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에서 놀자, 지프 랭글러
2018-01-17  |   23,082 읽음

 

오프로드에서 놀자
JEEP WRANGLER


진짜 오프로더 랭글러가 새롭게 진화했다.

최신기술을 받아들인 4세대 랭글러는 대자연에서 놀기에 최적화된 오프로더용 장난감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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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동차 업계에 랭글러가 단종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라인업이 부실해 살려야 할 브랜드는 많은데, 오프로더의 입지는 점차 줄어드는 것이 오늘날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그룹이 처한 현실. 한 마디로 그룹 차원에서 힘을 몰아주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지프의 뿌리이자 아이콘을 함부로 없앨 수는 없다. 최근 LA모터쇼를 통해 10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된 랭글러는 지프의 아이덴티티를 진하게 우려내면서도 최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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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는 한 때 단종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 모델은 랭글러라는 이름으로 4세대일 뿐 사실 역사는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윌리스사가 미군 요구에 맞추어 군용차 프로토타입을 개발한 것이 1941년. 2차대전 중 전세계 전장을 누빈 이 차는 종전 후 민수용으로 개량되어 CJ라는 형식명을 얻었다. 1950년 윌리스가 등록한 브랜드명 ‘지프’는 이후 카이저와 AMC를 거쳐 1987년 크라이슬러 소속이 되었다. 아직 AMC 소속이던 1986년 공개된 랭글러는 CJ7의 후속모델로 YJ라는 코드네임을 썼다. 휠베이스를 연장하고 헤드램프를 사각형으로 바꾸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CJ와 많은 부품을 공유했을 뿐 아니라 성격 역시 그대로였다. 이후 1996년(TJ)과 2007년(JK)을 거쳐 이번이 랭글러라는 이름으로 4세대(JL)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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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오프로더 랭글러가 4세대로 진화를 완료했다

전작들의 특징을 그러모은 디자인
신형 랭글러는 누가 보아도 지프요, 랭글러의 혈통이다. 랭글러 자체가 워낙 특징이 분명한 탓도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선배 모델들의 특징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구형들의 짬뽕 디자인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게다가 기능적으로도 많은 진화가 있었다. 예를 들어 군용차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접이식 윈드실드는 이전보다 훨씬 간단히 접을 수 있다. 도어도 간단히 탈부착되며 2019년에는 하프사이즈 도어가 옵션으로 나올 예정. TJ를 빼어 닮은 헤드램프에는 최신 LED 램프를 심었으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차체 밖으로 살짝 돌출시켜 시인성을 높이면서 프로텍터를 더했다. 각진 루프 끝단에는 공기흐름을 조정할 스포일러를 더했고, 번호판 위치를 범퍼 왼쪽으로 옮기면서 스페어타이어를 낮추어 후방시야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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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중 활약했던 군용차 지프를 뿌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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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실드를 접고 지붕을 떼어내면 완전히 오픈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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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 부착형 램프와 LED 전조등


보디는 크게 2도어와 4도어(언리미티드) 두 가지다. 트림에 따라 스포츠, 스포츠 S와 루비콘이 있으며 4도어형에는 사하라 트림이 더해진다. 전통에 따라 완전 오픈부터 탈착식 지붕 등 다양한 톱 베리에이션을 자랑하는 신형 랭글러는 이번에 스카이 원터치 파워톱을 준비했다. 사하라와 루비콘 4도어에 준비되는 이 장비는 버튼 하나로 조작이 가능한 캔버스톱의 일종. 이밖에도 구조가 단순한 기본 옵션 선라이더 소프트톱도 있다. 모든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3피스 블랙 하드톱에는 다양한 옵션이 제공되며 사하라와 루비콘에는 보디 색상과 같은 하드톱을 고를 수도 있다. 지붕은 물론 도어까지 간단히 떼어내 전라의 모습으로 대자연에 뛰어드는 것은 랭글러 오너가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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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어와 4도어 두 가지 보디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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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이나 포장도로보다는 대자연에 더 어울리는 차다

 

인테리어는 보다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IT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구동계와 오프로드용 신형 장비들의 조작 스위치를 쓰기 좋게 배열했다. 계기판 중앙의 대형 컬러 모니터 외에 대시보드 중앙에도 최대 8.4인치 모니터가 달리며 U커넥트 시스템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차의 성격에 맞추어 준비된 오프로드 전용 페이지에서는 험로주행에 필요한 차체 롤링과 피칭각도계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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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기술과 장비들을 녹여낸 운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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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오프로드 전용 페이지가 준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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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러 모니터가 더해진 인스트루먼트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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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기어와 전자식 디프록은 록크롤링 같은 하드코어 주행에 큰 무기가 된다


엔진은 가솔린 두 가지와 디젤 한 가지가 준비된다. 최신 직렬 4기통 2.0L 직분사 터보의 경우 자동 스타트/스톱과 회생제동, 파워 어시스트 등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일종인 e토크 기술로 성능과 연비를 챙긴다. 최고출력 270마력에 최대토크 40.8kg·m. 이밖에 FCA에 널리 쓰이는 V6 3.6L 펜타스타 엔진(285마력, 35.9kg·m)과 램 트럭에 얹히는 V6 3.0L 에코디젤(260마력, 61.1kg·m)도 선택할 수 있다. 변속기는 토크플라이트 8단 자동변속기와 6단 수동 두 가지. 수동변속기의 경우 새로운 기어 패턴과 기어비 조정을 통해 록크롤링에 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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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L 직분사 터보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담았다


섀시는 당연히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을 계승한다. 고장력 강판에 하이드로포밍 공법을 활용해 경량, 고강성을 추구했으며 아연도금 방청처리로 내구성을 높였다. 스키드 플레이트로 연료탱크와 구동계를 보호하는 한편 루비콘 트림의 경우 차체 바닥 양옆에 두터운 락레일을 더해 보디 손상을 최소화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과 경량화 노력
요즘 차라면 연비와 환경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랭글러의 성격상 디자인에서 공기저항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경량화와 엔진 등 구동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보디 온 프레임은 경량화에 적합한 방식이 아니므로 뼈대 이외의 부분, 즉 도어와 도어 힌지, 보닛, 펜더 등을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뒤쪽 스윙 게이트는 마그네슘을 사용했다. 그밖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소재와 설계를 손보아 무게를 덜었다.


서스펜션은 오프로더의 전통 그대로 담았다. 앞뒤 모두 솔리드 방식을 쓰는 자동차는 요즘 세상에 흔치 않다. 단조 스틸제 컨트롤암에, 앞뒤로 스테빌라이저를 달았다. 앞쪽의 경우 전자식으로 좌우 연결을 끊어(루비콘 기본) 추가적으로 스트로크를 확보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짧은 앞뒤 오버행과 27.7cm의 최저지상고 덕에 진입각 44°, 브레이크오버 27.8°, 탈출각은 37°. 여기에 앞뒤 전자식 디프록과 주행안정장치, 저속기어를 함께 사용하면 록크롤링 같은 하드코어 주행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 아울러 유압 펌프를 모터로 돌리는 전동유압식 스티어링으로 연비개선과 자연스런 조작감을 모두 챙겼다. 스티어링 기어비는 도어 타입에 따라 다른데, 2도어는 17.4:1(록투록 3.5), 휠베이스가 긴 4도어형은 15.6:1(록투록 3.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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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더라는 성격에 맞추어 앞뒤 리지드 서스펜션을 쓴다


많은 SUV들이 도심형으로 길들여진 요즘, 진짜 오프로더는 점차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도 지프 랭글러 외에도 랜드로버 디펜더와 포드 브롱코가 부활을 계획하고 있어 결코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매끈한 노면보다는 야생이 더 익숙한 진성 오프로더들의 거친 질주가, 퇴화되고 있는 SUV의 야성에 불을 당기고 있다.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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