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에서 먼저 만난 벨로스터
2018-01-03  |   11,182 읽음


HYUNDAI VELOSTER
서킷에서 먼저 만난 벨로스터


요란하게 위장된 신형 벨로스터가 인제 서킷에 모였다. 정식 공개 전 서킷 주행을 통해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포석.

그 빤히 보이는 속내를 알면서도 마음은 이미 기울었다. 벨로스터는 제법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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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가 너무 가벼웠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새삼 기자의 포르테쿱에 불만이 한가득이다. 뒤쪽은 불안하고 운전대는 가볍고……. 평소엔 별로 못 느꼈던 단점들이 드러나는 걸 보니 신형 벨로스터가 확실히 나아지긴 했나 보다. 서킷을 겨우 네 바퀴 돌았을 뿐이지만 그 여운은 짧지 않았다.


이날 현대차는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신형 벨로스터의 정보를 흘렸다. 서킷에 준비된 시승차는 1.6L 가솔린 터보 감마 엔진이 달린 모델. 1,5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건 아반떼 스포츠(이하 아반떼)와 같지만, 2,000~4,000rpm 구간에서 강한 힘을 몰아내는 오버부스트 기능이 더해진 게 특징이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기어비 조율 등은 이미 아반떼 발표회에서도 들었던 내용이다.


설명을 듣고 나니 오히려 기대감이 줄었다. i30처럼 스타일만 바뀐 아반떼가 아닐까 지레 짐작했다. 시트에 앉았을 때도 마찬가지. 분명 시트 포지션을 낮췄다고 했는데 거의 거기서 거기다. 현대차가 만든 FF 준중형차가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별 기대 없이 시동을 걸어 서킷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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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벨로스터. 신형은 장난기가 많이 줄어 안정적인 이미지다


가속은 역시나 비슷하다. 작고 가벼운 차체를 터보차저 특유의 토크로 밀어붙인다. 호쾌하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속 시원하다고 할 만하다. 그런데 소리가 다르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배기음은 아반떼와 완전히 같은데 실내에서 들리는 소리는 독일제 4기통 스포츠 세단의 그것만큼이나 우렁차다. 스피커를 통해 엔진 소리를 더한 것으로, 담당자가 영화 ‘분노의 질주’를 참고했다더니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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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스포츠보다도 활기차게 달린다


이어지는 첫 코너, 벨로스터의 진가는 여기서부터 드러난다. 가벼운 몸무게로 민첩하게 방향을 틀더니 타이어 짓이기는 소리 하나 없이 매끈하게 돌아나간다. 두터운 타이어로 육중하게 노면을 붙드는 G70과는 또 다른 감각. 기대 이상의 균형감에 속도를 높여보면 더욱 놀랍다. 기존 현대차라면 분명 언더스티어가 발생했을 상황에서 앞뒤에 무게가 균일하게 실리며 바닥에 쫀쫀하게 달라붙는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뒤가 먼저 미끄러질 정도로 FF의 한계를 잘 다듬었다.


안정적인 거동은 잘 짜인 하체와 섀시 덕분이지만 고성능 타이어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 사계절 타이어를 끼워 질타를 받았던 아반떼와 달리 벨로스터는 미쉐린 고성능 타이어 파일럿 스포츠 4를 끼웠다. 덕분에 작은 몸집을 마음껏 휘둘러도 타이어가 충분히 관성을 버텨낸다. 성능이 개선됐다는 튜익스 브레이크 시스템도 서킷 4랩 정도는 거뜬했다. 아반떼 스포츠를 타는 동료 기자에 따르면 디스크 구경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주행을 마친 후 촬영이 일체 금지된 상태에서 눈으로만 신형 벨로스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의 1+2도어 비대칭 스타일은 여전하며, 지붕 실루엣이 더욱 쿠페에 가깝게 바뀌었다. 나머진 최근 현대차가 그렇듯 보닛이 길어 보이게 A필러를 살짝 뒤로 밀고 그릴 높이를 최대한 낮춰 공격적인 인상으로 다듬었다. 실내는 예상보다 평범하다. 소재나 완성도 역시 평범한 준중형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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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벨로스터 티저 이미지. 길어진 보닛과 쿠페에 가깝게 바뀐 실루엣을 엿볼 수 있다.


자세한 제원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지만 대략적인 정보는 공개됐다. 1.4L 터보와 1.6L 터보 두 가지 엔진이 들어가며 모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합을 맞춘다. i30와 같은 구성. 하지만 1.6L 터보에 6단 수동변속기를 마련해 차이를 뒀다. 이 외에 드라이빙 모드를 자동으로 변경하는 ‘스마트 시프트’, 순간 토크와 터보 부스트압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게이지, 컴바이너 타입 HUD 등이 들어가며 전방충돌방지보조 시스템이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달린다.


섀시에 비해 엔진이 과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1세대 벨로스터는 2세대로 바뀌며 1.6L 터보 엔진의 출력을 여유롭게 소화할 만큼 일취월장했다. 1.6L 터보 모델이라면 일반도로에서 충분히 ‘펀 드라이빙’이 가능할 것 같은데, 균형 잡힌 성능을 맛보니 더더욱 고성능을 갈망하게 된다. 고성능 벨로스터 N이 기대되는 이유다.

 

윤지수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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