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편안합니다, QM6 2.0 GDe
2017-10-17  |   41,822 읽음

 

QM6 2.0 GDe
그저 편안합니다


최고출력 144마력. 중형 SUV엔 초라한 수치다. 하지만 좀 느리면 어떤가.

덜덜거리는 진동에서 우리 가족을 해방시킬 수 있는데.

77c41bb9b4e69bd896da6a0e215def0d_1508205116_2078.jpg


“기름 많이 먹는 가솔린 SUV를 왜 사?”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SUV는 당연히 디젤이었다. 무거운 SUV엔 힘 좋은 디젤 엔진을 얹어야 그나마 효율이 좋았으니까. 그런데 이제 “비싸고 시끄러운 디젤 SUV를 왜 사?”로 생각을 고쳐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QM6 2.0 GDe는 가솔린 SUV의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했다. 실속 있고 안락하며 효율적이다.

성능 대신 편안함
거두절미하고 시승차의 엔진부터 살폈다. QM6 GDe의 엔진은 SM6와 함께 쓰는 2.0L 직분사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로 SM6보다 출력과 토크가 각각 6마력, 0.2kg·m씩 낮다. 르노삼성차 설명에 따르면 무거운 SUV인 만큼 눈에 보이는 출력보다 중저속 토크와 연료 효율을 높인 설정이라고. 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당연히 디젤 엔진에 비하면 거의 없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들리는 건 가솔린 엔진의 나긋나긋한 속삭임뿐이다.

 

77c41bb9b4e69bd896da6a0e215def0d_1508205670_8408.jpg

 2.0L 가솔린 직분사 엔진.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의 성능을 낸다​


77c41bb9b4e69bd896da6a0e215def0d_1508205670_927.jpg
19인치 휠. 중형 SUV치곤 비교적 얇은 225mm 너비의 타이어가 들어간다.


서서히 움직여 봐도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역시 정숙성이다. 저속주행에서 덜덜거리는 디젤 엔진과 달리, 가솔린 엔진은 속도와 상관없이 조용하다. 재밌는 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도 줄었다는 것. 19인치 거대한 휠이 달린 탓에 원래 타이어와 도로가 맞닿을 때의 소리가 적잖이 유입됐는데, 가솔린 QM6는 흡음재와 차음재가 보강돼 이 소리가 줄었다. 디젤 엔진 소리의 빈자리를 노면 소음이 채우지 않도록 미리 방지한 모양새다.


승차감도 낭창낭창하게 바뀌었다. 한층 부드러운 스프링으로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거르며 큰 충격도 묵직하게 둥글린다. 여기에 충격 없이 동력을 잇는 무단변속기까지 어우러져 승차감만큼은 고급 SUV처럼 여유롭다. 조용한 대신 토크가 낮은 가솔린 엔진에 맞춰 전체적인 성격도 편안함과 안락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안락해진 만큼 성능은 다소 지루해졌다. 중형 SUV에 얹힌 144마력의 엔진 제원만 봐도 이 차의 실력이 쉽게 가늠될 터다. 실제 성능도 예상대로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느긋하게 속도를 높인다. 체감 가속력은 일반 2.0L 중형 세단의 가속 페달 80% 정도 밟은 느낌. 일상적인 주행에선 충분하지만, 빠른 주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좀 답답할 수도 있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명민한 무단변속기다. 급가속 상황(가속 페달을 50% 이상 밟았을 때)에서 일반 변속기처럼 rpm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변속하기 때문에 가속감이 먹먹하지 않다. 가속은 다소 느리지만 고음에서 변속하는 가솔린 엔진 소리에 귀는 즐겁다.


부드러운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했던 서스펜션은 빠른 주행에선 발목을 잡았다. 부드러운 만큼 좌우 쏠림이 더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그래도 무게를 125kg(19인치 휠 기준)이나 덜어낸 덕에 무게배분이 나쁘지 않아, 고속주행에서 불안한 기색 없이 안정적으로 달린다.

효율과 실속
가솔린 SUV가 외면받아온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효율이다. 그렇다면 QM6는 어떨까? 실제 시승에서 여유롭게 주행하면 리터당 16.1km, 가혹하게 주행하면 리터당 7.7km 정도의 연료 효율을 보였다. 이 차의 성격을 따라 부드럽게 주행하면 꽤 높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는 셈. 공인연비도 리터당 11.2km(19인치 휠 기준)로 중형 가솔린 SUV치곤 상당히 높다.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의 조합으로 구동계 무게를 많이 덜어낸 게 도움이 됐다. 참고로 17인치 또는 18인치 휠을 선택하면 공인연비가 리터당 11.7km로 오르기도 한다.

77c41bb9b4e69bd896da6a0e215def0d_1508205739_2391.jpg
​QM6는 가벼운 무게 덕분에 연료효율이 좋다


QM6 2.0 GDe는 나보다 우리를 위한 차다. 조용하고 편안하며 널찍하다. 패밀리 SUV의 미덕을 챙긴 셈. 조금 느린 건 함께 타는 가족들의 편안함을 생각하면 참을 수 있을 터다. 그래도 효율 높은 디젤이 가족 경제에 더 도움 되지 않겠냐고? 그건 이 차의 진가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 차의 진짜 매력은 디젤 QM6보다 290만원이나 저렴한 가격이다.

윤지수 기자 사진 윤지수, 르노삼성자동차

77c41bb9b4e69bd896da6a0e215def0d_1508205768_6797.jpg


77c41bb9b4e69bd896da6a0e215def0d_1508205768_7384.jpg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