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담백한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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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P RENEGADE LONGITUDE 2.4 HIGH
솔직 담백한 지프


이건 단팥 빠진 호빵 아닌가? 2륜 구동 지프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2륜 구동 레니게이드는 썩 잘 팔리고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수긍 못할 것도 없다. 단팥 좀 빠졌어도 겉모습은 여전히 터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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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솔직해지자. 레니게이드에 끌리는 이유는 오프로드 성능보단 터프한 모습 때문이 아닌가? 2차 세계대전부터 이어진 오리지널 SUV의 자부심과 남성적인 스타일은 다른 차엔 없는 레니게이드만의 매력이다. 이런 매력 때문에 오프로드 탈 일 전혀 없는 사람도 그저 멋진 모습에 매료돼 레니게이드를 산다. 이들에게 4륜구동은 겨울철에나 한두 번 쓸까 말까 한 거추장스러운 장비일지도 모른다.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는 이런 이들을 위한 차다. 레니게이드의 비싸고 무거운 4륜구동을 덜어내고 덜덜거리는 디젤 대신 조용한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하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기존 론지튜드보다 편의장치도 더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격은 2.0 디젤보다 저렴하다. 이 차는 레니게이드의 멋진 모습을 부담 없이 누리는 ‘솔직 담백한 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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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이 레니게이드의 매력이다

아무도 몰라
이 2륜구동 지프를 겉모습만 보고 4륜구동이 아니란 걸 의심할 사람은 없을 거다. 각지고 높은 차체와 지프의 7줄 세로 그릴, 동그란 헤드램프에서 흘러나오는 오프로더 아우라는 4륜구동에 대한 일말의 의심도 남겨두지 않는다. 게다가 보닛 끝에 붙은 지프 엠블럼은 이 차가 4륜구동 원조의 일원임을 대변한다. 비록 실제론 앞바퀴만 굴리지만, 생김새에서 풍기는 분위기만큼은 정통 오프로더에 비견될 만큼 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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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헤드램프와 네모난 테일램프 덕분에 클래식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세련됨을 품고 있는 게 레니게이드만의 매력이다. 단단하게 접힌 각 뒤에 부드럽게 둥글린 차체가 어우러져 튼튼함 가운데 부드러움이 배어 있다. 튼튼해 보이기만 하는 랭글러와는 또 다른 매력이다. X자 모양을 넣은 네모난 테일램프와 지프 앞모습이 그려진 동그란 헤드램프 등 곳곳에 들어간 장난스러운 디테일도 특징. 론지튜드 하이에 더해진 영롱한 푸른빛 제논 헤드램프는 이 차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


한 손 가득 차는 두툼한 문손잡이를 당기면 꺼끌꺼끌한 직물시트 대신 부드러운 가죽시트가 반긴다. 레니게이드라면 직물시트도 어울리겠지만, 그래도 3,000만원이 넘는 레니게이드 론지튜드에 가죽시트가 없는 건 못내 아쉬웠던 게 사실. 시트뿐만 아니라 도어트림 등 내장재까지 모두 가죽으로 바뀌어 분위기 차이는 꽤 크다. 만져보면 나파 가죽처럼 보드랍진 않아도 차급을 생각하면 썩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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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시트가 적용돼 분위기가 확 달라진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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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시트와 가죽 내장재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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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치고는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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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는 좁은 편이지만 깊이가 깊다

론지튜드 하이에 추가된 6.5인치 내비게이션도 눈에 들어온다. 이제 폼 안 나게 거치형 내비게이션을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큰 기대를 걸진 마시길. 6.5인치 화면은 여전히 작고, 모니터 위치도 낮아 운전 중 보기에 불편하다. 무엇보다 꾹꾹 눌러야 하는 감압식 터치는 다소 구식 느낌이 난다. 자동차에 비해 전자기기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대부분의 모델들이 데뷔 3~4년 후 겪게 되는 문제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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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지튜드 하이에 적용된 한국형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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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콘솔 안쪽에 USB 단자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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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곳에 지프의 정체성이 각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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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륜구동 선택 레버가 있던 자리는 막혀 있다

170kg의 선물
시동을 걸어 가솔린 엔진을 깨운다. 당연히 디젤 엔진보다 훨씬 조용하고 경쾌하다. 직렬 4기통 2.4L 엔진은 멀티에어2 타이거샤크로 불리는 엔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현대 세타 엔진에 뿌리를 두고 개량된 글로벌 엔진이다. 그런데 FCA로 넘어가면서 다소 거칠게 자란 듯하다. 공회전 때 비교적 정숙한 그랜저의 2.4L 세타2와 달리 진동이 전해진다. 디젤 엔진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조용한 가운데 약간씩 진동이 느껴져 좀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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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L 멀티에어2 타이거샤크 엔진


그래도 움직이기 시작하면 가솔린 엔진의 경쾌한 반응이 아쉬움을 씻어낸다. 고회전으로 치닫는 소리도 깔끔하고, 여기에 맞물린 9단 자동변속기도 부드럽게 힘을 이어준다.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준수한 성능과 디젤 모델보다 170kg이나 가벼운 몸매가 어우러져 제법 속 시원하게 가속한다. 시속 100km까지는 문제없고, 시속 170km까지 꾸준하게 속도를 높인다. 디젤 모델보다 느리다며 툴툴거릴 생각이었는데 전혀 예상 밖이었다. 

 

시속 170km 정도의 고속주행에서도 거동은 안정적이다. 키 높은 SUV인 탓에 무게중심도 높고 어느 정도 좌우 쏠림도 있지만 타이어와 서스펜션, 차체가 조화로워 불안한 기색이 거의 없다.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긴 덕분에 큰 요철을 만나도 충분히 눌리며 충격을 거르기도 한다. 다만 고속에서 운전대가 좀 가볍다. 빠른 속도에서도 운전대가 충분히 무거워지지 않아 조심스럽게 거머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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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게이드의 개성이 돋보이는 계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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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UV라면 불만을 터뜨렸을 17인치 휠이지만 레니게이드엔 작은 휠도 잘 어울린다


속도를 줄이면 9단 자동변속기가 적극적으로 고속 기어를 맞물려 rpm을 낮춘다. 낮아진 엔진음은 바람소리 뒤에 숨을 정도. 그런데 그 바람소리가 제법 크다. 군용차처럼 곧추서 있는 앞 유리창 주변에 바람이 부딪히고 선루프에선 휘파람 소리도 들려온다. 타이어에서 흘러들어오는 노면 소음도 적지 않다. 디젤 엔진 소음이 빠진 자리를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채운 셈. 그래도 소형 SUV인 걸 감안하면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다. 레니게이드의 각진 스타일을 누리려면 이 정도는 감내해야 할 터다.


“승차감 괜찮은데?” 기자가 소음에 신경 쓰던 사이 동승자가 던진 한마디다. 듣고 보니 승차감이 제법 나긋나긋하다. 스트로크가 긴 서스펜션이 큰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 도로의 정보는 살짝 남겨 놓는 게, 미국차라기보단 유럽차에 가깝다. 작은 차는 몇 명이 타느냐에 따라 승차감이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레니게이드는 네 명이 타든 두 명이 타든 움직임이 거의 비슷했다. 승차감만큼은 소형 SUV로서는 만족스러운 수준. 랭글러의 멋진 외모는 좋지만, 나쁜 승차감은 싫은 사람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이 차로 랭글러처럼 오프로드를 타겠다면 무조건 말려야 한다. 지프 엠블럼을 달고 견인차에 끌려 나오는 망신을 시킬 수는 없으니 말이다. 4륜구동 레니게이드라면 괜찮겠지만, 2륜구동은 그저 키 높은 해치백이라 보면 된다. 시승 중 오프로드 코스에서 2륜구동의 한계는 여실히 드러났다. 한쪽 바퀴가 미끄러지는 순간 디퍼렌셜 기어가 모든 힘을 그쪽으로 쏟아내 23.5kg·m의 강력한 토크를 허공에 뿌려댔다. 반대쪽 바퀴에 동력이 전혀 가지 않는 걸 보니 LSD(차동제한장치)도 없다. 견인차 부르기 전에 얼른 후진 기어를 넣고 도망치듯 험로를 나왔다.

덜어낸 4륜 만큼 가까워진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0km(도심 8.9km/L, 고속 11.9km/L)다. 시승 중 연비는 리터당 9.1km로 다소 가혹했던 주행환경을 감안하면 썩 만족스러운 효율을 보였다. 아마 4륜구동이 들어갔다면 뒷바퀴를 굴리느라 적어도 리터당 1km는 줄었을 터다.


지프 마니아라면 “2륜 지프는 인정할 수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는 제법 매력이 많다. 2.0 디젤 론지튜드보다 조용하고 편안하며 무엇보다 더 많은 편의장치를 넣고도 360만원이나 저렴하다. 레니게이드의 영혼과도 같은 오프로드 성능을 포기하는 게 아쉽긴 하지만, 도로 위에서 오프로드 성능은 트렁크 아래 스페어타이어 같은 존재다. 쓸 일 없다면 굳이 넣을 필요 있을까. 실속 있는 2륜 지프 레니게이드가 매력적인 이유다.  

윤지수 기자 사진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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