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들의 큰 전쟁 - 현대 코나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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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B 세그먼트 SUV​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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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4대에 불과하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10만4,936대로 늘어 4년 만에 11배나 성장했다. 유럽의 강자 QM3의 가세와 쌍용의 효자 티볼리의 활약이 폭풍성장을 견인했다. 그동안 쌍용, 쉐보레, 르노삼성의 놀이터로 평가받던 B세그먼트 SUV 시장에 코나와 스토닉이라는 현대·기아차의 십자포화가 쏟아지면서 기존 입지를 공고히 다지려 하는 세 모델과 시장의 패권을 거머쥐고자 하는 두 모델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B세그먼트 SUV 시장은 이제 소형차와 준중형차 시장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자동차생활>의 다섯 기자가 폭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다섯 대의 B세그먼트 SUV를 타고 각각의 가치와 매력을 가늠해봤다. *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최재혁

 

HYUNDAI KONA 1.6T 4WD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자고로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 느지막이 소형 SUV 시장에 합류한 코나는 늦은 만큼 철저히 준비했다. 긴 말 필요 없다. 코나는 가장 빠르고, 가장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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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스토닉이 더 예쁘다. 개인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이 매력적인데, 주변에선 이상하게 코나가 예쁘다는 반응이 지배적. 직접 코나를 타본 지금도 여전히 요란한 생김새는 수긍하기 힘들지만 이거 하나는 인정 안 할 수 없겠다. 코나는 동급 SUV를 멀찌감치 따돌린다. 그게 품질이든 성능이든.

소형 SUV의 호사
요란한 스타일은 직접 보면 조금 더 낫다. 사진 속 모습은 다소 조잡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론 작은 덩치가 화려하게 꾸며져 당찬 모습이다. 특히 굵직한 검은색 펜더에선 현대 SUV의 뿌리 갤로퍼가 연상될 정도. 차가 작은 만큼 여려 보일까봐 더욱 과감하게 꾸민 모양새다. 생김새만큼은 정통 오프로더 부럽지 않게 터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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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가 나뉘어져이전에 없던 독특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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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과 C필러 사이 검은색 플라스틱을 덧붙여 답답함 없는 스타일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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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과 통일성을 높인 뒤쪽 스타일


반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전이다. 톡톡 튀는 외모와 달리 차분하고 고급스럽다. 가로로 길쭉한 스타일의 대시보드에 8인치 모니터를 올린 깔끔한 구성. 간결한 배치에도 불구하고 꽉 차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기능이 가득 들었기 때문이다. 통풍 및 히팅 기능은 물론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에 크렐 사운드 시스템까지 빠짐없이 챙겼다. 특히 운전석에 앉아 반짝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보고 있노라면, 이게 정녕 소형 SUV가 맞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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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찍한 공간감이 특징인 가로로 길쭉한 스타일의 대시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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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에서 누릴 수 없었던 온갖 기능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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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 선택장치, 차로이탈방지 보조장치, 크루즈 컨트롤 등 화려한 장치들이 즐비하다

 

늦은 만큼 더 빠르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7.6초. 코나의 시원스러운 가속력을 대변하는 숫자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이 177마력의 최고출력으로 가뿐하게 작은 덩치를 밀어붙인다. 시속 100km 가속은 제원에서 알 수 있듯 막힘이 없고, 시속 200km까지도 꾸준히 속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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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00km로 달리는 중에서도 놀라운 건 안정감이다. 이 작고 짧은 SUV가 불안한 기색 없이 질주한다. 아반떼 스포츠에서부터 느낀 거지만 최근 현대차는 뒤쪽 댐퍼가 매우 탄탄하다. 덕분에 뒤쪽을 든든하게 붙들면서 요철을 만나도 차체는 안정감을 유지한다. 과거 피시테일 현상으로 몸살을 겪었던 현대차가 단점을 극복한 것. 원래 소형 SUV 중 주행성능은 쉐보레 트랙스가 으뜸이었지만 이제 그 평가를 바꿀 때가 된 듯하다. 어차피 시속 200km까지 쫓아오지도 못하겠지만.


작은 차체에 탄탄한 서스펜션이 맞물린 만큼, 일반적인 주행에선 유럽산 소형 SUV처럼 솔직하게 흔들린다. 큰 충격은 날카롭지 않게 둥글리되 노면의 정보는 빠짐없이 전달한다. 매끄러운 승차감보다 경쾌한 주행을 선호할 젊은 타깃층을 고려한 설정. 동승자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운전자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도 명색이 SUV인데 잠깐의 오프로드도 달려봤다. 오프로드 코스는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길. 비에 젖은 흙길은 타이어가 닿자마자 맥없이 무너졌다. 미끄러짐을 감지한 코나는 VDC를 작동시켜 속도를 줄이려 했지만 이런 길에서 멈추면 견인차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당장 VDC 오프 버튼과 4륜 록 버튼을 누른 후 가속 페달을 밟았다. 휠이 1/3 즈음 잠긴 흙탕길에서 코나는 네 바퀴를 미끄러뜨리면서도 의연히 나아갔다. 다져지지 않은 무른 길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4륜구동 덕에 위기를 모면했다. 아마 2륜구동이었다면 SUV 주제에 꼴사납게 견인됐을 터다.    

  
이렇게 장점만 있으면 좋으련만, 단점도 없지 않았다. 특히 방음이 부실하다. 실내 질감과 마감 수준은 소형 SUV 수준을 뛰어넘었지만, 방음은 전형적인 소형 SUV 수준. 가속 페달을 밟으면 2,000rpm 너머에서 어김없이 터빈 소리가 실내로 파고들고, 급가속시 거친 엔진음이 그대로 유입됐다. 아반떼 스포츠처럼 듣기 좋은 소리였다면 괜찮았겠지만 코나의 메마른 엔진음은 이 차가 저가형 차라는 걸 다시금 환기시켜준다.

만만치 않은 코나
리터당 8.2km. 190km 가량을 달린 후 트립컴퓨터에 찍힌 누적 연비다. 다소 가혹했던 주행 환경이 섞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운 연비다. 이 차를 구매할 젊은 고객들에게 유류비가 결코 가벼운 문제만은 아닐 텐데 말이다. 1,460kg의 비교적 무거운 무게와 4륜구동 장치가 연비를 깎아 먹은 것으로 보인다. 코나 1.6 터보 4WD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1.0km((도심 10.0km/L, 고속 12.4km/L). 환경오염이니 뭐니 해도 리터당 16.2km(18인치 2WD 기준)를 달리는 디젤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나는 화려했다. 소형 SUV라는 장르에 그 이상을 담고자 했다. 빠르고 신선하며 고급스러울 뿐 아니라 높은 품질까지 챙겼다. 하지만 머릿속 한켠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소형 SUV의 가치는 손쉽게 다가설 수 있는 저렴함이 아닐까? 참고로 코나의 가격은 1,895만~2,620만원(플럭스 제외). 1.6 터보 풀옵션 시승차의 가격은 2,980만원이다. 동급 소형 SUV보다 훨씬 많은 걸 갖추면서도 가격이 비슷한 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여전히 손쉽게 다가서긴 힘든 가격이다. 게다가 2,250만~2,930만원짜리 투싼의 유혹도 뿌리쳐야 할 판이다.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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