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리터 전성시대- 링컨 MKZ 하이브리드 [4부]

M CARLIFE 0 27,092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리터 전성시대

 

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강하거나 날쌔거나 크거나 경제적인 4대의 차를 타고 2리터 엔진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했다.
*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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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컨 MKZ 하이브리드

이피션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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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해가 빨리 저문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도 제법 차다. 갑자기 찾아온 가을이 기대 없이 받은 선물처럼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이런 날은 누군가 만나야 해, 폰을 들어 연락처를 살펴보지만 마땅히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다.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외로움이 슬쩍 손을 내민다. 망설인다. 오늘 하루 외롭게 보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창가로 시선을 돌리는데, 잊고 있었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외로움이 내민 손을 격하게 뿌리치고 눈에 들어온 링컨 하이브리드 MKZ 스마트키를 손에 꼭 쥐고 현관을 나선다. 오늘 밤은 이 녀석과 함께다.

잔잔한 존재감
어두운 지하 주차장에 들어섰다. 차의 도어 옆에 서자 그릴 모양의 조명이 발 앞에 새겨진다. 알고 있는 기능인데도 이 환영 인사에 매번 기분이 좋다. 오늘만큼은 차가 사람보다 낫다. 2017년형부터 적용된 메쉬그릴은 이전 세대의 공격적인 느낌을 쏙 뺀 링컨의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신형 컨티넨탈에서도 볼 수 있다. LED 헤드램프를 감싸는 글래스가 곡선이 들어간 직사각형으로 다듬어져 얼굴이 전반적으로 차분해졌다. 그릴 하단을 가로지르고 좌우 흡기구를 ㄷ자 형태로 감싸는 크롬은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인상에 세련함을 더해준다. 옆에서 보면 매끈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데, 이는 B필러에서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비교적 높은 트렁크 때문이다. 차 옆에 다가가서야 낮은 전고를 알게 되는 건 도어 손잡이가 높은 벨트 라인과 함께해 시선이 올라간 덕분. 뒤태는 이전 세대와 거의 같다. 배기구를 이어주는 듯한 크롬선 하나가 눈에 띄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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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테일램프는 MKZ의 상징과도 같다


내부는 좋은 몸에 잘 재단된 수트를 꼭 맞게 입혀놓은 듯하다. 기어레버가 있던 자리가 깔끔한 수납공간이 되어 센터페시아가 하나의 독립된 작품처럼 보인다. 운전을 할 때 오른손이 자유로워진 건 덤이다. 터치식으로 조작해야 했던 센터페시아 버튼부가 누르는 물리 버튼으로 바뀐 건 환영할 만한 일. 터치버튼은 제대로 눌렸는지 확인해야 할 때가 있어 운전자의 주의가 분산될 수 있는 데 반해, 물리 버튼은 익숙하고 직관적이다. 바람세기와 오디오 볼륨 조절은 다이얼을 돌려주면 되고 온도 조절은 토글 방식이다. 버튼부 위의 터치패널을 통해서는 싱크3를 만날 수 있다. 터치 반응은 지연이 거의 없고, 화면은 쓸어서 넘길 수 있다. 음성명령 기능이 있지만 아직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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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레버가 없는 덕분에 센터페시아가 깔끔하고 수납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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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수준의 파노라마 글래스가 주는 개방감

 

오디오는 하만 그룹의 브랜드인 레벨의 것으로, 어떤 음악이든 풍부하게 만드는 중저음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한다. 14개의 스피커와 12채널 앰프 시스템이 기본이며 레벨 울티마로 사양을 높이면 19개의 스피커와 20채널 앰프 시스템이 소리의 사각지대를 없애준다. 앞뒤 좌석 모두 머리공간이 여유롭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미려한 옆태를 얻은 혹독한 대가다. 세계 최대 수준의 파노라마 선루프가 안겨주는 청명한 날의 상쾌함이 그 아쉬움을 조금 달래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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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TIMA라는 네이밍이 무색하지 않은 REVEL의 오디오 시스템

첨단의 첨병
시동을 걸어본다. 정적이 깨지지 않고 유지된다. 엑셀 페달에 발을 얹으니 고요하게 차가 움직이고, 지하철이 가속할 때 나는 소리가 헤드레스트를 타고 온다. 전기모터가 작동하는 소리인데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이것은 MKZ가 하이브리드임을 일깨워주는 신호. 천천히 가속하면 1.4kWh 배터리와 70kW 전기모터의 조합만으로 시속 4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50km/h 언저리에서부터 엔진이 개입되는데, 구동력의 변환은 매우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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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앳킨슨 사이클의 원리가 녹아든 엔진


포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와 거의 동일한 직병렬식. 모터가 2개인 덕분에 엑셀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페달을 밟지 않아도 주행 중에 수시로 배터리가 충전된다. 특허인 이 기술을 피해서 만든 방식 중 하나가 병렬식으로, 현대자동차가 사용하고 있다. 모터가 하나이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전기모터가 바퀴를 굴릴 수 없고, 전기모터가 바퀴를 굴리고 있을 때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다. 병렬 시스템에서는 회생제동을 통해서만 배터리가 충전된다. 직병렬식과 병렬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시스템이 더 좋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직병렬식이 좋은 연비를 내기에 유리하고, 고속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병렬식이 다소 유리하다. 엔진 특성에 따른 차이인데, 연비는 운전자의 주행습관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고속화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내자 엔진음이 많이 들려오지만 보통의 4기통 엔진보다는 절제된 느낌이다. 가속력도 같이 절제된 듯 엑셀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기대만큼 속도가 붙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사용된 가솔린 엔진은 배기량 2.0L에 앳킨슨 사이클로 작동된다. 제임스 앳킨슨이 1882년에 고안했던 이 방식은 압축비보다 팽창비가 길다는 점이 핵심. 일반 엔진보다 출력과 힘은 떨어지고 구조도 복잡하지만 연비가 좋다.


포드는 앳킨슨 사이클의 원리를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 iVCT를 활용해 구현했다. 흡기 행정에서 흡기 밸브를 늦게 닫으면 팽창비보다 압축비가 낮아지는 효과를 낸다. 이 과정에서 낮아진 출력과 토크는 전기모터와 무단변속기가 보조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앳킨슨 사이클 엔진, 무단변속기, 그리고 전기모터의 콤비네이션으로 완성됐다.


똑똑하게 MKZ 하이브리드를 다루는 방법은 시야를 멀리 두는 것이다. 엑셀에서 발을 빨리 뗄수록, 또 브레이크를 길게 밟을수록 에너지 회수율이 올라가 배터리가 잘 충전된다. 이는 계기판에 나타나는 수치와 스마트 게이지를 통해 알 수 있다. 급제동을 하면 제동 시간이 짧아져 배터리를 충전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때문에 전방의 도로 상황을 확인하고 미리 액셀 페달에 발을 떼 전기를 만들어 낼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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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차단된 듯한 느낌은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사이드미러와 다중 도어 실, 차체 전반에 고루 들어간 흡음재,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을 활용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의 조합 덕분이다. 여기에 연속댐핑제어 시스템은 불필요한 진동을 잘 걸러낸다. 주행 안전성은 부족함이 없다. 고속에서 묵직해지는 스티어링 휠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하려 하면 차선이탈경보 시스템이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도록 강한 복원력을 가한다. 이밖에도 사각지대정보 시스템과 충돌경고 시스템이 사각지대를 소리와 빛으로 알려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줄여준다.


다시 지하 주차장. 새벽의 고요함을 깨지 않는 전기모터가 새삼 고맙다. 주차장에 잠들어 있는 어떤 차도 링컨 MKZ 하이브리드의 외출을 알지 못할 것이다. 피곤함에 자꾸 눈이 감겨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의 도움을 받았다. 스스로 움직이는 스티어링 휠을 바라보면서 한 번 더 생각한다. 차가 사람보다 낫다고. 스크린에 표시되는 지시를 따라서 변속기와 브레이크, 가속 페달을 조절하니 차는 어느새 주차선 안에 완벽하게 들어와 있다. 시동을 껐지만 소음과 진동은 방금 전과 큰 차이가 없다. 완벽한 하루였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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