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브랜드들의 디자인 언어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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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LANGUAGE
자동차 브랜드들의 디자인 언어와 철학

뮤지션은 음악으로 말하고, 셰프는 맛으로 승부한다. 그리고 자동차는 자기 브랜드의 철학이 담긴 디자인으로 호소한다. 자동차는 공통된 구조물과 기능을 담아야 하고 유행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자동차라 하더라도 각 브랜드별로 풀어내는 디자인은 사뭇 다르다. 소형차와 대형차, SUV의 디자인이 결코 같을 수 없다. 하지만 공통된 디자인 철학이 있으면 서로 다른 차에서도 같은 향기를 맡을 수 있다.

 LEX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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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렉서스는 과감한 스핀들 그릴로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다 

 

L-FINESSE
렉서스의 디자인 언어인 L-피네스(L-finesse)가 시작된 것은 2003년의 일이다. 기술의 진보를 담은 리딩-에지(Leading-Edge)와 일본 특유의 감수성을 담은 피네스(Finesse)를 접목한 디자인 언어다. 지금도 렉서스의 모든 차에 반영되고 있는 L-피네스는 자동차 디자인을 단순히 차의 미적 표현에만 머물지 않고 일본 특유의 꼼꼼함이 묻어나는 장인정신까지 담은 심도 깊은 디자인을 추구한다. 2006년 출시한 3세대 GS에서 양산차 최초로 L-피네스가 적용되었고, 2012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시된 GS와 RX는 한층 더 단순하고 역동적으로 진화해 세련되면서도 독자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그러면서 역사다리꼴의 프론트 위쪽 그릴과 사다리꼴의 프론트 아래쪽 그릴을 결합해 스핀들 그릴이란 강렬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 과감한 프론트 그릴은 현재 렉서스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아 점잖았던 렉서스의 기존 이미지를 탈바꿈시키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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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형차 시장의 강자인 쏘나타를 위협하는 K5

THE 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은 2006년을 기점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 것으로, 기아차의 디자인은 그의 영입 전과 후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당시 피터 슈라이어의 첫 작품이었던 K7은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는데 그 내면에는 직선의 단순함(The 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이라는 디자인 철학이 담겨 있었다. 이 철학은 이후 K5를 비롯해 기아차 디자인의 전반적인 기조가 되었고, 이는 고객들의 충성도로 이어졌다. 특히 피터 슈라이어는 기아차의 특징적인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과 이와 잘 어우러지는 독특한 모양의 헤드램프 디자인을 정립했고, 덕분에 지금의 기아차들은 멀리서 봐도 단번에 출신성분을 알 수 있었다.

  

 TOY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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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등장한 로드스터 컨셉트카 CS & S는 토요타의 Vibrant & Clarity를 담았다 

 

VIBRANT & CLARITY
일본 나고야에 있는 글로벌 본사에서 추진된 토요타의 디자인 언어는 ‘활기 넘치는 명료성’(Vibrant & Clarity)이다. Vibrant는 자동차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를 디자인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뜻하며, Clarity는 각 차들의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한편 토요타 디자인의 목적인 사용하기 편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이들 둘이 결합된 토요타의 디자인 언어는 200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은 로드스터 CS & S 컨셉트카를 통해 공개되었다. 그로부터 2년 뒤 이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첫 양산차 아이고가 유럽에서 출시됐다. 또한 도심형 SUV인 2세대 야리스에도 새로 적용되었다. 이때 선보였던 날카로운 헤드램프에 과감한 범퍼 라인, 강조된 크롬 그릴은 요즘 토요타 디자인에 널리 쓰이고 있다.
 

 

 HYU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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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플루이딕 스컬프처 1.0이 적용된 YF 쏘나타

FLUIDIC SCULPTURE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언어다. ‘자연의 살아 있는 아름다움을 예술적 조형에 담아 감동을 창조한다’는 의미로, 물처럼 자연스럽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미학을 담고 있다. ‘유체(流體), 부드러운, 우아한, 유동적인’이란 의미의 ‘플루이딕’(Fluidic)과 ‘조각품, 조소’의 ‘스컬프처’를 통해 현대자동차는 자신들의 디자인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2009년 YF 쏘나타를 시작으로 엑센트, 아반떼 MD, 그랜저 HG 등에 플루이딕 스컬프처 1.0이 적용되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현대차는 2013년 말 2세대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한층 진화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선보이며 디자인의 진화를 보여주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1.0의 감각적인 스타일에 품격과 가치를 더해 역동적이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정제된 플루이딕 미학을 추구한다.

 

 

 CADIL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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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출시되고 있는 모델에도 날카로운 라인은 여전하다

 

ART & SCIENCE
1998년 미국 색채가 짙은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기존의 보수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목표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고급차 브랜드. 그들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미국이 갖고 있는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해 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자 했다. 이런 프로젝트의 선봉에는 새로운 디자인이 있었고, 첫 결과물이 2003년 CTS를 통해 나타났다. 캐딜락이 내건 새로운 디자인 언어는 아트 & 사이언스(Art & Science). 승용차 디자인에 예술적이면서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이었다. 캐딜락은 Art를 통해 시각적이고 예술적인 감성을, Science를 통해 조화된 기술력을 호소했다. 에지로 가득한 캐딜락의 새로운 디자인은 큰 성공을 거뒀고 지금까지도 캐딜락의 디자인을 관통하는 언어가 되고 있다.
 

 

 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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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드 전략으로 유럽 태생의 쿠가가 북미에서 이스케이프로 팔리고 있다

 

KINETIC MOTIVE
2004년 포드 유럽지사의 디자인 디렉터 마틴 스미스는 포드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운동에너지를 차체에 표현하는 ‘테마 키네틱 모티브’(Kinetic Motive) 디자인으로, 다음해인 2005년에 컨셉트카 SAV를 선보이고 S-MAX을 양산하면서 이 디자인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포드의 새로운 디자인 DNA인 키네틱 모티브는 가만히 서 있어도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추구한다. 몬데오를 비롯해 쿠가, 포커스, 갤럭시, 피에스타 등 이후 유럽 포드의 차들에 두루 적용되었다. 특히 최근 포드의 원포드(One Ford) 전략으로 북미의 차들이 유럽 포드의 그것과 공유하면서 키네틱 모티브는 본고장인 북미에서도 활약하게 되었다. 키네틱 모티브 디자인은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에 유럽풍의 곡선이 많이 가미되어 있으며 과격한 디자인을 배제하면서 세련되고 경쾌한 이미지를 추구한다.

 MAZ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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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코도 정신을 담은 컨셉트카 시나리

KODO
2010년 마에다 이쿠오가 마쓰다에 영입되면서 새로운 디자인 언어 ‘코도’(魂動, KODO : Soul of Motion)를 발표했다. 코도는 동물이 먹이를 덮치거나 인간이 폭발적인 운동을 할 때의 순간에너지 등 생명체만이 발할 수 있는 일순간의 움직임이나 아름다움을 묘사한다. 여러 개의 우아한 디테일을 모아 다이내믹한 균형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을 완성하며, 마쓰다의 오각 그릴과 선명한 보디라인, 그리고 역동적인 자세가 고도 철학을 통해 표출되었다. 다양한 움직임과 미래지향적인 아름다움을 자동차에 적용해 소비자들이 더 세련되고 풍요로운 일상을 누리는 것을 목표로 한, 매끈하고 에어로다이내믹한 라인의 코도 디자인 철학은 2010년 파리모터쇼에서 등장한 시나리 컨셉트카에서 존재를 알렸으며 그해 출시한 CX-5에 양산차 최초로 적용되었다. 현재는 다양한 마쓰다의 차들이 코도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

 INFINI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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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쿠페 컨셉트카 에센스. 2009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되었다

INSPIRED BY NATURE
다이내믹한 주행성능과 고급스러움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피니티의 디자인 철학은 자연으로부터 시작된다. 시로 나카무라를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팀은 ‘힘과 예술, 그리고 과감하면서 섬세한, 감성적이지만 기술적’이라는 대조적인 요소들을 조화롭게 접목시킨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찾기 시작했다. 고요한 물 표면에 큰 파도가 갑자기 몰아치는 찰라, 인간이 힘을 쓰기 위해 근육이 팽창하는 순간처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 같은 디자인 말이다. 이를 위해 인피니티는 보디를 날렵하면서도 근육질로 다듬기 시작했다. 헤드램프는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인간의 눈매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강렬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정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C필러는 달의 시작과 끝의 순간인 초승달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프론트 그릴의 상단부는 다리, 하단부는 그 다리가 물에 비친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 디자인 철학은 2009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컨셉트카 에센스 스포츠 쿠페를 통해 공개되었다.
 

 NIS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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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Z에서 계승된 부메랑 형태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V-모션 그릴이 돋보이는 맥시마

IT ALL STARTS WITH A SINGLE LINE
닛산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능성과 미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충족해 누구나 열광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닛산의 디자인 철학인 ‘It all starts with a single line’(모든 것은 하나의 선에서 시작된다)을 통해 개별 모델이 지닌 디자인의 가치가 하나의 선으로부터 나온다는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바람을 가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차량 앞면의 V-모션 그릴은 닛산 차만의 독특함과 역동성을 잘 드러낸다. 여기에 370Z에서 계승된 부메랑 형태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디자인으로 다이내믹함을 더했다. 닛산의 인기 SUV인 캐시카이는 물론 최근 출시된 맥시마도 V-모션 그릴과 LED 부메랑 시그니처 램프로 정체성을 표출하고 있다. 아직 국내 판매를 시작하지 않은 신형 알티마와 센트라도 같은 패밀리룩으로 바뀌었다.
 

 MERCEDES-B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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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Sensual Purity는 고든 와그너의 손끝에서 출발했다

 

SENSUAL PURITY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모델명을 재정립하고 플래그십 S클래스의 얼굴을 고스란히 각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2008년부터 고든 와그너가 이끌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팀은 오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면서도 진보를 이루어내야 하는 과제를 소화해내고 있다. 그들은 모던 럭셔리로 정의되는 감각적인 순수미(Sensual Purity)에 초점을 맞췄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술력을 잘 표현하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순수하면서도 감각적인 외관을 만들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관능성(Sensuality)은 균형, 따뜻한 색상, 자연적인 아름다움, 매끄러운 외관, 조화, 감정과 같이 마음에 와 닿고 감정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다. 반면 순수성(Purity)은 본질을 전면에 내세워 풍부하고 명확하며 이상적인 형태를 추구한다. 이들 두 요소가 대조를 이루며 요즘의 벤츠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다.

 

안진욱 기자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16년 3월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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