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이 반가운 혼다 C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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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CR-V TURBO
다운사이징이 반가운 혼다 CR-V


다운사이징 1.5L 터보엔진은 쉽게 출력을 뽑아 쓸 수 있으면서 높은 효율성을 갖췄다. 편안한 주행감각은 5년 연속 북미 SUV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낮고 넓은 실내, 실용성을 강조한 준중형 SUV를 찾는다면 혼다 CR-V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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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체가 공격적인 판매정책으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10여 년 전, 혼다는 합리적이고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국산차의 대안으로 등장하며 수입차 시장의 규모를 키웠다. 그리고 그 선두에 어코드와 CR-V가 있었다. 어코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은 중형차의 베스트셀러, 쏘나타에 익숙한 국내 고객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왔다. CR-V는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급 위치를 절묘하게 파고들었고, 혼다의 높은 브랜드 신뢰도와 실용성을 무기 삼아 한국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5세대 혼다 CR-V 터보는 요란한 신차행사 하나 치르지 않은 가운데서도 한 달 만에 500대 가까이 팔리며 2000년대 베스트셀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막내에서 벗어난 CR-V
현재 한국에서 혼다의 SUV, RV는 총 네 가지. CR-V를 중심으로 막내 HR-V가 작년에 등장했고 대형 패밀리 SUV 파일럿과 미니밴 오딧세이가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막내가 등장하면서 CR-V의 신분상승이 이루어졌다. 엔트리급 SUV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중간급 위치로 올라서 운신의 폭이 커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차체 크기에서도 드러난다. 기존 4세대 모델보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를 각각 50mm, 40mm 키우며 더욱 당당해졌다. 해가 지날수록 커져가는 경쟁모델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이 정도의 신체변화는 꼭 필요했을 터. 차체가 커지긴 했지만 한층 더 날렵해진 인상은 새로운 패밀리룩 디자인에서 비롯됐다.


CR-V의 전면부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이다. 일자형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그릴은 NSX에도 쓰인 최근 혼다 차의 공통된 얼굴. 측면부가 돌출된 리어램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CR-V는 철저히 실용성 위주로 디자인되었다. 사실 CR-V의 차명은 편하게 탈 수 있는 자동차라는 뜻의 ‘Comfortable Runabout - Vehicle’의 약자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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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LED 헤드램프를 장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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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퍼 좌우에 듀얼머플러와 터보 배지를 달았다

 

1세대 CR-V의 데뷔 당시 대부분의 도시형 SUV는 래더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구조를 사용했는데, 튼튼한 대신 주행성능이 낮고 실내가 좁다는 단점이 있었다. 혼다는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승용차의 플랫폼(시빅)을 빌려왔다. 승용 플랫폼으로 차바닥을 낮추기로 한 것. 그러자 여러 장점이 생겨났다. 무게중심이 낮아져 주행성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승하차가 편하고 실내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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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에 변속기를 달아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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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 사이드미러에 사각지대카메라를 달아 주행정보를 제공하지만 활용도가 낮다

신형 CR-V 역시 선대의 장점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트렁크 바닥은 성인남자 무릎높이에 불과한데 이는 크기를 줄인 리어 서스펜션과 연료탱크용량 축소로 가능해진 결과다. 6:4분할로 평평하게 접히는 2열 시트는 소형 미니밴 부럽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 2단계로 조절되는 리클라이닝 기능 또한 갖췄다. 직각으로 열리는 뒷좌석 문은 아이들의 승하차와 베이비시트가 드나드는 것까지 고려한 세심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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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각으로 열리는 뒷좌석문은 아이들의 승하차와 베이비시트까지 배려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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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분할로 평평하게 접히는 2열 시트는 소형 미니밴 부럽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 2단계로 조절되는 리클라이닝 기능 또한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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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무릎높이에 불과한 트렁크바닥 높이는 연료탱크와 서스펜션 공간을 줄이면서 가능했다

부지런한 1.5L 터보엔진
그동안 CR-V는 2.4L 4기통 자연흡기를 주력 엔진으로 사용해왔다. 미국이 주력 시장인 까닭이었다. 혼다를 비롯한 경쟁모델이 4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즐겨 사용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4기통 치고 비교적 넉넉한 배기량에서 나오는 풍부한 저회전 토크는 일반적인 운전상황에 알맞고 가속이 수월해 운전이 쉬워져 차량성격과도 걸맞다. 또한 연료효율이 나쁘지 않아 1.5톤 내외의 차체를 끌기에 적합하다. 아울러 구조가 단순하므로 제조비용이 낮아 가격경쟁력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잘 가다듬은 4기통 엔진도 한계는 있었다. 단순한 구조와 비교적 큰 배기량으로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연비규제와 출력갈증을 해결할 수 없었던 것.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터보엔진으로도 엄격한 미국의 대기환경규제법을 통과하면서 다운사이징에 인색했던 일본차들도 하나둘씩 이 흐름에 동참하는 추세다.


새롭게 바뀐 신형 CR-V의 4기통 1.5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3마력을 내뿜는다. 작은 엔진에서 나오는 높은 출력은 자칫 자극적인 엔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24.5kg·m의 최대토크에서 알 수 있듯이 어디까지나 기존 2.4L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 최대토크는 운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2,000~5,000rpm의 실용구간에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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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1.5L 터보엔진이 CR-V변화의 핵심


가속 페달을 지그시 누르면 작은 엔진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차체를 가속시킨다. 한국에 수입되는 CR-V는 AWD를 기본으로 달았다. CR-V의 AWD는 온로드 주행이 많은 차의 성격을 고려했다. 직진 때는 앞/뒤에 비슷한 구동력을 배분하지만 코너를 만나면 안쪽 바퀴에 약한 제동력을 가함과 동시에 바깥쪽 바퀴에 더 큰 구동력을 주어 코너를 깔끔하게 통과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어설프면 순간적으로 스티어링휠의 무게가 변하거나 부자연스런 움직임을 보이지만 CR-V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CR-V의 AWD는 온로드 주행이 많은 차의 성격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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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호평받던 이전 세대 CR-V의 명성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탓일까? 쾌활한 가속감각과 핸들링 이외에는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이지 못했다. 대부분의 이유는 타이어에서 비롯됐다. CR-V에 적용된 출고용 타이어는 단면폭 235mm 한국타이어 키너지GT,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다른 차의 출고용 타이어보다 그립성능이 현저히 떨어졌다. 거친 운전상황에서는 종종 위험한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급제동 성능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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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타이어 키너지GT는 주행안전성 부족의 원인이 되었다

 

저렴한 유지비를 강조하는 CR-V
혼다가 성능을 조금 포기하면서까지 친환경 타이어를 사용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운사이징에 걸맞은 연비성능을 확보해 세일즈 포인트로 삼기 위해서다. 혼다는 이번 CR-V를 발표하면서 경쟁모델과 예상 유지비 지출내역을 공개했다. 비교대상은 폭스바겐 티구안이다. 티구안은 2.0L디젤 엔진을 탑재해 상대적으로 자동차세가 비싸지만 연비가 좋고 연료가격이 싼 경유를 사용한다. 반면 1.5L 엔진을 사용하는 CR-V는 자동차세가 저렴한 대신 연료가격이 비싼 휘발유를 사용한다. 그러나 자동차세를 포함한 두 차의 유지비 차이는 연간 1만5,000Km를 달릴 경우 티구안 199만9,000원, CR-V 208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휘발유차는 막연히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일반적인 인식에서 벗어나는 결과다. 갈수록 짧아지는 한국인의 평균 주행거리와 새 정부의 연료가격 정책이 불투명한 지금의 상황에서 혼다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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