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모하비 유럽횡단 여행기 제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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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 유럽횡단 여행기 제3탄
국산차로 달린 스칸디나비아 반도,
그리고 아이슬란드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에서 여유로운 삶에 젖어들었다. 산타마을에서 산타클로스와 일담을 나누고, 북극해의 6개 별 로포텐 제도를 둘러봤다. 그리그의 고향 베르겐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를 음미했으며, 오슬로·스톡홀름·헬싱키 등 북유럽 각국의 수도를 둘러봤다. 마지막엔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 화산지대를 달리며 서유럽을 지그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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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숲과 호수의 나라다. 국토의 70%가 산림이고, 호수가 무려 18만7,888개로 그 면적만도 전 국토의 10%에 이른다. 땅덩어리는 우리나라의 3.5배가 넘고 인구는 9분의 1 정도이니 핀란드인들이 얼마나 여유롭게 살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처음 도착한 국경도시 라페란타는 핀란드에서 제일 큰 호수 사이마호에 인접한 도시로 내륙 해운의 중심지다. 이곳의 운하를 통해 발트해를 거쳐 러시아와 대서양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항구에 있는 린노이투스 요새는 처음에는 스웨덴이 건설하다가 18세기에 러시아가 완성했는데, 이곳의 역사를 통해서 핀란드의 과거를 알 수 있었다.


우리의 역사에 으레 중국과 일본이 등장하듯이 핀란드의 과거에는 스웨덴과 러시아가 자리한다. 12세기경 스웨덴이 핀란드를 점령하여 오랫동안 통치한 데 이어 1743년에는 러시아가 스웨덴을 쫓아내고 핀란드를 러시아 제국으로 만들어 버렸다. 북부 유럽은 17세기까지 스웨덴이 강자로 군림하다 러시아가 그 뒤를 이었는데, 이들의 영토확장 욕심은 육지와 바다를 가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식욕 강한 스웨덴의, 그리고 나중에는 욕심 많은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핀란드. 1917년 10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네바 강가에 정박한 오로라 전함에서 울린 한방의 포성으로 인해 러시아에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고 절대 왕정이 붕괴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타 핀란드는 독립을 선포했다. 핀란드 건국일이 1917년 12월인 이유다. 한국과 핀란드 두 나라의 역사는 때와 장소만 다를 뿐 비슷한 점이 많다. 같은 시기 한국 역시 일제 강점기를 겼었고, 일본의 패망과 더불어 해방되었으니 말이다.


핀란드인의 여유로운 삶에 젖어들다
북으로 달려 도착한 사본린나는 호수 속의 섬으로 도로와 철도로 육지와 연결되는 전형적인 휴양도시다. 북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세워졌다는 올라빈린나 성이 이 도시를 더욱 빛내고 있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올라빈린나 성은 1475년에 호수 안의 돌섬 위에 지어졌다. 16세기와 17세기에 걸쳐 여러 차례 러시아의 공격을 받다 1743년 러시아에 합병되면서 군사적인 목적을 잃게 된 성이다. 이곳을 지을 당시에는 건설 인부들에게 맥주로 노임을 지급했다고 한다. 평일에는 5L, 주말에는 7L였다는 걸 보면 옛날에도 휴일 근로 수당이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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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1912년부터 성 안에서 오페라를 상시 공연하기 때문. 요즘도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성 안에서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유적을 보존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한 달간 열리는 축제에 뜻밖에도 기아자동차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내에서 기아 엠블럼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사본린나를 떠나 오울루로 향했다. 거리는 474km. 이틀에 걸쳐 가기로 했다. 도로에는 과속하거나 신호를 위반하며 달리는 차를 볼 수 없었다. 고속도로는 시속 130km, 국도는 시속 100km까지 제한속도를 넉넉하게 운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통체증이 없고 도로 시설이 잘 되어 있으며 낮은 표고와 넓은 평야지대로 인해 도로의 경사와 굴곡이 심하지 않아 지리가 익숙지 않은 외국인이 운전하는 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점도 무척이나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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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울루에 도착.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는 호텔 사장님은 “한국 바이커들이 이곳에 들른 적은 있지만 자동차 여행자는 처음”이라면서 우리를 반겼다. 체크인을 하고 바로 숙소를 나와 인근의 카센터에서 엔진오일을 교체한 뒤 델타 기아모터스에 들러 모하비에 대한 차량 진단을 받았다. 이제 시내 구경에 나설 시간. 오울루의 중심은 카우파토리 광장이다. 붉은색 목조 건물로 둘러싸인 광장을 중심으로 활기찬 노천시장이 열리고 주변으로는 카페와 공방이 즐비하다. 광장과 그 앞의 호숫가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끼리끼리 앉아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호수에는 요트 타는 사람들과 서핑하는 청소년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 공원의 데크에서 춤추는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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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울루는 자전거의 천국 핀란드에서도 으뜸가는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다. 섬으로 이루어진 이 도시를 방대한 자전거 도로망이 연결하고 있는 것. 우리나라 지자체의 많은 공무원들도 이곳 자전거 도로를 보고 갔다고 한다. 노점상에 가로막히고 전봇대가 곳곳에 있는 우리나라 자전거 도로와는 격이 달랐다. 자전거를 타고 소나무 숲길을 달리는 핀란드인들의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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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게 사는 핀란드인들을 지켜보다보니, 사람이 일만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실감케 됐다

그중에서도 날리카리 해변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가 압권이었다. 그 길 끝 캠핑장의 규모와 시설을 보니 이들이 가진 자연환경이 한없이 부러워졌다. 핀란드 국민들이 어떻게 여름휴가를 즐기는지는 도로 위에서 볼 수 있는 무수한 캠핑카에서 짐작할 수 있다. “집에 캠핑카가 안 보이면 그 집은 휴가를 간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OECD 국가 중 가장 노동시간이 많다는 한국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의 노동 생산성이 낮다”고 하고 근로자들은 “일한 만큼 돈을 못 받는다”고 항변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사는 날이 올까? 좁은 땅덩이와 과밀한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이런 삶은 그야말로 꿈같은 일일까?’ 괜스레 비관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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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만난 산타클로스
다시 길을 떠나 로바니에미로 향했다. 오울루에서 로바니에미로 가는 길에 라누아 동물원이 있었다. 북극 지방의 동물만 있다는 말에 솔깃해 잠시 들렀다. 자연에 가깝게 조성된 환경에서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었는데 하얀 뱀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하얀 올빼미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북극 지방에서만 서식한다고 하니 여태 볼 수 없었던 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늑대는 활발하게 돌아다니다가 땅 구덩이에서 잠을 자고 북극지방에서 살다 잡혀 온 백곰들은 이곳의 더위 탓에 물에서 나오질 않는다. 아무리 친환경적인 동물원이라고 해도 동물들이 고통스러운 건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날고 싶어도 하늘이 막혀 있고, 달리고 싶어도 울타리로 막혀 있고, 거기다 더해 제 몸에 맞지 않는 계절을 보내느라 생고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에게 인권이 필요하듯 동물에게도 그들만의 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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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들른 악티쿰 박물관에서는 북극 지방의 역사와 민족, 주민들의 생활상, 주거환경, 북극 동물과 식물을 보고 오로라를 체험했다. 박물관 건물은 기다란 직사각형이었으며 하늘과 호수를 바라볼 수 있도록 외벽과 천장을 유리로 처리하여 채광과 전망을 고려했고 건물을 도로 아래로 관통해 호수로 끌고 나가 배치함으로써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전시된 동물은 전부가 박제품으로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는 한편 북극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으며, 오로라 체험관에서는 모두 누워서 천장의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오로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로바니에미에서 이나리로 가는 길에 산타 마을이 있다. 비수기임에도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산타우체국과 산타클로스와의 만남이다. 산타우체국에는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보내온 소망 편지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편지를 부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이곳에서 만난 산타클로스가 “메리 크리스마스, 어디서 오셨나요?” 하고 말을 걸어왔다. 한국이라고 하자, 남한인지 북한인지 되묻는다. 북한에서도 이런 곳에 오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다시 남한이라고 대답하니 한국은 언제쯤 가느냐며 몇 마디 더 건넨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와 찍은 기념사진을 손에 넣기 위해선 최소 30유로(약 3만7,000원)를 지불해야 한다. 성수기 때는 두 명이 올리는 매출이 하루에 1억원은 족히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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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핀란드의 최북단에 있는 국경 도시 이나리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북쪽 방향으로 99km를 가면 노르웨이다. 노르웨이 국경으로 가는 길은 도로가 협소하고 마을도 거의 없었으며 툰드라와 같은 늪지대가 많이 보였다. 이 지역의 하천은 연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오는 곳인데 사람만 연어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곰들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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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핀란드와 노르웨이의 국경에 도착. 보내는 이도 없고 맞이하는 이도 없이 그야말로 이웃집 마실 가듯이 국경을 넘었다. 유럽 지역의 26개 국가들은 통행의 편의를 위해 쉥겐조약을 체결, 마치 하나의 국가를 여행하는 것처럼 서로의 국경을 자유로이 넘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쉥겐 가입 국가 내에서는 사람이나 자동차가 국경에서의 출입국 절차 없이 오고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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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천혜경관, 노르웨이
노르웨이는 핀란드와 다른 점이 정말 많았다. 평야 대신 산악이, 호수 대신 바다가 자리해 있었다. 도로 폭은 좁아졌으며, 그럭저럭 견딜 만하던 핀란드와는 달리 돈 꺼내기가 무서울 정도로 물가가 비쌌다.


그래도 불평할 수 없었던 건 노르웨이 산하가 감탄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왜 “노르웨이, 노르웨이”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해안을 끼고 도는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수려한 풍광을 보며 ‘노르웨이인들의 조상들은 과거에 어떤 좋은 일을 했기에 이런 빼어난 자연을 가질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풍경이 없었고 푸른 바다와 청명한 하늘, 그리고 사람의 손과 발이 닿지 않은 수려한 산들은 자연이 노르웨이인들에게 준 평생 선물이었다. 새롭게 펼쳐진 경치에 취해 눈 호강을 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덧 노르카프를 25km 앞에 둔 도시 호닝스보그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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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카프는 유럽 대륙의 최북단에 위치한다. 내륙으로 깊게 파고 들어온 바다를 먼발치로 내려다보며 굽이굽이 노르카프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산과 들은 북해의 거친 바람과 긴 겨울의 혹한 때문으로, 습지가 많고 초지는 이끼로 뒤덮여 있었으며 그 위에서 야생의 순록들이 뛰어놀았다.


노르카프는 노르웨이 동쪽과 서쪽에서 올라온 많은 여행자들의 종착지이기도 하다. 이곳을 보지 않는 건 노르웨이를 보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고, 유럽을 다 봤다고 할 수도 없다는 말이 실감이 갔다. 머지않아 눈이 내리고 깊고 긴 겨울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알기에 이곳을 찾는 여행자의 발길은 분주했다. 주차장은 유럽 각국에서 올라온 캠핑카, 낡은 폭스바겐을 타고 온 스위스인 남녀, 이 높은 도로를 노르딕 인라인을 타고 오르는 청년, 자랑스럽게 플로렌스에서 왔다고 얘기하는 스쿠터 청년들,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온 독일 아저씨들로 북적였다.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멀리서 달려온 사람은 바로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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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트롬쉐를 향하여 남쪽으로 먼 길을 떠난다. 내비 ‘맵스 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니 갑자기 바다 앞이다. ‘헤엄쳐 건너라는 거야 뭐야?’, ‘아차, 페리를 타야 하는 곳이구나.’ 마지막 페리는 뒤꽁무니도 보이지 않았고, 배가 떠난 부두에는 쓸쓸함이 감돌았다. “저 도로를 따라가면 트롬쇠가 나옵니다.” 퇴근하는 페리 여직원이 친절하게 말해주었는데 노르웨이의 해안도로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240km나 되는 먼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노르웨이의 카페리는 하루에 한 번 이상 타게 되는 대중교통수단이었다.


그렇게 먼 거리를 달려 도착한 트롬쉐는 상당히 큰 도시였다. 자동차를 주차하기 위해 들어간 공영주차장은 지하의 암반을 파서 만든 것으로, 1,000대가 넘는 거대한 주차 공간을 자랑한다. 안에는 원형 로터리도 있었는데 좁은 섬의 공간을 활용한 기발한 아이디어다. 트롬쉐 본섬 건너편 언덕 위에 서 있는 트롬스달렌 교회는 이 도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이 교회가 유명한 것은 독특한 건축 양식 때문. 역삼각형의 콘크리트 골조 부재 11개를 연속시키고 그 사이를 유리 창호로 마감함으로써 실내에서 외부의 조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깥의 햇빛을 실내로 끌고 들어와 채광과 조명에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 실내 중앙 벽면의 스테인드글라스의 예수 그리스도 상은 언젠가 재림할 예수님을 상징한다고. 트롬쉐 시가지를 조망하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전망대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전경을 자랑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도심과 공항이 있는 본섬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고 배면에 산을 두르고 있는 노르웨이판 배산임수의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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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6개의 별, 로포텐 제도
트롬쉐를 떠나 남쪽으로 가는 길에 들른 라파우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폴란드, 영국, 그리고 노르웨이 연합군이 파죽지세의 나치 독일을 최초로 격퇴한 유명한 전승지다. 이어 ‘북극해에 촘촘히 박힌 6개의 별’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로포텐 제도로 향했다. 로포텐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이지만 노르웨이는 물론이고 유럽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관광명소다.


이 제도의 중심 스볼베르는 로포텐 여행의 시작이자 중심이다. 특히 트롤 피오르는 로포텐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바다를 둘러싼 바위 절벽의 계곡은 굉장히 높고 가팔랐으며 상당히 협소했는데 놀랍게도 이곳에 거대한 크루즈가 들어오고 있었다. 스볼베르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또 있다. 바로 해안가의 좁은 도로를 따라 달리면 나오는 아주 작은 섬마을인 헤닝스베르다. 바다 연안에 촘촘히 서 있는 작은 섬들이 왕복 2차선짜리 좁고 높은 교량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한적한 작은 어촌마을이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로포텐 제도는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호수면 호수 어느 곳 하나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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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포텐 제도의 제일 남쪽에 있는 자그마한 어촌마을 모스케네스는 보데로 가는 카페리가 출발하는 항구다. 이제 바다를 건너 보되로 간다. 보되에서 처음으로 노르웨이의 유료 도로를 만났다. 유료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동차와 신용카드를 등록해야 하는데 나중에 자동차가 달린 만큼 카드에서 돈을 빼 간다. 다시 보되에서 30km 떨어진 살트스레우멘으로 향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소용돌이가 생기는 곳으로 유속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하루에 6번이니까 4시간마다 위치를 바꿔가면서 어마어마한 물이 소용돌이치는 구간이다. 소용돌이에서 공갈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세월을 낚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한참 동안 씨름을 하며 초등학생 키만 한 큰 고기를 건져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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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헤임으로 향했다. 노르카프에서 만났던 플로렌스에서 온 두 청년을 길 위에서 다시 만났는데 조그만 스쿠터를 타고 엄청난 굉음을 울리며 달리고 있었다. 가는 길에 북극선의 중심이 나왔다. 위도 66도 33분을 북극선(Article Circle)이라고 하는데 이 위도가 지나가는 나라마다 금을 그어 놓고 관광지를 만들어 놓았다. 북극선이 지나가는 러시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의 북극권 국가들이 관광에 얼마나 정성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노르웨이의 지형이 남북의 방향으로 국자의 형태를 띠고 있다면 트론헤임은 국자의 목에 해당되는 위치다. 옛 노르웨이의 수도였던 트론헤임은 오슬로와 베르겐에 이은 제3의 도시로,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은 매력적인 도시다.


트론헤임의 첫째가는 명물은 감리 비브로라는 다리인데 유유히 흐르는 강을 따라 중세의 창고 건물이 늘어서 있었다. 우측은 언덕으로 주택과 성곽이 자리하고 좌측으로는 항구와 다운타운이 펼쳐지고 있는데,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되었던 일본 홋카이도의 오타루가 생각난다. 다리를 건너 돌아가면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제일 크다는 니다로스 돔시르테 성당이 나온다. 성당 외부는 성인과 노르웨이의 주교 및 성직자의 상이 조각되어 있고, 내부는 어두운 석재를 사용함으로써 엄숙하고 신성한 느낌을 준다. 일면 단순함과 어두움을 보완하기 위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도입하였는데 서쪽 제대에 설치된 ‘장미창’이라는 이름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아주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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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성당과 대주교관 사이에 있는 조그만 광장에서는 공연이 열렸다고 한다. 숙소에서 귀에 익은 팝송이 들려서 누군가 했었는데 영국 가수 톰 존스의 공연이었다. 이곳을 나와 중앙광장을 따라 시내로 들어가면 스티프츠고르덴이 나온다. 스칸디나비아의 가장 오래된 목조 궁전이다. 궁전 동쪽에 있는 왕실 정원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통행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피오르의 제왕, 게이랑에르 피오르
몇 달 살고 싶을 만큼 포근하고 매력적인 트론헤임을 떠나 게이랑에르 피오르로 향했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피오르의 제왕인 게이랑에르 피오르는 좁은 바다를 가운데에 두고 20km에 걸쳐 굽이굽이 마주 보며 이어지는 드높은 절벽이 장관이다.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조망하는 해발 1,500m에 위치한 전망대인 달스니바를 굽이굽이 유료 산악도로를 따라 올라갔지만 구름이 산허리에 걸리고 이슬비까지 내려 피오르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캠핑카를 끌고 올라온 독일인 가족이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며 밥을 해 먹고 있었다. 우리도 컵 라면을 끓여 먹었다. 구름을 헤치며 젓가락질로 면발을 들어 올리노라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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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피오르의 제왕인 게이랑에르 피오르는 좁은 바다를 가운데에 두고 20km에 걸쳐 굽이굽이 마주 보며 이어지는 드높은 절벽이 장관이다.

 

구름 걷히기를 기다리다 지쳐 굽이굽이 길을 내려와 플리달스유베로 이동했다. 플리달스유베는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오래전 노르웨이 조각가가 경치에 반해서 만들어 놓은 석재 조형물인 ‘전망 의자’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이곳에 앉아 내려다보이는 게이랑에르 피오르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둘러보기 위해선 카페리에 차를 싣고 바다를 건너 마을인 헬레쉴트로 가야 하는데, 이 노선이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감상하며 남쪽으로 내려가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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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30분에 출발하는 카페리에 차를 싣고 육지 속으로 좁고 길게 협곡을 이루고 있는 바다를 헤쳐간다. 산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고 눈 녹은 물들은 산 위에서 바다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폭포인 7자매 폭포(Seven Sisters Waterfall)는 결혼하지 않은 일곱 자매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7자매 폭포 바로 앞에 있는 폭포의 이름은 청혼자 폭포(Suitor Waterfall). 7자매 모두에게 청혼을 했지만 다 거절당했다니, 미혼자는 이곳을 그냥 패스해도 될 듯.

헬레쉴트에서 피오르의 대명사인 송네 피오르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요스테달스브렌 빙하를 만났다. 그라시아는 대개 해발 4,000m 이상에서나 볼 수 있는데 한적한 길옆에서, 그것도 한여름에 빙하 동산을 바라보니 자연의 신비로움에 새삼 감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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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리를 두 번 타고서 플롬에 도착했다. 인구 500명 내외의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송네 피오르가 있다. 노르웨이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 거쳐가는 곳이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길고 깊은 송네 피오르는 바다에서 내륙으로 깊게 들어온 좁은 수로를 따라 늘어선 수백 미터의 절벽과 이곳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가 압권이다.


자연이 노르웨이에게 준 놀라운 축복은 산과 바다, 내륙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펼쳐졌다.  과연 노르웨이의 관광산업이 가진 자산 가치는 얼마나 될까? 유럽의 여러 국가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경제 체제를 구축하고 있음에도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노르웨이가 한없이 부러웠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플롬에서 시작된 송네 피오르의 선상 유람은 구드방엔에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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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를 듣다
이제 베르겐으로 들어간다. 인구 25만 명에 이르는 노르웨이 제2의 도시다. 노르웨이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베르겐은 과거 스칸디나비아의 무역 중심지 중 한 곳이었다. 잘 보존되어 있는 구시가지와 산비탈에 들어선 그림 같은 주택, 그리고 올드한 항구와 중세의 상가들이 어우러져 도시의 품격을 더한다. 베르겐 교외의 나무 사이 오솔길을 걸어가면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의 생가와 기념관이 나온다. 바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솔베이지의 노래’(Solveig's song)를 만든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다. 그리그는 노르웨이의 풍경과 전원생활, 그리고 역사를 고스란히 음악에 담아낸 민족적 색채가 강한 음악가로서 지금도 그의 이름을 딴 콘서트가 열려 많은 뮤지션들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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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그 기념재단에서 만든 현대식 콘서트홀은 객석에서 홀 무대 전면의 투명 유리창을 통해 그리그의 작품 활동의 산실인 오두막집과 그 앞의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과거의 유적이나 유물뿐만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설계된 이런 현대식 건축물도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유튜브로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다시 베르겐 중심가로 들어왔다. 베르겐 시내에 있는 브뤼겐은 보겐 항구 우안에 자리한 석재와 목조의 창고 건물들이 연이어 들어선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대서양을 통해 유럽과 해상 무역의 교두보 역할을 한 이 항구는 유럽의 상인들이 모여들어 발전된 도시답게 옛날의 창고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골목길로 들어가면 세월의 풍상을 견뎌낸 비스듬히 기울어져 서 있는 옛 건물들이 아직도 상가와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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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은 옛 문화유산을 울타리로 둘러싸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보다는 가까이 끌어들이는 길을 택했다. 브뤼겐 광장 앞에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유명한 어시장이 있다. 150m가 넘지 않는 길 양편으로 쭉 늘어선 해산물 가게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노라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베르겐을 떠나 프레이케스톨렌까지는 226km다. 거리는 멀지 않지만 두 번이나 카페리를 타야 하고 길도 많이 협소했다. 오늘의 숙소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 노인들이 많이 사는 농촌 역시 사는 것이 도시 못지않게 풍요로워 보였다. 사실 노르웨이의 젊은 층들은 소득의 40% 이상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고, 노인들은 67세 이후부터 연금을 수혜받기 때문에 가처분 소득이 젊은 층보다는 노인층이 높다. 그래서 소비도 노인층이 주도하고 있으며 소비의 형태도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돈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세요.” 바로 노르웨이 얘기다.


프레이케스톨렌은 과연 노르웨이 최고의 관광지답게 주차장부터 문전성시를 이루었는데 유럽 각국에서 온 캠핑카, 단체관광객을 태우고 온 버스, 그리고 승용차들로 주차장은 빈틈이 없었다. 프레이케스톨렌은 이곳에서 3.8km를 더 걸어가야 하는데 노르웨이에 와서 입장료 안 내고 올라간 곳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멀리 뤼세피요르가 눈에 보이면 이제 정상이 가까워진 것이다. 뤼세피오르의 해수면에서 깎아지른 듯이 서 있는 604m의 수직 절벽이 프레이케스톨렌인데, 이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뤼세 피오르의 경치는 어떠한 수사나 찬사가 필요 없는 자연 그 자체였다. 프레이케스톨렌의 정상에 오르니 편평한 바위 제단이 이곳까지 힘들게 왔으니 편하게 쉬다 가라고 자신의 몸을 내어준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오늘의 여정은 수도 오슬로로 향한다. 노르웨이는 스웨덴과 육지를 경계로 하여 국경을 이루며 덴마크와 북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이런 지리적인 이유로 11세기 이후 덴마크에 의해 400년간 지배를 당했으며 그 후에는 스웨덴의 지배까지 받았다. 세계를 돌아보면 다른 나라의 침략을 당했던 나라들이 참 많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선진국 핀란드와 노르웨이도 마찬가지였다.


오슬로의 국립 미술관은 1800년 이후의 현대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뭉크(Edvard Munch)의 대표적 작품인 ‘절규’와 ‘자화상’, ‘아픈 아이’ 등이 전시되어 있다. 뭉크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나를 결핵으로 여의고 여동생과 아버지는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후 남동생마저 사망하고 뭉크 역시 질병에 시달렸다. 어둡고 아픈 가족사로 인해 뭉크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축적된 삶과 죽음의 어두운 면이 투영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이후 건강이 좋아지면서 그의 화풍도 어두운 그늘에서 빠져나와 표현주의의 색채가 옅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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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이 살고 있는 로열 팰리스를 찾았다. 2014년 노르웨이 야당은 왕정을 폐지하자는 법안을 의회에 상정하였다. 결국 부결되긴 했지만 언젠가는 없어질지 모르는 봉건시대의 군주제를 지켜보는 국민들로 인해 유럽의 왕실들은 앞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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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의 근처에는 입센 박물관이 있는데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살았던 집에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인형의 집’이라는 작품 속의 주인공 ‘노라’를 통해 ‘아내와 어머니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입센은 시대를 앞서간 극작가이자 여성해방운동에 앞장선 사람이었다. 이 박물관에선 비틀즈의 존 레논도 만나볼 수 있었다. 입센의 작품이 존 레논의 일본인 아내 오노 요코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것이 존 레논에게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인데, 너무 비약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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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프레스센터에서는 노벨의 이력과 노벨상 제정, 그리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프로필과 사진을 디지털로 보여 주고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한국에서 온 우리를 반겨주어 감개무량했다. 그 옆에 자리한 오슬로 시청에서는 매년 12월 10일이면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1950년에 완공된 이 시청 건물은 좌우로 두 개의 주탑을 가진 현대식 건물로, 오슬로 구시가지의 고전적 분위기와 왠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내부에는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고, 시청 앞 부두 끝에 있는 현대적인 감각의 아스트루프 피언리 박물관(Astrup Fearnely Museet)에서는 젊은 작가들이 그들만의 참신한 발상과 기발한 소재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한한 상상력과 과감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엉뚱한 듯하면서도 재미있고 창의적인 작품들이 관광객들의 눈을 호사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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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로 들어와 비겔란 조각공원을 찾았다. 공원의 높은 언덕 중앙쯤에 있는 비겔란의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다. 132인의 사람들이 나체로 원형의 틀 속에 서로 엉키어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세기의 걸작이다. 공원 초입의 다리 위에 서 있는 ‘우는 아이’ 동상의 손은 사람들이 하도 만지작거려 반질반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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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면 안 된다. 그들도 우리와 꼭 같은 여행자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가 가진 천혜의 관광자원과 이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그들의 노력, 그리고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국민의 열정이 한없이 부러웠다.


오슬로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면 안 된다. 그들도 우리와 꼭 같은 여행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관광객이 많다는 얘기. 노르웨이를 여행하면서 조그만 마을마다 여행자 안내소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노르웨이가 가진 천혜의 관광자원과 이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그들의 노력, 그리고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국민의 열정이 한없이 부러웠다.


이제 노르웨이를 떠난다. 언제 다시 찾게 될지는 모르지만 노르웨이의 산하는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굿바이 노르웨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스톡홀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들어왔다. 완벽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북구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스웨덴은 국가 예산의 3분의 1이 사회 복지 예산에 쓰인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지출은 GDP 대비 10.5%에 불과하고 OECD 회원국 평균 23.7%에 비해서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물론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들이 낮은 출산율과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사회복지 재원의 충당이 어려워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다. 주던 돈을 줄여야 할지, 아니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다.

스타스후세트는 북구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 스톡홀름의 시청사다. 건물의 상징인 주탑의 전망대에 오르면 스톡홀름 구시가지를 다 본 것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최고의 조망을 자랑한다. 시청사를 나와 큰 길을 건너자 감라스탄에 들어선다. 이곳은 유서 깊은 여행자들의 거리다. 옛 시가지를 따라 걷노라니 저기쯤의 뒷골목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중세로 돌아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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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행자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그 감라스탄의 끝자락에 노벨 박물관이 있다. 노벨상의 역사와 유래, 그리고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어머니들이 자녀를 데리고 방문하는 필수 코스라고. 이곳을 떠나며 우리나라도 문학이나 이공 부문에서 노벨상이 나오기를 소망해 보았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쿵리가 슬로트는 1687년 화재로 소실된 트레 크로노르 성 부지에 세워진 왕궁으로 국왕인 구스타프 16세가 거주하고 있다. 마침 교대식이 열리고 있었는데 근위대의 상당수가 여성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에 선정되었던 스톡홀름 시민들은 이 도시에 사는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도 ‘내가 사는 도시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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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마지막 여행지, 헬싱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을 떠나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향한다. 스톡홀름에서 핀란드까지 가는 크루즈를 두 곳의 선사에서 운항하고 있었다. 두 라인 모두 대형 크루즈급의 카페리호다. 몇 년 전 비극적인 세월호 해상사고를 겪은 바가 있어 카페리에서 차량의 고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이들도 고박은 하지 않았다. 워낙 대형 선박이라 롤링이 없었다. 16시간을 늘어지게 자고 나니 헬싱키 항에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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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는 항구를 중심으로 구시가지에 모든 관광 명소가 자리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구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우스펜스키 교회(Uspenskin Katedraali)를 찾았다. 달리지 않는 차는 반드시 주차요금을 내야 하는 헬싱키에서 이 성당의 구내 주차장만은 예외였다. 가까이 보이는 대성당(Tuomiokirkko)은 새하얀 상부 돔을 가진 신고전주의 루터파 교회로 원로원 광장 앞에 우뚝 서 있었다. 교회는 내외부를 흰백으로 꾸며 화려함과 치장을 배제, 다른 성당과 차별화한 것이 인상적이다. 네 곳의 골조를 기둥으로 살리면서 나머지 공간에 십자가 형상의 교인석을 배치하고 종교개혁의 주역인 루터, 멜란히톤, 미카엘 아그리콜라 3인의 조각상을 벽체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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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헬싱키 대학 도서관을 들렀다. 외부는 지극히 평범했으나 내부의 건축양식은 독특했다. 타원형의 오픈형 실링을 층마다 배치하고 이를 천장까지?연결해 하늘과 통하게 했다. 타원형 실링 주변을 독서공간으로 만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이에 반해 핀란드 국립도서관은 마치 궁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고전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곳 열람실에 앉아 조선 600년사를 읽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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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에도 도처에 예술이 살아 있었는데 그 대표작이 시벨리우스 파이프 조형물이다. 시벨리우스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핀란디아’를 작곡한 핀란드의 대표적인 음악가다. 1899년 러시아의 통치와 지배를 받고 있을 당시 이 교향곡을 통해 민족적 의식과 자아를 고취시켰던 그는 핀란드의 민족적 정서와 전원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교향곡을 많이 만들었다.


헬싱키 앞 바다에 있는 수오멘린나는 6개의 섬을 다리로 연결하여 만든 군사요새로, 스웨덴 왕이 러시아 팽창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핀란드는 스웨덴과 러시아에 침략 당했던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았다. 이곳은 오늘날 산 역사를 이루고 교육의 장이 되었으며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핀란드의 마지막 일정은 역시 사우나다. 어렵게 물어 찾아간 사우나는 도심 외곽의 근린 생활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코띠하르윤 사우나. 라커룸의 상태나 사우나실의 설비에서 옛날 분위기가 느껴지는, 상당히 오래된 곳이다. 자작나무를 불에 태워 나오는 열로 돌을 굽고 그 돌 위에 물을 퍼부어 나오는 증기로 몸을 데워 땀을 내도록 한다고. 자작나무 잎다발을 찬물에 담가 아로마 향기가 나오게 한 다음 이를 사정없이 몸에 내려치라는 현지인의 시범을 따라 잠시 잠깐 핀란드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보았다. ‘중세기 이후?19세기까지?다른 나라의 지배와 핍박을 받았고 전쟁이 끊일 날이 없었던?북유럽의 이 나라들이 어찌하여 이렇게 잘 살게 되었는가?’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들의 내면에 숨겨진 강인함을 어렴풋이 느끼며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떠나 아이슬란드로 향했다.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
덴마크의 북부 끝 작은 마을 히르샬, 이 항구에서 아이슬란드까지는 바닷길로 약 1,600km 거리다. 800대의 차와 1,482명의 승객을 싣는 카 크루즈를 타고 장장 66시간을 이동했다. 이 크루즈는 아이슬란드를 항해하는 중에 덴마크령인 페로 섬의 토르샤븐에서 9시간 정박한 후 다시 출발하기 때문에 페로 섬을 잠깐 구경하고 돌아올 수 있었는데 지루한 항해 중의 깜짝 보너스였다. 북해의 높은 파도를 헤치고 항해하는 탓에 크루즈의 롤링이 아주 심했다. 항해 내내 몸과 마음이 고생했다. 3박 4일의 항해 끝에 저 멀리 아이슬란드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의 데티포스는 화산지대를 따라 내려온 진한 회색 강물이 폭포 아래로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인근에 데티포스 트레일이 펼쳐져 있어 트래킹을 할 수도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데티포스 상류에 있는 셀포스 폭포를 더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아이슬란드는 얼음의 나라이자 땅 속에 불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나마피알은 고온의 가스가 분기공을 통해 분출되는 곳으로 지금도 가스 분출이 일어나고 있었다. 땅 속에서 부글부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게 신기했다. 이곳의 거대한 온천수를 끌어들여 운영하는 인근 지역의 뮈바튼 자연 온천은 아이슬란드 관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00% 온천수가 공급되는 야외 온천에서?뮈바튼 호수를 바라보며 몸을 담그고 잠시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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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추위로 인해 산은 나무 대신 이끼와 잔디로 덮여 있다. 들에는 용암이 흘러내려 굳은 화산암이 들판을 채우고 그 들판에는 땅의 온도가 높아 노란색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화산 지대라는 지형적 특징을 지닌 나라다. 2010년 이 나라의 화산 대폭발로 인해 유럽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굳이 자료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도로변에 위치한 많은 분화구를 보노라니 아이슬란드가 ‘불의 나라’임을 절로 실감하게 된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폭포 중 하나인 고다포스에 들렀다. 빙하가 녹은 맑은 물이 이 폭포의 자랑이다. 계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용암은 자그마치 8,000년 전에 형성된 것이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은 아래에서 거대한 수원을 이루다가 좁은 협곡으로 빠져나가면서 유속이 빨라지는데, 바로 아래쪽에 있는 고다포스까지 연어가 올라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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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사빅으로 가서 1인당 90유로(약 11만원)를 내고 바다에서 3시간 동안 고래를 관찰했다. 아이슬란드 섬의 전역에서 고래가 관찰되는 것은 섬의 연근해에 작은 물고기와 플랑크톤 같은 수자원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그중에서도 아이슬란드의 제일 북단인 이곳 후사빅이 고래 관찰의 최적지다. 이곳에서 관찰되는 고래는 혹등고래와 밍크고래 두 종류다. 호흡을 위해 바다 위로 떠오르면서 물기둥을 공기 중으로 내뿜는 고래들을 쉴 새 없이 보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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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레이리는 북극에 있는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이다. 인구가 1만7,000명에 불과한 이 도시는 북극선에서 내려온 가장 긴 피오르의 끝에 자리잡고 있다. 도시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아쿠레이라키르캬 교회가 이곳의 랜드마크.


어느 곳에서나 바다와 산이 조망되는 아이슬란드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인위적인 가공이 없는 자연 유산, 탁월한 접근성, 얼음과 불이라는 상반되고 이질적인 요소에 의해 형성된 지형과 지질의 특성이 결합된, 온 나라가 지상 최대의 천연 관광지다. 특히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멀지 않은 북서쪽에 스나이페들스네스 반도는 아이슬란드를 상징하는 피오르, 폭포, 주상절리, 분화구, 지열 지대를 모두 간직하고 있어 학자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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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화산지대를 달리다
스나이페들스네스 반도에 가는 도중에 들른 화산 분화구는 오래전에 활동이 멈춘 죽은 화산이다. 대지에 흘러들어 굳어 버린 용암 위에는 놀랍게도 푸른 녹색의 이끼류가 가득 덮여 이곳이 화산지대인지 골프장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라니 폭포 주변 지열지대에선 뜨거운 물이 펑펑 올라오고 있었다. 온도가 섭씨 100도에 이른다고 하니 컵라면 생각이 절로 났다. 바로 앞에 있는 지열발전소는 이 물을 채수해 주민들에게 뜨거운 물을 아끼지 않고 펑펑 공급해 주고 있었다. 겨울이 아무리 길고 추워도 급탕과 난방 걱정이 없으니, 이 나라에서는 가난을 느낄 이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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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페들스네스반도에 들어서 가장 먼저 간 곳은 커크주펠포스. 뒤에 산을 두르고 탁 트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커크주펠 폭포에서는 전문가용 카메라를 들고 작품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앞 쪽의 커크주펠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산과 폭포를 다 담을 수 있단다. 강화군에 있는 마니산 같이 영험하고 신성한 산으로 아이슬란드를 소개하는 우편엽서나 포스터, 안내 책자에 자주 등장하는 지체 높으신 산이다. 잔점박이물범과 회색바다표범이 서식하고 있는 물개 서식지 이트리 퉁가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과연 이들을 볼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고 찾아갔는데 셀 수 없이 많은 물개를 봤다. 바닷가의 바위마다 물개가 올라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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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골든 서클 투어는 수도 레이캬비크 근교의 유명한 관광지 세 곳을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다. 패키지 단체관광의 필수 코스로 제공되고 있는 하이라이트 명소들을 묶어 놓았는데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싱벨리어 국립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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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역사와 문화, 지리적 관점에서 보면 아이슬란드에서 제일 중요한 곳이다.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의 지각 판이 만나 충돌을 이룬 곳에 형성된 고원으로, 지반이 융기되고 화산이 폭발해 아이슬란드가 생기게 되었다. 또 빙하가 녹은 물이 깊고 좁은 계곡으로 떨어지는 굴포스는 아이슬란드의 폭포 중 으뜸으로 꼽힌다. 폭포의 수량도 엄청나지만 계곡으로 떨어지며 일으키는 물보라와 항상 피어 있는 일곱 빛깔의 무지개는 환호성을 지르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한다. 게이시르 간헐천 지역으로 이동해 6분여의 간격을 두고 20m의 물기둥이 폭발적으로 하늘로 솟구치는 장관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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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레이캬비크 시내 관광을 나선다. 레이캬비크는 인구 12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도에 위치한 수도다. 아이슬란드 인구의 30%가 이곳에 살고 있으며 고층 건물이 없고 사람도 붐비지 않는 작고 아담한 도시다. 그 중심부에 콘크리트를 최종 마감 면으로 처리한 할그림스키르캬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75m에 이르는 첨탑 때문에 도시 어디에서건 한눈에 들어온다. 교회의 바로 앞에는 아이슬란드의 탐험가 에이릭슨 동상이 서 있다. 그들에 따르면 에이릭슨이 콜럼버스보다 500년 앞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블루 라군은 화산과 지열을 상징하는 곳이다. 많은 돈을 내고 노천온천을 하는 스파 시설에 불과하지만 아이슬란드를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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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동부로 출발한다. 열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모든 여행자들은 렌터카를 이용해야 하는데 요즘 같은 비수기에도 소형차의 렌트비가 하루에 15만원 정도 한다고 하니 무척 비싼 편이다. 성수기는 물론이고 비수기에도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길가의 많은 농가는 넓은 농장의 한구석에 2층 건물을 지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짭짤한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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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를 떠나 서유럽으로
셀야란드포스는 안과 밖에서 모두 폭포를 구경할 수 있는 특이한 곳이었는데 안쪽에는 사람이 지나다니고도 남을 넓은 공간이 있었다. ‘불의 나라’를 지나 이제 ‘얼음의 나라’로 들어간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촬영한 곳으로 유명세를 탄 빙하지대 스비나펠스요쿨을 둘러본 뒤 스카프타펠에서 트레킹을 했다. 전문 산악인의 안내를 받으며 2km부터 20여km에 이르는 다양한 코스를 트레킹하며 바로 눈앞에서 빙하를 감상할 수 있었다. 네팔에서도 해발 5,000m는 올라가야 밟아 볼 수 있는 빙하를 이렇게 낮은 곳에서 볼 수 있다니! 이외퀼사우를론는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유빙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곳인데 커다랗게 밀려온 유빙이 다시 작은 조각으로 떨어져 나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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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는 누구나 똑같은 자동차 여행을 한다. 더 볼 수도 없고 덜 볼 수도 없는 공평한 곳이다. 크루즈를 내려 우측으로 올라가든 좌측으로 내려가든 간에 섬을 일주하는 것은 꼭 같기 때문이다. 여행을 마치고 비포장으로 된 산길을 달려 카페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제 남은 것은 배를 타고 가는 3박 4일 동안 뱃멀미를 이겨내며 보름간의 여행을 마무리하는 일이다.


연간 1,5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아이슬란드를 찾는다. 높은 물가로 인해 고비용이 소요되는 아이슬란드 여행길에서 여행객들은 연 15조원의 지출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국가예산이 400조원인 것에 비추어보면 고작 34만 명이 살고 있는 아이슬란드에게는 어마어마한 수입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공장 지대를 볼 수 없었다. 국가의 총 수출량에서 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고 거의 모든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국가부도를 선언하는 등 경제 위기를 겪었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인해 새로운 경제 도약의 불씨를 되살렸다. 전체 인구의 1/3이 관광산업과 관련된 일을 한다고 하니 자연이 주는 은총과 혜택을 많이 누리고 있는 나라임이 분명하다. 세계 최저의 인구 밀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 최근 UN이 제시한 기준에 의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국가’ 1위 아이슬란드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이제 북부 유럽과 아이슬란드에서의 자동차 여행을 마치고 서유럽으로 발길을 돌린다.

글, 사진 김홍식(http://blog.naver.com/itrave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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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홍식은 지금도 길 위에 있다. 그는 아직 식지 않은 청춘을 품고 한국을 떠나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를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러시아에 이어 중앙아시아, 북유럽을 달려, 지금은 서유럽을 누비는 중이다. <자동차생활>은 그의 세계 자동차 여행을 4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제1탄 시베리아를 달려 유럽 속으로
제2탄 중앙 아시아의 초원을 지나 파미르까지
제3탄 국산차로 달린 스칸디나비아 반도, 그리고 아이슬란드
제4탄 동유럽 발칸반도에서 발트해를 따라

세계 자동차 여행가 김홍식
주식회사 태영에서 상무이사로 재직하다 2014년 명예퇴직한 뒤 전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과 중국을 자동차로 횡단한 것을 시작으로 모터사이클을 타고 일본을 종주했다. 네팔 안나푸르나, 칼라타파르, 일본 후지산도 등정했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기아 모하비를 타고 유럽을 달리고 있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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