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픽업트럭
2018-01-25  |   66,652 읽음


SSANGYONG PICK UP TRUCK
送舊迎新(송구영신)


쌍용차가 옛것은 보내고 새것은 맞이하며 새해 기분 제대로 냈다. 코란도 스포츠를 단종시키고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한 것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무쏘 스포츠부터 액티언 스포츠, 그리고 바로 이전 모델인 코란도 스포츠를 잇는 쌍용차의 4세대 픽업트럭이다. 렉스턴 스포츠 출시를 계기로 쌍용차가 지금까지 선보여온 픽업트럭의 계보를 살펴봤다.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3792_9506.jpg

쌍용 픽업트럭의 시작, 무쏘 스포츠
1995년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쌍용차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픽업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하지만 개발 도중 북미 시장 진출 연기 등을 이유로 뒷날을 기약해야만 했다. 그로부터 7년이 흘러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2002년, 시대적 흐름을 타고 쌍용차는 SUV와 트럭의 크로스오버 성격인 무쏘 스포츠(Musso Sports)를 선보였다. 당시 SUV와 트럭 기능을 겸비한 모델은 국내에서는 아예 새로운 차나 마찬가지였다.


80년대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포니, 브리사로 2인승 픽업트럭을 만든 적은 있었지만 5인승 픽업트럭은 무쏘 스포츠가 처음이었다. 사람이 앉던 공간이 짐을 싣는 적재함으로 바뀌면서 뒤 서스펜션을 화물차와 같은 리프 스프링으로 바꾸려는 시도도 있었다. 결국에는 승차감 확보 등의 문제로 기존 무쏘에 들어간 코일스프링 5링크를 그대로 쓰게 됐다.


무쏘 스포츠는 뒤에 적재함을 가진 덕분에 화물차로 분류되어 오너들은 저렴한 자동차세(2만8,500원)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많은 말이 오가자 건설교통부는 적재함 면적이 2m2를 넘겨야 화물차로 분류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한 화물차로 구분되는 차가 너무 레저용 분위기를 풍긴다는 이유로 무쏘 스포츠란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쌍용차는 무쏘 스포츠를 무쏘 SUT(스포츠 유틸리티 트럭)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바꾸게 된다. 그렇게 자동차 업계 전반에 풍파를 일으켰던 무쏘 스포츠는 2006년 단종됐다.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3911_0329.jpg
​볏단을 싣고 아메리칸 픽업트럭 느낌을 냈다

무쏘 스포츠 아픔 씻어낸 액티언 스포츠
2006년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2세대 픽업트럭 액티언 스포츠(Actyon Sports) 역시 화물차였다. 건교부가 무쏘 스포츠 때문에 개정했던 화물차 분류 기준인 적재함 면적 2㎡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다(2.04㎡). 이에 따라 쌍용차는 액티언 스포츠란 이름을 고집하며 더 이상 픽업트럭이란 이름을 쓰지 않았다. 여기에는 과거 무쏘 스포츠란 이름을 빼앗기고 무쏘 SUT로 개명해야 했던 설움에 대한 보상심리도 작용했다.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4218_5321.jpg
액티언 스포츠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4251_7955.jpg

 액티언 스포츠에 들어간 도끼 모양 주차 브레이크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4251_8568.jpg
이젠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액티언 스포츠 시절의 센터페시아


액티언 스포츠의 베이스 모델 액티언은 쿠페형 SUV의 선구자 중 하나다. SUV는 아직 박스 형태라는 인식으로 가득했던 당시 액티언은 날렵하게 루프 라인을 깎아내며 획기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만큼 세련미는 무쏘 스포츠보다 뛰어났다. 앞에 달려 있던 롤바는 뒤 적재함으로 옮기면서 딱딱한 화물차 느낌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차체 길이는 기존보다 510mm 늘리고 덩달아 휠베이스도 320mm 늘어나 공간 활용성마저 높였다. 무쏘 스포츠보다 큰 적재공간을 자랑함과 동시에 적재하중은 400kg이나 됐다.


액티언 스포츠에는 무쏘 스포츠 시절과 마찬가지로 메르세데스 벤츠 엔진이 들어갔다. 벤츠가 설계한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엔진은 145마력으로 무쏘 스포츠보다 강력했다. 액티언 스포츠는 코란도C와 함께 쌍용차 판매를 이끌다 2011년 12월을 끝으로 생을 마감한다.

쌍용차 2막을 열어젖힌 코란도 스포츠
2012년에는 액티언 스포츠의 뒤를 이어 코란도 스포츠가 출시된다. 2010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매각된 후 야심차게 내놓은 세 번째 신형 픽업트럭 모델이었다. 사실 코란도 스포츠는 액티언 스포츠의 부분변경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 전면부와 인테리어 일부를 제외하고는 똑같은 차였기 때문이다. 굳이 다른 측면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액티언을 단종시키면서 코란도 브랜드로 쌍용 픽업트럭 모델을 편입시켰다는 정도. 더불어 기존에 호불호가 강하게 엇갈리던 액티언 스포츠를 보다 대중적인 얼굴로 바꾼 것도 쌍용차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줬다. 시장도 이에 반응, 판매량 제고가 갈급했던 쌍용차에서 원톱 모델로서 대활약을 펼쳤다.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4566_698.jpg

코란도 스포츠


부분변경 모델이긴 하지만 코란도 스포츠는 이전 액티언 스포츠에서 10마력 가까이 상승한 155마력의 최고출력을 냈으며 최대토크 역시 체감할 만큼의 토크 상승을 이뤄냈다. 고속에서 치고 나가는 맛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중저속에서의 가속감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세대교체까지 해가며 픽업트럭의 명맥을 잇던 코란도 스포츠는 2018년 1월, 렉스턴 스포츠에게 바통을 넘겨주며 단종됐다. 다만 국내 판매를 안 할 뿐 해외로는 꾸준히 수출 중이다.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4584_762.jpg

영국에서 출시된 코란도 스포츠 DMZ 에디션

픽업트럭 아닌 오픈트럭, 렉스턴 스포츠
2018년 1월, 쌍용차는 플래그십 SUV G4 렉스턴의 오픈형 모델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했다. 기능적 측면에서 본다면 기존과 같은 픽업트럭이지만, 뒤 적재함이 개방되어 있다는 부분을 강조해 오픈 트럭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렉스턴 스포츠는 단순히 쌍용차의 신형 트럭이라는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이번 출시로 쌍용차는 렉스턴, 코란도, 티볼리라는 3개의 브랜드를 보다 전략적으로 통합 운영하는 엄브렐러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렉스턴에는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에는 코란도C와 코란도 투리스모, 그리고 티볼리에는 티볼리 아머와 티볼리 에어가 포진한다. 이로써 소형부터 대형까지 구색을 제대로 갖춘 SUV 전문회사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4676_9207.jpg
​렉스턴 스포츠

이번 렉스턴 스포츠에는 전작을 뛰어넘는 장점도 꽤 있다. 적재함에는 기존에 없던 파워 아웃렛(시거잭)이 들어간다. 데크 후크도 달려 고정이 필요한 화물을 더욱 안전하게 실어 나를 수 있게 됐다. 2열 B필러에는 손잡이가 달려 한 손에 짐을 들고 있어도 안정적으로 타고 내릴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에는 G4 렉스턴과 같은 2.2L 직분사 디젤 엔진이 얹힌다. 출력과 토크는 이전보다 더 높아져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를 낸다. 코란도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저회전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내기에 일상주행은 물론 오프로드 주행도 무리 없다. 쌍용차는 이번 렉스턴 스포츠의 국내 시장 판매목표를 월 2,500대, 연간 3만 대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판매 확대 및 회사의 정상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김민겸 기자   사진 쌍용자동차

 

f156a8f9a400f6b520b1d29825c4570b_1516844834_9853.jpg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