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수퍼카로의 극적 진화, 테슬라 로드스터
2018-01-15  |   20,583 읽음

 TESLA ROADSTER

EV 수퍼카로의 극적 진화

테슬라의 초석을 다졌던 EV 스포츠카 로드스터가 0→시속 100km 가속 1.9초에 최고시속 400km,

한번 충전으로 1,000km를 달릴 수 있는 수퍼카 성능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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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회사에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발명가이자 과학자 중 하나였던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현대문명의 가장 중요한 동력원 중 하나인 교류전기 시스템이 바로 테슬라에 의해 개발되었으니 말이다. 테슬라의 이름은 이제 또 다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EV 시대를 앞당길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빼앗긴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미국의 희망으로서 말이다. 2003년 마틴 에버하트와 마크 타페닝이 테슬라를 창업할 당시만 해도 EV는 다양한 가능성 중 하나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EV 시대로의 전환을 의심하지 않는다. 게다가 엘런 머스크라는 거물 투자자가 CEO가 되면서 자율운전과 EV 트럭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의 초석 다진 로드스터
최근 자율주행 EV 트럭 세미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테슬라는 또 한 대의 신차를 기습 공개했다. 트럭 화물로 위장해 운반된 것은 바로 2세대 로터스터. 2008년에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테슬라의 첫 공도형 차였던 로드스터는 브랜드의 기초를 다진 상징적인 모델이다. 로터스제 알루미늄 섀시를 바탕으로 215kW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얹어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EV 스포츠카 이미지를 확립시켰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 전기차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는 눈부셨고, 로드스터 역시 그런 변화를 온전히 담아야 했다. 최고시속 201km에 한번 충전으로 378km를 달릴 수 있었던 로드스터는 2세대에서 최고시속 400km, 주행거리는 1,000km로 늘어난다. 속도와 주행거리가 두 배 이상, 가격 또한 두 배나 비싼 수퍼카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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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드스터가 최고시속 400km의 수퍼카로 진화한다


신형 로드스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초대 로드스터가 단종된 지 3년 만인 2014년의 일. 그리고 엘런 머스크의 트위터를 통해 그 존재가 공식화된 것이 2016년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것은 프로토타입이었지만 최소한 외형만큼은 거의 완성에 가까워 보인다. 치프 디자이너 홀츠하우젠이 그려낸 디자인은 구형과의 공통점이 그리 많지 않다. 프론트 그릴이 없는 노즈와 레드/블랙의 이미지 컬러를 제외하면 거의 다른 존재. 그보다는 오히려 모델S와 모델X 등 현행 테슬라 라인업과의 패밀리룩으로 보인다. 최대한 낮은 위치로 끌어내린, 칼날처럼 날카로운 램프에 3개의 램프를 촘촘히 박았고 그 옆에는 수직으로 흡기구를 마련했다. 매끈하게 다듬은 근육질의 보디는 힘이 넘친다. 부풀린 펜더와 잘록한 허리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공식을 따랐으며, 뒤쪽에는 팝업식 리어윙과 본격적인 디퓨저를 갖추고 있다. 다만 부가티나 코닉세그 등 비슷한 성능의 수퍼카들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밋밋하고 단순한 외모인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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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초석을 다졌던 초대 로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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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머스크의 모험은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루프는 뒤에서 최대한 완만하게 떨어져 내린다. 이는 운전석 뒤쪽에 작은 시트를 추가하기 위함인데, 미드십 2인승이었던 구형과 달리 2세대는 네 바퀴를 굴리는 2+2 구성이다.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후계모델임을 감안하면 매우 큰 변화다. 쿠페처럼 보이지만 지붕은 탈착식이기 때문에 로드스터라는 이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다만 로터스의 소프트톱을 가져다 썼던 구형과 달리 신형은 복합소재라 타르가톱에 가까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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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는 인상이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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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일부를 떼어낼 수 있는 타르가톱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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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작은 좌석을 갖춘 2+2 구성이다


운전석은 매우 간결해서 일직선 대시보드와 센터 페시아가 정확히 T자형을 이루며 세로로 긴 모니터를 갖추고 있다. 별도의 계기판 대신 대시보드에 얇게 슬릿처럼 정보를 표시한다. 항공기 느낌의 직사각형 스티어링 휠은 자율운전 모드를 의식한 형태인 듯. 유튜브 영상에서 급가속시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에 나타나는 격자형(Plaid) 그래픽은 다른 테슬라 모델의 고출력 모드(Ludicrous)보다 더욱 고성능을 뜻하는데, 이는 87년 나왔던 스타워즈 페러디 영화 ‘스페이스볼즈’에서 차용한 것으로, 극중 악당 다크헬멧의 기함 스페이스볼1의 빠르기 모드(Light Speed, Ridiculous Speed, Ludicrous Speed)를 상회하는 초광속의 영역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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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운전을 염두에 둔 듯한 스티어링 휠 디자인

최고시속 400km에 1,000km 주행 가능
구동계는 앞 1개, 뒤 2개의 3모터 구성. 아직은 단일 모터당 출력에 한계가 있는 EV에서는 고출력을 얻기 위해 모터 개수를 늘리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신형 로드스터의 경우 앞에 하나, 뒤에 두 개를 사용해 네 바퀴를 구동하며, 뒷바퀴 좌우 모터를 독립제어하는 방식으로 토크벡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테슬라 중 가장 강력한 모델S P100D의 경우 시스템출력 782마력에 시스템토크 95.0kg·m로 2.4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이 가능하다. 스포츠카 성격의 로드스터는 이보다 무게가 더욱 가벼울 것이 분명하며, 모터도 개량해 시스템토크 102kg·m를 넘을 것으로 알려진다. 프레스 런칭 당시 발표된 수치는 0→시속 100km 가속 1.9초에 시속 100마일(161km)까지 4.2초. 또한 쿼터마일(400m) 가속은 전문 드레그 레이서에 필적하는 8.9초로, 포르쉐 918 스파이더마저 능가한다. 아울러 200kWh의 대용량 배터리로 한번 충전에 1,000km를 달린다. 엘런 머스크의 말을 빌자면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충전 없이 왕복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용량 200kWh 배터리는 현재의 18650 규격 리튬이온 기준으로 지나치게 크고 무겁다. 100kWh의 모델S P100D가 배터리 모듈 16개를 사용하므로 그 2배라면 32개 모듈, 셀 개수로는 무려 1만6,512셀에 이른다. 이는 덩치가 작고 가벼워야 하는 로드스터에게 무게와 패키징, 냉각 문제로 직결된다. 게다가 테슬라는 세계적으로 예약주문이 쇄도한 염가형 모델 테슬라3의 생산 차질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여기에 로드스터와 모델 Y 등 줄줄이 늘어선 신모델 개발 일정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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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km를 달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배터리팩과 경량화가 필요하다


25만달러(약 27억3,000만원)의 가격에 예약금만 5만달러(약 5,460만원)에 이르는 EV 수퍼카, 테슬라 로드스터를 도로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최소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낙관적 전망이 딱딱 맞아떨어졌을 때의 이야기다. 그런데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라는 엘런 머스크는 지금까지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인생을 걸어왔다. 페이팔의 성공에 힘입어 거부가 되더니, 돌연 스페이스X로 우주여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8년 파산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나사와의 계약을 따내면서 보란 듯이 재기하더니 테슬라마저도 성공시켜 단번에 EV 시대의 총아로 떠올랐다. 영화만큼이나 드라마틱한 그의 삶을 되돌아보면 이번 로드스터 프로젝트쯤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처럼 느껴진다.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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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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