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캠프 2017 - 물 만난 랭글러, 흙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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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캠프 2017
물 만난 랭글러, 흙을 즐기다


랭글러는 원래 이렇게 타는 차다. 도심 출퇴근용도 아니고, 그저 예뻐서 사는 패션 카도 아니다. 돌길을 건너고 흙탕물을 흩뿌리기 위해 태어났다. 하지만 수많은 랭글러가 도로에 갇혀 욕구불만에 쌓여 있을 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프 캠프 2017이 열렸다. 간만에 오프로드를 만난 랭글러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험지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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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시시한 걸.’ 그랜드 체로키로 오프로드 코스를 돌며 든 생각이다. 난이도가 낮은 편은 아닌데 그랜드 체로키는 무덤덤하게 코스를 통과했다. 그렇게 몇몇 코스를 지난 후 바윗길에 접어들 무렵, 별안간 옆 인스트럭터가 운전대를 획 잡아 돌리더니, “그쪽은 랭글러 전용 길입니다”라고 말했다. 역시 그랬다. 오프로드의 제왕 랭글러를 위해 더 험난한 전용 코스를 마련했다. 심지어 스키 슬로프를 거꾸로 올라가는 코스까지 들어 있다니, 부푼 기대를 안고 곧바로 랭글러에 올랐다.


기자가 고른 차는 루비콘 2도어. 휠베이스가 짧은 일명 숏보디 모델로 랭글러 중에서도 오프로드에 특화된 차다. 예전 레토나에서나 봤던 기어노브 옆 길쭉한 레버를 4WD 저속 기어(이하 4L)에 맞물리고 서서히 코스에 진입했다.


랭글러는 확실히 출발부터 다르다. 4L에서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던 그랜드 체로키와 달리 랭글러는 페달 반응이 한층 무디다. 덕분에 통통 튀는 계단 길에서도 동력 변화 없이 꾸준히 속도를 유지하며 올라간다. 도로 위였다면 분명 답답했을 설정이지만 험로에선 오히려 든든하게 느껴졌다.


이어지는 웨이브 코스는 앞뒤 차축이 각각 반대로 눌리는 코스다. 왼쪽 앞바퀴가 눌리면 뒷바퀴는 오른쪽이 눌리면서 차체를 뒤틀게 된다. 덜컹거릴 줄 알았던 랭글러는 예상외로 구렁이 담 넘듯 유연하게 넘어간다. 양쪽 바퀴가 액슬 하우징으로 연결돼 네 바퀴에 무게가 균일하게 얹히는 일체식 서스펜션의 장점이 오롯이 드러난 셈. 게다가 루비콘엔 스웨이바(안티롤바) 분리 기능이 더해져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늘어나고 움직임도 훨씬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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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코스를 지나는 랭글러. 양쪽 바퀴가 연결된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 덕분에 쉽게 통과한다


하지만 일체식 서스펜션이라도 바윗길에서는 덜컹거릴 수밖에 없었다. 앞서 그랜드 체로키가 우회했던 고난도 바윗길에 오르자 차가 좌우로 크게 요동친다. 날카로운 돌에서 바퀴가 떨어질 때마다 흔들리는 것. 하지만 바닥 닿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어차피 랭글러에 맞게 잘 설치해놓은 인공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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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만 통과할 수 있는 고난도 바윗길


이어 별 의미 없는 터널과 다리, 시소 등을 지나면 기대했던 스키 슬로프가 나온다. 오로지 랭글러만 출입할 수 있는 길이다. 막상 경사로 앞에 서니 멀리서 보던 것보다 꽤 가파르다. 게다가 풀이 깔려 있어 바닥이 미끄럽고 중간에 여러 개의 배수로도 만들어 놓았다. 과연 오를 수 있을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았다. 그러자 랭글러는 마치 윈치라도 걸어 당기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경사로를 올랐다. “바퀴 자국을 벗어나지 마세요. 풀 밟으면 미끄러워서 차가 돌아버릴 수 있어요.” 옆에서 인스트럭터가 주의를 줬다. 알겠다고는 했지만 괜한 말에 호기심이 생긴다. 그래서 인스트럭터가 모를 만큼 소심하게 운전대를 꺾어 살짝 풀을 밟아봤지만, 랭글러는 그저 무심하게 등반을 계속한다. 중간중간 움푹 팬 배수로도 아무렇지 않게 통과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정상에 오르니 아래는 까마득하다. 새삼 랭글러가 대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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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슬로프를 따라 정상까지 올라가는 피크 코스​


마지막 코스는 물살 튀기는 도강 코스다. 같은 웅덩이지만 랭글러를 위해서는 더 깊은 전용 수렁이 마련되었다. 물 깊이는 바퀴가 반쯤 잠길 정도. 밖에서 볼 때는 거뜬해 보이지만 운전석에서 보면 물 위를 떠다니는 듯한 기분이다. 이 정도면 하체도 살짝 담근다는 얘기. 하지만 랭글러의 네 바퀴는 미끄러짐 한 번 없이 물길을 통과했다. 배기구도 높게 붙어 있어 물의 역류를 막으려 가속페달을 계속 밟을 필요도 없다. 그저 유유히 지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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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강 코스를 통과하는 랭글러


주행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니 약간 얼얼하다. 일반 SUV라면 가까이 가지도 못할 장애물들을 랭글러만 믿고 통과해왔다. 머리채를 흔드는 거친 노면 덕에 살짝 얼얼하기는 하지만, 지나온 코스를 바라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이제야 알겠다. 덜컹거리고, 시끄럽고, 둔하지만, 랭글러가 사랑받는 이유를 말이다. 오프로드에서의 능력을 겪고 나니 그 정도 불편함은 모두 용서된다.


올해 지프 캠프는 6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지프 고객 대상 행사지만 올해부터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게 바뀐 게 특징. 덕분에 역대 가장 많은 1,000여 개의 참가팀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윤지수 기자 사진 FCA 코리아, 윤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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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프 캠프는 1,000여 팀이 참가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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