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만든 풀 하이브리드 세단 혼다 어코드

M 운영자6 1 55,995

 

HONDA ACCORD HYBRID
작정하고 만든 풀 하이브리드 세단


혼다의 간판 세단 어코드의 9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효과가 미적지근했던 IMA를 대신하는 새로운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19km/L가 넘는 연비까지 더해져 중형 세단의 이상에 한없이 접근해 있었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6


혼다는 1999년 인사이트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세계에 일찌감치 뛰어든 ‘전적’이 있는 회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용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완전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놓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간 IMA로 대표되는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본격적인 제품이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저전압 모터를 살짝 집어넣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였다. 복잡하지 않은 구조 덕에 싸게 만들기엔 아주 이상적이었지만 그 성능이 본격 하이브리드라 부르기에는 항상 미적지근한 것이 문제였다. 2013년 돌연 9세대 어코드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더해지면서 본격적인 제품 출현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그 실체는 EV 모드 주행거리가 고작 21km인 반편이 모델. 이런 걸로 고객이 설득될 리 만무하다. 리스로만 돌리던 차는 결국 2015년 단종으로 끝났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 차가 국내에 시판되지 않았다는 정도.


궁금한 것은 여기부터다. PHEV를 시판했다는 것은 적어도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구현이 이미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생적으로 대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PHEV는 당연히 모터가 독자적으로 차를 끄는 EV 주행모드를 갖춘다. 뒤늦은 감은 있었지만 결국 2016년 모습을 드러낸 하이브리드에는 이미 정석이라 알려진 방법이 담겨 있었다. 2.0L급 앳킨슨 사이클의 4기통 엔진이 그것. 동력은 물론 발전기 역할도 하는 모터 2개와 소형화된 리튬이온 배터리 팩 및 전자제어장치를 이미 입증된 어코드의 차체에 그대로 담았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중형 세단 클래스에서는 아직 드문 LED 방식의 헤드램프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세 줄의 LED가 특징적인 리어램프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에코차에는 대세가 된 미쉐린 에너지세이버. 구름저항은 낮지만 좋은 접지력은 기대할 수 없다

혼다 최초의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
9세대 어코드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을 그대로 담은 차에서 하이브리드 전용의 특별함 같은 것은 찾기 힘들다. 그저 작은 하이브리드 엠블럼 정도가 이 차의 속을 말해줄 뿐. 어코드와 다를 바 없는 실내공간은 여전히 넉넉하며, 이미 확인된 품질감도 그대로다. 이미 선보였던 버튼식 변속기 대신 보통의 레버식 변속기가 들어가 있는 것은 의외. 마이너 체인지와 함께 공통으로 적용된 안드로이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화면 속에는 아틀란 내비게이션이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친숙한 인터페이스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그대로다. 하지만 뜻밖의 문제가 있었다. 지도화면이 작동하는 동안은 블루투스 전화 음성을 들을 수 없었던 것. 인터넷이나 애플 카플레이를 쓰기 위해서는 전용 앱을 깔아야 하는데, 별도의 코드를 요구하는 탓에 시승차로는 경험해볼 수 없었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중형차가 요구하는 충분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머리공간도 넓은 편이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6

스티어링 휠의 버튼 배치는 직관적이라 금방 익숙해진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6

중앙 LCD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상태를 표시한다. 엔진회전수는 아예 표시하지 않는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6
운전석 좌측 하단의 에코 버튼. 연비 위주의 주행 모드로 돌입하는 대신 차의 반응은 느려진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배터리로 인해 트렁크공간은 가솔린 모델보다 작다 

 

 

신호등이 바뀌고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 조용하고 매끄러운 모터의 가속이 시작된다. 1.3kWh 배터리 팩의 충전량만 충분하다면 2km 정도는 EV 모드로만 달릴 수 있다. 속도가 시속 70km를 넘어가게 되면 엔진이 개입하며, 엔진과 연결된 발전기도 회전하며 배터리 팩을 다시 충전시킨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제동장치가 바로 작동하지만, 마치 뒷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듯한 거친 감속은 일어나지 않는다. 계기판에는 아예 엔진회전수 표시 기능이 없다. 운전자가 엔진의 동작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쉴 새 없이 엔진이 켜지고 꺼지며 출력과 발전을 분주히 해내지만, 시동과 동력 개입과정에서 일체의 충격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가벼운 엔진의 작동음이 나직하게 들려올 뿐.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이 정도로 매끄러운 전환을 해내는 차는 정말이지 많지 않다. 가속을 하면 바로 회전수가 올라붙는 CVT 변속기의 특성은 그대로 살아 있다. 급가속시 215마력의 출력은 체감할 수 있지만 반응이 한 템포 늦게 나온다. 습식 클러치가 엔진출력을 디퍼렌셜에 연결하고 구동 모터의 시스템출력을 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동 스티어링 휠은 노면 정보를 주는 데 인색하고, 미쉐린의 에너지세이버 사계절용 타이어는 과격하게 다루면 바로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언더 스티어를 낸다. 솔직히 이러라고 만든 차가 아닌 줄은 잘 알고 있다. 대신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손에 넣은 것은 중형 세단으로서는 수준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이다.


가감속을 반복하는 도심 주행은 물론이고 중고속 항속모드에서도 차는 매끄럽기 이를 데 없다. 들릴락 말락 낮은 회전수로 조용하게 도는 엔진, 부지런히 차오르는 배터리, 이미 20km/L를 넘겨버린 연비를 보며 이 느긋하기 짝이 없는 달리기에 맞춰 페달을 살살 다루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정숙성과 편안함은 V6 엔진의 어코드와 비교해도 단연 한 수 위다.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하이브리드 세단으로는 발군의 연비
그러나 하이브리드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역시 연비다. 19.3km/L의 복합연비는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세단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며, 거칠게 가속 페달을 다룬 시승 기간 중에도 최종적으로 확인한 17.8km/L의 실연비가 이를 증명한다. 다만 국산 하이브리드 세단은 물론이고 경쟁자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값이 다소 높은 편이다.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북미 생산 모델과 달리 하이브리드 쪽은 전량 일본 생산인 탓도 있을 것이다. 단, 캠리 하이브리드와 달리 2.0L 미만의 엔진과 97g 미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덕에 환경부로부터 100만원의 지원금과 최대 270만원 상당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분명한 장점이다.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재혁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db78c59ffbeb8761daa45b9b293a3a2a_1488257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0

,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1 Airtime
잘 읽었습니다.
근데 제로백 9.3초 추정은 어떤 상태에서 측정하신건지 궁금합니다.
유투브 다른 영상시승기 보면 6.3초대까지도 나온다고 하여 매우 놀랐었는데 추정하신 9.3초와는 너무 차이가 나서요.
혹시 배터리가 제로인 상태에서 엔진 힘만으로 가속하면 9.3초 정도인건지 궁금합니다.
Hot

인기 THE PHEVest, 볼보 XC90 T8 엑설런스 & BMW i8

댓글 0 | 조회 19,484 | 추천 0
VOLVO XC90 T8 EXCELLENCE & BMW i8The PHEVest서로 다른 이상을 좇아 진화한 두 대의 수프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완전히 다른 두 대의 최… 더보기
Hot

인기 2리터 전성시대- 링컨 MKZ 하이브리드 [4부]

댓글 0 | 조회 20,337 | 추천 0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 더보기
Hot

인기 2리터 전성시대- 쌍용 G4 렉스턴 [3부]

댓글 0 | 조회 19,047 | 추천 0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더보기
Hot

인기 2리터 전성시대- 미니 쿠퍼 S 컨버터블 [2부]

댓글 0 | 조회 14,292 | 추천 0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더보기
Hot

인기 2리터 전성시대- 볼보 S60 폴스타 [1부]

댓글 0 | 조회 16,126 | 추천 0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 더보기
Hot

인기 메르세데스 벤츠의 실용적인 미니버스, 스프린터 유로코치

댓글 0 | 조회 7,142 | 추천 0
MERCEDES-BENZ SPRINTER EUROCOACH 메르세데스 벤츠의 실용적인 미니버스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벤츠 스프린터의 미니버스 버전이 국내 출시되었다. 코치밴 하면 떠… 더보기
Hot

인기 GENESIS G70, 정면돌파

댓글 0 | 조회 32,273 | 추천 0
GENESIS G70정면돌파G70은 피하지 않았다. 프리미엄 D세그먼트 시장을 정조준하고 그대로 돌진했다. 더 큰 크기, 더 넓은 공간의 꼼수 따윈 없다. 오로지 품질만으로 정면승… 더보기
Hot

인기 그저 편안합니다, QM6 2.0 GDe

댓글 0 | 조회 27,088 | 추천 0
QM6 2.0 GDe그저 편안합니다최고출력 144마력. 중형 SUV엔 초라한 수치다. 하지만 좀 느리면 어떤가. 덜덜거리는 진동에서 우리 가족을 해방시킬 수 있는데.​​​“기름 많… 더보기
Hot

인기 솔직 담백한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

댓글 0 | 조회 23,484 | 추천 0
JEEP RENEGADE LONGITUDE 2.4 HIGH솔직 담백한 지프이건 단팥 빠진 호빵 아닌가? 2륜 구동 지프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비웃기라… 더보기
Hot

인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댓글 0 | 조회 20,233 | 추천 0
​LAND ROVER RANGE ROVER VELAR레인지로버 네 번째 신모델, 국내 시판 개시레인지로버의 신모델 벨라가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회를 가졌다. 레인지로버의 이름… 더보기
Hot

인기 극과 극- 지프 랭글러 & 미니 컨트리맨 [3부]

댓글 0 | 조회 13,667 | 추천 0
※본 기사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극과 극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어두워진다. 강렬한 빛으로, 또는 짙은 어둠으로 서로 명확하게 대비되는 극과 극의 자동차 여섯 대.… 더보기
Hot

인기 볼보 대중화 앞당길 프리미엄 중형 SUV, 볼보 XC60

댓글 0 | 조회 39,248 | 추천 0
VOLVO XC60볼보 대중화 앞당길 프리미엄 중형 SUV전세계 100만 대 이상 팔린 볼보 베스트셀러 XC60이 새롭게 돌아왔다. 고급스런 만듦새와 승용차에 필적하는 주행성능을 … 더보기
Hot

인기 극과 극- 쉐보레 카마로 & 로터스 엘리스 [2부]

댓글 0 | 조회 10,794 | 추천 0
※본 기사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극과 극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어두워진다. 강렬한 빛으로, 또는 짙은 어둠으로 서로 명확하게 대비되는 극과 극의 자동차 여섯 대. * 글 &… 더보기
Hot

인기 극과극- 메르세데스 벤츠 SL400 & 피아트 500C [1부]

댓글 0 | 조회 18,808 | 추천 0
※본 기사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극과 극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어두워진다. 강렬한 빛으로, 또는 짙은 어둠으로 서로 명확하게 대비되는 극과 극의 자동차 여섯 대. … 더보기
Hot

인기 그랜드 투어러의 정석, 메르세데스 벤츠 E400 쿠페 4매틱

댓글 0 | 조회 28,580 | 추천 0
MERCEDES-BENZ E400 COUPE 4MATIC그랜드 투어러의 정석1968년, 필러리스 쿠페의 효시가 된 W115에서 시작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중형 쿠페가 6세대(W213…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