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2륜 드리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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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드리프트 최신 트렌드
이제는 2륜 드리프트다


RC 드리프트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최근 유행하는 2WD 드리프트는 조종이 어려운 대신 실차를 방불케 하는 풀카운트 드리프트가 가능하다. 4WD보다 떨어지는 안정감은 자이로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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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한 연기와 고무 타는 냄새, 고막을 찌르는 엔진과 타이어 소음. 드리프트는 단순히 스피드를 겨루는 모터스포츠 분야에 예술이라는 요소를 끌어들였다. 일반적으로 모터스포츠에서는 타이어 그립을 살리는 그립주행이 좋은 기록을 내지만 특별한 조건하에서는 드리프트가 유리할 때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랠리. 그립이 극단적으로 낮은 눈길이나 비포장에서는 매우 흔히 볼 수 있고, 포장노면을 달리는 프랑스 랠리에서도 타이트 코너에서는 적극적으로 뒷바퀴를 미끄러뜨려 방향을 재빨리 전환한다.

 

스피드를 즐기는 젊은이를 중심으로 1990년대 일본 산길에서는 만화 <이니셜 D>에서 묘사된 것과 같은 공공도로 배틀이 공공연히 벌어졌다. 그런데 드리프트는 보기에 화려하고 멋스럽지만 일반 도로에서 시도하기에는 사고의 위험이 높고 소음 같은 민원 문제도 자주 발생했다. 이들이 점차 서킷으로 모여들어 하나의 모터스포츠 분야로 발전한 것이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결성된 D1 그랑프리다. 빨리 달리기 위한 수단이 아닌, 드리프트의 속도와 각도, 주행라인으로 점수를 매기는 일종의 예술 종목이다. 드리프트 경기는 이후 점차 해외로도 영역을 확장했고, 영화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나 캔 블록의 짐카나 비디오 시리즈 등도 드리프트 대중화에 한몫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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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에는 투어링카 개조해 만들어
실차를 1/10 사이즈로 축소한 RC(Radio Control) 분야에 드리프트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도 약 15년 전부터다. 일본 RC 메이커인 요코모는 D1 그랑프리와 라이선스를 맺고 2003년에 드리프트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름 그대로 드리프트 주행을 즐기기 위한 전용 RC카였다. 실차 드리프트는 자동차의 구동방식과 출력, 달리는 장소 등 까다로운 현실적인 벽이 존재하지만 RC라면 좁은 장소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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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드리프트 방식은 실차와는 조금 다르다. 고출력 엔진으로 억지로 미끄러뜨리는 실차와 달리 그립이 매우 낮은 수지 타이어를 사용해 자연스럽게 미끄러짐을 유도한다. 이전에는 PVC 파이프를 타이어 대신 끼워 드리프트를 즐기는 사람이 극소수 있었지만 요코모의 전용 모델 발매를 계기로 타미야와 HPI 같은 대형 메이커들이 참여했고, 컨버전 키트나 드리프트 타이어 같은 관련 제품들이 빠르게 상품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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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드리프트 전용 RC카였던 요코모 드리프트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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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에는 4WD 투어링카와 구조적으로 큰 차이가 없던 드리프트카는 마니아층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세팅이 시도되었다. ‘어떻게 하면 실차 드리프트와 비슷해질까?’ 하는 것이 주요 화두였다. 4WD RC 드리프트는 안정적인 반면 앞바퀴에 항상 구동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실차처럼 앞바퀴를 코너 바깥쪽으로 최대한 꺾은 상태로 드리프트를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뒷바퀴를 더 빠르게 회전시키는 풀 카운터 세팅이 등장했다. 앞바퀴보다 적게는 1.2배, 많게는 2배 이상 뒷바퀴를 빨리 돌리는 방식이다.

자이로 덕분에 가능해진 2WD 드리프트
실차 드리프트를 닮고자 하는 욕망은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이어졌다. 바로 2WD 드리프트다. 후륜구동 드리프트는 한때 조종이 불가능한 세팅으로 여겨졌다. 극도로 그립이 낮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드리프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쉽게 스핀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끄는 것은 바로 특수 아이템, 자이로 덕분이다.


항공기 분야나 카메라용 짐벌 등에 널리 쓰이는 자이로(자이로스코프)는 물체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의 일종.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미세한 차체 움직임을 실시간 측정해 카운터 스티어로 스핀을 억제한다. 자잘한 수정타를 자이로에 맡겨버리는 것이 바로 2WD 드리프트의 키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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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자이로 덕분에 가능해졌을 뿐 조종이 어렵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게다가 조종방식 역시 달라 4WD 드리프트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과도한 하중이동이나 액셀 조작은 자제하면서 훨씬 세밀하고 부드럽게 조정해야 한다. 극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피곤한 작업이지만 대신 실차와 비슷한 풀카운트 드리프트가 가능해진다. 앞바퀴에 구동력이 없고 조향 타각이 극단적으로 큰 덕분이다. 여기에 디테일이 뛰어난 보디를 더하면 드리프트 대회나 영화 속 추격장면을 방불케 하는 멋진 장면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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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 넘치는 보디로 즐거움은 두 배
RC 드리프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재미는 정교한 보디다. 속도가 중요한 투어링카에서는 공력특성을 위해 스케일감 따위는 대체로 무시된다. 그래서 경기용 투어링 보디는 실차와 닮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드리프트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려 보다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보디가 잘 어울린다. 바로 드리프트가 주는 ‘보는 재미’다.


드리프트의 인기 덕분에 극사실주의 보디들이 다양하게 발매되었다. 요코모의 D1 그랑프리 시리즈는 라이선스를 통해 실제 경주차를 그대로 본떴다. 에어 아울렛 같은 디테일까지 데칼로 커버하기 때문에 만들기가 비교적 쉬운 편. 반면 ABC 하비 제품들은 마치 프라모델 같은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RC카 보디는 보통 폴리카보네이트로 제작된 일체형이지만 이 회사는 범퍼나 그릴, 펜더 등을 따로 만들어 조립해야 한다. 보기에 멋진 대신 만들기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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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램프들은 다양한 색상의 LED를 사용한다. 전용 컨트롤 유닛을 추가할 경우 방향전환에 따라 깜빡이를 켜거나 번쩍이는 사이키 조명, 액셀 오프 때 백파이어도 재현된다. 여기까지가 누구라도 비교적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영역.
여기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기성품을 뜯어고쳐 완전히 다른 차를 만들기도 한다. 팝업 램프, 선루프를 가동식으로 만든다거나 도어를 여닫는 개조(조종기로 제어)도 가능하다. 물론 상당한 손기술과 추가비용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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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드리프트의 성지, 오거나이저 서킷
차를 완성했다면 그에 어울리는 장소를 달릴 차례다. 드리프트카는 속도가 느리고 주행 라인도 달라 일반 서킷에서 다른 차들과 섞여 달리기 어렵다. 이번 취재를 위해 찾은 오거나이저 서킷은 지난해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에 문을 연 드리프트 전용 서킷. 노면은 매끈하고 단단한 에폭시로 덮었고 코스 레이아웃은 큰 코너와 타이트 턴이 조화를 이룬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렵지만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덕소삼패IC에서 10분 거리. 잠실에서는 30분, 강남에서는 50분 정도 걸린다. 80평 창고 건물 내부에 만든 실내 서킷이라 비나 눈, 한겨울 찬바람에도 구애받지 않는 점도 매력. 주말에는 새벽까지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드리프트 마니아들이 모여 그룹 주행으로 장관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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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킷을 만든 진인환 사장은 용인 투어링 B클래스(1.5L 이하)에 출전하기도 한 자동차 마니아로 2006년경 처음 접한 RC 드리프트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국내 모터스포츠 환경이 무척이나 열악하잖아요. 스피드를 즐길 곳이 마땅치 않을뿐더러 드리프트의 경우 일반도로에서 즐기기엔 너무 위험하죠. 그러던 중에 접한 RC 드리프트는 마음 속 욕구를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저렇게 작은 차로 드리프트가 가능하다니 신기하기도 했고요. 클럽에 들어가 즐기다보니 어느새 서킷까지 만들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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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프트 서킷을 구상한 것은 2~3년 전부터였다. 입지조건과 장소 선정에 오랜 시간 고민하던 차에 지난해 6월 이곳 남양주에서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 한 달여의 공사 끝에 8월 6일 정식 오픈했다.


트랙 노면은 여러 가지 선택권 중 가장 미끄러운 에폭시를 골랐다. 아스팔트나 카펫은 그립이 상대적으로 높아 조종이 너무 쉬워지기 때문. 세팅에 있어서도 지나친 후방 무게추 등 치트키 아이템을 권장하지 않는다. 손가락 단련에 치중하는 진 사장의 고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요금은 시간과 상관없이 일정금액을 받는 다른 서킷들과 달리 30분 단위로 과금해 부담을 덜었다. 4시간 이상은 동일 금액이라 하루 2만원을 넘지 않는다. 또한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드리프트의 특성을 고려해 새로운 유저가 방문했을 때에는 미리 준비된 강습용 차로 무료 체험주행(3회)이 가능하도록 초심자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섀시 세팅과 조종기술에 관해서도 다양한 도움을 얻을 수 있으니 RC 드리프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 하다. 공식 오픈 시간은 10~11시이지만 전화예약을 하면 이른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

오거나이저 서킷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 542
영업시간          (평일) 오전 11시~새벽 1시 (주말)  오전 10시~새벽 2시
대표자/연락처  진인환 / 010-7736-1055
전용 밴드          http://band.us/@ogz542

요금                  최초 1시간 5,000원, 이후 30분당 2,500원. 4시간 이상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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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극한의 타각 : 2WD 드리프트카는 앞바퀴가 매우 큰 각도로 꺾인다. 드라이브 샤프트가 없기 때문에 모델에 따라서는 거의 직각도 가능하다. 큰 타각은 카운터 스티어 효과를 높여 차가 횡으로 미끄러질 때 유용하다. 스핀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극단적인 타각 확보를 위해 일반 차와 다른 애커맨 구조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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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C용 주행안정장치, 자이로 : 자동으로 앞바퀴를 움직여 스핀을 억제하는 자이로는 2WD 드리프트의 필수장비. 요코모 YD-2처럼 아예 자이로가 포함된 키트도 있다. 자이로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고성능 서보 사용은 필수. 그런데 서보가 자주 움직이는 만큼 냉각에도 신경 써야 한다. 자이로와 서보, 리시버 간의 상성도 중요해 달리기 특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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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WD 드리프트의 치트키, 무게추 : 무거운 물체일수록 관성을 유지하려 한다. 이런 원리로 차체 뒷부분에 중량을 집중시키면 드리프트가 쉬워진다. 후륜 트랙션이 늘어날 뿐 아니라 관성 덕분에 엉덩이 움직임이 느리고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차체 구성품 중에서 가장 무거운 모터 혹은 배터리를 뒤로 배치하거나 연장대를 길게 뽑아 무게추를 후방에 설치하기도 한다. 한편 무게중심을 높여 하중이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세팅도 있다. 모터를 기어박스 위에 놓거나 배터리를 어퍼데크 위에 배치한다.

이수진 사진 최진혁​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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