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 기함의 새로운 도전, 토요타 크라운 컨셉트
2017-12-14  |   40,288 읽음



내수용 기함의 새로운 도전
TOYOTA CROWN CONCEPT

토요타의 내수 전용 고급차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크라운이 15세대로 진화를 앞두고 있다.

디자인과 달리기 성능을 개선하고 커넥티드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등 젊은층을 잡기 위한 변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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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7세대 크라운의 광고 카피 ‘언젠가는 크라운’은 비단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당시 자동차에 관심 있는 국내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크라운은 선망의 대상 중 하나였다. 당시에는 수입차 자체가 귀했을 뿐 아니라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도 않았지만 입소문을 통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급차로서의 크라운을 동경했다.


크라운은 토요타가 1955년 처음 선보였던 고급차로 오랫동안 일본을 대표해왔다. 사실 내수에 치중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그리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수 시장에서만큼은 카롤라나 랜드크루저에 필적하는 역사와 전통의 이름. 고급차로 한정짓는다면 사실상 경쟁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날에는 유럽산 고급차와 렉서스 브랜드에 밀려 존재감이 다소 희미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크라운은 단순히 사장님 차에 그치지 않고 관용차와 택시, 경찰차 등으로 널리 쓰였다. 차체가 크고 고급장비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신뢰성과 내구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1955년 순수 자국산 설계로 태어난 토요펫 크라운은 당시 미군정 지배하에 있던 영향으로 미국차의 영향을 많이 받은 차였다. 그리고 1957년에는 토요타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출력 부족과 잦은 고장으로 시장 반응이 형편없어 1960년 수출을 중단)한 차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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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에 토요타 차로는 처음 미국에 수출되었던 크라운

컨셉트의 탈을 쓴 15세대 크라운
크라운 컨셉트카 예고하는 신형 크라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개발 프로젝트를 이끈 치프 엔지니어 아키야마 아키라는 이렇게 설명했다. “제일 중요한 것이 차 자체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세계에서 통용될 만큼 세련된 디자인과 달리기 성능을 목표로 했습니다. 높은 충성도를 보여 왔던 크라운 고객층이 슬슬 자동차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됨에 따라 보다 젊은층을 겨냥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유럽 프리미엄카나 렉서스와의 경쟁을 뜻합니다.” 그의 말에서 점점 축소되는 자기만의 성역에서 나와 보다 넓은 시장에서 다양한 라이벌들과 맞붙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신형 크라운의 역할을 알 수 있다.


이 차는 컨셉트라고는 했지만 사실상 양산차에 다름없는 디자인과 완성도를 보여준다. 차세대 크라운을 위한 일종의 예고편이다. 도쿄모터쇼에서는 이처럼 컨셉트카라는 이름을 붙인 양산형 프로토타입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사이즈를 보면 여전히 일본 내수 시장용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길이, 너비, 높이 4,910×1,800×1,455mm에 휠베이스 2,920mm로 이전 세대에 비해 휠베이스 70mm, 길이는 15mm 늘어났으면서도 전폭은 현행 크라운과 동일한 1,800mm. 일본의 협소한 주차공간을 고려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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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장에서 벗어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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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셉트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상 양산 프로토타입에 가깝다


디자인은 이전 세대의 DNA를 진하게 담으면서도 젊은 감각을 담으려 했다. 크라운의 왕관 엠블럼에서 영감을 얻은 역사다리꼴 그릴이 여전히 건재하고 각진 헤드램프도 많이 닮았다. 반면 헤드램프 위에 LED 주간주행등을 낚시 바늘처럼 얹고 그릴 아랫부분 흡기구를 새롭게 다듬어 변화를 주었다. 갈매기 날개처럼 오르내리는 아랫부분은 얼굴을 한층 과격하게 만드는 디자인 포인트. D필러가 얇아짐에 따라 기존에 달리던 크라운 엠블럼이 사라졌고, 리어쿼터 클라스를 추가하면서 뒤로 바싹 미느라 측면 라인은 전통적인 세단보다는 아우디 A7같은 5도어 해치백처럼 보인다. 대신 트렁크 끝단에 리어윙을 달아 듀얼머플러와 함께 스포티한 뒷모습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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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필러가 얇아지면서 보디라인이 달라졌다


인테리어는 이전 세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금속 장식을 조금 억제하고 3스포크 스티어링과 가죽을 씌운 시프트레버, 카본 트림 등으로 간결하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을 살렸다. 대시보드 중앙 모니터 위로 별도의 모니터가 추가된 것은 커넥티드 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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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를 계승하면서 깔끔하게 디자인한 운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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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레버와 카본 트림 등이 스포티하다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변화
토요타가 이번 컨셉트카를 발표하며 앞세운 특징은 크게 두 가지, 펀 투 드라이브의 주행성능과 커넥티드 기술이다. 차체 사이즈 외에 엔진 등 구동계 스펙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주력은 14세대와 마찬가지로 4기통 2.5L 하이브리드일 가능성이 높다. 대신 내연기관을 신개발 다이내믹포스 엔진으로 바꾸어 성능과 효율을 높인다. 일반 가솔린 엔진의 경우 14세대 후기형부터 얹은 4기통 2.0L 터보(8AR-FTS)가 그대로 쓰이며, 만약 시장 추세에 따라 6기통 엔진을 버린다면 2.0L 터보의 고출력 버전이 공백을 채우게 될 것이다.


TNGA의 변형으로 렉서스 LC나 LS에 사용되는 GA-L 플랫폼은 렉서스가 아닌 토요타 차로는 첫 사용이다. 기존 크라운과 달리 이번에는 뉘르부르크링에서 세팅을 다듬어 저속에서는 부드러우면서 핸들링 성능 역시 우수한 차로 거듭났다. 게다가 컨셉트카 그릴에 달린 RS 엠블럼이나 실내 카본 트림은 신형 크라운의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준다. 고급형인 로얄 설룬의 이니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고성능차에 사용되는 명칭(이 경우에는 Racing Sport)이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가지치기 모델인 크라운 로얄과 애슬리트를 한 가지 보디 형태와 디자인으로 통합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등 아직은 소문이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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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마제스티나 애슬리트(사진) 등 가지치기 모델들은 통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디에 루오프 부사장은 크라운 컨셉트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신형 크라운이 일본 커넥티드카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 공언했다. 모든 차에 통신기기를 탑재해 여기에서 얻어지는 빅데이터를 활용, 유저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해 교통 체증 감소를 꾀한다든지 차에 이상이 있을 때 원격진단, 콜센터와의 연결도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자동차가 승객을 지키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보행자와 거리의 안전, 교통까지도 신경 쓰는 시대가 된 것이다. 15세대가 되는 차세대 크라운은 내년 여름 시장에 등장한다.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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