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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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ROVER RANGE ROVER VELAR
레인지로버 네 번째 신모델, 국내 시판 개시

 

레인지로버의 신모델 벨라가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회를 가졌다. 레인지로버의 이름을 사용한 첫 중형 SUV로 다음 세대의 레인지로버가 지향하는 멋진 디자인은 물론, 레인지로버 패밀리에 걸맞은 고급스러움과 알루미늄 모노코크 아키텍처, 최신 커넥티드 사양 같은 최신기술을 모두 담았다. 불과 몇 년 전의 3L 급 출력을 뛰어넘는 4기통 2.0L 디젤 엔진의 완성도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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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는 레인지로버의 네 번째 SUV 모델로 정확히는 이보크와 스포츠 사이에 위치하는 서열상 세 번째의 모델이다. 종래 디스커버리가 감당하던 영역이었지만 신형 디스커버리는 보다 실용성을 강조한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위치를 담당하게 됐다. 수년 전부터 SUV의 전 세계적 판매 호조를 예견했던 재규어 랜드로버(이하 JLR)는 재규어에 SUV를 추가하는 것은 물론 기존 라인업의 재편 작업을 수년째 진행해온 상태. 고급스러운 레인지로버와 실용성 중심의 랜드로버로 성격을 구분한 뒤 각 브랜드의 영역을 더 쪼개고 세분화시켰다. 그러니까 레인지로버의 이름을 이어받은 벨라가 어떤 성격의 차일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단종된 디펜더의 후계차종이 등장하는 2년 뒤면 두 브랜드의 정체성은 더욱 명료해질 것이다.

대단한 익스테리어, 그걸 뛰어넘는 인테리어
국내에서는 재규어의 치프 디자이너 이안 컬럼이 유난히 강조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걸출한 디자이너가 바로 랜드로버를 이끄는 제리 맥거번이다. 지나칠 정도로 선명한 역사를 가진 2박스 SUV의 한계를 매번 보란 듯이 돌파해 버리는 실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태양 빛 아래 실체를 드러낸 벨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불필요한 캐릭터 라인은 한 줄도 쓰지 않았다. 오직 간결한 선과 면만 이용한 담백한 방식이지만 결과물은 엄청 스포티하다. 그 와중에 레인지로버만의 헤리티지는 모조리 담아 놓았다. 방식은 담백한데도 “간결함 속에 시간을 초월한 품질이 담긴다”는 그들의 말에 진심으로 수긍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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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레이저 LED 헤드라이트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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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라는 ‘간결함 속에 시간을 초월한 품질이 담긴다’는 레인지로버의 디자인 철학이 분명하게 담긴 차다


이 매력적인 디자인의 속을 채운 것은 최신의 D7a 플랫폼. 이미 재규어 F-Pace가 사용한 JLR의 알루미늄 모노코크 플랫폼이다. 2874mm의 휠베이스가 완전히 동일한 것도 이 때문이지만, 리어 오버행이 긴 벨라의 특성상 전장은 13mm 더 길다. 처음 차 문을 열 때면 당황할 수도 있다. 매끈한 면을 완성시키기 위해 도어핸들까지 전동식으로 접어 넣은 탓이다. 이런 방식의 신뢰성이 염려스러울 수도 있지만, 영하 20도의 결빙 상태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한다고 한다.


실내에서도 간결함을 위해 애를 쓴 흔적이 곳곳에 역력하다. 물리 스위치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내는 검은색 패널 일색이다. 계기판과 대시보드에 LCD를 쓰는 것은 이제 고급차에서 흔한 광경이지만, 벨라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공조 컨트롤과 센터콘솔까지 모조리 터치 LCD화한 것이다.

시동을 걸면 센터콘솔의 화면이 스르륵 각도를 바꾸면서 모든 화면이 일제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픽셀이 보이지 않는 선명한 이미지는 기존 모델 대비 해상도를 56% 끌어올린 고해상도 모니터 덕분. 글씨의 가독성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으며, 선택에 따라 페이지를 넘기듯 바뀌는 인터페이스가 무척 역동적이다. 물리적 스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LCD 화면 위에 두둥실 떠 있는 듯한 온도조절 로터리노브 같이, 기능과 디자인을 양립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지형반응장비의 조작 인터페이스로 스르륵 바뀔 때에는 그 센스와 아이디어에 감탄이 절로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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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센터콘솔의 버튼까지 모두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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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기능에 중점을 둔 대시보드. 공조컨트롤을 포함한 전 기능이 고해상도 터치스크린으로 구현된다

 


전장이 4.8m가 조금 넘는 차이니만큼 운전은 상급의 레인지로버처럼 부담스럽지 않으며, 감각적으로는 조금 큰 이보크를 모는 쪽에 가깝다. 하지만 그 달리기 성향은 이보크와는 전혀 다르다. 이 차의 기반이 된 D7플랫폼은 원래 재규어의 후륜구동 세단을 위한 세로배치 엔진 플랫폼으로 나온 것이다. 감각적으로도 차고가 높아진 FR 세단 쪽에 가까울 수밖에.

막강한 상품성의 레인지로버
시승차는 2.0L 디젤 사양. 벨라는 2톤이 넘는 무게의 차이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240마력에 51kg·m의 토크를 1,500rpm에 분출하는 최신의 트윈터보 디젤 엔진이다. 치열한 다운사이징 연구개발의 결과물인 이 고성능 디젤 엔진은 결코 가볍지 않은 차를 가뿐하게 밀어 붙인다. 0→시속 100km 가속을 7.3초 만에 끝내고,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지치는 기색 없이 가속을 이어 나간다.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고급 SUV로서 응당 기대했던 수준 이상. 제원상 최고속도에 다가가지 않고서야 이 엔진에 불만을 가지게 될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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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트윈터보 디젤 엔진 모델은 0→시속 100km 가속 7.3초, 최고시속 217km를 발휘한다


승차감은 중량에 걸맞게 편안하다. 어지간한 요철은 서스펜션의 움직임만으로 깔끔하게 처리해 버리며, 도로의 단차를 타넘으며 전해졌어야 할 거친 충격도 스트로크가 긴 서스펜션이 한번에 걸러낸다. 그러면서도 핸들링은 빠릿빠릿하다. 중량과 잘 만든 하체, 이 둘이 선사하는 안락함은 정속주행시 최고에 이른다.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보여주었던 핸들링과 코너링에서 이 차의 흠을 찾기는 어려웠다. 다만 이 정도의 주행으로는 벨라의 자랑인 토크 벡터링의 악착같은 트랙션을 경험해볼 기회는 끝까지 오지 않았다. 여전히 수준급이라는 지형반응 시스템 ‘터레인 리스폰스’와 650mm에 이르는 도강능력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직접 만나본 벨라는 레인지로버의 DNA를 계승하면서도 이를 획기적으로 재해석한 차다. 다만 레인지로버의 혈통을 잇는 차다 보니 그만한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 비싼 차인 만큼 초기 시장의 반응은 V6 3.0L 디젤에 집중되어 있지만, 만약 벨라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4기통 2.0L 트윈터보 디젤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다운사이징 기술이 응집되어 있는 인제니움 엔진은 이미 수년 전의 3L 디젤을 뛰어넘는 출력을 내며, 4기통 디젤이라 생각하기 힘든 진동과 소음 대책이 충실하게 반영된 수작이다. 2.0L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나오기 전까지는, 벨라를 대표하는 파워트레인으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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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WD 시스템은 평상시 구동력을 앞뒤 50:50의 비율로 배분하며, 도로 상황에 따라 리어 100%에서 프론트 100%까지

자유자재로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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