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리터 전성시대- 볼보 S60 폴스타 [1부]

M CARLIFE 0 15,750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리터 전성시대

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강하거나 날쌔거나 크거나 경제적인 4대의 차를 타고 2리터 엔진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했다.

*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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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LVO S60 POLESTAR
어매이징 2.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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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일이다. 대낮에 북극성이 떴다. 자동차가 은하수처럼 흐르는 강변북로에 유독 밝게 빛나는 별 하나. 폴스타는 한껏 열린 배기구로 힘껏 울분을 토해내며 차와 차 사이를 갈랐다. 어쩌면 슈팅스타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안전제일주의 브랜드가 이런 차를 내놔도 되나 싶다. 건강기능식품 업체에서 만든 보드카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맹렬한 속도감에 취해 달리노라면 골목대장이라도 된 듯 치기어린 우쭐함조차 움튼다. 운전자가 이성의 끈을 놓을세라 쉬지 않고 점등되는 BLIS와 전방추돌경고. 스티어링 휠 위의 아이언마크가 주는 알 수 없는 신뢰감은 실로 강력하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갓 해방시킨 터였다. 이스터 에그처럼 꼭꼭 숨어 있어서 조작법을 따로 배우지 않으면 들어설 수 없는 영역이다. 변속레버를 왼쪽으로 제처 스포츠 모드로 놓고, 다시 레버를 앞으로 민 상태에서 왼쪽 패들시프트를 두 번 당기면 계기판의 작은 S자가 두 번 깜박인다. 그게 전부다. 우리끼리만 알고 있자는 듯, 깜박 깜빡. 굳이 현란한 그래픽으로 생색을 부리지 않아도 우렁찬 고함소리와 극도로 신경질적인 회전계 바늘이 모든 걸 말해준다.

일상과 일탈을 넘나들다
유난을 떨지 않는 건 겉치장도 마찬가지. 프론트 스플리터와 리어 스포일러, 브렘보 6피스톤 캘리퍼를 품은 20인치 전용 휠이 넌지시 공격성을 드러내지만, 꾸밈은 어디까지나 필요최소한도라는 울타리 안에 머문다. 눈으로 샅샅이 훑어보지 않는 이상 평범한 볼보 세단이나 다를 바 없다.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근육을 드러낸 M이나 AMG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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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렘보 6피스톤 캘리퍼를 품은 폴스타 전용 20인치 휠에 피렐리 P제로를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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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스포일러와 대구경 머플러, 푸른빛 폴스타 배지가 넌지시 경고한다. 웬만하면 건드리지 말자

 


레이싱 노하우가 담뿍 담긴 피렐리 P제로 타이어와 올린즈 서스펜션이 전해주는 하체 감각은 그야말로 황홀할 지경. 저속에서 고무공처럼 탄력적이다가 속도를 높이면 끈끈하게 바닥을 훑는다. 때론 질기게 붙들고 때론 유연하게 돌아선다. 조급한 스티어링에도 네 바퀴가 노면을 야무지게 움켜쥔다.


터질 듯 역동적인 힘의 근원엔 고작 2.0L 엔진이 들어 있다. 폴스타가 제아무리 특별하다고 한들 2.0L 4기통 엔진만으로 전 모델을 아우르는 드라이브-E 플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 보닛 아래엔 선량한 볼보에 두루 쓰이는 1,969cc 엔진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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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통 2.0L 367마력 엔진을 품고도 당최 생색낼 줄 모르는 무덤덤한 엔진룸


배기량이 같다고 성격도 같은 건 아니다. 전용 부품을 잔뜩 추가한 덕분에 성미는 한층 포악해졌다. 피스톤과 커넥팅로드는 물론 캠샤프트와 점화 시스템, 연료 시스템까지 모두 바꿨다. 직경을 키운 터빈은 과급압을 무려 2바(bar)까지 쓴다. 대구경 터보는 반응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회전 영역을 커버할 수퍼차저도 따로 붙였다. 터보차저와 수퍼차저를 함께 쓰는 이른바 트윈차저 시스템이다.


낮은 엔진회전수에서의 반응은 보통의 S60과 다를 바 없다.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싱~ 싱~ 소리를 내는 수퍼차저 터빈 사운드만이 자못 유별날 뿐. 다만, 터보가 본격적으로 최대토크를 끌어내는 3,100rpm부터는 우악스런 성질이 고개를 든다.
최고출력(367마력)과 최대토크(47.9kg·m)는 양산 4기통 엔진으로서 세계 최고 수준. 포르쉐 718 복스터 S를 한참 뛰어넘고 메르세데스 AMG A45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16 워즈오토 10대 엔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여기에 기어비를 튜닝한 아이신제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막대한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보그워너 4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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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 패턴의 센터콘솔이나 누벅가죽을 두른 스티어링을 빼면 평범한 S60의 대시보드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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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노브에 폴스타 로고가 담겼다. 아이신제 8단 AT는 빠르고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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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용 버킷시트는 운전자를 단단히 움켜쥔다. 심지어 편하기까지 하다

내연기관 기술의 정점
볼보 특유의 탄탄한 주행실력은 모터스포츠에서 기인한다. 볼보는 일찍이 세단과 왜건으로 레이싱 카를 만들었다. 스칸디나비안 투어링 카 챔피언십(STCC), 브리티시 투어링 카 챔피언십(BTCC) 등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며 고성능 이미지를 확립해왔다. 폴스타는 종래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볼보의 오랜 파트너. 2009년부터 볼보의 고성능 양산차 개발에 관여해왔으며, 2015년 볼보에 인수되면서 본격적인 퍼포먼스 디비전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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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는 이제 미래 고성능차의 길잡이별이 되려 한다. 지난 6월, 볼보는 폴스타를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로 독립시킨다고 발표했다. 이제 테슬라를 위협할 고성능 PHEV, EV가 폴스타 엠블럼을 달게 될 것이다. 초대 수장은 토마스 잉엔라트. 토르의 망치를 들고 오늘날 볼보 혁명을 이끈 주역이다. 


흥미로운 일이다. 오늘은 쉬지 않고 과거가 되고 미래는 거침없이 현재로 변한다.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에 대한 우리의 향수는 머지않아 내연기관 전반에 대한 그리움으로 바뀌고 말게다. 그날에 돌아본 S60 폴스타는 다시없을 내연기관 기술의 정점일 터. 작지만 괴물 같은 엔진을 싣고 일상과 일탈을 넘나드는 볼보의 별종. 폴스타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유독 눈부시게 영롱하다.

김성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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