내고 혀를 달래가며 먹었다. 다 먹고 난 후에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고 온통 땀범벅이었다. 아마 밤에 제대로 잠을 자기 어려울 것이란 상상을 해본다. 충칭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 정도는 일상이란다. 이런 음식을 매일 먹는다니 위장에 철갑을 두른 것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는 훠궈 외에도 맛난 음식이 많다. 충칭에서 먹었던 자장면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맛이 좋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것은 충칭 소면이다.   명대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과 최신식 고층 건물들이 신구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홍야동택시 잡기 힘들만큼 사람이 넘치는 홍야동 홍야동은 충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보니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요즘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택시예약 앱 띠디따처(滴滴打车 또는 滴滴出行이라고도 부른다)로 검색을 해봐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이곳에는 헤이처(黑车)라 불리는 불법 영업차가 많다. 띠디따처로 운행 중이던 차들도 이곳에서는 헤이처로 변신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승객이 넘쳐나 부르는 게 값인데 띠디따처는 정해진 요금만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식 우버인 띠디따처는 5백만 명이 넘는 운전자가 등록되어 있다. 얼마 전 저장성에서는 운전기사에 의해 살인사건이 있었지만 인기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띠디따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지금까지 택시 기사의 횡포가 심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택시는 승차거부는 물론 바가지요금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띠디따처가 출현을 했을 때 모든 시민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정부에서 묵인하는 동안 택시 기사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만약 한국 같았으면 연일 파업을 하겠다고 거리로 나섰을 텐데 말이다. 띠디따처 때문에 택시 기사들의 수입은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친절해졌다. 충칭의 유명 관광지인 츠치코우(磁器口)에서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택시를 탔다. 충칭의 택시는 노란색 스즈키가 대부분이다. 택시 기사가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안녕하세요?”라며 반가워한다. 중국인들은 간단한 한국말을 할 정도로 한국말에 친숙하다. 중국의 젊은 여성은 “오빠”나 사랑해”란 단어를 거침없이 사용한다. 모두 한국 드라마에서 배운 것이다. 택시 기사 말로는 충칭 현대 자동차 공장 때문에 한국인이 꽤 많다고 한다. 충칭의 택시는 노란색의 스즈키다현대 자동차는 최근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해 새로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허가가 나지 않아 애태웠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몇 해 전만 해도 폭스바겐 다음으로 많은 차를 중국에서 팔았지만 사드 사태의 여파로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사실은 중국시장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더 큰 원인을 제공했다. 그동안 한국 차는 특징이 없는, 그렇고 그런 차로 평가받았다. 일본차는 고장이 없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다만 반일 감정 때문에 구입을 부담스러워 한다. 프리미엄카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가 대세다. 그동안 한국차는 독일 프리미엄카와 중국차 사이에서 선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차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디자인이 허접하고 고장이 잦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근래에 들어 품질과 디자인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가격 뿐 아니라 품질까지 따라주니 자연스레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중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SUV 인기가 높다.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제때 신차를 출시하지 못한 것이 현대에 악재로 작용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흔적을 찾다충칭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임시정부가 자리잡았던 곳이기도 하다. 1919년 일제의 압박을 피해 중국으로 피신한 독립투사들은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사는 투쟁과 고난의 역사다. 1921년 4월 윤봉길 의사는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폭탄 투척으로 시라카와 대장 등 일본 고위 관리들을 제거함으로서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임시정부는 일제의 압박을 피해 중국 전역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다. 1932년 항저우에서 짜싱으로 옮긴 후 전장, 난징, 창사, 광저우, 류저우를 거쳐 1940년 충칭으로 옮겨야 했다. 이렇게 많이 옮겨 다닌 이유는 당시 국민당의 중국이 너무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영국과의 아편 전쟁 이후 제국주의의 침략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해 여기 저기 찢기고 짓밟혔다. 일본에게는 더욱 더 처참하게 당했다. 1937년 중일전쟁에서의 패배로 국민당 정부는 일본군을 피해 계속 내륙으로 이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국민당 수도를 난징에서 충칭으로 옮기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함께 이동해야만 했다. 그래서 충칭은 나라 없는 설움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모진 세월을 견뎌야 했던 애국지사들의 한이 서려있는 땅이다. 충칭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자리하고 있다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임시정부 청사는 도로에 표지판이 있어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규모는 상하이나 항저우의 청사보다 훨씬 크다. 언덕 위에 5개의 건물로 지어진 청사를 보면 비록 임시이긴 하지만 외무와 국방 등 제대로 체계를 갖춘 조직으로 운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 광복군이 창설되어 정규군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뒷문은 언덕길로 연결되는 구조인데, 만약의 경우 탈출을 위한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해본다. 언덕에 오르니 이곳이 정상인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언덕이 나타난다. 충칭의 지형은 모두 이런 식이다. 임시정부 청사 뒤쪽으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허름한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본래 이 지역은 1990년 충칭시에서 도시 재개발을 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중국에 보존을 요청해 개발이 백지화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만약 당시의 계획대로 개발되었다면 임시정부 청사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길 건너편에는 특이한 성당 건물이 있는데 지금은 성당 겸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 성당 겸 호텔이라니, 정말 장사 수완이 뛰어난 중국인들이다.성당을 호텔로 개조해서 영업 중이다. 비단장사 왕서방의 후예답다곧 무너질 것 같은 아파트, 과연 사람이 살까 의심이 든다 중국에서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도시장강을 끼고 발전한 충칭의 진면목은 강 주변에도 나타난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높은 마천루 빌딩들은 충칭이 중국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특히 야경은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다. 장강을 건너는 케이블카를 타면 이런 충칭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런데 적어도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케이블카는 거침없이 흐르는 장강의 흙탕물을 가뿐하게 건너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른다. 아파트 사이를 지나는 케이블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면이 있다. 케이블카에서 아파트 거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거실에 있는 주민과 눈이 마주치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개발이 중요하다지만 케이블카 옆으로 아파트를 만들다니 기가 막히다. 그러고 보니 중국에서는 개인 사생활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충칭에는 높은 건물이 많지만 지금도 새 건물들이 계속 건설 중이다.충칭은 중국에서 가장 큰 도시다. 면적 8만2,400㎡로 직할시 중에서 가장 크고 인구 또한 중국 도시 중 가장 많은 3천만 명이다. 본래 충칭은 쓰촨성에 속했으나 1997년에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분리되었다. 2017년 말 쓰촨성 인구가 9,800만 명이니 충칭 인구를 더하면 1억2천만 명이나 되는 어마 어마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다. 중국 인구가 공식적으로 13억 5천만 명인데 1억이 넘는 성은 허난성과 광둥성 뿐이다. 지구상에서 인구 1억이 넘는 나라가 몇 안 되는데 중국엔 하나의 성 인구가 1억이 넘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엄청난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대중 교통이 중요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지하철이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니 당연히 충칭도 지하철이 잘 발달되어있다. 평지가 아니고 구릉지대이다 지하철역은 매우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출구까지 나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에스컬레이터를 갈아타야 한다. 어떤 역에서는 에스컬레이터를 6번 갈아타고 나온 적도 있다.  중국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충칭에도 고층 건물과 고급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2008년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중국도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풀었다. 이 중에는 생산을 위한 투자로 이어진 돈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동산 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집값만 오르고 빈 집은 엄청나게 많아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충칭 역시 빈 집이 넘쳐나지만 지금도 계속 새로운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다. 서민들이 사는 모습은 어느 곳이나 비슷하다이번에 갔을 때는 아파트형 호텔에 묵었다. 일부 업자들이 빈 아파트를 빌려 숙박업소로 활용하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 숙소 찾기가 쉽지 않다보니 비어있는 아파트를 호텔로 변경해 영업을 하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아파트 형 호텔에는 세탁기, 냉장고는 물론 주방시설까지 완비되어 있어 이용하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특히 가족 단위 투숙객이라면 직접 요리까지 해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런 아파트 형 호텔은 충칭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유행하고 있다.  글, 사진 양인환
요코하마 AVID Ascend GT 백년의 기술! 2019-01-02
YOKOHAMA AVID Ascend GT백년의 기술!백년의 기술이 한반도 땅을 누빈다.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 적합한 사계절 타이어를 출시한 요코하마 타이어를 만나고 왔다.지난 12월 9일 열린 첼시 FC와 맨체스터 시티의 영국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 전반 종료 직전 터진 은골로 캉테의 골에 이어 후반 20분 나온 다비드 루이스의 결승 골이 첼시를 승리로 이끌었다. 첼시는 맨시티에 리그 16경기 만에 처음으로 패배를 안겨줌과 동시에 승점 34점으로 3위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뜻 깊은 승리를 거둔 이날 첼시 선수들의 유니폼 가슴 정중앙에는 공식 스폰서 ‘YOKOHAMA TYRES(요코하마 타이어)’의 로고가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요코하마 타이어는 지난 2015년부터 첼시의 후원사로 활동 중이다. 연간 4,000만 파운드(약 680억 원) 규모로 이전 스폰서인 삼성전자의 1,800만 파운드(약 306억 원)를 크게 뛰어넘는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조용히 사업 영역을 다져 온 요코하마 타이어가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공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 이번 시즌, 수비형에서 공격형으로 변모 중인 첼시 미드필더 캉테를 닮았다.완전체 사계절 타이어의 데뷔“첼시와의 스폰서십 체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어요. 지금은 어떤가요? 요코하마 타이어 역시 이번 스폰서십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 시장의 우위에 설 겁니다.” 이태희 요코하마 타이어 한국법인 총괄본부장의 말이다. 이날 인터뷰는 이 본부장이 해외 출장으로 바쁜 터라 몇 번의 스케줄 변경 끝에 마련된 자리였다. “미국과 일본을 밥 먹듯 오가느라 이렇게 자리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바쁘면 좋은 일이지 사과 받을 일은 아닌 듯싶어 손사래 치고는 요즘 요코하마 타이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해 물었다.요코하마고무 본사에서 받은 상패들. 지난해 높은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우선 지난 2018년 한 해에는 저희 요코하마 타이어뿐 아니라 시장 전체적으로 꽤 긍정적 일들이 있었어요. 아시겠지만 소형 SUV를 필두로 한 SUV 인기가 이제는 체급을 가리지 않고 시장 전체로 옮겨가는 분위기입니다. 수입차 점유율 역시 매년 오르며 수입 타이어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지요.” 요코하마 타이어도 그만큼 분주해졌을 테다. “요코하마 타이어는 지난해 하반기 사계절 타이어를 출시했습니다. 그랜드투어링 타이어 AVID Ascend GT(아비드 어센드 지티)이지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사계절타이어 아비드 어센드 지티사계절 타이어는 기존에도 팔았었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물었다. “물론 기존에도 사계절 제품은 있었습니다. 다만, 소수의 사이즈만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일대일로 대응하기 어려웠지요. 이번 신제품은 다릅니다. 세단과 SUV 모두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사이즈는 물론, 뛰어난 사계절 성능과 긴 수명을 자랑합니다. 트레드웨어가 무려 740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트레드웨어가 740이면 100,000km 거리는 거뜬히 달릴 정도의 내구성을 지녔다는 얘기다. 미쉐린, 피렐리 등 메이저 타이어 제조사에서도 이처럼 높은 마일리지를 자랑하는 사계절용 고성능 타이어를 만드는데 해당 제품들은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워낙 땅덩어리가 크고 기후가 변화무쌍한 환경 때문이다. “맞습니다. 이번 신제품 역시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어 현지에서 판매되는 타이어로 이미 미국 땅을 누비며 상품성이 검증된 사계절 타이어예요. 한번 타 보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이태희 총괄본부장이 요코하마타이어의 장점에 대해 설명 중이다겨울 타이어? 요코하마 사계절 타이어!요즘에도 겨울 타이어를 스노타이어라 부르는 이가 없진 않지만 옛날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예전에는 폭설에 대비해야 하는 지역이 강원도 산간이나 경기 북부 등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기후 변화 등으로 충청 이남에도 폭설 및 혹한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한 수입차에는 뒷바퀴 굴림이 적잖고 출고 시 여름용 타이어가 달리는 점도 한몫했다. 이에 겨울이 오면 으레 겨울용 타이어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하는 지인들도 예전에 비해 꽤 많아졌다. 사실 이번에 취재를 준비하면서 계절이 계절인 만큼 당연히 겨울 타이어 신제품이 출시됐을 거라 예상했더랬다. “국내 소비자 정서상 아직은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타이어를 바꿔 다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저희는 여기에 주목했습니다. 계절 따라 바꿀 필요 없고 추운 겨울날 접지력도 좋은 타이어. 그게 바로 아비드 어센드 지티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능을 가졌을까. “요코하마 타이어는 독창적인 비대칭 트레드 패턴 설계와 최신 *TriBLEND(트리블렌드) 컴파운드 기술을 내세웁니다. 어떤 상황에서나 탁월한 핸들링과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지요. 특히 젖은 도로나 눈 쌓인 도로에서도 그 제동력은 변함없습니다.”급제동에서 믿음직한 제동력을 보여준다*TriBLEND 컴파운드 기술이란?낮은 Tg(유리전이 온도) 폴리머, End-Locked 실리카, 오렌지 오일의 세 가지 원료를 배합해 개발한 컴파운드 기술. 낮은 유리전이 온도 폴리머는 긴 수명을, End-Locked 실리카는 다양한 온도와 비에 젖고 눈 쌓인 도로에 대한 대응력, 마지막으로 오렌지 오일은 낮은 구름 저항을 담당한다. 3박자의 종합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코하마의 고유 기술이다.더할 나위 없던 일상 주행 준비된 시승차는 요코하마 타이어 한국법인에서 업무용으로 쓰고 있는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였다. “더 좋은 차에 신겨놓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타이어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건 오히려 (차 성능의 제약에 따른) 극한 상황을 만날 때가 아닐까? 목적지는 과천 경마공원. 주말이 더욱 분주한 동네라 주중엔 경마장 인근 길은 뻥 뚫린 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자리한 산어귀까지 가는 길목에 커브 구간도 경험할 수 있었다.취재를 한 날은 공교롭게도 완연한 늦가을 날씨를 보이다가 갑작스레 영하 10도 안팎의 한겨울 날씨를 보인 다음날이었다. 도로에는 전날 얼어붙어 아직 녹지 못한 얼음이 군데군데 붙어있었다. 머뭇거릴 필요는 없었다. 아이오닉은 지금 아비드 어센드 지티라는 자신감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를 앞둔 신도시처럼 휑한 경마공원 옆 공도 한가운데 섰다. 가속 페달을 꾹 밟아 눌렀다. 스포츠카 못지않은 초반 가속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덕에 금세 속도계 바늘이 중앙을 가리킨다. 장애물을 회피하듯 좌우로 스티어링휠을 꺾었다. 가뜩이나 소극적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자세제어장치는 묵묵부답이다. 얼어붙은 노면을 적극적으로 쥐고 놓지 않는 신발 덕이다. 적극적으로 땅을 쥐고 놓지 않는다순간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옮겼다. 비교 차량이 없어 상대평가는 어려웠다. 다만, 트렁크에서 시끄럽게 나뒹구는 상자들이 손 쓸 새 없이 갑자기 멈추면 어쩌냐며 따져 묻는 듯했다.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은 사실 코너가 그리 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브레이크를 최대한 적게 쓰면서 달리니 별 어려움 없이 미술관에 도달한다. 오르막길보다는 내리막길이 어렵다. 내려오는 길에는 파워트레인 특성상 언더스티어가 좀 더 강하게 느껴졌다. 올라올 때에 비해 반대편 차선에서 달려오는 차들도 많다. 살짝 겁이 났지만 그립력 하나만 믿고 밀어붙였다. 와인딩로드 주행의 정석인 그립주행을 하기에 아비드 어센드 지티는 부족함 없는 건 물론, 출중할 정도였다.비대칭 트레드 패턴을 갖는다도끼 갈아 바늘 만든다사무실로 돌아와 다음 출장을 준비 중인 이태희 본부장에게 끝으로 다짐을 물었다. “지난 2017년은 요코하마 고무 창립 100주년이 되던 해였습니다. 한 가지 일을 100년 한다는 건 그 분야의 장인이라야지 할 수 있겠지요. 요코하마 타이어가 장수할 수 있었던 덴 매출보다 상품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영철학 덕분이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만족할 때까지 가치 있는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자세로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자사 제품과 함께 웃어보이는 이태희 본부장회의실 한켠에 마련된 요코하마 타이어 제품들요코하마 타이어가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1. 올해 타이어 생산 100주년정식 명칭에는 타이어 대신 고무가 들어간다. 기업의 본질을 더욱 잘 드러내는 사명이다. 요코하마고무(주)는 1917년에 요코하마 케이블 주식회사와 미국 BF굿리치의 합작투자로 설립됐다. 타이어를 생산하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2년 뒤인 1919년. 히라누마 공장에서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1944년에는 두 번째 공장인 미에 공장을 건설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확장을 거듭해 일본에 9개 공장, 전 세계에 18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겨울용 타이어 주행 시험 연구소를 비롯해 총 4곳의 연구소도 갖고 있다.2. 요코하마타이어코리아?요코하마고무(주)의 국내판매법인인 요코하마타이어코리아는 100% 자회사로 2005년에 설립되었다. 현재 요코하마타이어 한국법인의 사업영역은 자동차용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이다. 주력 제품은 플래그십 모델 ADVAN SPORT, SUV 전용 모델 GEOLANDAR, 스타일리쉬 SUV 인치업 모델 PARADA, 친환경 모델 BluEarth, 사계절 그랜드투어링 모델 AVID Ascend, 친환경 화물트럭용 모델 BluEarth-Van으로 구성된 자동차용 타이어와 요코하마 오리지널 디자인 알루미늄 휠이다. 3. 앞으로의 판매 전략?지난 수년간 베스트셀러로 활약한 GEOLANDAR(지오랜더) SUV G055의 후속 제품이 출시 예정이다. 또한 플래그십 모델 ADVAN SPORT를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에 공급해 온 요코하마는 2018년 BMW X3, M5에 공급을 시작한 데서 더 나아가 올해 4세대 X5에도 공급 계약을 체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독일 프리미엄 3사는 물론, 포르쉐까지 OE 타이어 공급함으로서 국내에서 요코하마 브랜드 인지도를 넓힌다는 목표다.글 김민겸 기자 사진 스튜디오 굿
그 겨울, 빨간 맛 글로 2018-12-31
그 겨울, 빨간 맛 계절 따라 공기 온도가 변하면 우린 컬러를 소비한다. 추운 겨울엔 강렬한 빨간색이 그 답이 되어준다.더운 여름엔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파란색, 흰색이 들어간 패션이 아무래도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시계를 취미로 즐기는 이라면 공감할 지점이다. 햇볕이 내리쬘 때 눈부시게 빛나는 파란색 다이얼, 혹은 언제나 그 자체만으로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흰색 다이얼의 시계라면 더 바랄 게 없다. 여기서 또 중요한 건 스테인리스 스틸과 금이 섞인 콤비 스타일도 지양해야 한다는 것. 오로지 차가운 성질만 담은 스틸 브레이슬릿으로 가는 게 보다 현명한 방향이다. 지난여름에 이 정도 학습을 거쳤다면 성큼 다가온 올겨울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는 이미 답이 나왔다. 금을 닮았지만 빛을 반사하지 않고 도로 먹어 버리는 매트한 질감의 브론즈 케이스, 여기에 따스한 질감과 기운을 담당하는 브라운 컬러 스트랩을 매치하는 거다. 올 겨울 기자가 노리고 있는 시계 역시 이 같은 구성을 따른다.가장 따뜻한 색, 레드시계를 예로 들었지만 일상에서 우리 몸 가까이에 두고 쓰는 건 사실 하나 더 있다. 흡연자라면 냄새나 위생 문제로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지로 떠오른 궐련형 전자담배다. 이와 함께 일반 담배의 잠재적 유해성 역시 저감시켰기에 건강한 흡연을 지향한다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아이템이 됐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이하 BAT 코리아)는 연말을 맞아 히팅 디바이스 글로의 한정판 ‘글로 레드’를 선보인다. 글로 레드는 글로 시리즈 2에서 모든 요소를 업그레이드시킨 한정판 제품이다. 한 손에 잡히는 그립감 좋은 디자인을 유지하되, 궐련형 전자담배 중 유일하게 스틱을 360° 감싸 내부까지 균일하게 가열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담배의 냄새는 최소화하고 풍미는 극대화시킨다. 여기에 더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강렬하고 선명한 붉은 색상이 포인트다. 글로 시리즈 2의 시그니처 룩인 빛나는 광택의 상단과 매트한 하단의 듀얼톤에 붉은 색상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담아 특별한 연말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빨간색은 대표적인 따뜻한 색상으로 겨울철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글로 레드의 권장 소비자 가격은 9만 원, 쿠폰 적용가는 6만 원으로 글로 플래그십 스토어 및 세븐일레븐, CU, GS25 등 전국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달콤함 속에 깃든 경쾌함BAT 코리아는 글로 레드 출시에 맞춰 더욱 풍부한 맛을 차별점으로 내세운 신제품 ‘네오 트로피컬 쿨+’와 ‘네오 루비 쿨+’ 두 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차별화된 블렌딩을 통해 캡슐형 제품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으로 강렬한 상쾌함과 색다른 맛을 입안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했다. 네오 트로피컬 쿨+는 캡슐을 터뜨리면 입안 가득 풍부한 트로피컬 느낌으로 채워져 이전엔 겪어보지 못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네오 루비 쿨+는 캡슐을 터뜨리면 루비의 진한 빛깔이 입안에 가득 차오르는 듯한 경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팩 디자인 역시 네오 고유의 모던하고 심플한 이미지에 각각 녹색, 진한 노란색, 루비색 등 다채로운 색상으로 특징적인 맛을 표현함으로써 트렌디한 감성을 담았다. 이번 신제품 2종은 글로 플래그십 스토어, 전국 편의점 및 소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 가격은 기존 네오 제품과 동일한 한 갑당 4,500원이다.네오 트로피컬 쿨+와 루비 쿨+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아차산 워커힐로, 가을 끝자락을 달리다 2018-12-24
아차산 워커힐로가을 끝자락을 달리다언제 만나도, 아무 때나 가도 기분 좋아지는 대상이 있다지만 모든 것엔 그에 어울리는 ‘때’가 있는 법이다. 저물어 가는 가을녘에 달리면 그 운치가 배가 되는 ‘워커힐로’를 달리고 왔다.아차산 가을 드라이브, 워커힐로가을철 인기 높은 서울 드라이브 코스인 아차산 워커힐(Walkerhill)로. 그 시작은 아차산 생태공원이다. 코스 이름에는 워커힐로만 붙었지만 실은 아차산 생태공원은 영화사로와 워커힐로, 두 길 모두와 맞닿아 있다.워커힐로 드라이브 코스의 시점에 생태공원 산책길이 나 있다공원 바로 옆엔 아차산 공영주차장이 자리해 주차하기 좋다. 말인즉슨, 드라이브코스이면서 가벼운 산책 코스도 가능하단 얘기가 된다. 이곳을 찾은 건 지난달 초 서울에 한 차례 큰 비가 내리고 난 주말이었다. 거센 비바람 때문에 단풍잎이 모두 떨어져 나간 게 아닌가 걱정했다. 다행히 아차산로 단풍나무는 전성기 때의 풍성함까지는 아니어도 붉은 빛으로 염색한 건강한 모발을 뽐내고 있었다. 간간이 브릿지를 넣은 듯 가을 물이 덜 든 초록 잎사귀이 내 걱정이 괜한 기우였다며 다그쳤다. 명색이 드라이브 코스라지만 차창에 가려진 상태로 가을을 즐기는 건 뭔가 아쉬웠다. 총천연색 가을 단풍을 찍고자 차를 세운 곳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입구. 어느덧 코스의 절반을 지나온 까닭에 잠시 교정을 거닐었다. 따로 믿는 종교는 없지만 신학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경건함 때문인지 나무가 단풍의 붉은 색채가 좀 더 안온한 느낌으로 다가왔다.장로회신학대학교 교정에 들러볼 수 있다워커힐 아파트, 워커힐 호텔... 그리고 워커힐로입구로 돌아오니 많은 행락객이 잠시 차를 세운 채 저물어 가는 가을 오후를 렌즈에 담기 바빴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달렸다. 오른편으로 워커힐 아파트 단지 입구가 보인다. 나무숲에 싸여 이토록 고즈넉한 정취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나의 주거 환경은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건지 잠시 의문이 들었다. 지도상으로 1km가 채 되지 않는 드라이브코스는 일부러 천천히 달리고 여유를 부렸음에도 10분 남짓 만에 끝이 났다. 코스 끄트머리에는 강변과 인접한 도로(아차산로)로 접어들기 위해 필수로 거쳐야 할 워커힐 호텔이 자리잡고 있다. 워커힐 아파트에 이은 워커힐 호텔. 이 드라이브 코스의 이름이 워커힐로여야 하는 이유다. 이름의 유래가 된 6.25 전쟁 영웅 월튼 워커(Walton Walker) 장군이 살아 돌아오면 무척이나 반길 일이다.평양식 만두국, 묘향만두요즘은 그런 일이 없지만 어릴 때만 해도 집에서 만둣국을 먹다보면 갑작스런 등짝 스매싱을 당하곤 했다. 어머니가 정성스레 빚어 맛깔스레 만든 만두를 헤집어 놓고 먹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알고 있다. 만두는 한입 베어 물었을 때 혀에 닿는 만두피의 쫀득함과 터져 나오는 육즙 그리고 만두소에 들어간 각종 재료에서 어우러져 나오는 풍미에 진정한 매력이 있음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건만, 너무 뜨거운 걸 어쩌겠는가. 그래서 어릴 적엔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까지 만두를 헤집곤 했다. 이렇게 먹으면 틀린 건 줄 알았다. 묘향만두에 오기 전까진.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는 만둣국과 묘향뚝배기. 만둣국은 아무런 고명을 넣지 않아 오로지 만두와 국물 맛으로만 승부를 본다. 으레 평양식이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꾸미지 않은 심심한 만둣국’이 모습을 드러낸다. 만두 속에는 두부를 많이 넣어 담백한 맛에 전념한다. 육수에선 멸치 우려낸 맛이 제대로 난다. 묘향뚝배기는 아까 말한 ‘헤집어 놓은’ 만두가 들어간다. 외형만 보면 육개장에 만두를 풀어헤쳤다고 하면 알맞겠다. 그런데 맛은 또 그리 간단치 않아 얕보다간 큰코다칠 감칠맛을 품고 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니 문득 진짜 북쪽 평양 만두도 실제로 이런 맛일지 궁금해진다.주소 경기 구리시 아차산로 63 전화 02-444-3515 운영시간 9:30~21:30(월요일 휴무) 가격 만둣국 9,000원, 묘향뚝배기 1만 원 주차 가능믹스&매치 커피집, 아차산로 59식후엔 커피가 당긴다. 기왕에 서울을 벗어나 구리까지 온 마당에 어정쩡한 카페를 가고 싶진 않았다. 고민에 빠진 채 주차된 차를 향해 걷다보니 웬 단층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대청하루, 툇마루는 물론 실내 공간까지 갖춘 한옥 카페다 ‘아차산로 59’는 점차 차별화가 어려운 카페 무한 경쟁 속에서도 꽤 괜찮은 곳이라 평을 받는 곳이다. 특이하게 도로명주소를 그대로 상호명으로 쓴 아차산로 59의에 들어서면 일견 여느 카페와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단, 주문을 마치고 왼편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통유리창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는 건 북촌에나 가야 볼 수 있을 법한 한옥. 홀리듯 밖으로 나가 가까이 보니 카페 컨셉트 때문에 일부러 급히 지어 올린 게 아니었다. 오래 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음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사장님께 물어보니 당신이 바로 저 자리에서 태어났다고. 뜻하지 않은 출생 비화를 듣고 나니 아까 주문한 이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 오렌지크림 커피와 마롱 스쿠로 카푸치노가 나왔다. 오렌지크림 커피는 아메리카노 위에 오렌지 휘핑크림을 얹어 나오는 전형적인 비엔나 커피의 모양새다. 차가운 생크림에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즐기다가 이내 딸려 나오는 아메리카노의 쌉쌀한 맛을 즐기는 데 존재 이유가 있다. 마롱 스크로 카푸치노는 카푸치노 위에 슬라이스된 밤이 얹혀 나온다. 안 그래도 우유 거품이 입 안 가득 포근함을 전하는데 밤이 합세하니 살짝 아쉽던 2%가 채워지는 기분이다. 고즈넉한 대청마루가 좋았지만 다소 찬 가을바람 때문에 지하로 자리를 옮겼다. 그림만 걸려 있다면 흡사 갤러리로 착각할 만큼의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따금씩 심심한 주말에 갤러리 찾는 기분으로 들러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얼핏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하는 지하 공간주문받는 곳과 커피를 내리는 곳이 분리돼 있어 위생적이다주소 경기 구리시 아차산로 59 전화 02-444-1957 운영시간 10:30~22:00(연중 무휴) 가격 시그니처 커피 7,000원, 아메리카노 6,000원 주차 가능글, 사진 김민겸 기자
만화 속 차를 만나는 곳, 서킷의 늑대(サーキットの狼).. 2018-11-19
만화 속 차를 만나는 곳서킷의 늑대(サーキットの狼) 박물관글, 사진 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일본 자동차 문화는 다방면으로 성장해 왔다. 그 중에는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만화(코믹스)가 있는데, 전문성과 사실감에 있어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자동차를 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교과서로 불리는 ‘이니셜 D’나 ‘완간 미드나잇’이 가장 유명하지만 일본 자동차 만화는 이미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달려라 번개호’로 유명한 ‘마하 고고고’. 이후 1970년대 등장한 ‘서킷의 늑대(サーキットの狼)’는 일본의 수퍼카 붐을 이끌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되는 만화다.일본에는 다양한 테마를 가진 자동차 박물관이 여럿 있다. 특정 차종만 수집하는 개인 컬렉터부터 독일, 이탈리아 등 국가별 수집가를 비롯해 상상을 뛰어 넘는 컬렉터가 많다. 자동차 만화도 빼놓을 수 없다. ‘달려라 번개호’로 소개된 ‘마하 고고고’부터, ‘이니셜 D’, ‘완간 미드나잇’, ‘카페타’, ‘로드 레이서’ 등 자동차 관련 만화만 해도 그 설정과 배경이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이들 만화를 테마로 삼은 박물관도 있다. 이바라키현에 위치한 서킷의 늑대 박물관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기 만화 서킷의 늑대를 테마로 꾸며진 곳이다. 논란도 많았지만 일본의 수퍼카 붐을 이끈 만화일본의 거품 경제가 극을 향해 달리던 시절. 일본에는 자동차를 비롯해 골동품, 미술품 등 전세계의 고가 물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온 것이라면 무엇이든 돈이 되던 시절이다. 눈부신 경제 성장을 발판으로 자동차 시장 역시 급성장했고,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자동차 문화 역시 다양했다. 길거리 폭주족부터 막 체계를 잡아 가던 모터스포츠까지 당시 레이서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자동차 관련 산업이 커지면서 일본에는 본격적인 수퍼카 시장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생명을 걸고 달리는 위태로운 일반도로 배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유럽산 수퍼카가 대거 유입되면서 전후 세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 역시 사실이다.  이케자와 사토시 작가의 ‘서킷의 늑대’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일본의 유명 만화 잡지인 주간 소년 챔프에 연재된 만화다. 작가 자신이 자동차 마니아이기도 했기에 사실적인 묘사와 뛰어난 고증, 실제 번호판과 실존 인물, 실제 장소가 등장해 당시 자동차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단행본으로는 27권까지 나왔으며 누적 판매 부수는 1,700만부에 이른다. 단행본으로 27권, 누적 판매 부수 1,700만부를 기록한 서킷의 늑대 전후세대에게는 매우 특별한 만화다. 인기에 힘입어 1977년에는 실사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속편인 ‘서킷의 늑대Ⅱ 모데나의 검’, ‘21세기의 늑대’까지 세계관이 연결되었다. 그러나 속편은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보통 서킷의 늑대라고 하면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1975년 원작을 뜻하며 속편의 인지도는 전작에 한참 못 미친다. 작가는 이 만화를 구상하고 연재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당시에는 자동차 만화에 대한 대중의 흥미가 높지 않아 연재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려 2년에 걸쳐 편집자를 설득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어렵게 탄생한 작품이다. 스토리의 가장 큰 줄기는 이니셜 D와 비슷하다. 실제 이니셜 D 작가이자 자동차 마니아인 시게노 슈이치 역시 서킷의 늑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니셜 D에 타쿠미가 있다면 서킷의 늑대에는 로터스 유로파를 모는 후부키가 있다. 일반도로의 폭주족을 시작으로 후부키가 여러 자동차 마니아들을 만나고 성장하면서 서킷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이 이야기의 큰 줄기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차종과 일본 자동차 문화, 실제 배경이 되는 수도고속도로와 하코네 와인딩 로드, 후지스피드웨이, 츠쿠바 서킷, 모나코 F1 등의 묘사는 지금까지 나온 자동차 만화 중 최고라고 평가 받는다. 막판에는 F1에 진출하면서 스토리 자체가 지나친 ‘일본 자동차 문화 만세’로 기울기도 하지만 그 중심에는 자동차와 모터스포츠, 자동차문화에 대한 고찰이 진하게 남아 있다.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유럽차 중심이라는 점이다. 전체 흐름에서 일본차의 등장은 토요타 2000GT와 S30 페어레이디 Z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주인공과 주요 등장인물은 포르쉐와 페라리, 마세라티, BMW, 재규어 등 유럽 스포츠카를 탄다. 만화에서 현실성을 따지고 드는 것도 우습지만 로터스 유로파가 최소 두 체급은 위인 스포츠카를 이기는 모습을 보면 역시 운전자의 역량과 배짱이 두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토요타 2000GT 컨버터블은 '007 두 번 살다' 제작을 위해 2대만 만들었다 그러나 박물관은 작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도쿄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이바라키의 한적한 국도변에 자리 잡은 서킷의 늑대 박물관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겉모습이 화려하다. 건물 곳곳에는 만화의 주요 장면이 그려져 있으며 커다란 로고와 함께 주인공 후부키가 촌스러운(?)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서킷의 늑대 박물관은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특이하다 사전에 연락이 닿지 않아 개장일(주로 토요일 일요일)에 맞춰 방문해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관장인 마이타 씨가 직접 가이드를 맡아 주었다. 사실 이 박물관의 설립 취지는 매우 작은데서 시작했다. 현재 박물관은 5명이 오너인 회사의 소유인데, 서킷의 늑대 팬이었던 아들을 위해 등장 차들을 사 모으고 관련된 소품을 수집하면서 시작했다고 한다. 홈페이지에는 작가인 이케자와 사토시의 만화가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설립되었다고 설명되어 있지만 실제 작가와는 큰 연관이 없는 개인 소장품 중심이라는 게 마이타 씨의 설명이다.서킷의 늑대 박물관은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개장하는 개인 박물관이다 전시 차종 역시 만화에 등장하는 차종이 대부분이다. 주인공 후부키가 애용하는 로터스 유로파 스페셜을 비롯해 포르쉐 카레라 RS, 람보르기니 미우라, 람보르기니 쿤타치 LP400S, 란치아 스트라토스(레플리카), 마세라티 캄신, 데토마소 판테라 등 생산 수량이 극히 적고 희소가치 높은 차들이 전시됐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끈 차는 야타베 RS인데 이 차는 만화에만 등장하는 특별 경주차로 페라리 디노 246GT를 레이싱카로 개조했다는 설정이다. 포드 엔진을 얹은 데토마소 판테라는 만화에서 중요한 역할이었다 재규어와 BMW가 종종 등장하지만, 이탈리아 스포츠카에 비하면 비중은 크지 않다 로터스와 페라리, 포르쉐의 경쟁은 서킷의 늑대 스토리의 가장 큰 줄기다 박물관에는 만화에 나오는 사양을 그대로 재현한 야타베 RS가 있는데 실제 주행이 가능하다. 이 차뿐이 아니다. 현재 전시된 모든 차는 정식 등록되어 있으며,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서킷으로 가져가 주행을 하고 컨디션을 체크한다고 한다. 언제든 주행하는데 문제가 없는 상태로 보관 중이다. 만화에 등장하는 경주차 야타베 RS는 가상의 모델이다. 이곳에 있는 차는 만화 설정 그대로 만든 차로, 실제로 달릴 수 있다 메인 쇼룸 옆에는 작은 쇼룸이 하나 있다. 이곳은 만화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거나 일본 자동차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차들을 보관하는 곳이다. 이곳의 차들 역시 언제든 주행이 가능한 상태이며, 일부 차종은 박물관에서 개최하는 동승체험 이벤트에 출연하기도 한다.    박물관 한편에는 일본차 역사에 기념비적인 모델을 보관한다이곳에는 단순히 자동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킷에 늑대에 관련된 것이면 만화책과 소품, 전시차들이 출전했던 클래식카 이벤트의 트로피까지 마치 역사 보관소 같은 느낌이 가득하다. 마이타 관장 외에도 가이드를 담당하는 분들은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로 대부분은 자동차 마니아 출신의 자원봉사자다. 뒷모습만 봐도 마음이 설레는 스포츠카들. 중간에 보이는 란치아 스트라토스는 레플리카다마르첼로 간디니가 디자인한 람보르기니 LP400S 현대 수퍼카의 기원이라 불리는 람보르기니 미우라. V12 엔진을 뒤쪽에 가로로 배치했다이들에게 듣는 차에 얽힌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설득력이 있고 생생하다. 젊은 시절 좋아했던 차들을 관람객에게 설명해 주면서 이들은 문화의 전달을 늘 강조한다. 자신들이 경험하고 즐겼던 자동차 문화가 다음 세대에도 전달되기를 바란다고나 할까? 무뚝뚝한 인상의 마이타 관장은 자동차 설명이 시작되면 친근한 동네 할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자동차의 세세한 스펙만 나열하는 것이 아닌 이 차가 만화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실제로 자동차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굉장히 재미있고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취재를 마친 필자에게 마이타 관장은 “원칙은 주말에만 개장 하지만 언제든 오면 박물관을 열어주겠다”고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만화뿐 아니라 서킷의 늑대와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홈페이지 http://ookami-museum.com/ 입장료 성인 800엔, 초중고등 학생 400엔, 보호자 동반 초등학생 이하 무료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4시 개관일 토요일 일요일(홈페이지 참조)휴관일 평일, 연말연시(12월 28일~1월 3일)이니셜 D 테마의 이카호 자동차 박물관인기 자동차 만화 이니셜 D의 배경이 되는 이카호(만화의 아키나 지역) 부근에는 이카호 장난감 인형 자동차 박물관이 있다. 마사히로 요코타의 컬렉션이 소장되어 있는 이곳에는 지역 특색을 살린 이니셜 D 세트장이 있다. 2016년 5월 박물관 2층에 꾸며진 이니셜 D 세트장은 만화에 등장하는 AE86과 타쿠미 아버지가 운영하는 두부가게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이곳 역시 단순히 만화에 등장하는 곳을 재현해 놓은 것이 아닌 이니셜 D 관련 자료들이 가득하다. 전시된 AE86은 만화에 등장하는 사양 그대로를 재현했다. 와타나베 8 스포크 휠과 5밸브 4AG 엔진, 트레노 컬러 등이 그 특징이다. AE86 옆에는 라이벌 타카하시 케이스케가 타는 RX7(FD3S)도 전시되어 있는데 만화의 흐름 상 후반부 버전이다. 이밖에도 이카호 요코타 컬렉션의 기념품 상점에 가면 다양한 이니셜 D 관련 상품을 만날 수 있으며 근처 하루나 호수(모기와 타쿠미가 데이트를 했던 곳)와 하루나 산(아키나 산), 근처 마을은 만화에 등장하는 모습과 90% 이상 흡사하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 D'z 개러지 역시 이니셜 D를 테마로 꾸며진 카페로 이곳에서는 기념품으로 타쿠미의 면허증을 판매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ikaho-omocha.jp입장료 성인 1,080엔, 중고등 학생 860엔, 유아(4세), 초등학생 430엔 개관시간 연중무휴 4월 25일~10월 30일 오전 8시 30분~오후 6시 11월 1일~4월 24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실차 크기의 마하호가 있는 나스 클래식카 박물관일본 자동차 만화의 시초라 불리는 마하 고고고(이하 마하 고)는 이미 1967년에 TV에 등장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상상 속의 자동차가 등장하다 보니 서킷의 늑대나 이니셜 D, 완간 미드나잇 같은 작품에 비해 자동차 자체의 재미는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차 역시 허구이며 스토리도 허구다. 하지만 마하 고가 갖는 의미는 그 이상이다. 1967년 첫 등장 이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사이버 포뮬러 과거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도쿄 북서쪽의 소도시 나스에는 일본에서(세계적으로도) 거의 유일한 마하 고의 실물 크기 모형이 있는 나스 클래식카 박물관(아이언 돔)이 있다. 나스의 마하 5(고)는 2008년 비가 주연한 영화 ‘스피드 레이서’의 홍보용으로 제작된 데모카인데 일본 개봉과 동시에 일본 전국을 돌면서 화제가 됐다. 데모카는 요코하마 타이어와 워너 브러더스가 10대만 제작했다. 이후 요코하마 타이어가 한 대, 워너 브러더스가 한 대씩 소유 했으며 나머지는 개인 수집가들에게 판매되었다. 나스 클래식카 박물관에 있는 마하 고는 요코하마 타이어에서 기증한 것으로 일본 내 유일한 실물 크기 모형이다. 이 외에도 나스 클래식카 박물관에는 드 디옹 부통과 메사슈미트, 세계의 경찰모 컬렉션 등을 소장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nccm.co.jp/입장료 성인 1,000엔, 초중고등 학생 600엔개관시간 연중무휴 4월~9월 오전 9시~오후 6시 10월~3월 오전 9시~오후 5시   
양재천과 뀌숑82, 메타세콰이아 길을 달리다 2018-09-14
양재천과 뀌숑82메타세콰이아 길을 달리다경부고속도와 양재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영동6교까지, 하천을 따라 메타세콰이아 길이 펼쳐진다. 한적한 도로 위를 달리면 시원시원하게 자라난 나무가 한 여름 뜨거운 햇빛을 막아준다. 답답한 도심 속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 잠시 차를 세워 두고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숨겨 둔 보물 같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양재천 메타세콰이아 길관악산 남동쪽에서 발원한 양재천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를 가로지른다. 소설가 김영하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울의 길을 도로가 아닌 하천으로 다시금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예부터 하천은 자연이 만들어준 길이었던 셈. 그래서인지 양재천 메타세콰이아 길은 오래전부터 다닌 길 같은 익숙함 속 편안함이 있다. 1차선 길이지만 답답한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30여 년 전 영동 2교부터 6교에 이르는 도로가에 순차대로 메타세콰이아 나무가 심어졌다. 쉽게 볼 수 없는 나무였던지라 처음에는 다들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당시 강남에 한창 아파트가 들어서던 시절,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 어느새 훌쩍 자라난 메타세콰이아 길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영동 3교와 5교 사이는 나무가 유독 곧고 높게 뻗어 마치 터널을 지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모습도 하늘에서 잠시 지워준다. 오로지 하늘과 짙은 녹음만 남는다.마음 편한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 뀌숑82요리가 알맞게 익는 온도를 뜻하는 프랑스어 ‘뀌숑(Cuisson)’과 프랑스 수도 파리를 떠올리는 숫자 ‘82’가 합쳐진 이름이다.올리브색 외벽이 메타세콰이아 길과 잘 어울리는 뀌숑82정식당과 봉에보 등 2000년대 초반부터 묵묵히 한국 프렌치 다이닝의 길을 걸어온 김영원 셰프가 2012년 이 자리에 오픈했다. 뀌숑82의 컨셉트는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먹을 수 있는 프렌치 비스트로. 으레 프랑스 요리는 코스와 와인, 비싼 가격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접근이 어렵지만 이곳은 아루아뇽, 라비올리 같은 캐주얼하고 친숙한 음식을 단품으로만 선보인다.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춰 여러 개 주문해 지인들과 안주삼아 먹는 단골손님이 많다. 이글루나 통나무 산장을 연상케 하는 따뜻한 느낌의 테이블이 실내에 준비되어 있다. 좀 더 찬찬히 살펴보면 가게 곳곳에 근래 주목 받고 있는 세계 유명 레스토랑의 레시피 북이 놓여 있다. 묵묵히 내공을 쌓는 숨은 고수의 아지트를 발견한 기분이다. 깔끔한 벽과 원목 테이블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식전빵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직접 만든 것으로, 완제품은 일체 쓰지 않는다. 뀌숑82의 대표 메뉴는 람블라스(Ramblas). 김영원 셰프가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맛본 요리를 잊지 못해 개발한 메뉴로 세리뇨 하몽, 감자튀김, 수란, 그리고 샐러드를 곁들여 낸다. 와인 안주로 먹기 제격이다. 바스크 풍의 새우 라비올리는 하루 3접시만 한정판매 된다. 새우가 없을 때는 가끔 로브스터가 들어가기도 한데 이때는 다소 가격이 올라가는 대신, 맛은 그 이상이라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프랑스어로 ‘삼겹살(poitrine de porc)’이라 이름 붙은 스테이크는 국내산 암퇘지를 사용한다. 바삭하게 익힌 겉면과 육즙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부드러운 속살이 조화를 이뤄 놀라운 식감을 연출한다. 특히 함께 나오는 감자 퓌레와 레드와인 소스가 돼지고기의 풍미를 잘 살려준다.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다. 기름진 입 안을 깔끔하게 헹구는 수제 셔벗도 꼭 맛보시길. 마치 프랑스 가정집에 초대를 받은 것처럼 편안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스페인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요리, 람블라스감자 퓨레와 레드와인 소스를 곁들인 암퇘지 삼겹살 스테이크뀌숑82주소 서울 강남구 양재천로 167전화 02-529-3582운영시간 11:50~21:30(브레이크 타임 14:30~17:50, 월요일 휴무)가격 라비올리 2만 8,000원, 람블라스 2만 6,000원, 암퇘지삼겹살 스테이크 3만 5,000원주차 가능글, 사진 최종인(여행칼럼니스트)
북악스카이웨이와 일육칠·부쿠 하늘을 달리다 2018-07-20
북악스카이웨이와 일육칠·부쿠하늘을 달리다북악스카이웨이. 서울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길이라 붙인 이름답게 북악산 능선을 따라 이뤄진 구불구불한 도로가 드라이브의 재미를 더한다. 경복궁부터 팔각정을 지나 성북동으로 내려오는 길목,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북카페를 발견했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북악스카이웨이북악스카이웨이는 북악산을 오르며 서울의 옛 성곽과 팔각정공원 등 볼거리가 많은 드라이브코스다. 1968년 북한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사건 이후 경비 강화와 산책로를 위해 개통된 도로이다. 정상에 오르면 서울 도심뿐만 아니라 북한산 뒤편까지 감상할 수 있어 1970년대부터 드라이브코스로 각광받았다. 좁은 2차선 도로와 급경사로 곳곳에는 반사경과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팔각정에서 창의문으로 내려오는 방향의 곡선주로에는 노면에 수많은 바퀴자국이 남겨져 있다. 엄밀히 따지면 북악스카이웨이는 자하문에서 정릉 아리랑 고개까지 이르는 8km 길이의 2차선 도로를 뜻한다. 하지만 성북동 내려오는 길에 맛집과 볼거리가 많아 가구박물관으로 빠져 내려오는 걸 추천한다.정통 이탈리아 가정식 만드는, 일육칠 167가파른 언덕 성북동 골목 끝자락에 아름다운 유럽풍 건물이 들어섰다. 하얀 외벽에 달린 고풍스러운 창과 적벽돌로 감싼 건물 하단이 인상적인 이곳에 정통 이탈리안 가정식을 추구하는 레스토랑 ‘일육칠’이 있다. 심플하면서 따뜻한 느낌의 일육칠 레스토랑 실내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일육칠 레스토랑 실외지번 주소를 그대로 가져온 일육칠은 이탈리아 명문 요리학교인 ‘알마(ALMA)’ 출신 박성준 셰프가 운영하는 곳. 그는 밀라노에 있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3~4년간 수셰프로 일했다. 당시 셰프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며 이탈리아 현지의 식문화와 가정식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육칠은 이탈리아의 삶과 밀착된 진짜 가정식을 선보인다. 화려한 기술보다는 질 좋은 제철 식재료를 엄선해 정성스레 만드는 것이 특징. 치즈가 많이 들어가는 북부요리와 해산물이 주가 되는 남부요리 등 계절마다 다른 맛을 선보인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오리지널 카르보나라.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만든 녹진한 맛이 일품이다. 메인 요리 중 한우로 만든 이탈리아 홈메이드 미트볼은 깊은 맛을 내는 토마토소스와 부드러운 수란이 치즈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탱글하게 씹히는 문어샐러드, 진한 버섯 향을 느낄 수 있는 트러플 리조또도 추천 메뉴. 무엇보다 총각무로 직접 만든 피클의 아삭한 식감이 인상적. 어떤 메뉴를 시켜도 만족스러울 거 다. 단, 일육칠에서는 주류를 일절 팔지 않는다. 콜키지도 받지 않아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다. 대신 무알콜 맥주와 와인을 끓여 만든 뱅쇼 덕에 가볍게 기분 정도는 내 볼 수 있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난 뒤 분위기 있는 식사로 딱이다.한우로 만든 이탈리아 홈메이드 미트볼찐득한 소스가 입맛을 돋우는 오리지널 카르보나라일육칠 167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 167 2F전화 02-2250-8170운영시간 11:30~21:00(브레이크 타임 15:00~17:00)가격 정통 까르보나라 1만 8000원, 트러플 리조또 2만 4000원주차 가능책 읽어주고 골라주는, 부쿠 Buku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육칠 아래 1층에는 큐레이션 서점 겸 카페인 ‘부쿠’가 자리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한 전승환 작가가 공동대표인 이곳은 북 큐레이터와 바리스타, 파티시에가 엄선한 책을 주제별로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벽돌로 인테리어를 꾸민 내부 공간과 높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아늑한 유럽의 별장처럼 느껴져 오래토록 이곳에 머물고 싶게 한다. 빼곡히 진열된 책들마다 손글씨로 적은 추천이유와 설명을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따뜻한 차와 커피를 함께 하며 북 큐레이터 추천 책을 읽으면 자연스레 치유가 되는 기분. 매달 작가가 함께 하는 북토크를 진행하고 다양한 강연프로그램을 마련하니 미리 체크해 두면 좋겠다. 책 읽는 손님이 많은 북카페, 부쿠부쿠 Buku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 167 1F전화 070-7014-0167운영시간 10:30~21:00가격 아메리카노 4300원, 밀크티 오리지널 5500원, 영국식 전통스콘 2500원주차 가능글, 사진 최종인(여행칼럼니스트)
특별한 차를 파는 사람들 2018-07-12
특별한 차를 파는 사람들주변을 압도하는 디자인과 품격을 지닌 최고급차, 그리고 도로를 집어삼키는 흉포한 성능으로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수퍼카. 이런 특별한 차를 곁에 두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퍼카 딜러다. 특별한 직업을 가진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 이인주 기자 사진 | 최진호INTERVIEW (ROLLS-ROYCE)          롤스로이스 청담, 최재준 딜러겸손한 미스터 롤스로이스“제 신분으로 만날 수 없는 분들을 고객으로 만나고 있습니다”최재준 딜러는 롤스로이스 청담을 15년째 지키고 있다. 이직이 잦은 딜러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장기근속이다. 롤스로이스의 어떤 매력이 그를 붙잡아 둔 걸까? “제 신분으로 만날 수 없는 분들을 고객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돈 주고도 사기 힘든 경험이죠. 15년째 롤스로이스에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이제는 롤스로이스 판매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지만 초창기 사업 환경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처음 6년간은 그 혼자 매장을 지켰다. 당시에는 전시차 1대, 딜러 1명, 전담 직원 1명으로 구성된 빠듯한 조직이었다. “오롯이 고객 한 분만을 위한 시스템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때는 외부 미팅이 있으면 전시장 전화를 핸드폰 착신으로 전환하고 문을 잠그고 다녀와야 했습니다. 만약 예약한 고객이 방문하시면 다른 내방객을 내보내고 추가 손님을 받지 않기 위해 전시장 문을 닫았습니다. 딜러가 혼자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었죠.” 롤스로이스와 함께 성장한 지난 15년현재 롤스로이스 청담의 딜러는 다섯 명. 작년 판매는 64대로 한 명의 딜러가 한 달에 한 대씩을 판매한 셈이다. 수억 원에 달하는 찻값과 한정된 고객층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실적이다. 국내 롤스로이스의 성장을 지켜본 최재준 딜러는 감회가 남다르다고 얘기한다. “맨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어떤 회사에서도 팔아본 적이 없고 다뤄본 적 없는 금액대의 자동차였습니다. 고객 풀(Pool) 역시 존재하지 않았죠. 따라서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고객을 찾고, 그 고객을 관리하는 방법을 만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롤스로이스 세일즈를 시작할 때는 모델이 8억에 육박하는 팬텀 단 한 가지였고 수입차에 대한 인식도 지금과는 달랐다. 따라서 국내에 생소한 차를 팔고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내로라하는 부촌에서 매일 아침 출근 시간 마다 저희 차를 타고 돌아다녔습니다. 주민들로 하여금 우리 동네에 저차가 있네? 혹은 저차가 뭐지? 하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눈에 익숙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외국에서도 사용하는 롤스로이스의 마케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맨땅에 헤딩하듯 직접 부딪히는 법인 영업에 주력했다. 우리나라 상위 매출액 기업 1위부터 1,000위까지의 회사를 추린 뒤 이중 오너가 같은 700곳을 선정해 3년 동안 무작정 찾아다녔다. “당시만 해도 롤스로이스가 자동차인지도 잘 모르셨던 분들이 많았기에 공식 임포터인 코오롱 그룹의 롤스로이스 사업부 최재준이라고 소개해 드렸죠. 열 곳에 연락을 돌리면 그중 서너 분이 만나 주셨습니다.” 그는 2009년을 잊을 수 없는 해라 말한다. “저희 회사는 본사 결제를 달러화로 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약 두 배 가까이 치솟았지요. 8억 하던 찻값이 16억에 육박하는 상황에 이르자 고객에게 연락을 드리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때는 일 년 넘게 단 한 대의 차도 팔지 못했다. 방문객이 끊긴 전시장은 그의 몫이었다. “다시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거듭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당시의 시간적 여유를 활용해 자기계발도 틈틈이 이뤘다. “저는 저의 고객이 다른 분들과 똑같은 상담을 받도록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와의 상담을 인상 깊게 만들고 싶었죠. 그 때 목소리 톤을 다듬으면 어떨까 싶어 아나운서의 발성을 연습했습니다. 당시 베이비 팬텀으로 알려진 고스트의 출시가 예정되었기에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수익을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롤스로이스에 지원하지 않았을 거라 말한다. 고객이 한정적인 까닭에 일반 브랜드보다 큰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판매가 어려웠던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던 것도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컸기에 가능했다.아나운서 톤의 차분한 목소리로 상담을 받는 그의 고객이 부러웠다화려한 차를 파는 겸손한 사람그의 고객은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가장 높은 계층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상대로 차를 파는 그 역시 특별한 사람일까? “파는 차가 롤스로이스지 저희가 롤스로이스는 아닙니다. 다만 저희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직업을 가졌다고, 특권을 누리는 회사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객들이 많은 직원을 거느린 까닭에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은 고객 앞에서 늘 겸손한 태도를 지키는 것입니다. 고객은 저희의 인성을 한눈에 간파하지요. 그래서 가벼워 보이는 언행이나 매너에 대해 늘 경계하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의 겸손은 그가 타는 차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고객 앞에서 좋은 차를 타지 말라는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10년 가까이 빨간색 국산 소형차를 타고 다녔다. 그러나 몇 년 전 큰 교통사고를 겪은 뒤로는 안전을 생각해 제네시스 G80을 구입했다. 직업 특성과 수입을 생각하면 차 욕심이 적은 셈이다. 차를 팔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객이 차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롤스로이스의 크고 화려한 디자인이 보수적인 고객에게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저희 차가 더 드물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이목이 집중되었죠. 괜히 내가 먼저 샀다가 남들이 손가락질하진 않을까. 가벼워 보이지는 않을까 하고 우려하는 고객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고객들 시승을 도와드리고 월례 행사에도 초청했습니다. 잦은 노출을 통해 심리적인 부담감을 크게 낮출 수 있었죠.” 요즘은 롤스로이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달라졌다. “최근에는 고객들이 갖는 이러한 두려움이 예전보다 적어졌습니다. 아울러 내방객도 늘었지요. 고스트 출시 이후로 고객층이 넓어진 덕분입니다. 요즘은 중견기업 오너부터 운동선수와 연예인까지 다양한 분들이 저희 차를 타십니다.” 롤스로이스를 구입하기 위해선 어떤 게 필요할까? 경제적인 능력 외에도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고 한다. “저희 차는 자신감이 있어야 즐길 수 있습니다. 어디서나 남의 시선을 끌고 주목을 받기 때문에 이 점을 두려워하신다면 저희 차를 타기 힘듭니다.” 고객의 감성을 지배하는 차적잖은 세월 롤스로이스에 근무하면서 고객과 겪은 감명 깊은 일화도 많다고 했다. “어느 날 고객이 전화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뒷좌석에 타고 업무를 보러 가는데 세상이 다 내 발아래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 안락한 승차감, 정숙함, 응접실 같은 인테리어의 호화로움이 더해져 이런 감상에 젖으신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좋은 차 사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이후 저는 롤스로이스를 소개할 때 ‘감성이 이성을 지배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차’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그는 단순하지만 깊은 감탄사를 내게 만드는 차가 롤스로이스라 이야기한다. 세일즈하는 입장에서도 그런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고. 한편 롤스로이스는 첫 SUV 컬리넌을 곧 국내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호화로운 SUV의 등장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사전 계약 중인 컬리넌에 대한 고객 반응을 물어보았다. “롤스로이스가 SUV를 만든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고 고객 문의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고집스럽게 전통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롤스로이스만의 특유의 감성과 감동을 SUV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고객 반응도 나쁘지 않아 긍정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최재준 딜러의 소망을 물었다. “저는 50살 즈음에는 롤스로이스를 소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재산을 얼마 모으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자신감 넘치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저희 고객의 모습을 닮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겸손하지만 담대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은 ‘미스터 롤스로이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비스포크 주문을 통해 다양한 컬러와 인테리어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고한다-------------------------------------------------------------------------------------------------------------------------------------------------INTERVIEW (McLAREN)           맥라렌 서울, 전진배 딜러젊은 경력가“맥라렌은 가장 합리적인 고객이 선택하는 스포츠카입니다.”벨벳 로퍼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전진배 딜러. 그는 세 대의 맥라렌과 함께 넓고 깔끔한 2층 전시장을 지키고 있었다. “전시차는 적지만 매장은 아주 넓습니다. 맥라렌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선 한 대 한 대를 위한 공간이 넉넉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그는 아우디에서 수입차 영업을 시작하여 재규어-랜드로버를 거쳐 우리나라에서 단 두 명뿐인 맥라렌 딜러가 되었다. 예전부터 수퍼카 딜러를 꿈꿔왔다며 현재의 위치에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딜러 사회에서는 수퍼카 딜러를 동경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많은 딜러가 이들 브랜드로 이직을 꿈꾸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한정된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영업사원 수요가 적고, 대부분 장기 근속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자리가 나질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운 좋게 맥라렌의 전 지점장님 눈에 띄어 이곳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수퍼카 딜러는 새로운 기회였지요.” 작지만 빠른 조직이 맥라렌 서울의 강점문득 여러 브랜드 가운데 맥라렌을 고집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다른 수퍼카 브랜드는 예전부터 오랫동안 영업해왔던 선배 딜러들이 상위 0.1% 될까 말까 한 한정된 고객층을 선점하고 계십니다. 이곳에 처음 뛰어든 제가 선배들 사이에서 활약하기엔 그분들의 영역이 너무나도 확고했지요. 따라서 제가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내기 위해선 한국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된 맥라렌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웃음). 아울러 맥라렌의 기술력과 브랜드 밸류가 경쟁차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았던 점도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는 맥라렌의 ‘디자인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고 주장한다그가 한 달 동안 파는 맥라렌 대수는 두 자리를 넘지 않는다. 그의 일과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가하게 업무를 볼 것이라 오해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제 업무량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이 도움을 요청하면 비록 다른 브랜드 차여도 성심껏 도와드리고, 회사에서 수시로 주최하는 고객 행사에도 지원을 나갑니다.” 주말도 따로 없이 일한다며 과중한 업무에 따르는 피로감을 살짝 드러냈다. “가망 고객 발굴을 위한 소규모 동호회 활동과 온라인 마케팅 관리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맥라렌을 소개할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죠. 만약 이러한 노력 없이 전시장에 오는 고객만 맞이한다면 현재 맥라렌 서울의 판매 실적은 결코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작지만 재빠른 회사 조직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영업직원이 단 둘뿐인 까닭에 어쩔 수 없이 서로 비교되곤 합니다. 따라서 영업 면에 있어서는 치열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저에게는 작은 조직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애프터세일즈 팀은 판매 조직보다 넉넉합니다. 미케닉의 숫자는 총 여섯 명으로 국내에 판매된 맥라렌 정비수요를 충당하고 남습니다. 각기 분야가 다른 전문가로 구성하였으며 이 덕분에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예약하지 않고 방문해도 빠른 정비와 출고가 가능합니다. 눈앞의 판매에 집중하기보다는 판매 이후의 고객 만족을 높이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지요.” 고객이 만족하는 맥라렌 퍼포먼스 데이전진배 딜러는 고객들이 맥라렌을 구입하는 이유가 다른 수퍼카와는 조금 다르다며 운을 뗐다. “대체로 고성능 브랜드의 고객층이 젊지만 그중에서도 저희 브랜드는 20대 초반부터 30대까지로 가장 낮습니다. 아마도 미드십 스포츠카에 집중된 모델 라인업과 ‘디자인 가성비’가 뛰어난 맥라렌의 장점이 이러한 경향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디자인 가성비란 비슷한 가격대에서 가장 멋진 외관을 갖췄다는 뜻입니다. 예컨데 걸윙 도어를 경쟁 브랜드에서 누리려면 최소 7~8억을 지불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그 절반 가격으로 가능합니다. 고객에게도 이런 매력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계약 후 인도까지는 최장 9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검은색 아우터 패널은 모두 CFRP로 대체할 수 있고 실내 컬러와 가죽 재질도 취향에 따라 주문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비용은 최소 3천만원에서 최대 1억5천 정도. 기자는 선택사양이 찻값에 육박하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그 차이가 크지 않은 데에 대해 질문했다. “맥라렌은 가장 합리적인 고객이 선택하는 스포츠카입니다. 물론 이보다 더 값비싼 선택사양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희 고객들 대부분은 보유기간 동안의 잔존가치와 기회비용을 많이 고려하지요. 따라서 그 이상의 주문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유를 듣고 보니 비정상적으로 빠르고 비싼 차가 합리적인 고객들의 선택이라는 그의 말에 쉽게 수긍이 갔다. 그렇다면 고객이 맥라렌에 가장 열광하는 이유는 무얼까? “신차가 나왔을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얼마나 빠른가요?’입니다. 스포츠카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니까요. 경쟁 모델을 어느 차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지겠지만 대부분의 고객이 저희 차 성능에 만족하십니다.” 맥라렌이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맥라렌 퍼포먼스 데이의 공헌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리는 퍼포먼스 데이는 저희 회사 의 핵심 마케팅입니다. 수퍼카의 한계성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서킷에서 저희 차의 성능을 경험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현역 레이서 강의를 비롯하여 고객의 서킷 라이센스 취득까지 돕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킷 주행에 따르는 고객들의 정비 부담도 적습니다. 이러한 경험 마케팅의 가장 큰 효과는 높은 고객 만족도입니다. 이미 동호회와 오너들 사이에서도 저희 퍼포먼스 데이에 대한 칭찬이 자자합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잠재 고객도 확보하고 있지요. 아울러 최장 9개월에 달하는 출고 대기기간 동안 고객의 이탈을 막고 출고차의 기대치도 높이는 역할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가성비는 차 본연의 성능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고객 경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마케팅 효과가 누적되면서 브랜드에 대한 평가도 좋아지고 판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꼼꼼한 검수과정이 필요한 수제 스포츠카젊은 나이에 적지 않은 딜러 생활을 거쳐서인지 나이보다 원숙한 말솜씨에 노련미가 녹아있다. 그런 그에게도 수퍼카 영업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업무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저희는 높은 자리에 오른 고객을 상대하는 만큼 그에 맞는 자기 계발이 필요합니다. 고객과 동등한 입장에서 소통하려면 틈틈이 사설을 읽고 사회 이슈를 파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고객의 취미와 관심사 공유도 중요하지요. 저로서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껴 뿌듯함을 느낍니다.” “두 번째는 차를 인도하는 과정입니다. 사실 수제차인 만큼 대량생산품보다 품질 편차가 큽니다. 이는 경쟁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PDI 센터에서 검수를 마친 차를 직원 여섯 명이 달라붙어 다시 꼼꼼하게 검수를 진행합니다. 수억원에 달하는 차의 품질이 불만족스럽다면 이를 구매한 고객의 상실감은 말할 수 없이 클 테니까요.” 그는 수시로 고객을 만나는 현재의 일이 어렵고도 매력적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객이 전해주시는 이야기에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얻습니다. 이는 영업인으로서 큰 자산입니다. 또한 국내 유일의 맥라렌 딜러다 보니 전국의 고객을 상대하면서 다양한 지역 정보도 함께 알게 됩니다.” 딜러는 승진에 따르는 업무 역량이 다소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그가 꿈꾸는 앞으로의 소망과 진로도 조금은 다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대답이 다소 예상 밖이었다. “저는 맥라렌을 제 마지막 직장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수퍼카 브랜드에서 일하는 자부심이 저에겐 아주 크거든요. 제 궁극적인 소망이라면 언젠가는 맥라렌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라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맥라렌 서울이 일개 딜러쉽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법인으로 성장해야 하겠지요. 저는 이를 위해서 현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맥라렌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판매 일선에서 노력하겠다는 전진배 딜러. 당차고 옹골찬 그의 포부는 맥라렌이 내뿜는 아우라 만큼이나 빛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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