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V 특집] 아빠의 선택 -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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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V 특집] 아빠의 선택, 씨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VS. 혼다 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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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ROEN GRAND C4 PICASSO

굳이 클 필요 없잖아

 

꽉 막힌 출근 시간, 휑한 공간에 홀로 앉은 카니발 운전자를 종종 본다. 거대한 덩치로 차 사이를 비집고 좁은 주차 공간에 꾸역꾸역 엉덩이를 들이미는 모습. 결코 효율적이라고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렇듯 큰 차엔 부담이 따른다. 기름 많이 먹고 주차하기 어려우며 운전 서툰 사람이 몰기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넉넉히 즐기려면 널찍한 공간이 매력적인 게 사실. MPV가 빠진 딜레마 속에서 실속 있는 유럽인들은 일찍이 ‘작은 차, 실용적인 공간’을 추구해왔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그랜드 C4 피카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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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분변경된 앞모습은 이전보다 한층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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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필러에 큼직한 쪽창을 만들어 개방감을 높인다

 

안락 대신 쾌적

지난해 봄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별 기대 없이 그랜드 C4 피카소(이하 피카소)에 앉았는데, 하늘이 훤히 보이는 앞 유리창을 한참이나 넋 놓고 바라봤다. 다시 만난 지금은 그때만큼 놀랍진 않지만 드넓은 유리창엔 여전히 낭만이 가득했다. 운전대를 잡은 채 구름을 세거나 빌딩 높이를 가늠할 수 있으며, 해가 지면 쏟아지는 별빛까지 만끽할 수 있다. 이 차에 다른 이를 태우면 반응이 한결같다. 처음엔 “우와”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다, “햇빛이 눈부시면 어떡하지?” 또는 “안전에는 문제없겠지?”라며 걱정을 늘어놓는다. 본적 없던 새로움에 걱정이 앞서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다. 눈부심은 슬라이딩 방식 햇빛 가리개가 멋지게 해결하며, 안전은 지난 2013년 유로 앤캡 별 다섯 개 만점(5인승 피카소) 결과가 보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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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꾸민 대시보드. 계기판이 가운데 있지만 크기가 12인치나 돼 시인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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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쟁차에도 없는 황홀한 시야는 피카소만의 자랑이다 

 

앞쪽 시야만 좋으면 뒤쪽 아이들이 서운할 터. 뒤쪽은 유리로 뒤덮인 천장이 푸른 하늘을 선물한다. 비록 열리지는 않지만 일반 파노라마 선루프의 검은 기둥이 없기 때문에 개방감만큼은 훨씬 좋다. 큼직한 옆 창문과 하늘을 함께 바라보고 있노라면 다소 작은 시트의 사소한 불편함 따위는 까맣게 잊힐 정도. 실제 승객 네 명을 태웠을 때 모두가 황홀한 개방감을 칭찬하기 바빴을 뿐, 공간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다. 탁 트인 시야가 넉넉지 않은 공간을 쾌적하게 만들었다.


 

다만 그 쾌적함이 3열까지는 닿지 않았다. 2열 승객에게 양해를 구해 공간은 그럭저럭 탈 만하게 조정할 수 있지만, 개방감은 기대할 만한 수준이 못된다. 특히 뒷바퀴 휠하우스가 양쪽으로 깊숙이 침범한 탓에 좌우 공간도 좁다. 역시 3열은 몸집 작은 아이를 태우거나, 간이 시트로 생각하는 게 편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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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좌석은 무릎 공간이나 머리 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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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 좌석은 비교적 공간을 잘 뽑아냈다

 

쏠쏠한 재미

피카소엔 총 7개 시트가 들었다. 이 말인 즉, 7개 시트가 독립돼 조절된다는 얘기. 특히 2열 시트는 등받이 조절은 물론 슬라이딩까지 되기 때문에 시트 배열이 무궁무진하다. 7명이 모두 타거나 5명이 탄 채 짐칸 용량을 654~700L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한쪽 시트만 접으면 길쭉한 짐을 싣기에도 그만이다. 2열 시트까지 모두 접었을 때의 트렁크 용량은 최대 1,843L. 대학생 아들 자취방 이사 정도는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공간이다. 게다가 조수석까지 접히기 때문에 약 3m에 달하는 길쭉한 짐도 문제없다. 실제 지난해 8월호 본지에서 카약을 무리 없이 집어넣기도 했다.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을 활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시보드 아래 글러브박스 외에도 두 개의 공간이 마련됐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떼어 쓸 수 있는 큼직한 콘솔 박스, 그리고 2열 바닥 매트 아래 비밀 수납공간 등 이곳저곳 자투리 공간마다 살뜰히 수납공간을 마련해 그 숫자가 무려 17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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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까지 접은 트렁크 용량은 1,843L. 동반석까지 접히는 덕분에 긴 화물도 무리 없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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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공간마다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작은 덩치의 매력

실내 얘기만 하니 큼직한 MPV처럼 설명됐지만, 사실 이 차는 길이가 겨우 4,600mm에 불과한 준중형 MPV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카렌스와 올란도 중간 정도. 작은 크기임에도 휠베이스를 무려 2,800mm까지 늘려 실내공간을 최대한 쥐어 짜냈다.

 

준중형 크기를 유지해, 피카소는 더 많은 걸 손에 쥐었다. 1,590kg에 불과한 무게 덕분에 1.6L 디젤 엔진 30.6kg·m 토크가 부족하지 않고, 연비는 리터당 14.2km에 달한다. 물론 작은 엔진은 세금부담을 덜어주고 작은 덩치는 주차도 편하다. 운전 서툰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기에도 부담 없다. 여러 이점 가운데 백미는 역시 운동성능이다. 가벼운 차체와 민첩하기로 정평이 난 PSA 핸들링이 어우러져 MPV란 걸 잊을 만큼 달리기가 경쾌하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120마력 출력이 발목을 잡겠지만, 저속 토크가 좋아 시원한 핸들링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단, 아쉬움도 남았다. 1.6L 엔진은 공회전 때나 일상 주행 때 디젤 엔진 치고 굉장히 정숙하지만, rpm을 높이 쓰면 부족한 출력을 드러내듯 건조한 소리를 낸다. 엔진에 무리가 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 시속 100km를 넘어선 고속에서의 추월 가속도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실속 있는 유러피언 MPV의 매력을 오롯이 품었다. 부담 없는 크기에 공간을 최대한 넓히고, 쓰임새 높일 아이디어를 듬뿍 담았다. 국내에 흔치 않은 희소성과 피카소만의 뻥 트인 시야는 덤. 예전 경차 광고 카피였던 ‘작은 차 큰 기쁨’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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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이병주

 

「[MPV 특집] 아빠의 선택 - 혼다 오딧세이」 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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