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팅어- 국산 본격파 그랜드 투어러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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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본격파 그랜드 투어러의 탄생

KIA STINGER

기아 스팅어는 아마도 그랜드 투어러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최초의 국산차가 아닐까 싶다. 맹렬한 코너링과 안락한 크루징이 모두 가능한 이 차는 조금 비싼 가격표를 수긍시킬 만한 매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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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타봤어? 어때?”
요즘 들어 기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자동차 기자라면 신차가 나올 때 여기저기서 질문을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칭 마니아라는 족속들로부터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국산차가 또 있었던가 싶다. 물론 마니아들의 관심이 꼭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패밀리카와 펀 투 드라이브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가 그리 많지 않고, 국산차로 한정시킨다면 거의 처음이라는 점에서 스팅어의 존재감은 남다른 면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차의 등장에 열광하는 이유다.

4개의 도어를 가진 리프트백 디자인
기아는 2년 전 컨셉트카 GT4 스팅어를 선보였지만 양산형 스팅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디자인의 예고편은 사실 6년 전 프랑크루프트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GT 컨셉트다. 당시 기아는 새로운 치프 디자이너로 취임(2006년)한 피터 슈라이어의 지휘 아래 K5와 3세대 스포티지, 시드 등 디자인을 대폭 뜯어고치던 시기. GT 컨셉트가 비록 매력적인 쿠페형 세단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당시 기아 브랜드 이미지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그런대 6년이 흐른 오늘날에는 기아 패밀리로서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기아의 디자인도 브랜드 성격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바늘, 침을 뜻하는 스팅어를 자동차 이름에 사용한 것은 기아가 처음은 아니었다. 1989년 폰티액은 쿠페와 SUV를 혼합한 매력적인 크로스오버 컨셉트카에 스팅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시 기준으로 다소 파격적이었던 이 차는 양산에 이르지 못했고, 폰티액마저 모기업 GM의 위기에 2010년 문을 닫았다. 덕분에 기아 차지가 된 스팅어는 새로운 퍼포먼스 세단 이름이 되었다.


스팅어는 4개의 도어를 가졌으되 일반적인 세단은 아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이른바 4도어 쿠페. 게다가 뒷부분은 해치백이 달렸으면서도 완만하게 경사진 리프트백 디자인이다. 구동계는 가로배치 FF가 아니라 세로배치 FR이고, 네바퀴굴림도 선택할 수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BMW 4시리즈 GT나 아우디 A5 스포트백 등 비슷한 모델이 있지만 국산차 중에서는 무척이나 낯선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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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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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램프와 주간주행등을 빼곡히 넣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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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이와 센서를 담은 사이드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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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차의 몇 안되는 단점인 엠블럼


디자인은 패밀리룩과 스포츠 캐릭터라는 기본 조건을 훌륭하게 만족시킨다. 타이거 노즈 그릴은 육각 패턴이면서도 수평 부분만 크롬장식을 넣은 도트 디자인. 삼각형의 눈 안에는 풀 LED 헤드램프와 9조각의 턴시그널, LED 주간주행등을 빼곡이 넣었다. 범퍼나 옆구리의 에어 인렛/아웃랫 디자인은 스포츠 캐릭터를 원하는 자동차에서 장식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스팅어는 그중 대부분이 실제로 기능한다. 범퍼 양옆에서 흡입된 공기가 앞바퀴를 감싸듯 공기의 벽을 치는 에어커튼 디자인은 와류 발생이 많은 앞바퀴 부근 공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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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 마저도 분위기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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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 아웃랫은 장식물처럼 보이지만 실제 공력 파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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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D 로고와 트윈 머플러가 의미심장하다


인테리어 디자인 역시 세단과 쿠페의 경계선에 있는 스팅어의 성격에 충실했다. 4도어 세단으로서의 안락함과 쿠페, GT에 어울리는 스포티한 감각을 고급스럽게 버무렸다. 시승차의 인테리어는 브라운 원톤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검은색과 붉은색 시트/도어 트림이 조화된 다크 레드 팩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시승차는 GT 패키지라 아래쪽이 평평한 D컷 스티어링과 렉시콘 오디오가 달렸다. D컷 스티어링은 원래 실내가 좁은 레이싱카 등에서 무릎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요즘은 스포츠 이미지를 위한 디자인 요소로 많이 쓰인다. 사실 스팅어는 차체 크기가 넉넉하고 휠베이스도 2.9m가 넘어 거주성이 좋다. 루프 라인은 쿠페를 지향하면서도 뒷좌석 헤드룸이 옹색하지 않아 패밀리 세단으로도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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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은 세단과 쿠페의 성격을 모두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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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작계를 최대한 모아놓은 스티어링 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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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서도 앞좌석 등받이를 쉽게 조작할 수 있다

강력한 토크를 뿜어내는 V6 3.3L 터보 엔진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2.0L 터보와 V6 3.3L 트윈터보, 그리고 디젤 2.2L 202마력의 세 가지. 구동방식은 FR이 기본에 네바퀴굴림을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시승차는 3.3L 터보 GT의 네바퀴굴림이었다. V6 3.3L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은 현대가 제네시스 G80에 얹었던 람다 계열 유닛으로 무려 370마력의 최고출력과 52.0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터보 엔진임에도 1,300rpm부터 최대토크를 낼 뿐 아니라 4,500rpm까지 평탄한 토크가 이어진다. V8 엔진에 필적하는 강력한 힘은 뒷바퀴 혹은 네 바퀴로 노면에 전한다. 4WD는 기어박스 끝단에서 트랜스퍼를 통해 출력을 뽑아내 앞바퀴로 보내는 방식으로 기본적으로는 제네시스의 HTRAC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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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0마력의 강력한 파워를 감당하기 위해 섀시 보강에도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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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밸런스를 위해 배터리를 트렁크 아래 배치했다


출력과 토크는 여느 고성능차 부럽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 오른발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엔진은 정교한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국산차에서 흔히 느껴보지 보지 못했던 강렬한 가속감과 풍성한 토크가 인상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출력에 지지 않을 만큼 잘 다듬어진 서스펜션이다. 뉘르부르크링과 KIC(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장시간 테스트를 거쳤다는 설명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 전자제어식 댐퍼를 단단히 조이면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자체 한번 흐트러뜨리지 않고 마치 레일 위를 달리듯 코너를 헤집는다. 적당히 묵직한 핸들감각은 유격이 거의 없고, 약간의 조작으로도 노즈 반응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FR 베이스인 네바퀴 굴림이라 코너링 감각은 거의 뉴트럴에 가깝다. 펀 투 드라이브에 심취해 계기판에 내장된 가속도계 기능을 자꾸만 시험해보고 싶어졌다.


한동안 와인딩을 달리고 나니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가 과연 국산차가 맞는지 문득 의문이 든다. 구조용 접착제와 스트럿바로 보강한 모노코크는 코너에서도 단단한 강성감이 느껴지고, 스트럿/멀티링크에 가변식 댐퍼를 조합한 하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19인치 타이어의 그립을 최대한 끌어낸다. 브램보 브레이크의 빨간색 캘리퍼는 연속된 급제동에서도 믿음직스럽고 출력이 넘치는 엔진은 언제라도 드리프트를 시작할 수 있다며 으르렁거린다. 조금 낯설지만, 너무나도 기분 좋은 감각에 자꾸만 오른 발에 힘이 들어간다.

펀투 드라이브와 안락함의 조화
스팅어는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갖춘 그랜드 투어러다. 문이 4개 달렸을 뿐 아니라 긴 휠베이스로 거주성도 좋다. 거칠게 몰아붙이면 마치 운전자의 기량을 테스트라도 하는 듯 능숙하게 받아주면서도 크루징 상황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을 추스른다. 드라이브 모드가 엔진과 변속기는 물론 댐퍼와, 스티어링 휠, 배기 사운드까지 부드럽게 바꾸어 다양한 운전 상황에 대응한다. 국산차 중에서 이만큼 고성능과 안락함을 겸비한, 다채로운 성격의 자동차가 있었던가 싶다. 게다가 밸런스와 레벨이 놀랄 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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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성이 좋은 시트. 인테리어 색상은 블랙/레드쪽이 조금 더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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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좌석 거주성도 충분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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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시콘 오디오를 품은 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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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부분이 해치백이기 때문에 화물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스팅어는 새로운 매력과 가치를 내세운다. 그동안 대부분의 국산차에서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고성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유럽 취향의 독특한 패키징으로 무장했다. 덕분에 기본가격 3,500만원은 K7을 능가하고, 최고급형의 경우 기함인 K9에까지 육박한다. 그런데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도 슬슬 이런 차를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고 다양해졌다. 평범한 국산차들 사이에 툭 불거져 나온 돌연변이가 아니라 글로벌화 과정에서 태어난 자연스런 결과물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그 결과물이 멋지고, 세련되며 운전하기에 즐겁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래서 이제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스팅어 좋습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이다.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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