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넬로에서 온 두 개의 심장 - 페라리 488 GTB & 마세라티 콰트로포트테 GTS

M CARLIFE 0 22,228


FERRARI 488 GTB & MASERATI QUATTROPORTE GTS
마라넬로에서 온 두 개의 심장


하나의 모태에서 빚어진 두 심장이 만났다. 프레스티지 세단과 미드십 수퍼스포츠를 움직이는 같은 이름의 V8.

각기 다른 색깔로 세상을 지배하는 두 이탈리안 하트브레이커가 뜨거운 가슴으로 조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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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가 들려왔다. 로드카부터 F1 머신까지 온통 화끈한 녀석들만 태어나는 그곳은 어째서 그토록 평온했던 걸까.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새들의 지저귐 아래 공업단지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적한 도시, 마라넬로가 있었다. 그곳의 평화를 깨는 건 이따금씩 들려오는 우렁찬 페라리 노트뿐. 창밖을 내다보면 어김없이 붉은색 페라리가 저만치 사라지고 있었다.


숨 막히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지난 봄 마라넬로에서 보낸 시간을 회상한다. 흘러간 시간은 대개 아름답게 추억되기 마련이지만, 그날은 유독 고즈넉했다. 엔지니어의 손으로 빚어낸 거대한 기계 심장이 준 감동을 기억한다. 그 기억이 꿈이 아니란 걸 확인하고 싶어서였을까. 어쩌지 못하고 그곳에서 태어난 두 심장을 한자리에 불러내고야 말았다.

이탈리안 하트브레이커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움직이는 조형작품이나 다름없는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서 있었다. 누구나 꿈꾸는 세계, 하지만 아무나 다다를 수 없는 영역에 서서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눈이 부셔 바라보기조차 조심스러운 노란 스포츠카는 일단 눈길을 주면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잔혹한 표정의 거대 스포츠 세단은 불어오는 바람도 물러서게 하는 어떤 위엄으로 공간을 지배했다.

 

전형적인 샤크 노즈 스타일의 전면부와 청상아리를 닮은 방추형 사이드뷰. 콰트로포르테의 차체 곳곳엔 흉흉함이 깃들어있다. 몰아치는 파도를 닮은 거대한 입 안에 카람빗처럼 날을 세운 10개의 이빨이 선연히 빛나고 정중앙엔 포세이돈의 심벌 트라이던트가 자리한다. 라디에이터 그릴 내부엔 공력성능과 엔진성능을 양립하는 액티브 에어플랩이 담겼다. 앞 펜더 옆에 자리한 세 줄기 아가미는 포식자의 공격성을 강조한다. 강렬한 실루엣 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넘실댄다.


488 GTB은 페라리 그 자체다. 넓고 납작하며 매서운 인상, 앞바퀴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정점을 찍고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페라리에 기대하는 모습 그대로다. 오로지 세상을 매혹하기 위해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이 차의 외형은 아주 작은 디테일조차 철저히 빠르기 위해 다듬어졌다. 더블 프론트 스포일러의 위쪽은 라디에이터와 브레이크로 유입되는 공기흐름을, 아래쪽은 다운포스를 관장한다. 범퍼 중앙 에어로 필러는 차체 바닥으로 흘려보낼 공기와 좌우로 흩어져 냉각효율을 높일 기류를 나눈다. 308 GTB에서 따온 듯한 사이드 에어 인테이크는 가로형 플랩을 통해 공기를 위아래로 가른다. 위쪽으론 공력성능을 위해 차체 후미로 향하는 바람이 지나고, 아래쪽으론 터보 엔진을 식혀줄 기류가 주입된다. 와류 생성 기술을 적용한 언더보디 커버는 고속에서 차체를 노면으로 잡아당긴다. 위로 삐죽 치솟은 도어 캐치 형상조차 흘러가는 바람을 측면 흡기구로 다잡기 위한 것. 능동 제어식 리어 디퓨저는 다운포스가 저항으로 작용할 때마다 플랩을 개방해 뒤쪽에서 끌어당기는 힘을 줄인다.


488 GTB의 공기저항계수는 양산 페라리 사상 최고인 1.67. 차체 곳곳에서 공기흐름과 치열한 사투를 벌인 끝에 거둔 성과다. 시속 200km에서의 다운포스는 200kg으로 3세대 전 360 모데나의 80kg는 물론, F430의 120kg, 458 이탈리아의 140kg을 훌쩍 웃돈다.


4도어 쿠페를 표방하는 모델은 많고 많지만 이 분야의 선구자는 단연 콰트로포르테다. 1963년, 이 차가 처음 등장할 당시만 해도 마세라티는 고성능 쿠페와 레이싱카에 주력하는 메이커였다. 세계적 거부이자 정치가인 아가칸 4세가 럭셔리 쿠페 5000GT의 4도어 버전을 주문한 것이 콰트로포르테 탄생의 계기. 세단을 스포티하게 다듬은 것이 아니라 쿠페에 도어를 추가한 듯한 감성은 이러한 출생의 비밀에서 기원한다.


마세라티는 스포츠카를 만들던 가닥으로 콰트로포르테의 육중한 체구를 감췄다. 그리 커 보이지 않는 20인치 휠만이 이 차의 거대함을 살짝 귀띔할 뿐. 선과 면의 마법이 주는 착시효과에 아랑곳 않고 줄자를 들이대면 놀라운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5.2m를 훌쩍 넘는 길이, 3.2m에 육박하는 휠베이스, 2m에 근접하는 넓은 어깨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L를 능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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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모델 모두 20인치 휠에 피렐리 타이어를 끼운다

흉폭함을 키운 다운사이징 V8
한때 레이싱 경쟁자였던 페라리의 V8 3.8L 트윈터보 엔진(F154)이 콰트로포르테 GTS의 널따란 가슴팍을 채운다. 마세라티는 터보 엔진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온 브랜드 중 하나다. 1981년 등장한 마세라티 비투르보(Biturbo)는 가솔린 엔진 최초의 양산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13년간 판매를 이어갔다.

V8 터보 엔진 F154는 캘리포니아T에 처음 얹혀 페라리의 다운사이징 터보 시대를 열었다. 488 GTB의 V8 3,902㏄ 가솔린 직분사 터보는 F154 변종 가운데 최고성능을 자랑한다. 알루미늄으로 빚어진 이 엔진은 458 이탈리아보다 배기량이 595㏄ 적으면서 105마력을 더 짜낸다. 티타늄-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트윈스크롤 터보 덕에 싱글터보 대비 반응시간을 60% 단축했다. 반응시간 0.06초의 F1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려 드라이버 조작과 동시에 반응한다. 0→시속 100km 가속은 3.0초, 0→시속 200km 가속은 8.3초 만에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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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V8 3.8L 트윈터보 엔진(F154)이 콰트로포르테 GTS의 널따란 가슴팍을 채운다


후륜구동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670마력 77.5kg·m의 힘을 요리하기 위해 페라리는 가변 부스트 매니지먼트를 채택했다. 낮은 단수에서 낮은 회전수의 토크를 억제하고 단수가 올라갈수록 토크 커브의 상향선을 조금씩 높여가는 형식. 이를 통해 구동력이 타이어 접지력을 넘어서지 않으면서도 어느 단수에서나 회전계 끝까지 활발하게 치솟는 토크를 경험하게 한다.


콰트로포르테 GTS가 품은 F154는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66.3kg·m의 폭발적인 힘을 지녔다. 이제는 GTS 배지를 가져야만 허락되는 사치가 되었지만, 콰트로포르테의 백미는 역시 V8. 두 개의 트윈스크롤 터보차저가 각각 한쪽 뱅크 4개의 실린더에 공기를 밀어넣으며 엔진을 부스트하자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수는 순식간에 분당 6,800회를 넘어서고, 도로 위에 530마력을 흩뿌린다. 66.3kg·m의 최대토크는 오버부스트시 72.4kg·m까지 치솟는다. 310km의 최고시속은 V12 엔진을 얹은 수퍼카 MC12에 이어 브랜드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기록. 역대 마세라티 세단 중 가장 짧은 시간(4.7초)에 제로백 가속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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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V8 사운드는 기대보다 고요하되 짙고 깊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바리톤은 굳이 성량을 뽐내려 하지 않는다. 단지 작은 숨결 한 줄기까지 관능과 기품을 담을 뿐. 온 동네를 쩌렁쩌렁 울리게 하던 예전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울림통이 몇 걸음 뒤로 물러난 듯 볼륨은 줄었지만 짙고 풍부한 기름기만은 여전하다.


488 GTB의 등 뒤엔 성난 사자가 숨어 있다. 앞에서 나지막이 고동을 전하고, 뒤에서 감미로운 아리아를 뽑아내는 콰트로포르테와는 확연히 다른 감각. 뒤통수를 타격하는 흉폭한 윽박지름은 누구라도 죽자 사자 내달리게 만든다. 자연흡기를 버리면서 카랑카랑한 사운드까지 포기했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458보다 최대회전수가 1,000rpm 줄어 극적인 감동은 덜하지만, 풀 스로틀로 달리면 여전히 우렁찬 V8 심포니를 펼쳐낸다. 맹렬한 터빈 사운드는 전에 없던 새로운 감성까지 더한다. 패들을 당길 때마다 날선 배기 사운드가 귓가를 찌르고, 엔진회전계 바늘은 플뢰레 펜싱 검처럼 예리하게 레드존을 찌른다. 손끝, 발끝, 머리끝까지 온몸의 피가 역류한다.

세그먼트 정상의 드라이빙 감각
488 GTB는 스티어링 휠을 쥐는 것만으로 강력함을 전달한다. 차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이 잔뜩 조여진 채 말초신경을 날카롭게 자극한다. 속도는 터보랙이 끼어들 틈도 없이 수직상승한다. 기승전결 없이 토크의 정점을 찌르며 시공을 초월할 듯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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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이 잔뜩 조여진 채 말초신경을 날카롭게 자극한다.

 속도는 터보랙이 끼어들 틈도 없이 수직상승한다


스티어링은 유례없이 날카롭고 민첩하다. 기본 드라이빙 모드인 스포츠 모드에서 조차 거친 조향에 의한 차체 기울어짐을 느끼기 어렵다. 높은 차체 강성과 SCM3 자기 유동 댐퍼의 첨단 알고리즘과 덕에 이 차가 코너에서 버틸 수 있는 횡가속력은 458 이탈리아 대비 6% 높고, 롤링은 13%나 더 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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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몰입감이 높은 실내. 미친 듯 달리고 나면 실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도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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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티노는 5단계. 스포츠 모드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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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8 GTB는 스티어링 휠을 쥐는 것만으로 강력함을 전달한다.

스티어링 휠 상단에서 F1 머신에서나 볼 법한 시프팅 포인트 램프를 달았다​

새빨간 마네티노 다이얼을 레이스로 옮기면 변속 속도가 재빨라진다. 서스펜션 컨트롤 매핑도 보다 정밀해진다. CT OFF는 레이스 모드에서 뒷바퀴의 슬립 제어만 해제한 모드. 2세대 사이드스립 컨트롤(SSC2)의 실력을 만끽할 수 있다. SSC2는 운전자 의도에 따라 일정 수준의 슬립을 허용하지만 스핀아웃 위험이 감지되면 ESP가 개입해 궤도를 수정한다. ESP OFF 모드에선 모든 자세제어 장비가 해제된다. 웬만한 배짱(혹은 통장잔고) 없인 발들일 수 없는 영역이다. ​


콰트로포르테는 주행감각에서조차 5m, 2톤이 넘는 덩치를 지운다. 코너와 코너를 거칠게 휘몰아쳐도 좀처럼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다. 발진가속 때나, 추월가속 때나 언제든 튀어나가듯 속도를 붙인다. 노면에 대한 유연한 하체의 반응과 여유 만만한 거동 덕분에 500마력이 넘는 출력을 실감하기 어렵다. 공격적인 주행감각은 이 세그먼트의 경쟁차에선 찾아보기 힘든 수준. 하체가 끈끈하게 노면을 붙잡고, 운전자 조작에 한 치 오차 없이 코너를 파고든다. 순식간에 쏟아지는 강력한 힘이 차체 움직임을 흐트러뜨리려 해도 긴 휠베이스와 완고한 섀시가 끝끝내 안정감을 지켜낸다. 스카이훅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침착하면서도 터프한 본성을 잃지 않는 매력적인 드라이빙 감각의 숨은 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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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 왼편에 자리한 엔진 스타트 버튼과 350까지 적힌 속도계가 이 차의 비범함을 드러낸다


잔혹한 인상,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콰트로포르테의 속내는 의외로 곱고 유려하다. 차급에 비해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우아함과 고상함의 깊이는 쉽게 비교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러 있다. 전형적인 T자 모양 대시보드에 대담한 곡선을 더하고, 질감 좋은 가죽에 선 굵은 크롬장식을 달았다. 여느 프리미엄 대형 세단에 비해 곧추세워진 뒷좌석 등받이는 언제든 아스팔트를 박차고 달릴 수 있다는 암시. 오너드리븐 성향의 스포츠 세단인 만큼 뒷좌석 암레스트에 멀티펑션 조작부도 없다. 뒷자리에 앉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주옥같은 넘버들을 감상했다. B&W 사운드 시스템과 널찍한 뒷좌석은 더없이 호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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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급에 비해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우아함과 고상함의 깊이는 쉽게 비교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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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프리미엄 대형 세단에 비해 곧추세워진 뒷좌석 등받이는 언제든 아스팔트를 박차고 달릴 수 있다는 암시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깃든 첨단 인터페이스가 이채롭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의 50년 세월을 간직한 세단에서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실행하려니 새삼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전방추돌경고와 자동긴급브레이크 기능, 360도 어라운드뷰 카메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요즘 고급차에 필수적인 장비를 대부분 갖추고 있다. 조향보조나 주차보조 등 자율주행에 한 발 다가선 기술을 채용하지 못한 건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의 한계. 하지만 그게 뭐 대수겠는가. 이 차를 소유함으로써 얻는 풍성한 만족감은 어차피 트렌드나 최첨단기술 같은 미시적인 세계의 것이 아니다.


488 GTB의 실내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단 하나, 뒤창 너머로 보이는 붉은 엔진 헤드 커버만은 선명하다. 침대 머리맡이나 사무실 책상 옆에 똑같이 생긴 장식장을 가져다 놓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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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엔진커버 너머 선연히 빛나는 핏빛 엔진 헤드커버를 보며 치맛단 사이로 빨간 슬립을 슬쩍 내보인 모니카 벨루치를 떠올렸다

두 개의 심장, 하나의 불꽃
페라리는 F1 레이싱 팀 스쿠데리아 페라리에 뿌리를 둔다. 1929년 창설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팀이 없었다면, 최초의 페라리 125 S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세라티 역사 또한 레이싱과 함께 시작됐다. 레이서이자 엔지니어였던 알피에리 마세라티는 형제들이 만든 첫차 티포 26을 직접 몰고 레이싱에 나가 우승했다. 1957년 레이싱계 은퇴 전까지 마세라티가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는 500여 개에 이른다.


오랜 경영난에 시달린 마세라티는 시트로엥, 데 토마소를 거쳐 1997년 피아트 산하에 들어갔다. 당시 피아트의 자회사였던 페라리가 마세라티를 관리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마세라티의 FIA GT 선수권 출전을 위해 25대 한정 생산된 수퍼카 MC12는 두 브랜드의 긴밀한 관계가 낳은 결실이다. 최고출력 630마력, 최고시속 330km의 괴물 마세라티는 페라리 엔초로부터 V12 엔진, 기어박스, 섀시를 비롯한 많은 부품을 물려받았다.


페라리는 2015년 FCA 그룹에서 독립했다. 그러나 여전히 FCA의 모기업인 엑소르 그룹의 지배 아래 있다. 한때 서킷에서 페라리와 자웅을 겨루던 마세라티가 더 이상 퓨어 스포츠카를 만들지 않는 이유다. 한 지붕 아래 둥지를 튼 페라리와 집안 다툼을 벌일 수는 없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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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288대에 불과하던 마세라티 판매량은 지난해 4만2,100대까지 불어났다. 4년 새 6.6배나 성장한 셈이다. ‘연간 7,000대 생산’이라는 족쇄를 푼 페라리는 지난해 총 8,014대의 차량을 출고해,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2016년 페라리의 순매출액은 전년 대비 8.8% 상승한 31억500만유로(약 3조9,390억원). 특히 33억80만유로(약 4조1,874억원)에 이르는 엔진 부문의 매출이 엄청난 성장세(전년 대비 55% 증가)를 보였다. 마세라티의 판매 증가 덕분이었다.


페라리는 마세라티에게 뜨거운 심장을 공급한다. F1 트랙을 달구는 붉은 혈기가 문이 네짝 달린 프레스티지 세단의 가슴에 고스란히 담긴다. 희미해진 레이스 정신을 수혈해준 페라리에게 마세라티는 막대한 수익을 선사하고 있다. 콰트로포르테 GTS가 더 많이 팔릴수록 납작한 스포츠카를 고집하는 페라리 정신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488 GTB와 콰트로포르테 GTS의 스티어링 휠을 손에 쥘 때마다 언덕 너머 무지개를 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꿈만 같았다. 먼 훗날 이 여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콰트로포르테의 뒷자리에서 들었던 노래를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 ‘이룰 수 없는 꿈’. 돈키호테의 노래를.


“그 꿈을 이룰 수 없어도, 싸움을 이길 수 없어도, 슬픔을 견딜 수 없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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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B 세그먼트 SUV​ '5'​​9,214대에 불과하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10만4,936대로 늘어 4년 만에 11배나 성장했다. 유럽의 강자 QM3의 가세와 쌍용의 효자 티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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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작은 차들의 큰 전쟁 - 쉐보레 트랙스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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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B 세그먼트 SUV​ '5'​​​9,214대에 불과하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10만4,936대로 늘어 4년 만에 11배나 성장했다. 유럽의 강자 QM3의 가세와 쌍용의 효자 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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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작은 차들의 큰 전쟁 - 기아 스토닉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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