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아빠의 선택 -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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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ROEN GRAND C4 PICASSO 1.6
가족을 위한 아빠의 선택

 

그랜드 C4 피카소는 주말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7인승 공간과 장거리 출퇴근에도 부담 없는 적당한 사이즈와 좋은 연비를 갖춘, 그러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팔방미인이다. 가정적인 아빠가 되기 위해 너도나도 SUV나 미니밴을 찾는 요즘, 이만 한 MPV가 또 있을까? 정말 매력적인 멀티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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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갖고 싶은 차가 많다. 모임에 갔을 때 기죽지 않을 만한 고급 세단도 갖고 싶고, 성능 좋은 스포츠카로 짜릿한 스피드도 즐기고 싶다. 무늬만 SUV인 차 말고 진짜 사나이들이 타는 4×4로 대자연을 흠뻑 느끼고 싶고, 늘 타던 국산차 말고 요즘 다들 타는 멋진 수입차도 하나쯤 갖고 싶다.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차는 정말 많지만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빠라면 선택지는 크게 줄어든다. 마음 같아서는 고생하는 나를 위해 한번쯤 고집을 피우고 싶다가도 이내 아내의 걱정스런 눈빛과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게 가장의 현실. ‘그렇지, 내 욕심만 부릴 게 아니지. 가족들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지 않던가’라며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이런 아빠들이 요즘 많이 선택하는 차는 SUV나 미니밴이다. 여유로운 공간과 레저를 위해 소형보다는 중형 이상을 선호하며, 심지어 가족 수가 많지 않음에도 미니밴을 선택하기도 한다. 출퇴근용 차가 따로 있다면 이런 차는 주말용 레저차로 쓸 수밖에 없는 처지. 덩치가 커서 아내가 몰기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출퇴근용 차가 따로 없다면 이들이 주중에도 발이 될 수밖에 없는데, 평소 나 홀로 타는 차로 이런 비효율이 또 없다. 애써 ‘그래도 디젤이니까 좀 낫겠지’라고 위로하지만 기름값 지출에는 별반 차이가 없고 도심에서는 덩치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이것만이 정답일까?

다재다능한 7인승 유러피언 MPV
그랜드 C4 피카소는 유럽 스타일의 MPV(Multi-Purpose Vehicle)다. 사실 MPV 하면 쉐보레 올란도나 기아 카렌스처럼 좀 작은 7인승 미니밴을 떠올리지만 넓은 의미로는 기아 카니발 같은 덩치의 미국형 미니밴도 아우른다. 오래 전에 단종된 현대 라비타나 싼타모, 기아 카스타 등도 MPV의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이런 차들은 다목적차, 즉 멀티 플레이어를 목표로 태어났다. 7인승뿐 아니라 5인승도 있으며 1.5박스나 2박스 혹은 해치백이나 왜건 스타일을 뻥튀기한 차체에 실내 활용도를 높인 차들이 대부분이다.


요즘에는 SUV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미혼이나 젊은 부부들은 예쁜 스타일의 소형 SUV를,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중년들은 중형 이상의 덩치 큰 SUV를 많이 찾는다. 그리고 큰 SUV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수시로 미니밴도 곁눈질한다. 실내공간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덩치가 부담스럽지 않은 5~7인승 MPV가 요즘의 SUV나 미니밴의 용도를 대신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어디 요즘 SUV들이 튼튼한 프레임 보디에 사륜구동으로 험로를 주파하는 차들이던가. 그저 조금 높은 차고로 시야가 좋고, 디젤 엔진을 얹어 연료비 부담이 덜하며, 때론 7명을 태울 수 있는 넉넉한 실내공간을 가진 차가 아니던가. 그런데 요즘 국내 SUV들은 중형만 돼도 지나치게 크다. 때문에 아빠는 몰라도 엄마가 운전하기에는 버겁다. 미니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아이들이 4~5명은 되는 대가족이 아니라면, 아이들과 본가 혹은 처가 어른들을 모시고 매주말 나들이나 외식을 할 게 아니라면 과연 9인승 미니밴까지 필요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가 꽤 근사하게 다가온다. 이 차는 국내에 수입되는 유일한 7인승 디젤 MPV다. 스타일이 독특하고 희소성도 있어 도로에서 늘 마주치는 그저 그런 SUV나 미니밴보다 한껏 개성을 살릴 수 있다. 그런데 그런 희소성과 개성을 논하지 않더라도 차 자체의 매력이 차고 넘친다. 스타일리시할 뿐만 아니라 4.6m의 적당한 차체 속에 빚어낸 실내는 상상 이상으로 넓고 활용성도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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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직 아웃도어 파트너로 SUV만 생각하는가?

1.6L 디젤 엔진은 우려와 달리 힘과 연비가 모두 좋다. 작정하고 밟는 상황을 빼고는 언제든 부족하지 않은 힘을 뽑아 쓸 수 있다. 무엇보다 푸조/시트로엥에서 종종 쓰이는 싱글클러치 방식의 MCP/ETG 대신 6단 AT를 얹어 반응이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신형의 연비는 15.1km/L(도심 14.0, 고속 16.7). 소형 디젤 승용차가 아니라 7인승 MPV의 그것으로는 괜찮은 수준이다. 연비만 놓고 보면 구형 1.6보다 다소 줄었는데, 아마도 바뀐 연비측정법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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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이 주간주행등이고 아래쪽이 헤드라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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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개성적인 테일램프. 5인승 피카소와는 또 다른 모양이다


신형이라고 표현했는데 사실 지난 2월 말 판매를 시작한 뉴 그랜드 C4 피카소 1.6은 앞쪽에 ‘뉴’를 붙이기가 민망스럽다. 바뀐 거라고는 앞 범퍼의 디자인이 조금 달라진 게 전부다. 물론 새로 더해진 약간의 장비가 있다. 시속 30km 이내의 속도에서 앞쪽의 장애물을 감지해 자동으로 제동을 거는 액티브 시트 브레이크와 사각지대경고장치인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주행시 앞차를 감지해 속도와 거리를 조절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 그것. 그러나 이것들은 1.6이 아니라 2.0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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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범퍼의 모양이 살짝 바뀌었다. 샤프한 맛이 조금 덜해졌지만 여전히 개성 넘치는 모습​

여전히 참신한 스타일과 뛰어난 활용성
2013년 베일을 벗은 지금의 2세대 피카소는 데뷔 후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스타일이 참신하다. 길이×너비×높이가 4,600×1,825×1,655mm로 비슷한 급의 쉐보레 올란도(4,665×1,835×1,635)보다는 약간 작고 기아 카렌스(4,525×1,805×1,610)보다는 조금 크다. 5인승인 C4 피카소(4,440×1,825×1,625)보다 160mm 길고 30mm 높긴 하지만 3열 시트의 유무가 가장 큰 차이일 뿐 2열까지의 공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범퍼 모양으로 인상이 아주 약간 달라졌는데, 이전과 달리 5인승과 7인승의 앞모습을 동일하게 디자인했다. 더블 쉐브론 엠블럼을 길게 연장한 디자인에 슬림한 주간주행등과 그 아래의 헤드램프가 빚어내는 개성적인 마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난 개방감을 선사하는 커다란 유리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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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개방감은 그랜드 C4 피카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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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공간이 미국산 SUV나 미니밴 못지않게 많고 넉넉하다

실내에서는 크게 바뀐 게 없다. 시승차는 3,000만원대 후반의 필(feel) 트림이라 단조로운 직물시트를 얹었는데 기능적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다. 앞좌석 승객의 머리 위까지 뻗은 윈드실드와 앞쪽으로 쭉 뻗은 A필러 부근의 커다란 삼각창 덕에 실내에서는 보닛이 없는 트럭을 탄 것처럼 개방감이 뛰어나다. 덕분에 늘 달리던 길이 새롭게 보이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탁 트인 시야는 뒷좌석에서도 마찬가지. 넓디넓은 글라스 루프는 어쩌면 뒷좌석에 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듯하다.

 

이밖에도 뒷좌석에는 아이들이 환영할 접이식 테이블과 햇빛을 막아줄 수동식 윈도 커튼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만 태우기에는 뒷좌석공간이 너무 넓다. 어른 3명이 타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에 3개의 시트마저 분리되어 있어 안락하기 그지없다. B필러에 달린 뒷좌석 승객용 송풍구는 바람의 세기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세기를 높이면 앞좌석보다 더 강한 바람이 나온다. 다만 앞좌석 바로 뒤의 기둥에 달려 있어 바람 세기가 강할 때는 앞좌석에서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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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연출한 게 아니다. 뒷좌석공간은 대형차의 그것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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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뒷좌석용 B필러 송풍구

 


3열 시트를 들어올리면 아이 2명은 충분히 탈 만한 공간이 나오고, 2열 시트를 원터치로 접어 3열로 쉽게 드나들 수 있다. 3열 시트 수납시 트렁크공간은 기본 645L이며 2열 시트를 조금만 앞으로 밀면 700L로까지 늘릴 수 있다. 여기에 더해 2열 시트와 조수석 등받이까지 접으면 바닥이 평평해지며 1,843L의 넓은 짐공간이 생긴다. 그야말로 자취방 이삿짐 정도는 너끈하게 옮길 적재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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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용으로 쓰기에 좋은 3열 시트. 평소에는 바닥에 접어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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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로 드나들 때는 원터치로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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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열 시트를 세웠을 때의 모습 2. 3열 시트를 접었을 때의 적재공간은 656L. 덩치 큰 SUV 부럽지 않다 

3. 1,843L의 광활한 공간.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시승차는 멋스런 17인치 휠과 205/55 R17 사이즈의 타이어, 전동식 테일게이트를 갖췄는데, 모두 옵션인 모양이다. 구매를 고려하는 이라면 휠은 몰라도 전동 테일게이트 정도는 아내를 위해 선택하는 게 좋을 듯하다.


1.6L 디젤 120마력 엔진은 유로6 기준의 신형 유닛이다. 120마력의 최고출력과 30.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배기량이 믿기지 않을 만큼 넉넉한 힘을 낸다. 낮은 회전수부터 나오는 30.6kg·m의 두툼한 토크 덕에 1.6톤의 차체는 가뿐하게 나아가며, 승객이 4~5명으로 늘어나도 거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급가속시에만 조금 덜 화끈할 뿐 일상에서는 차고 넘치는 느낌이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은 11초대 중반이지만 실제 감각은 그보다 더 날래다. 연비도 만족스럽다. 시내에서 12~13km/L에 그쳤던 연비가 고속도로를 좀 달렸더니 17km/L대로 올라간다. 고속으로 갈수록 공기저항에 불리한 7인승 MPV로는 꽤 괜찮은 수치. 독특한 칼럼식 시프트레버는 의외로 쓰기 편하고 달릴 때는 커다란 시프트패들이 있어 수동 변속에도 불편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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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L 디젤로 7인승 MPV를 끌기에 전혀 힘이 부족하지 않다.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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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이 분리되어 있다. 칼럼식 시프트레버는 생각보다 쓰기 편하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여러모로 개성을 추구하는 아빠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패밀리카다. 세련된 스타일에 크기도 적당해 엄마가 몰기에도 부담이 없다. 아빠가 몰든 엄마가 운전하든 뒷좌석에 탄 아이들은 언제나 함박웃음을 지을 만큼 넓고 안락하며 개방적이다. 혹시라도 7인승까지 필요 없다면 5인승 MPV인 C4 피카소도 있다. 값이 300만원 싸지만, 역시 7인승의 인기가 더 높다.

 

박지훈 편집장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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