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므파탈- 메르세데스 C63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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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ES-AMG C63 COUPE
팜므파탈


C63 쿠페는 생명체처럼 반응한다. 있는 힘껏 생동하며 운전자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온힘으로 수응한다. 애간장을 녹이며 운전자 몸 속 단 한 방울의 남성호르몬까지 자극한다. 두 눈에 핏발이 선다. 세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가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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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눈을 감고 그려본다. 김태희의 눈, 송혜교의 보조개, 전지현의 허리를 조합하듯. 최고만을 모아 만든 자동차를 상상한다. 자동차 세계의 정점에서 반짝이는 삼각별, 엔진의 왕 V8, 날렵하고 명민한 D세그먼트, 빈틈없이 날렵한 쿠페, ……. 지금 그 완성형과 무척이나 가까운 차를 바라보고 있다. 우아하되 요염한, 세련되며 도발적인 메르세데스의 요물, C63 쿠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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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3 쿠페는 C63 세단의 예쁘장한 얼굴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몸매 덕에 세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볼륨감을 지녔다. 기다랗게 잘 빠진 보닛과 유연하게 흐르는 루프 라인을 넘으면 최신 메르세데스 벤츠 쿠페 특유의 풍만한 엉덩이가 쫑긋 탄력을 뽐낸다. 거기에 팽팽한 근육과 과격한 숨구멍을 더해 지극히 농염한 자태가 완성됐다. C클래스 쿠페로부터 물려받은 보디패널은 도어, 루프, 트렁크 리드뿐. 부풀린 펜더와 늘어난 트레드 덕에 어깨는 80mm 더 떡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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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메르세데스 벤츠 쿠페 특유의 풍만한 엉덩이에 팽팽한 근육과 과격한 숨구멍을 더해 지극히 농염한 자태를 뽐낸다

 

MEET THE BEAST
리모컨 키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다. 파란빛으로 눈 뜬 주간주행등이 하얗게 희석되며 야수의 각성을 알린다. 도어캐치로 손을 가져가자, 프레임리스 윈도가 2mm쯤 주저앉으며 미리 실내외 기압차를 줄인다. 일상과 맹수의 세계를 가르는 문 앞에서 잠시 두 세계의 기압차를 감당할 마음의 준비를 한다. 


실내에 들어서면 엘레강스와 스포츠 감성이 악수를 나눈다. 스티어링 휠 뒤로 엇갈려 지나는 시프트패들과 칼럼식 시프트레버가, 움푹 패여 공격성을 드러낸 대시보드와 단정하게 도열한 다섯 개의 원형 에어벤트가, 대시보드를 뒤덮은 가죽과 에지마다 물결쳐 흐르는 핏빛 스티치가 서로 대립하는 법 없이 사이좋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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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들어서면 엘레강스와 스포츠 감성이 악수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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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AMG 엠블럼과 침착한 IWC 시계가 들어간다. 탐나는 세 글자 이름 둘이 어렵지 않게 한눈에 담긴다​


센터페시아엔 강렬한 AMG 엠블럼과 침착한 IWC 시계가 들어간다. 탐나는 세 글자 이름 둘이 어렵지 않게 한눈에 담긴다. 머리 위로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하늘을 품는다. 확실한 개방감을 주며 열리는 글라스 루프는 포르쉐 993 타르가를 떠오르게 한다. 20년 전에 이 차를 봤다면 쿠페가 아닌 타르가처럼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버킷 타입 AMG 퍼포먼스 시트는 거대 괴물의 입술처럼 운전자의 몸을 척 집어삼킨다. 시트벨트를 채우면 스르륵 조금 더 잡아당겨 몸을 시트에 단단히 고정시킨다. 운전석에 앉아서 정면을 보면 보닛 위의 파워돔이 기세 좋게 치솟아 있다. 사이드미러에 들어찬 불뚝 솟은 리어펜더가 위압감을 더욱 부풀린다. 바텀 플랫(D컷) 스타일의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은 림 직경이 크지 않고 적당히 두툼하다. 스티어링 휠을 가​슴팍 앞에 두고 그 위로 두 주먹을 움켜쥔다. 전투태세 완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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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타입 AMG 퍼포먼스 시트는 거대 괴물의 입술처럼 운전자의 몸을 척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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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이 앉을 수 있는 뒷좌석. 휠베이스가 C클래스 세단과 같기 때문에 무릎공간은 충분하지만 낮은 루프 라인 탓에 고개 숙인 남자가 된다

 

메르세데스의 요물
우릉~! 우렁찬 기지개 소리가 적막한 주차장에 찬물을 끼얹는다. 가슴 깊이 울리는 V8 사운드가 반경 20m 대기를 울리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자 맹수는 그르렁대며 신경질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발끝에 힘을 주면 사자후를 내지르며 뻗어나가고, 힘을 빼면 거친 숨 내뱉으며 기세를 꺾는다. 왼손을 튕겨 다운 시프트를 하면 우릉~ 빡! 빡! 도로 위에 포성이 울린다.

 

C63 쿠페는 생명체처럼 반응한다. 있는 힘껏 생동하며 운전자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온힘으로 수응한다. 애간장을 녹이며 운전자 몸 속 단 한 방울의 남성호르몬까지 자극한다. 두 눈에 핏발이 선다. 세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가 되고 싶어진다.
파워트레인은 C63 세단과 같은 V8 4.0L 트윈터보(M177)와 7단 MCT의 조합이다. 현재 벤츠는 4.0L, 4.7L, 5.5L 3종의 V8 엔진을 생산한다. 그중 4.0L 트윈터보(M177/M178)는 당장 레이스에 투입해도 좋을 만큼 화끈하다. 초반부터 쏟아지는 66.3kg·m의 최대토크는 붉은 바늘이 타코미터를 휘돌아 5,000 부근에 이르도록 꾸준히 분출된다. 476마력의 힘이 폭 285mm의 뒷바퀴로 쏟아지면 해머에 맞은 노면이 차체를 멀리 튕겨낸다. 센터페시아 중앙 IWC 시계엔 초침이 없지만 어렵지 않게 초읽기를 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은 순간부터 속도계 바늘이 100을 터치할 때까지의 시간이 딱 4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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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빚은 AMG의 심장. V8 4.0L 트윈터보는 당장 레이스에 투입해도 좋을 만큼 화끈하다


 

때론 그 힘이 너무 강해서 뒷바퀴가 미끄러지며 트위스트를 출 때도 있다. 하지만 섀시 균형이 좋아 곧바로 정상궤도로 복귀한다. 찰나의 스릴을 허용한 뒤 트랙션을 움켜쥐며 폭발적으로 뻗어나가는 감각은 무척이나 마초적이고, 한편으론 말 할 수 없이 정교하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의 세팅이 정밀하고 단단하다. 피드백은 생생하고 반응은 즉각적이다. 정지 가속, 재가속, 조향 모든 감각이 솔직하고 유연해 운전이 쉽다. 기계식 AMG 리어 액슬 LSD(차동제한장치)는 민첩성을 더욱 높인다. 다소 과격하게 코너를 돌아도 코가 코너 안쪽을 깊게 찌르고 꽁무니는 경쾌하게 따라붙는다.


AMG 다이내믹 셀렉트는 컴포트/스포츠/스포츠+의 세 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지원하며, 엔진, 배기, 서스펜션, 스티어링을 각각 맞춤 설정(인디비주얼)할 수도 있다. 7단 MCT 변속기는 컴포트 모드에서 ‘세일링’ 기능을 지원한다. 엑셀 오프시 계기판 중앙 정보 창에 요트 모양 아이콘이 켜지면서 기어가 중립이 되고 타력주행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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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시간
뒤에 따라붙어 졸졸 따라오는 남자가 오늘만 5명째. 느긋하게 달리고 싶어 바깥 차선으로 빠져도 굳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최소한의 아량으로 뒤태 감상을 허락한다. 풍만한 엉덩이를 보며 침 흘리는 모습이 나름 귀여우니까. 하지만 지루하다 싶으면 언제라도 그들을 사이드미러 속 점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한적한 공터에 차와 단 둘이서 클라이맥스를 맞이한다. 스파이럴 시퀀스, 콤비네이션 스핀, 트리플 플립, ……. 마치 은반 위의 김연아가 자동차로 환생한 것 같다. 시종일관 빠르고 우아하다. 티 없이 순수하면서 더 없이 요염하다. 아스팔트 위의 김연아는 풍부한 감성으로 시간과 공간을 지배해 나간다. 타이어 마찰음과 배기 파열음 사이로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을 풀가동한다. 소름끼치는 바이올린 사운드, BGM은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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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인치 AMG 멀티 스포크 알로이 휠


차를 세우고 공연히 시트 등받이를 더듬었다. 어딘가에 플러그가 있을 줄 알았다. 척수 깊이 찔러 운전자의 뉴런과 차의 ECU를 연결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등받이에서 발견한 것은 플러그가 아닌 흥건한 땀. 주행 내내 무자비한 심장 박동이 고막을 후려쳤는데 그게 누구의 가슴에서 울린 건지 도통 분간이 되지 않는다.


마르첼 베버(Marcel Weber).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두기로 한다. 그가 빚은 심장과 하나되어 느낀 희열을 기념하기 위해서. 엔진에 달린 작은 배지를 카메라에 담는다. ​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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