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430i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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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430i CONVERTIBLE
EVEN NUMBER


7월말 공식 출시를 앞둔 부분변경 4시리즈 컨버터블을 한 발 앞서 맛봤다. BMW, 그리고 컨버터블이 응당 지녀야 할 매력은 더욱 짙어졌다. 3의 놀라운 완성도에 낭만을 한 스푼 더한 4. 그 숫자 안엔 독보적인 풍미와 브랜드 컬러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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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내퍼 록스(Snapper Rocks). 호주 동부 골드코스트에 있는 이름난 서퍼포인트의 이름이다. 스내퍼 록스 블루는 그곳 바다색을 본따 만든 푸른빛일 터. 너무 깊지 않아 누구라도 쉽게 몸을 내던질 만한 옅은 물빛이 4시리즈 컨버터블을 휘감고 있었다. 서퍼의 쾌감을 싣고 달리는 푸른 파도처럼 드라이버를 짜릿하게 만들 차라는 방증이다.

 

빛과 어둠을 머금은 정도에 따라 다른 언어로 말하는 오묘한 겉옷의 색채와는 달리 네 개의 시트는 너무도 분명하게 빨강. 날렵한 쿠페 실루엣을 가진 차가 단 20초 만에 톱을 홀딱 벗어젖혔을 때, 그렇게 새빨간 속살을 만천하에 드러냈을 때, 그 도발적 관능에 눈을 빼앗기지 않을 이는 아마 없을 게다. 새빨간 실내를 품은 파란 BMW 4시리즈 컨버터블이 세상에 던질 수 있는 유혹이란 이토록 강렬하다.

코로나 링의 종언
천사의 눈빛 따윈 없었다. 소위 ‘엔젤 아이’라 불리던 헤드램프 속 둥근 링이 자취를 감췄다. 물론 5시리즈와 부분변경 3시리즈를 통해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반쯤 잘린 육각형 LED 주간주행등 안엔 첨단과 야만이 동시에 담긴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 LED 라이트를 이식하고 앞 범퍼 하단 흡기구를 키워 앞뒤 인상이 한층 짙고 또렷해졌다. 

 

놀라운 변화는 없었다. 소소한 외형의 수정조차 2012년 발표된 BMW 컨셉트 4시리즈 쿠페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구현해낸 것. 컨셉트카와 종전 4시리즈의 싱크로율이 80%였다면, 새 4시리즈는 이를 95%까지 끌어올렸다. 새로워진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LED 그래픽, 그리고 범퍼 하단 에어인테이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BMW가 얼마나 정교하게 비전을 따르고 있는지 실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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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눈빛 따윈 없다. 반쯤 잘린 육각형 LED 주간주행등 안엔 첨단과 야만이 동시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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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램프도 LED 방식으로 바뀌었다. 내부 그래픽은 컨셉트 4시리즈 쿠페에 한 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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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차체, 파란 엠블럼, 파란 M 퍼포먼스 브레이크까지. 깔맞춤의 정석이다


창틀이 없는 커다란 문을 열고 시트에 몸을 기대면 익숙한 전경이 펼쳐진다. 실내는 기존 4시리즈 그대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채우는 6개의 타일 아이콘 인터페이스만이 새롭다. 세 가닥 스포크가 또렷한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두께와 쿠션이 적당해 손 안에 기분 좋게 들어찬다. 손끝에 와 닿는 패들시프트의 곡면을 어루만지다 보면 이 차가 선사할 풍요로운 드라이빙을 일찌감치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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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닥 스포크가 또렷한 M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무늬가 들어간 금속 패널이 경쾌한 달리기 실력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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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채우는 6개의 타일 아이콘 인터페이스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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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이 강조되는 모델인 만큼 전자식 주차브레이크가 아닌 핸드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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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간다. 낭만을 중시하는 컨버터블인 만큼 오디오에도 신경썼다

 


뒷좌석에 윈드 디플렉터를 설치하면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이라도 충분히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윈드 디플렉터와 윈도만으로 실내로 들이치는 난기류를 대부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를 타는 이에겐 한번쯤, 더 많은 일행과 좀 더 깔끔한 헤어스타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날이 올 것이다.

 

실내공간은 성인 넷이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 정도. 뒷좌석은 결코 옹색하지 않다. 루프를 접어 넣은 상태로 뒤를 돌아보면 보트 갑판처럼 드넓은 트렁크 덮개가 펼쳐져 있다. 그 위로 부서지는 빛과 반영을 보노라면 물보라 일으키며 크루징하는 쾌속선을 탄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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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좌석 헤드레스트 하단엔 뒷목에 입김을 불어줄 넥 워머가 달렸다.
안전벨트는 등받이 어깨 부분에 달려 뒷좌석 승하차를 방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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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좌석은 성인 둘이 앉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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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공간은 지붕을 덮었을 때 370L, 지붕을 접었을때 220L. 짐이 많을 땐 뒷좌석공간을 빌려써야 한다

3+1= SHEER DRIVING PLEASURE
4시리즈는 3시리즈에서 기원한다. 하지만 4시리즈가 3시리즈와 나눠 쓰는 보디패널은 단 하나, 보닛뿐이다. 차체 사이즈도 사뭇 다르다. 4시리즈가 더 길고 넓고 낮다. 특히 높이는 최대 52mm나 더 낮다. 4시리즈 컨버터블은 금속제 접이식 루프 가동구조물 탓에 다른 4시리즈(쿠페, 그란쿠페)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3시리즈에 비해선 20mm 더 낮다. 바닥에 착 깔려 달리는 감각은 여기서 나온다. 덕분에 드라이빙은 조금 더 짜릿해진다. 코너를 서둘러 돌거나 갑자기 브레이킹을 해도 우왕좌왕하는 법이 없다.


국내에 선보일 오픈톱 4시리즈는 430i(시승차)와 M4 두 가지. 기존 428i를 대체하는 430i의 보닛 아래에는 여전히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이 담긴다. 기존 모델 대비 최고출력은 살짝(7마력) 올랐지만, 최대토크와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그대로다. 하체 보강재와 루프 구조물로 인한 무게 증가는 컨버터블의 숙명. 4시리즈 컨버터블 역시 쿠페보다 200kg 가량 무겁다. 하지만 가속감은 여전히 호쾌하다. 잘 조율된 터보차저 덕분에 숨고르기 없이 시원시원하게 치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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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팍엔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이 담긴다

가장 큰 내면의 변화는 서스펜션에 있다. 최신 댐핑 기술과 업그레이드된 스티어링 설정을 덧입혀 핸들링 감각이 한층 좋아졌다. 롤링이 줄고 직진 안정성이 향상됐으며 코너링은 보다 뉴트럴해졌다. 


함께하는 내내 고민했다. 이 차가 주는 설렘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창틀이 없는 커다란 문일까?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푸른빛? 세 조각으로 쪼진 뒤 다시 포개져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지붕? 아니면, 풍요롭고 유쾌한 달리기 감각?


이 모든 것의 근원에 하나의 숫자가 있었다. 트렁크리드 위에서 반짝이는 4. 이 차의 비범함은 짝수 시리즈 BMW라는 정체성에서 비롯한다. BMW는 늘 공격적이었다.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운전하는 감각도 그랬다. 하지만 지킬 게 많아 고민이 늘어난 홀수 시리즈는 나날이 대중적인 차가 되어가고 있다. 설렘을 잃은 누군가 하품을 하며 BMW에게서 고개를 돌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눈앞엔 어김없이 짝수 시리즈 BMW가 서 있을 것이다.


은하수처럼 촘촘한 BMW의 최신 라인업 가운데 브랜드 특성을 가장 잘 녹여낸 모델은 단연 3시리즈다. 오랜 시간 세그먼트 벤치마커로 군림해온 3시리즈에 쿠페와 컨버터블의 매력을 더하면 감칠맛 나는 4시리즈가 된다. 가장 완벽한 숫자 3에 낭만을 한 스푼 더한 4, 그 속엔 독보적인 풍미와 브랜드 컬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4시리즈 컨버터블은 그렇게 세상을 유혹한다. 경쾌하고 여유로우며 어딘가 서정적인 드라이빙 질감. 단 20초 만에 속살을 드러내는 거부 못할 관능. 너무 깊지 않아 누구라도 쉽게 몸을 내던질 만한 옅은 물빛. 푸른 엠블럼에 다시금 설렘이 담긴다.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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