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 덜어낸 GLC 쿠페- 메르세데스 벤츠 GLC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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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S-BENZ GLC COUPE
기름기 덜어낸 GLC 쿠페


메르세데스 벤츠의 공격적인 모델 확장은 ‘쿠페형 SUV’라는 니치마켓까지 놔두지 않는다. GLE 쿠페에 이은 두 번째 모델 GLC 쿠페가 발매된 것이다. GLC SUV와 많은 것을 공유하는 차지만, 뒤를 깎아낸 쿠페의 모습에서 어색한 구석은 찾아볼 수 없다. 인테리어는 여전히 인상적이며, 2.2L 디젤 엔진과 9단 변속기는 기대 이상의 동력성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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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이던 자사 라인업의 작명법을 싹 재정비한 뒤, 메르세데스 벤츠의 라인업은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GLC 쿠페의 발매도 이미 예견된 일이기는 했다. 단정한 SUV를 가져다 루프 라인을 왕창 깎아내는 쿠페 만들기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도 손쉽게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 재활용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자칫 그 결과물이 어정쩡해지는 문제가 있다손 치더라도, 먼저 선보인 GLE 쿠페의 완성도를 보면 최소한 GLC 쿠페의 결과도 나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고가 높은 SUV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차의 디자인에 있어서 흠잡을 구석은 없어 보인다.


조형미를 강조한 최신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과 쿠페형 SUV.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차는 먼저 선보인 GLE 쿠페와 닮았다. GLE 쿠페를 그대로 줄여 놓은 모습을 예상했지만, 마주 대한 실물의 이미지는 좀 다르다. 그냥 작다기보다는 살을 뺀 GLE 쿠페라는 쪽이 더 적절하달까.


이렇게 보이는 이유가 있다. 체급을 구분할 정도로 휠베이스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GLE 쿠페보다 길이는 150mm 짧지만 휠베이스는 고작 45mm밖에 차이나지 않으며, 시장의 직접 경쟁 모델인 X4와 비교하면 크기와 휠베이스 모두 60mm가량 크다. 원형이 된 GLC SUV와 비교해도 40mm 더 길고 40mm 낮다. 쿠페의 디자인을 위해 루프 라인을 낮추면서 리어 오버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차는 GLE 쿠페에서 기름기만 싹 걷어낸 듯한 모습을 갖췄다. 디자인만큼은 GLE 쿠페보다도 훨씬 탄탄한 균형미가 돋보이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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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스타일 팩을 기본으로 갖춘 앞모습. GLC SUV와는 이미지가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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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쿠페 모델에 사용되는 가로형 리어램프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된다. 뒷모습만 봐서는 GLE 쿠페와 구분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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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의 전후 사이즈가 다르다

패셔너블하지만 달리기는 벤츠
내장은 GLC와 일치한다. GLC가 C클래스의 디자인을 가져왔기 때문에 구성과 디자인은 물론 일부 부품도 공유하고 있다. 3스포크의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3개의 에어 벤트, 8.4인치 커맨드 스크린 등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아르티코 가죽으로 대시보드를 감싸는 등 품질감에서 차별화하고자 한 노력이 들어갔다. 지불한 값만큼의 고급감이 여지없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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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클래스와 동형의 워터폴 인테리어의 실내. 아르티코 가죽 대시 보드 및 스포츠 스티어링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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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터치조작이 가능한 커맨트 컨트롤러. 한글 입력은 여전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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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맨드 시스템을 탑재한 8.4 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기타 사양은 C클래스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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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는 C클래스와 공통. 바늘 게이지를 갖춘 계기판 중앙에 다기능 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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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드라이빙 어시스트 기능인 디스트로닉 플러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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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품질의 도어스텝. 불이 들어오는 메르세데스 로고와 러닝보드가 보인다.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은 아쉽게도 상위모델인 250d에서나 선택 가능하다


이 차에서 주목할 부분이라면 역시 뒷좌석 쪽이다. 넉넉한 휠베이스 덕분에 무릎공간에 모자람은 없지만 날렵한 루프 라인을 가지게 된 대가는 모자란 머리공간으로 가차 없이 되돌아왔다. 키가 큰 성인을 태워야 한다면 그냥 GLC 쪽을 선택하는 것이 합당한 일이며, 짐을 실어야 할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리어 해치 전체가 열리는 디자인 덕분에 뒷좌석만 접으면 1,400L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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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메모리와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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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도 넉넉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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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L의 트렁크, 뒷좌석을 접으면 1,400L로 확대된다


파워트레인은 2.2L 디젤 엔진 170마력과 204마력 버전 두 가지로 나온다. 매칭된 변속기는 벤츠의 최신형 9단 자동. 차량의 특성을 4가지(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중 하나로 바꿀 수 있는 다이내믹 셀렉트 시스템도 달려 있다. 다만 출력이 큰 차가 아니다보니 변화의 폭은 익숙해진 후에나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차를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느껴지는 것은 빠른 스티어링 반응. 스티어링 기어비를 기존의 16:1에서 15:1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쿠페’ 다운 성능을 위해 스포츠 서스펜션을 달았다고 하지만 주행은 시종일관 여유로움이 넘친다. 바깥에서는 디젤 엔진의 명백한 시끄러움이 전해지지만 실내에서는 이를 느끼기 힘들다.


가속을 하면 적지 않은 무게가 느껴진다. 그래도 40kg·m가 넘는 토크 덕에 부족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당연하겠지만 무게는 편안한 승차감에 영향을 미친다. 어지간한 요철은 서스펜션 움직임만으로 깔끔하게 처리해 버리며, 팟홀을 타넘으며 전해졌어야 할 거친 충격도 스트로크가 긴 서스펜션이 한 번에 걸러내어 버린다. 중량과 잘 만든 하체, 이 둘이 선사하는 안락함은 정속 주행시 최고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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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4로는 쉽지 않을 것
이 차를 타다보면 더 이상의 차가 필요한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좋을 리는 없다. 제아무리 쿠페를 표방하고 있을지언정 이 차는 1.9톤이 넘는 SUV다. 스타일만큼이나 멋진 핸들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보여주었던 핸들링과 트랙션의 훌륭함이 유지되는 것은 와인딩의 초입 정도까지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의 움직임은 점점 예리함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엔진은 밀어붙일수록 숨이 차오르고, 하중이동이 점점 버거워진다. 결국은 무게가 이 차의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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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마력을 내는 2.2리터 디젤 엔진


온로드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비포장길에 차를 밀어넣었다. 아무리 쿠페라는 이름표를 붙였어도 이 차의 태생은 어디까지나 SUV. 바닥을 드러낸 채 바싹 마른 강바닥 위에서 SLC 쿠페는 물 만난 물고기마냥 신나게 달린다. 거친 자갈길에서도 트랙션을 잃지 않은 채 도랑을 뛰어넘고 물살을 가로지르는 박력은 틀림 없는 오프로더의 그것. 얌전히 온로드만 다니기에는 오프로드 주행능력이 너무나도 뛰어났다.
쿠페형 SUV 시장을 개척하고 그 과실을 누려왔던 경쟁사도 지금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싸움은 정말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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