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숙성된 매콤한 맛, 포르쉐 카이엔
2017-11-02  |   32,090 읽음

잘 숙성된 매콤한 맛
PORSCHE CAYENNE


포르쉐의 첫 SUV였던 카이엔이 어느덧 3세대로 진화했다. 가벼워진 차체와 신형 엔진,

능동식 공력장비로 성능과 연비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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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를 달리는 매콤한 포르쉐. 2002년 데뷔 이래 76만 대 이상 판매된 카이엔은 개발 당시만 해도 이 정도의 성공을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했다. 포르쉐 로고를 단 덩치 큰 SUV, 게다가 이름은 고추에서 따왔다니……. 하지만 SUV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태어난 덕분에 회사 곳간을 두둑하게 만들었고, 파나메라나 마칸 같은 비(非) 스포츠카 라인업 확대의 디딤돌이 되었다. 그런 카이엔이 벌써 두 번째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3세대로의 진화를 완료했다. 

고도화된 능동식 공력장비
카이엔의 가장 큰 약점은 스포츠카 종가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붕이 높고 덩치가 큰 SUV 보디는 날렵하게 다듬기가 힘들 뿐 아니라 무게 또한 많이 나간다. 이런 태생적 한계와 골수팬들의 비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보다 강력한 엔진과 진한 포르쉐 DNA가 필요했다. 그래서인지 당대 포르쉐 스포츠카들과의 디자인 공통분모를 중시했다. 2002년 등장했던 첫 모델은 당시 911(996)과 복스터처럼 달걀 프라이를 닮은 헤드램프를 달고 있었다.


3세대 카이엔 역시 포르쉐 DNA를 곳곳에 심었다. 우선 4점식 주간주행등은 르망 우승차인 919 하이브리드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요즘 대부분의 포르쉐에 달린다. 디자인은 변화보다는 동질성에 중점을 두어 헤드램프 윤곽이나 측면 보디라인이 2세대를 살짝 다듬은 수준. 범퍼 흡기구는 직사각형으로 보다 대형화했고, 강조된 가로핀을 따라 얇은 포그램프를 배치했다. 상대적으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변화의 폭을 주도했다. 얇고 길어져 좌우를 연결하는 한편 일직선의 램프를 넣었다. 그러면서도 브레이크 램프를 4점식 DLR처럼 배치해 앞뒤 통일성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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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덩치로 유발되는 공기저항은 가동식 공력장비인 어댑티브 에어로다이내믹스 시스템으로 상쇄시켰다. 전면 흡기구 속 라디에이터 셔터는 냉각성능과 공기저항의 밸런스를 조절한다. 또한 SUV에 처음 도입한 가동식 루프윙이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상황에 따라 최적의 각도로 제어되며, 급제동시에는 최대 위치로 올라와 에어 브레이크 역할을 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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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V 최초로 도입된 팝업식 루프윙

 


휠베이스는 2,895mm로 변화가 없지만 실내공간은 63mm 길어지고 화물공간도 770L로100L가 늘었다. 타코미터를 중앙에 둔 5련식 계기판 레이아웃과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그대로 가져왔다. 그럼에도 운전석이 크게 달라 보이는 것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CM용 모니터 때문. 12.3인치로 대폭 커진 화면으로 인해 에어벤트는 아래쪽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화면 레이아웃이나 조작 UI 등은 태블릿 PC에 가깝다. 공조장치와 오디오 스위치 역시 전반적으로 새로 손보면서 터치식 버튼으로 바꾸어 한결 단순하고 깔끔해졌다. PCM은 온라인 내비게이션을 기본 내장했고, WiFi와 핫스팟 기능을 통해 스마트 기기와 쉽게 연결된다. 오디오는 보스와 부메스터를 옵션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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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M용 대형 모니터가 대시보드 디자인을 크게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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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는 그대로지만 실내공간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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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L 넓어진 화물칸

엔진은 줄이고 출력은 높이고
먼저 공개된 엔진은 V6 가솔린 두 가지. 폭스바겐의 15° 협각 VR6이 아니라 뱅크각 90°의 신형 유닛이다. 싱글터보형은 배기량 3.0L에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내며, 카이엔S에 얹히는 2.9L 트윈터보는 440마력, 56.1kg·m다. 카이엔S의 경우 최고시속 265km에 0→시속 100km 가속 4.9초의 성능을 내면서도 L당 10.9km를 달린다. 8단 자동 팁트로닉S와 네바퀴굴림이 기본. 4WD의 핵심장비인 트랜스퍼 케이스는 전자제어되는 습식 다판클러치를 통해 앞바퀴로 보내는 토크의 양을 실시간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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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0마력을 발휘하는 V6 2.9L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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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단 팁트로닉 변속기와 4WD가 기본이다


가장 성능이 뛰어난 카이엔 터보는 V8 4.8L 트윈터보에서 배기량을 4.0L로 줄이면서도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8.6kg·m로 성능은 끌어올렸다. 터보차저 2개를 뱅크 사이에 넣고 배기를 2기통씩 묶어 트윈스크롤 방식으로 구성해 반응지연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 그 결과 최고시속 286km를 자랑하며, 0→시속 100km 가속은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의 론치 컨트롤을 활용할 경우 3.9초까지 단축된다.


성능 지향의 SUV에서 공기저항만큼이나 큰 문제가 무게와의 싸움이다. 3세대 카이에은 무려 250kg 경량화에 성공했던 2세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알루미늄 사용 범위를 47%로 확대했고, 강도를 필요로 하는 벌크헤드와 캐빈룸 둘레에만 강판을 사용했다. 다양한 소재를 하나로 묶기 위해 MIG 용접, 레이저 용접, 펀치 리벳과 클린칭, 접착제 등 10가지가 넘는 방법이 동원되었다. 이로 인해 완성차 상태에서 65kg(카이엔S 기준)이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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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바닥도 평평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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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경량화한 섀시


서스펜션은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 구성에 에어 서스펜션의 조합. 에어 댐퍼는 3챔버식으로 제어폭이 넓어졌는데, 이것은 부드러운 크루징부터 본격적인 스포츠 주행까지 보다 넓은 영역의 커버를 의미한다. 전동식 4WS 시스템도 도입해 민첩성과 안정성을 수준 높게 양립시켰다. 스테빌라이저를 비틀어 롤링을 제어하는 PDCC는 유압식을 48V 전동식으로 바꾸어 PHEV 구동계와의 상성도 챙겼다. 엔진을 자주 꺼야 하는 하이브리드차는 유압펌프를 지속적으로 작동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온로드에서는 스테빌라이저를 반대로 비틀어 롤링을 억제하고, 오프로드에 들어가면 충분한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확보하도록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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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챔버식 에어 서스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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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V 전동식으로 바뀐 PDCC

네 가지로 늘어난 오프로드 모드
조절식 댐퍼와 드라이브 모드, 롤 스테빌라이저는 물론 네바퀴굴림의 디퍼렌셜록과 토크 벡터링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4D 섀시 컨트롤은 차의 움직임과 운전자의 조작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제어한다. 4WD 시스템은 기존의 온로드 성능을 다듬는 한편 오프로드 기능을 더욱 세분화했다. 이제 그레이블(약 오프로드), 머드, 샌드, 록의 네 가지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 높이조절 기능까지 더하면 보다 험한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PCM에 오프로드 전용 앱을 마련해 롤과 피치각, 등판각을 실시간으로 표시함은 것은 물론 온보드 비디오 녹화도 지원하다.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각종 노하우도 매뉴얼 형식으로 담았다.


신형 브레이크도 빼놓을 수 없다. 일반적인 주철제와 최고성능의 카본-세라믹(PCCB) 사이에 새로이 PSCB(Porsche Surface Coated Brake)가 더해졌다. 카이엔 터보의 20인치 휠에 기본 장비되는 PSCB는 직경이 415mm의 주철 디스크 표면에 텅스텐카바이드를 고속 용사해 만들어진다. 높은 내구성과 함께 반복적인 급제동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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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옵션 브레이크(PSCB)가 준비되었다

 


등장 초기 부정적 여론도 있었지만 이제 카이엔은 누가 뭐래도 포르쉐 라인업의 핵심모델이다. 물론 이 차가 포르쉐에 어울리는 존재인가에 대한 논란이 그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은 이익 추구가 최고의 가치 아니던가? 소비자가 원하고 회사에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카이엔은 성공적인 모델임에 틀림없다.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난 매콤한 고성능 SUV는 이제 그 맛이 더욱 깊어졌다.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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