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2.0T SPORTS, FAMILY? SPORTS!
2018-07-03  |   56,843 읽음

HONDA ACCORD 2.0T SPORTS

FAMIL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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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세단이 스포츠 세단이 되어 돌아왔다.


혼다 어코드는 만듦새 좋지만 일본 3사의 중형 패밀리 세단 중 하나라는 인식만이 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10여 년 전 쯤 당시로선 파격적인 디자인의 8세대와, 실내 구성 빼고는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이 나쁘지 않았던 9세대 모두 종합적으로 무난했다. 이번엔 많이 다르다. 10세대 신형 어코드는 안팎, 그리고 심장부까지 달라졌다.


외적 영역

대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요즘 일본 메이커 디자인 사이에서 혼다 신형 어코드는 조금 더 대중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혼다는 일본차 특유의 ‘작위적인 미래’ 분위기가 비교적 옅은 편에 속한다. 토요타, 닛산에 비하면 좋은 뜻에서 덜 미래지향적이다. 그래서 신형 어코드의 얼굴을 처음 봤을 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세련된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헤드램프와 그릴, 공기흡입구가 모두 한 테두리 안에서 놀며 정갈한 분위기를 낸다. 살짝 옆에서 보면 그릴이 위부터 아래로 깎인 모습이다. 

옆모습은 패스트백 디자인을 따른다. 덕분에 재미없는 중형 세단에 그치지 않는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트렁크까지 가로지르는 캐릭터라인은 벤츠 CLS를 닮았다. 이런 디자인 특성에 따라 뒷좌석 헤드룸은 여유 있는 레그룸 공간에 비해 다소 손해를 보지만 앉은키가 큰 편이 아니라면 불편한 느낌은 없을 정도다. 

뒷모습에서는 작년 출시된 신형 시빅의 ‘C'자 테일램프가 보인다. 볼보 S90 엉덩이도 떠오른다. 시빅이 준중형 세단인 만큼 젊은 감각으로 3D 입체감을 부여했다면 어코드는 중형 체급에 어울리게 좀 더 진중하게 스타일링됐다. 스타일리시함은 유지하면서 보수적 감각의 연령대도 수긍할 만큼 안정적인 마무리다.


내적 영역

실내는 정갈하기 그지없다. 대시보드는 좌우 대칭을 이루며 수평적인 구조를 띤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를 돌출형으로 만들어 현대차가 채택 중인 플로팅 모니터를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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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대칭에 정갈하기까지 한 레이아웃이다


왜 나눠 놨는지 모를 기존의 듀얼 모니터보다 훨씬 직관적이며 사용도 편하다. 3미터 방식으로 냉각수 속도계가 지나치게 컸던 계기판은 단정한 듀얼 타임으로 바뀌었다. 공조 장치 컨트롤러는 기존 버튼식을 다이얼 방식으로 바뀌고 대부분의 버튼은 터치 스크린 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울러 오딧세이에 들어간 버튼식 시프트 레버를 도입했다(1.5T는 기존과 동일). 투박하고 굵은 기어 노브가 사라진 건 물론, 주차 브레이크 역시 버튼으로 바뀌며 센터콘솔부에 여유공간이 생겼다. CVT를 때문에 적극적인 변속 개입이 불가능했던 9세대와 달리 이번엔 10단 자동변속기를 채용, 스티어링 휠엔 스포츠 세단의 기본이랄 수 있는 패들 시프트가 기본으로 장비된다(1.5T는 상위 트림에만 적용). 최신 모델답게 기존 4스포크 타입 대신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달아 실내 인상을 바꾸었다. 그리고 또 하나,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어코드 개발진이 그 어느 때보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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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노브와 레버식 주차 브레이크를 없애 공간감이 산다


동적 영역

시승차는 세 가지 파워트레인 구성 중 가장 출력 좋은 2.0L 터보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단 2.0T 스포츠 모델. 기존 V6 3.5L 자연흡기를 대체하는 엔진이다. 최고출력 256마력으로 충분한 힘에 최대토크 역시 37.7kg.m로 2리터 가솔린 엔진 치고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을 보인다. 지난해 공개된 10세대 시빅을 시작으로 혼다는 신형 모듈러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번 어코드 역시 같은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다. 성격은 판이하다. 작년에 탄 신형 시빅이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며 노멀 세단으로 남았던 것과 비교하면 신형 어코드는 확실히 재밌는 차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포츠 모드에 두고 달리면 10단 변속기임에도 5~6천 rpm을 넘나들며 최고출력을 뽑아낸다. 함께 들려오는 배기 사운드까지 곁들인다면 평범한 중형 세단이란 생각은 저 멀리 사라지고 만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양평과 이천을 오가는 왕복 90km 남짓의 구간. 직선로 위주로 짜인 코스 덕분에 아주 쉽게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상당히 이르게 고속 영역에 도달하는 건 둘째 치고, 고속 주행 중에도 불안하지 않은 승차감이 만족스러웠다. 시승차에 들어간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이 주행 상황과 노면에 맞게 감쇠력을 조절한 덕분이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시승이었지만, 직선로 위주로 코스가 짜인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승을 앞둔 프리뷰 세션에서 언급한 신형 어코드의 장점은 초고장력강판과 고기능 접착제 등을 통한 보디 강성 향상이었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얼마나 안정감 있고 튼튼하게 버텨주는지, 하체는 코스를 따라 어느 정도로 진득하게 붙잡는 지 살펴볼 새가 없었다. 간혹 램프를 진출입하는 정도로는 체크하기 어려웠다. 더 자세한 코너링 시 감각은 시승차를 받아야겠지만 이 정도 시승으로도 신형 어코드는 스포츠 세단이란 수식이 아깝지 않다. 그간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혼다 센싱을 더해 안전까지 챙긴 중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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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민겸 기자  사진 혼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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