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만든 풀 하이브리드 세단 혼다 어코드

M 운영자6 1 68,950

 

HONDA ACCORD HYBRID
작정하고 만든 풀 하이브리드 세단


혼다의 간판 세단 어코드의 9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효과가 미적지근했던 IMA를 대신하는 새로운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19km/L가 넘는 연비까지 더해져 중형 세단의 이상에 한없이 접근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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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1999년 인사이트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세계에 일찌감치 뛰어든 ‘전적’이 있는 회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용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완전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놓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간 IMA로 대표되는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본격적인 제품이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저전압 모터를 살짝 집어넣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였다. 복잡하지 않은 구조 덕에 싸게 만들기엔 아주 이상적이었지만 그 성능이 본격 하이브리드라 부르기에는 항상 미적지근한 것이 문제였다. 2013년 돌연 9세대 어코드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더해지면서 본격적인 제품 출현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그 실체는 EV 모드 주행거리가 고작 21km인 반편이 모델. 이런 걸로 고객이 설득될 리 만무하다. 리스로만 돌리던 차는 결국 2015년 단종으로 끝났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 차가 국내에 시판되지 않았다는 정도.


궁금한 것은 여기부터다. PHEV를 시판했다는 것은 적어도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구현이 이미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생적으로 대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PHEV는 당연히 모터가 독자적으로 차를 끄는 EV 주행모드를 갖춘다. 뒤늦은 감은 있었지만 결국 2016년 모습을 드러낸 하이브리드에는 이미 정석이라 알려진 방법이 담겨 있었다. 2.0L급 앳킨슨 사이클의 4기통 엔진이 그것. 동력은 물론 발전기 역할도 하는 모터 2개와 소형화된 리튬이온 배터리 팩 및 전자제어장치를 이미 입증된 어코드의 차체에 그대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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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형 세단 클래스에서는 아직 드문 LED 방식의 헤드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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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의 LED가 특징적인 리어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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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차에는 대세가 된 미쉐린 에너지세이버. 구름저항은 낮지만 좋은 접지력은 기대할 수 없다

혼다 최초의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
9세대 어코드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을 그대로 담은 차에서 하이브리드 전용의 특별함 같은 것은 찾기 힘들다. 그저 작은 하이브리드 엠블럼 정도가 이 차의 속을 말해줄 뿐. 어코드와 다를 바 없는 실내공간은 여전히 넉넉하며, 이미 확인된 품질감도 그대로다. 이미 선보였던 버튼식 변속기 대신 보통의 레버식 변속기가 들어가 있는 것은 의외. 마이너 체인지와 함께 공통으로 적용된 안드로이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화면 속에는 아틀란 내비게이션이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친숙한 인터페이스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그대로다. 하지만 뜻밖의 문제가 있었다. 지도화면이 작동하는 동안은 블루투스 전화 음성을 들을 수 없었던 것. 인터넷이나 애플 카플레이를 쓰기 위해서는 전용 앱을 깔아야 하는데, 별도의 코드를 요구하는 탓에 시승차로는 경험해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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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차가 요구하는 충분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머리공간도 넓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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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의 버튼 배치는 직관적이라 금방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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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LCD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상태를 표시한다. 엔진회전수는 아예 표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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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좌측 하단의 에코 버튼. 연비 위주의 주행 모드로 돌입하는 대신 차의 반응은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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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로 인해 트렁크공간은 가솔린 모델보다 작다 

 

 

신호등이 바뀌고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 조용하고 매끄러운 모터의 가속이 시작된다. 1.3kWh 배터리 팩의 충전량만 충분하다면 2km 정도는 EV 모드로만 달릴 수 있다. 속도가 시속 70km를 넘어가게 되면 엔진이 개입하며, 엔진과 연결된 발전기도 회전하며 배터리 팩을 다시 충전시킨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제동장치가 바로 작동하지만, 마치 뒷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듯한 거친 감속은 일어나지 않는다. 계기판에는 아예 엔진회전수 표시 기능이 없다. 운전자가 엔진의 동작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쉴 새 없이 엔진이 켜지고 꺼지며 출력과 발전을 분주히 해내지만, 시동과 동력 개입과정에서 일체의 충격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가벼운 엔진의 작동음이 나직하게 들려올 뿐.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이 정도로 매끄러운 전환을 해내는 차는 정말이지 많지 않다. 가속을 하면 바로 회전수가 올라붙는 CVT 변속기의 특성은 그대로 살아 있다. 급가속시 215마력의 출력은 체감할 수 있지만 반응이 한 템포 늦게 나온다. 습식 클러치가 엔진출력을 디퍼렌셜에 연결하고 구동 모터의 시스템출력을 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동 스티어링 휠은 노면 정보를 주는 데 인색하고, 미쉐린의 에너지세이버 사계절용 타이어는 과격하게 다루면 바로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언더 스티어를 낸다. 솔직히 이러라고 만든 차가 아닌 줄은 잘 알고 있다. 대신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손에 넣은 것은 중형 세단으로서는 수준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이다.


가감속을 반복하는 도심 주행은 물론이고 중고속 항속모드에서도 차는 매끄럽기 이를 데 없다. 들릴락 말락 낮은 회전수로 조용하게 도는 엔진, 부지런히 차오르는 배터리, 이미 20km/L를 넘겨버린 연비를 보며 이 느긋하기 짝이 없는 달리기에 맞춰 페달을 살살 다루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정숙성과 편안함은 V6 엔진의 어코드와 비교해도 단연 한 수 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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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세단으로는 발군의 연비
그러나 하이브리드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역시 연비다. 19.3km/L의 복합연비는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세단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며, 거칠게 가속 페달을 다룬 시승 기간 중에도 최종적으로 확인한 17.8km/L의 실연비가 이를 증명한다. 다만 국산 하이브리드 세단은 물론이고 경쟁자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값이 다소 높은 편이다.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북미 생산 모델과 달리 하이브리드 쪽은 전량 일본 생산인 탓도 있을 것이다. 단, 캠리 하이브리드와 달리 2.0L 미만의 엔진과 97g 미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덕에 환경부로부터 100만원의 지원금과 최대 270만원 상당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분명한 장점이다.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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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Airtime
잘 읽었습니다.
근데 제로백 9.3초 추정은 어떤 상태에서 측정하신건지 궁금합니다.
유투브 다른 영상시승기 보면 6.3초대까지도 나온다고 하여 매우 놀랐었는데 추정하신 9.3초와는 너무 차이가 나서요.
혹시 배터리가 제로인 상태에서 엔진 힘만으로 가속하면 9.3초 정도인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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