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프리우스 C VS 푸조 208, 연비 ‘누가누가 조금 먹나’
2018-06-15  |   94,676 읽음

TOYOTA PRIUS C VS PEUGEOT 208

‘누가누가 조금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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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에 ‘몰빵’한 두 소형 해치백을 타고 서울을 관통했다.  


요즘 기름값이 신나게 오르고 있다. 중동 위기에 국제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전국 평균 휘발유 1580원, 경유 1381원(한국석유공사, 5월 17일 기준)으로 치솟았다. 이럴 땐 자연스레 작은 차에 눈이 가고, 모터 소리 내며 지나가는 하이브리드가 괜히 샘난다. 과연 이런 차들은 기름값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까? 얄미운 효율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연비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대의 소형차를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그 주인공은 푸조 208과 토요타 프리우스 C.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비교이자, 유럽차와 일본차의 만남이다. 특히 두 차 모두 지난해 프랑스와 일본에서 각각 판매 2위, 3위를 차지해, 시장별 베스트셀링카 대결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연비 비교 무대는 두 차가 출퇴근용으로 쓰기 좋은 소형차라는 걸 고려해, 서울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르는 도심 위주 구간으로 정했다. 연비 측정은 출발 전 기름을 가득 넣고, 도착 후 다시 채워 소모한 기름을 계산하는 풀-투-풀 방식이며, 주행은 제한속도에 맞춰 달리기로 했다. 어차피 꽉 막힌 탓에 제한속도도 거의 내지 못했지만.


프리우스 C, 저속에서 빛나는 전기모터의 매력

동글동글 깜찍한 소형차들을 배불리 먹인 후 프리우스 C에 먼저 올랐다. 노란색 페인트를 입혀놓아 <포켓몬스터> ‘피카츄’가 연상되는 프리우스 C엔 나름의 반전이 있다. 귀여운 외모에 반해 문을 열면 예상치 못한 기계적인 분위기의 실내가 드러난다. 하긴, 실내까지 귀여웠다면 좀 징그러울 것 같기도 하다. 정돈된 실내는 쓰임새가 나무랄 데 없지만 우레탄 재질 운전대나 직물 시트 등 값싼 소형차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질감은 흠이다.

하이브리드답게 출발은 매우 매끄럽다. 전기모터만으로 가속하는 느낌은 ‘실키식스’로 불리는 직렬 6기통 엔진도 부럽지 않다. 물론 이때 기름 한 방울 태우지 않기에 트립컴퓨터 속 연비는 비현실적으로 치솟는다.

그러나 고속화도로 자유로에 오르자마자 EV 모드는 사실상 끝난다. 요즘 하이브리드와 달리 엔진의 잠귀가 무척 밝아,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금세 깨어나 힘을 보탠다. EV 모드로 애써 올려놨던 연비도 쭉쭉 떨어져 트립컴퓨터 속 수치는 현실적인(?) 25km/L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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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C는 EV 모드를 활용하면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꺼지기 일쑤지만


한적한 자유로를 지나 강변북로로 넘어오자 교통량이 많아지면서 서행이 이어졌다. 저속으로 부드러운 가감속이 이어지는 하이브리드가 매우 좋아하는 상황. 프리우스 C 계기판엔 EV 아이콘이 부지런히 켜졌고 도심 주행을 위해 고속화도로를 빠져나올 때 즈음엔 연비가 리터당 27km까지 올랐다.


가다 서다 반복되는 도심에서는 과연 연비가 떨어졌을까? 천만의 말씀. 고속 구간에서 배터리를 가득 충전한 프리우스 C는 도심에서 EV 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비는 오히려 리터당 30km로 훌쩍 뛰었다. 도심에서 강한 하이브리드의 강점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아마 같은 구간에서 뒤따라오는 208은 고속 구간에서 쌓은 ‘공든 연비탑’을 무너뜨리고 있을 터다. 

주간에 서울역을 지나 한양대학교로 가는 구간은 심각한 정체가 지속됐다. 그래도 하이브리드이니까 안심하고 있을 무렵, 계기판을 보니 갑자기 연비가 떨어지고 있다. 배터리 용량도 거의 2~3칸 정도로 떨어졌다. EV 모드 활용이 길어지면서 배터리를 탕진한 까닭이다. 이후 한양대학교까지 엔진이 쉴 새 없이 켜져 연비는 리터당 22.4km로 떨어졌다. 그렇다면 푸조는? 헐레벌떡 달려가 확인한 연비는 리터당 18.8km. 자유로(고양)에서 서울역을 거쳐 한양대학교까지 25km를 주행한 첫 구간은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C의 승리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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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과 프리우스 C는 디젤과 하이브리드 서로 다른 파워트레인으로 효율을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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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낭비를 용납지 않는 ‘스크루지’

테스트 구간 중간 지점인 한양대학교에서 푸조 208로 옮겨탔다. 두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른 차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208로 옮긴 첫 느낌은 한결 고급스럽다. 그릴과 유리창, 범퍼 등 크롬 장식이 듬뿍 쓰여 작은 차체가 비교적 화려하며, 실내도 은은히 빛나는 크롬 장식과 가죽으로 감싼 운전대 등 전체적으로 더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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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C의 실내. 2,490만원의 가치는 배터리에 집중된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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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은 운전대가 가죽인 것만으로 모든 게 설명된다.


그러나 시동을 걸면 다시 프리우스로 돌아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덜덜거리는 4기통 디젤의 정숙성은 하이브리드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푸조 디젤이 조용하다고는 하지만 차체가 작은 탓에 디젤 피스톤의 힘찬 움직임이 엉덩이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변속기는 클러치 페달 없는 수동, MCP다. 맞다. 예의 바른 변속기. 변속할 때마다 앞차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시키는 바로 그 변속기다. 덕분에 앞서가는 프리우스 C를 향해 연신 고개 숙여가며 쫓아갔다.

거의 감속에 가까운 변속 충격에 멀미가 날 지경이지만 디젤 엔진과 MCP 조합의 효율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1,750rpm부터 25.9kg·m 두툼한 토크가 쏟아져 작은 차체를 여유로이 이끈다. 물론 자동화 수동변속기 MCP도 강력한 토크를 손실 없이 앞바퀴로 전한다. 내연기관차에 치명적인 도심 주행에서도 연비가 조금씩 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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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MCP 변속기를 조금이라도 자연스럽게 쓰기 위한 팁. 패들 시프트를 적극 활용하라


스톱 앤 스타트 기능 또한 ‘짠내’날만큼 적극적이다. 다른 차들은 상황에 따라 시동이 안 꺼지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208은 거의 백이면 백 정차 시 시동을 끈다. 게다가 속도가 많이 줄면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미리 꺼버리니 기름 한 방울 아끼려는 푸조의 노력이 처절할 지경이다. 너무 자주 끄는 탓에 에어컨이 자꾸 멈춰 실내 온도가 올라갔을 정도다.

그렇게 어린이대공원 부근을 지나 마지막 도착지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까지 25km를 주행한 후, 트립컴퓨터엔 리터당 19.2km 연비가 찍혔다. 중간 지점에서 출발할 때보다 0.4km/L 올랐다. 도심 구간이 적지 않았고 고속화도로가 꽤 막혔음에도 연비가 오른 게 신기할 따름. 프리우스 C는 리터당 22.4km에서 22.6km로 도심에서 강한 하이브리드인데도 연비가 0.2km/L 오르는 데 그쳤다. 정리하자면, 자유로에서 서울 도심을 거쳐 하남까지 총 51km를 평균속도 26km로 달려오는 동안 트립컴퓨터 연비는 208이 19.2km/L, 프리우스 C가 22.6km/L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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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C 트립컴퓨터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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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트립컴퓨터 연비


계측의 실패

그렇다면 실제 주유량은 얼마나 될까? 연료 주입구까지 한가득 채운 채 출발했기에 도착 해서도 목구멍이 넘실대도록 다시 주유를 마쳤다. 두 차 모두 연비가 워낙 대단해 주유소 직원에게 ‘가득이요’를 외친 게 민망할 만큼 주유량은 적었다. 프리우스 C가 3.671L, 208이 3.715L가 들어갔다. 51km를 주행했으니 km/L 연비로 계산하면 프리우스 C가 13.89km/L, 208이 13.72km/L인 셈. 엥? 잘못 본 게 아니다. 터무니없는 결과에 기자도 깜짝 놀랐다. 보통 트립컴퓨터가 실제 연비와 차이 나더라도 이렇게까지 크진 않다. 우리가 주유를 정확히 못 했기 때문일 수도, 주유량이 너무 적어 오차 범위가 크기 때문일 수도, 그것도 아니면 주유소가 주유량을 조작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일단 주유소의 주유량 조작 가능성이 엿보여 현재 한국석유관리원에 확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측정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어찌 됐든 두 차의 주유량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도 따져보아야 한다. 당시 주유소 기준 각각 1,575원, 1375원으로 200원이 차이나, 총 유류비는 프리우스 C가 5,781원, 208이 5,108원으로 700원이 조금 안 될 만큼 차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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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C는 총 3.671리터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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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은 3.715L가 들어갔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번 비교 기획은 완전한 실패다. 그 이유로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아직 한국석유공사로부터 확실한 답은 받지 못했다. 풀-투-풀 연비 계측은 무효로 치고, 조금 신뢰도가 떨어지더라도 트립컴퓨터 상 연비를 비교하면, 208이 19.2km/L, 프리우스 C가 22.6km/L로 확실히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경유가 약 200원가량 싼 걸 감안해 전국 평균 유가(5월 1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기준)를 대입해 계산해보면, 51km 주행 기준 208 3,668원, 프리우스 3,565원이다. 트립컴퓨터대로라면 프리우스 C가 51km 서울 도심을 주행하는 동안 약 100원을 더 아낀 셈이다. 정확한 비교에 실패했기 때문에 우열은 가리지 않겠다. 


실제로 그 차이가 아주 미미하기도 했다. 다만 두 차의 뛰어난 효율은 몸소 체험했다. 하이브리드답게 전기 모터로 효율을 쭉쭉 끌어올리는 프리우스 C와 하이브리드에 필적할 만큼 기름을 아껴 태우는 208. 어떤 차를 고르든 효율이 아쉬울 일은 없겠다. 단, 프리우스 C는 도심에서, 208은 고속주행에서 강점을 보이기 때문에 주행 패턴에 따라 선택이 갈릴 듯하다. 참고로 이날 주행을 함께한 기자들의 선택도 서로 엇갈렸다. 기자는 정숙성이 뛰어난 프리우스 C를 골랐고, 다른 기자는 고급스럽고 운전이 재밌는 208의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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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지수 기자 사진 | 최진호, 이병주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8-06-15 14:51:37 카라이프 - 기획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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