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있는 옥, 마세라티 르반떼 그란스포츠
2018-01-26  |   15,749 읽음



MASERATI LEVANTE S GRANDSPORT
티 있는 옥


2018년형 르반떼는 트림에 따라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파워스티어링을 전동식으로 바꾸어 최신 주행보조장비들을

대거 도입했다. 이제 사소한 단점들만 제거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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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라리가 완전 EV와 SUV를 기획중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절대 SUV는 만들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몇 년 전과는 달라진 입장이다. FCA 그룹은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지켜오던 연간 생산량 제한마저 풀 만큼 돈벌이가 시급한 상황. 물론 꼭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SUV의 위상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 이미 초호화 SUV 분야에서는 벤틀리 벤타이가와 롤스로이스 컬리난이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으며 람보르기니는 우루스를 출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만약 우르스가 예상외의 인기를 누린다면 FCA로서는 알파 스텔비오와 르반떼만으로 대항하기 어렵다. 잠깐, 최고출력 275~430마력에 기본가격만도 1억원을 훌쩍 넘는 르반떼지만 현재 SUV 시장의 고급화 흐름을 따라잡기 힘들다니……. 이 차가 과연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모델이었던가?

그란루소와 그란스포츠 트림
오늘날의 SUV는 확실히 기자가 어린 시절 보아왔던 차들과는 많이 다르다. 지프나 랜드로버 디펜더 같은 오프로더는 험로 주행이라는 확실한 목적을 위해 태어났으며 구입하는 사람들 역시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그저 다양한 승용차의 한 가지 카테고리일 뿐. 르반떼 역시 SUV라는 보디 형식 속에 마세라티의 고성능 DNA와 화려한 실내, 첨단 기능을 담아낸 모델이다. 흙먼지 날리는 자연보다는 도심의 거리, 레저활동보다는 스포츠 주행에 더 어울린다.


마세라티는 르반떼 2018년형부터 그란루소와 그란스포츠라는 두 가지 트림을 마련했다. 요즘은 트림에 따라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것이 유행인데, 시승차인 그란스포츠는 그릴 수직핀을 다크 블랙으로 처리했다. 이에 비해 그란루소는 수직핀이 번쩍이는 크롬색이고 범퍼 아래 메탈 마감 스키드 플레이트를 달아 차별화했다.


위압적인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에 비하면 옆모습은 날렵하다. 매끈한 루프 라인은 매력적이며, 뒷도어를 파고든 펜더 굴곡은 삼각형의 D필러, 날렵하게 경사진 뒤창과 어우러져 다이내믹한 뒷모습을 완성한다. 길이 5m, 너비 2m에 육박하는 덩치지만 1.7m를 밑도는 전고와 날렵한 라인 덕분에 부담스럽지 않다. 게다가 시승차의 메탈릭 블루(블루 에모지오네) 색상은 21인치의 안티오 휠, 노란색 브레이크 캘리퍼와 잘 어우러져 무척이나 세련되고 날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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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은 덩치에 비해 날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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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런 삼지창 엠블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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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지창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21인치 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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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란스포츠는 검은색 프론트 그릴이 그란루소와 차별점이다


인테리어는 화사한 가운데 첨단 기능을 받아들였다. 풀 모니터식 계기판이 흔해지고 있다지만 마세라티라면 전통적인 아날로그 디자인이 더 어울려 보인다. 속도계와 타코미터 사이에 고화질 모니터를 넣어 이런 흐름에 동참했고, 센터페시아에도 대형 모니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터치 컨트롤을 담았다. 시승차는 갈색 가죽에 카본 트림을 매칭했지만 주문에 따라 다른 매칭도 가능하며 카본 스티어링 휠이나 B&W 오디오, 실크 소재를 사용한 제냐 시트 등 다양한 옵션이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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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 그란스포츠는 스포티한 카본 트림을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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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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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전통적인 레이아웃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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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기술과 고급 소재를 담았지만 감성품질은 아쉽다


V6 3.0L 트윈터보 엔진은 페라리에서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최신의 직분사 터보 유닛으로 430마력의 최고출력과 59.1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ZF의 8단 자동변속기와 짝지어 뽑아내는 성능은 최고시속 264km와 0→시속 100km 가속 5.2초.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계기판에는 미끄러짐 경고가 계속 떠 있었지만 강력한 엔진과 정교한 4WD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트랙션은 2톤이 넘는 르반떼를 순식간에 가속시킨다. 엔진은 노말 모드에서도 충분히 힘이 넘치고, 스포츠 모드를 누르면 보다 빠른 구동계 반응을 제공한다. 모드에 따라 바뀌는 엔진 사운드, 스티어링 림 폭 꽉 차게 튀어나온 알루미늄제 시프트 플리퍼도 스피드에 대한 욕구를 자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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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에서 생산되는 V6 3.0L 트윈터보 엔진

스포티한 성격이지만 오프로드도 가능
오랜 세월 다져온 마세라티의 스포츠 이미지는 르반떼에도 그대로 살아있다. I.C.E(Increased Control & Efficiency) 모드가 아니라면 터보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즉각적이다. 회전수를 유지하며 코너를 공략하면 이 차가 2톤이 넘는 SUV라는 사실을 금세 망각하게 된다. 낮은 무게중심과 50:50의 무게배분, 더블위시본/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어우러진 덕분이다. 조절식 댐퍼는 일반 주행 상황에서 충분히 안락하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단단해져 롤링은 줄이면서 노면의 정보를 세심하게 전한다.

 

높이조절 기능도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을 만큼 쓰임새가 좋다. 이 차를 몰고 하드코어한 오프로드 주행을 즐길 고객은 많지 않겠지만 네바퀴굴림과 높이조절 기능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면 25mm, 최대 40mm까지 지상고를 높이고, 힐 디센트 컨트롤이 급경사 주행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제어한다. 반대로 고속주행에서는 높이를 낮추어 공기저항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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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과 거주성의 겸비는 그랜드 투어러의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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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창 각도 때문에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0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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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레버 주변에 구동계 관련 스위치와 높이조절 레버를 모아놓았다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바꾼 스티어링 시스템도 큰 변화다. 유압식은 조작감이 자연스럽고 매끄럽지만 최신 주행보조 기술(ADAS)에는 전동식이 필수다. 신형 르반떼는 차선이탈방지 장치와 파크 어시스트를 도입했고,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경보 같은 최신 안전장비들도 꼼꼼하게 챙겼다. 요즘 프리미엄 모델이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장비들이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남다른 감성과 페라리 엔진의 후광을 업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드라마 PPL의 운도 무척이나 좋아 ‘도깨비’ 공유의 차로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렸다. 매력적인 외모에 화끈한 성능, 운까지 겸비한 르반떼는 이번에 최신 장비들을 도입해 상품성을 새롭게 다듬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고급스러운 소재에 따르지 못하는 실내 감성품질과 어설픈 조작계 UI 디자인은 쉽게 보아 넘기기 힘든 단점들이다. 이런 사소한 ‘옥에 티’만 제거해도 르반떼는 더욱 완벽한 존재로 거듭날 터. 르반떼의 다음 변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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