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기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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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


저속에서 힘을 북돋고, 고속에서 진정시킨다.

엔진이 언제 어디서나 제 역학을 수행하도록 돕는 현모양처 같은 존재, 변속기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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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엔진으로 시속 400km로 달릴 수 있을까? 아마 모두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할 거다. 트럭 엔진은 토크는 강하지만 회전수가 낮으니까. 그런데 이론상으론 안 될 것도 없다. 토크만 충분하다면 변속기로 회전수를 증폭시키면 그만이다. 이런 원리는 멀리 있지 않다. 힘센 디젤 엔진과 날쌘 가솔린 엔진이 도로 위에서 비슷하게 달릴 수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차의 성격,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주행 상황에 맞추어 엔진을 카멜레온처럼 적응시켜주는 장치가 바로 변속기다.

엔진의 영원한 짝꿍
1종 보통 면허 소지자라면 알 거다. 수동변속기 자동차는 멈출 때 클러치를 밟지 않으면 시동이 꺼진다는 걸. 바퀴는 멈춰도 엔진은 계속 돌아야 하기에 어떤 차든 바퀴와 엔진의 동력을 끊어주는 장치가 필수다. 이는 최초의 차도 마찬가지였다.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도 예외는 없다. 벤츠는 벨트 방식 1단 변속기를 통해 엔진을 제어했다. 출발할 땐 핸드레버를 밀어 서서히 동력을 잇고, 정지할 땐 레버를 당겨 엔진이 멈추지 않도록 했다. 겨우 1단이어서 변속기라고 부르기에 민망하긴 하지만 최초의 자동차 변속기는 정지할 때마다 시동을 다시 걸어야 하는 큰 수고를 덜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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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변속기를 단 페이턴트 모터바겐과 최초의 2단 변속기를 단 모터캐리지(왼쪽부터)

 

 

이후 석 달 뒤엔 진짜 변속기라 불릴 만한 게 등장한다. 고틀리프 다임러가 만든 모터캐리지의 2단 변속기가 그 주인공. 핸드레버로 조작되는 건 이전과 같지만 원뿔형 클러치가 들어가고 변속기어가 하나 더 늘어나는 등 겨우 3개월 만에 훨씬 진보된 기술을 자랑했다. 덕분에 모터캐리지는 페이턴트 모터바겐보다 시속 2km 더 빠른 최고시속 18km로 달릴 수 있었다. 이렇듯 다단화의 흐름은 최초의 차 등장 이후 고작 3달 만에 시작됐다. 저속에선 힘을 못 쓰고, 고속회전엔 한계가 있는 내연기관에 변속기의 다단화는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자동변속기는 언제 나왔을까? 최초의 자동변속기 등장은 예상과 달리 꽤 빨랐다. 초창기 자동차의 변속기 조작은 오늘날의 그것보다 훨씬 번거로웠기 때문.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나온 뒤 20년이 채 지나지 않은 1904년, 스터티번트 형제에 의해 최초의 자동변속기가 등장한다. 엔진회전수에 따라 변속하는 방식으로, 회전이 빨라지면 높은 기어를, 낮아지면 낮은 기어를 알아서 바꿔 물었다. 하지만 이들의 이름이 생소한 데서 엿볼 수 있듯, 오작동이 심해 성공하진 못했다. 성공적인 최초의 현대식 자동변속기는 이로부터 36년이 흐른 1940년 올즈모빌에 의해 등장한다.

먼지 쌓인 첨단
요즘 변속기는 참 다양하다.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로만 나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자동화 수동변속기, 무단변속기에 이어 듀얼클러치 변속기까지 다양한 변속기가 등장했다. 특히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무단변속기는 뛰어난 성능과 효율로 기존 자동변속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첨단 변속기들이 사실 ‘최신’은 아니다. 그 기원은 무려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이상적인 변속기라고 불리는 무단변속기, CVT는 르네상스 회화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중세의 예술가가 현대 공학의 이상을 그려낸 셈. 최초의 자동차보다도 400여 년이나 앞선 1490년의 일이다. 다빈치의 스케치는 자동차나 엔진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변속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파격적인 생각이었다. 이후 CVT는 400여 년이 지난 1879년에 이르러서야 첫 특허가 출원되고, 1950년대부터 서서히 자동차에 적용되기 시작한다. 참고로 다빈치는 비슷한 시기 내연기관의 기원도 그려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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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무단변속기 스케치


CVT는 오늘날 두 개의 풀리를 벨트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21단 기어 자전거의 앞뒤 기어가 원뿔형 모양으로 바뀐 거라고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 듯. 물론 차에 적용되는 건 이보다 더 복잡하다. 두 개의 풀리가 시시각각 크기를 조절해 항상 최적의 기어비를 찾는다. 덕분에 효율 좋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간단한 구조로 가볍기까지 해 최신 친환경차와 소형차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금속 벨트 하나로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큰 힘을 감당하기엔 여전히 무리가 있고, 가속감이 이질적인 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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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벨트식 CVT는 두 개의 풀리가 크기를 조정해 기어비를 자유자재로 바꾼다


번개 같은 변속의 듀얼클러치 변속기, DCT의 역사도 상당히 오래 됐다. 2차 세계대전도 일어나기 전이었던 1935년 프랑스 엔지니어 아돌프 케그레스의 손에서 탄생했다. 지금처럼 각각 짝수와 홀수 기어를 담당하는 두 개의 클러치가 한 개의 플라이휠을 공유하는 방식. 그는 다빈치와 달리 실제로 개념을 실현했다. 특허를 출원했음은 물론, 1939년 시트로엥 트락숑아방에 달아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쳤다. 하지만 당시 기술력으론 대량생산이 힘들어 대중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후 DCT는 1980년대 포르쉐와 아우디가 경주차를 통해 시범적으로 활용한 후, 2003년에 이르러서야 폭스바겐 골프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량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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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달았던 시트로엥 트락숑아방


오늘날 DCT는 두 개의 클러치를 통한 빠른 변속과 엔진과 변속기가 직결되는 높은 효율로 수동변속기는 물론 자동변속기 시장까지 폭넓게 대체하고 있다. 시속 400km까지 단 42초 만에 도달하는 하이퍼카 부가티 시론부터, 90마력의 조그마한 소형 SUV 르노삼성 QM3까지 죄다 DCT를 쓰는 이유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복잡한 구조에 따른 비교적 비싼 가격과 무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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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F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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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하이퍼카 부가티 시론도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얹는다​

주도권을 넘겨받은 전자식
2007년 등장한 재규어 XF의 변속레버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닭다리 같은 변속레버를 앞뒤로 드르륵 당기던 게 당연했던 그때, 시동 끄면 우아하게 숨어버리는 것도 놀라웠지만, 동그란 노브를 돌려서 기어를 바꾸는 방식도 신선했다. 당시만 해도 우아한 스타일에 빠져 전자식 변속레버는 오로지 ‘멋’을 위한 사치품 같았다. 이게 자율주행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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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공개된 1세대 재규어 XF의 전자식 변속레버


거창하게 얘기하지만, 사실 전자식 변속레버를 설명하는 건 어렵지 않다. 운전자의 명령을 케이블이 아닌 전자식으로 전달하면 전자식이다. 하지만 그 의미마저 간단하지만은 않다. 변속레버를 전자식으로 바꾼다는 건, 곧 차에게 변속기에 대한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과 같다. 내가 변속레버를 당겨도 차가 옳지 않은 조작이라고 판단하면 그 명령은 묵살된다. 어디 그뿐인가. 전자식 액추에이터가 달렸기 때문에 컴퓨터가 변속레버를 알아서 조작할 수도 있게 됐다.  후진과 전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벤츠의 자동주차 기능이 대표적인 예다. 혹시라도 자동차가 해킹당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제 유일한 유압식 장치인 브레이크를 열심히 밟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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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의 전자식 변속레버. 전자식 변속레버는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전자식 변속레버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결국 자율주행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도 스스로 돌리고, 브레이크도 조작하며, 변속레버도 알아서 움직여야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기 때문. 물론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는 것도 전자식 변속레버 보급을 앞당기고 있다. 아울러 전자식 변속레버는 힘을 전달하는 와이어나 링크가 없어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케이블을 타고 흐르는 미세한 진동과 소음마저 차단해 실내를 한층 더 조용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고급차나 친환경차에서만 볼 수 있지만 전기차, 그리고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자식 변속레버는 당연하게 기존 변속레버를 대체할 것이다. 물론 진짜 자율주행 시대엔 변속레버마저 사라질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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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i3에도 전자식 변속레버가 달렸다

정차시 변속기, N인가 D인가
변속기가 없어질 때까지 결코 끝나지 않을 논쟁이 아닐까. 그동안 정차시 중립(N) 또는 드라이브(D)에 대해선 온갖 지레짐작이 난무해왔다. 자동차 전문기자들 사이에서도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을 정도. 정차시 N과 D, 어떤 게 맞는 걸까?


최대한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국산차 변속기 개발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봤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의 의견은 정차시엔 중립이 옳다는 것. 일단 효율은 중립이 확실히 좋다. 변속기를 중립에 두면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줄어 효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실제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실험에서도 정차시 중립에 둘 때 연료효율이 약 18~38% 가량 높아지는 게 입증됐다. 이는 3분 이하의 짧은 정차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정차 시간이 3분이 못 되더라도 중립을 유지하는 게 조금이라도 효율에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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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시 중립은 연료효율을 높인다


그렇다면 내구성은 괜찮은 걸까? 정차할 때마다 중립을 두면 잦은 조작 때문에 변속기에 무리가 간다는 게 널리 알려진 중론. 하지만 이것도 걱정할 필요 없겠다. 변속기 개발담당자는 “솔레노이드 밸브의 내구도가 충분히 좋아져, 사실상 문제될 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날 <자동차생활>과 인터뷰했던 BMW 기술자의 의견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불안하다는 기자의 걱정에 그는 “중립에서 주행 기어를 넣은 후 바로 출발하지 않고 0.5~1초 정도만 기다린다면 변속기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요령을 알려주기도 했다.


결국 결론은 귀찮지만 않다면 정차 때는 중립이 여러모로 경제적이라는 얘기다. 다만 이는  전문가 한 명의 의견이기 때문에, 정답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한편, 요즈음 차들은 정차시 시동을 끄거나, 자동으로 중립을 바꾸는 기능 등으로 이런 고민을 덜어주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주행 중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엔진의 동력을 끊어 연료 효율을 높이는 코스팅 기술도 등장했다.

찬란한 괴짜들
오늘날 첨단 변속기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도전이 이룩한 성과다. 하지만 한 개의 성공 뒤엔 열 개의 실패가 있기 마련. 매력적인 이론에도 불구하고 괴짜로 남은 별난 변속기들의 이야기다.

 

닛산은 CVT로 이상을 꿈꿨다. CVT가 고출력까지 대응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변속기가 될 터. 이런 생각으로 만든 게 트로이덜 CVT다. 원리는 어렵지 않다. 벨트식 CVT와 달리 두 개의 원뿔 모양 디스크 사이 파워 롤러가 각도를 조절해 기어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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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개발한 익스트로이드 CVT. 양쪽 아치 모양으로 패어 있는 디스크 사이에 파워 롤러가 각도를 조절해 기어비를 바꾼다

하지만 간단한 원리와 달리 상용화는 쉽지 않았다. 롤러와 디스크가 맞닿는 면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걸핏하면 미끄러지거나 파손되기 일쑤. 19세기 말 특허가 출원됐음에도 오랜 기간 개념으로만 남아 있던 이유다. 닛산은 이 문제의 해결책을 오일에서 찾았다. 높은 압력에선 끈끈해지고, 압력이 줄면 물처럼 부드러워지는 독특한 트랙션 오일로 롤러와 디스크를 끈끈하게 붙들었다. 일명 익스트로이드 CVT의 등장 배경이다.

익스트로이드 CVT는 닛산 세드릭, 글로리아, 그리고 스카이라인 등에 얹혀 배기량 3.0L 이상 엔진의 고출력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하지만 제아무리 좋은들 비싸면 무슨 소용일까. 익스트로이드 CVT는 비싼 가격 때문에 사장되고 만다. 일반 동급 AT보다 약 50만엔 비쌌고, 수리비가 100만엔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고. 비록 지금은 사라졌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기계식 하이브리드에 사용돼 부활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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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로이드 CVT가 적용된 닛산 스카이라인


수동변속기의 클러치를 없애려는 시도도 수많은 괴짜를 낳았다. 그중 인상 깊은 건 사브의 센소닉 변속기. 왼발에 깁스를 두른 드라이버가 마치 경주하듯 질주하는 광고 영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센소닉 변속기가 대단한 건 싱글클러치인데도 불구하고 일반 운전자보다 변속이 빨랐다는 점이다. 운전자가 변속레버를 움직이는 순간 클러치가 재빠르게 떨어지고, 변속이 완료되면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을 기다려 클러치를 붙였다. 진짜 운전자가 조작하듯 로직을 설정한 셈. 하지만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바닥을 기었고 결국 사브 900 터보에만 달렸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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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센소닉 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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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900에 센소닉 변속기가 적용됐다


한편 클러치가 없는 반자동변속기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1997년 등장한 현대 아토스를 최초로 대우 티코 등 경차에 주로 활용됐다. 당시 반자동변속기 자동차를 2종 자동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을 정도. 이에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직접 실험한 결과, 자동면허 소지자가 운전하기엔 위험하다고 판단해 운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반자동변속기 경차는 판매가 신통치 않아 이내 자취를 감춘다.


현재 반자동변속기의 혈통은 쉐보레 스파크 이지트로닉, 푸조 MCP, 시트로엥 ETG 등이 잇고 있다. 클러치만 없는 수동이었던 예전과 달리 완전히 자동변속기처럼 조작돼 자동 면허로도 문제없이 운전할 수 있는 게 특징. 다만 일반 AT와 다른 변속 감각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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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스파크 이지트로닉 변속기. 반자동 변속기다

변속기, 눈을 뜨다
자동변속기가 제아무리 발전해도, 수동변속기가 매력적인 이유가 있다. 자동변속기는 ‘장님’이기 때문. 수동변속기는 운전자의 눈과 귀, 그리고 뛰어난 TCU인 뇌를 통해 운전자가 가장 만족할 수밖에 없는 변속 패턴을 선사해왔다. 수동변속기 자동차가 보다 경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장점을 내세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자동변속기도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그것도 훨씬 거대하게.


눈을 뜬다는 건 결국 정보를 미리 읽는다는 뜻. 여기서 눈의 역할은 내비게이션이 맡는다. GPS와 지도 정보를 통해 오르막길 앞에서 미리 저단 기어를 물고, 내리막길 앞에서 고단 기어를 맞물리는 방식으로 예측주행을 시작했다. 현대 아이오닉에 들어간 내비게이션 연동 ECO-DAS(연비운전 지원 시스템)도 비슷한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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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을 위해 등장한 온갖 센서와 카메라 정보로 변속기를 미리미리 제어하는 기술이 개발 중이다.

사진은 아우디 A8의 센서와 카메라


물론 진짜 눈도 뜨고 있다. 요즘 자율주행 기술의 중심인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만으론 알기 힘들었던 시시각각 변하는 교통 상황, 그리고 차선 하나하나에 따른 보다 정밀한 주변 정보를 파악해 변속 패턴을 조정하는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도 운전자가 수동 변속으로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수준. 차세대 자동변속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커넥티드 기술을 활용한다. 다른 차와의 통신은 물론 신호등, 교통 카메라 등과 주고받은 정보로 변속기를 미리미리 대비시킨다. 자율주행 시대 변속기는 사물인터넷(IOT)으로 천 리 앞을 내다보는 ‘천리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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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활용한 커넥티드 기술이 차세대 변속기에 반영된다


엔진과 함께 등장해 엔진을 한결 쓰기 좋게 보조해온 엔진의 영원한 짝꿍 변속기. 엔진을 위해 존재했던 만큼 저무는 내연기관 시대와 함께 사라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하지만 변속기나 엔진이 없어져도 타이어는 앞으로도 자동차와 함께할 터. 다음호엔 타이어에 얽힌 이야기가 이어진다.

윤지수 기자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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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역사를 간직한 군마의 명소이카호 박물관 요코타 컬렉션군마는 인기 만화 ‘이니셜 D’의 배경이 되는 지역으로 주인공 타쿠미의 홈그라운드인 아키나산 고개길을 품고 있는 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