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쿠페, 8의 화려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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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쿠페, 8의 화려한 귀환
BMW CONCEPT 8 SERIES


1990년대 존재했던 초호화 쿠페 8시리즈가 부활한다. 올해 콘코르소 델레간자 빌라데스테에서 공개된 BMW 컨셉트 8시리즈는 내년 등장할 2세대 8시리즈를 위한 예고편. 리트랙터블 램프가 사라진 얼굴은 보다 과격해졌고, 6시리즈를 뛰어넘는 화려함과 고성능을 이 한몸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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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마지막 주말. 이탈리아 북부 코모 호수변에서는 콘코르소 델레간자 빌라데스테가 화려한 막을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클래식카 이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행사는 매년 예술성과 희소성을 겸비한 자동차 역사 속 걸작들이 모여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이 행사가 가지는 상징성에 주목한 BMW는 약 10년 전부터 공동주최 형식으로 힘을 쏟아왔다. 다양한 클래식 BMW뿐 아니라 특별 제작된 BMW 컨셉트카들이 시대를 넘어선 걸작들 사이에서 빛을 발했다. 특히나 올해는 8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컨셉트 8시리즈가 전시되어 여러모로 큰 화제를 모았다.  

6시리즈를 8시리즈로 대신하다
BMW에서 8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최초의 8시리즈가 판매된 것은 1990~99년의 10년간. 당시 BMW는 2세대 7시리즈(E32)에 V12 엔진을 투입해 메르세데스 벤츠에 버금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신분상승을 노리고 있었으며 고급 쿠페 6시리즈(E24)는 단종을 앞둔 시점이었다. 198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8시리즈는 6시리즈의 후계모델이면서도 한층 고급스러워 BMW의 기함이라 불러도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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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전신인 1세대 8시리즈


날렵한 노즈에는 M1 이후 오랜만에 리트랙터블 램프를 달았고 E32용 V12 엔진까지 얹었다. 카브리올레가 등장하지 않아 쿠페보디뿐이었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SL, CL 클래스에 비견될 만한 호화 고성능 GT였다. 하지만 BMW의 야심찬 도전은 10년 만에 막을 내렸다. 걸프전의 여파와 함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 총 판매량은 10년간 3만1,000대에 불과했고,  기대했던 미국에서도 7년간 고작 7,232대 파는 데 그쳤다.


99년 단종 후 잠시 끊어졌던 BMW 럭셔리 쿠페의 혈통은 2003년 6시리즈의 이름으로 부활되었다. 2011년 3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BMW는 다시 한번 8시리즈를 되살리기로 했다. 서브 브랜드의 i8이 아니라 진짜 8시리즈의 부활. 태어난 지 6년 된 현행 6시리즈를 단종하는 대신 8시리즈의 못다한 꿈을 펼쳐보기로 한 것이다. 20여 년 전에 비해 프리미엄 시장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롤스로이스 인수에 따라 BMW 그룹의 모델 포트폴리오 역시 전반적으로 고급화되었다. 이 차는 롤스로이스 레이스 바로 아래 위치하게 된다.


이번에 공개된 컨셉트카는 새로운 8시리즈의 예고편 성격. 컨셉트라고는 하지만 양산차 디자인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해럴드 크뤼거 회장은 이 차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8이라는 숫자는 BMW에서 언제나 스포츠 퍼포먼스의 정점에 있었다. 새로운 8시리즈는 날카로운 운동성과 모던한 고급스러움을 갖추고 현대 고급차 세그먼트를 견인할 모델이 될 것”이라며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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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을 앞둔 2세대 8시리즈카 컨셉트카로 미리 공개되었다


새로운 8시리즈가 추구하는 목표는 한층 높은 고급스러움과 스포츠성의 조화다. 사실 롱노즈 스타일의 날렵한 쿠페라는 점만 빼면 이전 세대 8시리즈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인상이 이토록 크게 달라진 이유는 헤드램프와 키드니 그릴의 영향이 크다.

고급스럽지만 야성적인 얼굴
전작의 가장 큰 특징이던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오늘날에는 자동차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한때 램프를 접어 공기저항을 줄이고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스포츠카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고정식 램프 쪽이 구조가 단순하고 공기저항에서도 유리한데다, 램프 관련 기술의 발달로 야간시야 확보가 보다 쉬워졌다. 미국의 램프 최저 지상고 규정이 완화된 것도 리트랙터블 램프가 사라지는 데 적잖이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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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리즈의 특징이던 리트랙터블 헤드램프가 사라졌다


한편 얇고 납작했던 키드니 그릴은 노즈를 뚫고 나올 것처럼 크고 강렬하게 바뀌었다. 이는 최근 패밀리룩 경향을 따른 변화. 게다가 금속 질감의 수직 바는 윗부분을 두 갈래로 나누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범퍼 좌우에는 거대한 삼각형 흡기구를 더해 마치 먹이를 향해 뛰쳐나가기 직전의 맹수 같은 얼굴로 만들었다. 우아한 가운데 다이내믹했던 전작과 달리 세련되지만 강렬하고 공격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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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 8시리즈에 비해 한층 강렬해진 키드니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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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하고도 힘이 넘치는 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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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는 럭셔리 쿠페라는 성격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대형 엔진을 얹기 위한 긴 노즈와 날렵한 루프 라인, 바짝 올라붙은 엉덩이는 속도감과 힘이 넘친다. 옆구리와 뒷범퍼 양쪽에는 공기흐름을 조정하기 위한 공기출구가 달렸고, 트렁크 끝단에는 윙을 일체식으로 디자인했다. 청색과 회색이 뒤섞인 듯한 보디 색상의 이름은 바르셀로나 그레이 리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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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고급차의 상징과도 같은 메리노 가죽과 카본, 알루미늄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대시보드의 형태는 현행 BMW의 특징 대신 고성능 쿠페에 어울리는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모습이다. 계기판은 완전 모니터 방식. 속도계와 타코미터는 프론트 그릴을 연상시키는 다각형 형태로 표시되며 모드에 따라 디자인을 바꾼다. 스티어링 휠은 위아래를 납작하게 누른 3스포크 형태에 아래쪽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고 빨간색 패들을 달아 액센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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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은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이며 스포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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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과 카본, 금속 외에 크리스털 등 다양한 고급 소재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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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모니터식 계기판은 상황에 따라 레이아웃을 바꾼다

센터 페시아는 넓은 편이지만 인포테인먼트용 모니터 아래 스위치를 콤팩트하게 디자인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긴 공간에 카본과 알루미늄 장식으로 멋을 부렸다. 센터터널 쪽으로 내려오면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시프트레버와 i드라이브 컨트롤러가 눈에 띈다. 볼보가 XC90에서 시도했던 크리스털 소재를 BMW에서도 도입했는데,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왈로프스의 손을 빌었다. 이밖에도 시트는 카본 뼈대에 피요르드 화이트 색상의 메리노 가죽을 씌운 버킷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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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센터 페시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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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 레버와 i드라이브 컨트롤러는 스왈로프스키 크리스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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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카본 뼈대에 메리노 가죽을 씌워 만들었다

고성능 M8과 레이싱카 M8 GTE도 예정
이 차의 기술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상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차체는 스틸을 바탕으로 마그네슘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강성을 높이면서도 경량화할 것으로 보인다. i시리즈와 7시리즈에 쓰인 카본 코어 기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엔진은 V8 4.4L 직분사 트윈터보가 중심을 이루겠지만 초대 8시리즈의 상징이던 V12 역시 얹을 가능성이 높다. 알려진 바로는 이미 825, 830, 845, 850, 860과 M8, M850 등의 이름을 상표등록했다. 구동방식은 기본 뒷바퀴굴림에 네바퀴굴림을 옵션으로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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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고성능을 추구하는 신형 8은 M8과 레이싱 버전 M8 GTE가 함께 개발 중이다


8시리즈 양산형을 내년 발표할 예정인 BMW는 퍼포먼스 버전인 M8도 동시에 개발 중이다. 뉘르부르크링에서 목격된 테스트카는 V8 4.4L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600마력 이상을 낸다고 알려진다. 아울러 지난해 공식 발표했던 내구레이스용 GT 레이싱카도 8시리즈를 바탕으로 개발된다. 현행 M6 GT3를 대체할 새로운 레이싱카의 이름은 M8 GTE. 내년 1월 미국 데이토나 24시간에서 데뷔전을 치른 후 르망 24시간에 도전해 포드 GT, 콜벳, 페라리 등과 자웅을 겨룬다. 그밖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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