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7인승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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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ES-BENZ GLS vs CADILLAC ESCALADE ESV vs VOLVO XC90
PREMIUM 7 SEATER SUV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세 대의 차를 한자리에 모았다. 모두 프리미엄 7인승 SUV였지만 성격은 사뭇 달랐다. XC90은 화려한 인테리어와 유럽식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한 공간활용성을 내세웠고, 산만 한 덩치의 에스컬레이드 ESV는 미국식 풍요로움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며 GLS는 균형 잡힌 구성과 고급스런 운전감각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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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도 못했다. 이렇게 주목을 끌 줄은. 길거리에 흔하디흔한 게 수입 SUV지만 여전히 이들은 눈에 띄는 존재였다. 물론 큰 덩치 셋이 몰려다녔으니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길이 5m가 넘는 GLS와 에스컬레이드 ESV에 쏟아지는 시선은 분명 특별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두 차의 키를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2 ‘선배’라는 핑계로 두 차를 먼저 탔다. 처음에는 낯이 뜨거웠다. 하지만 익숙해지니 괜스레 어깨가 으쓱했다. 곧 과시와 우월 욕구에 휩싸였다. 성공한 미국 흑인 래퍼들이 번쩍이는 휠을 낀 풀사이즈 SUV를 타고 도심을 유영하며 으스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도로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끝내줬다.

#3 GLS, XC90, 에스컬레이드 ESV. 프리미엄 7인승 SUV를 모았다. 시작은 엉뚱했다. 소형 SUV 비교시승을 하다가 누군가가 말했다. “이제 우리 크고 화려한 거 타보자.” 그렇게 시승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왕이면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아우디 Q7도 함께했으면 좋았을 텐데. 열심히 설득했지만 결국 섭외에 실패했다.

#4 대개의 비교시승에서 그랬듯, 우리는 몇몇 의외의 결과 앞에서 놀랐다. 사실 셋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같은 7인승이지만 에스컬레이드 ESV 앞에서 XC90은 마치 소형 SUV처럼 보인다. 길이 차이가 무려 747mm다. 그런데 7명이 타기에는 에스컬레이드보다 XC90이 더 편했다. 역시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SUV. 현재 자동차 업계를 지탱하고 있는 가장 큰 축이다. 하나의 자동차 장르가 이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적이 또 있었을까? SUV는 약 20년 만에 자동차 시장을 ‘낮은 차’와 ‘높은 차’로 갈라놨다. 이제 잠잠해질 때도 됐건만, 성장은 멈출 줄 모른다. 올해 전세계 SUV 수요 전망치는 4,200억달러(약 494조원). 역대 최대 기록을 또 다시 경신할 기세다.


SUV의 인기가 꾸준한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도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세단이 그랬듯, 크기와 형태를 바꾸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소형 SUV와 쿠페 SUV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대형 SUV가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양화와 유가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이익이 많이 남는 ‘대형차’인 만큼, 고급차 브랜드들도 적극적이다. 랜드로버, 메르세데스 벤츠, 캐딜락, 렉서스 등이 길을 닦아놨고, 최근 벤틀리가 여기에 올라탔다. BMW(X7)와 롤스로이스(컬리넌)도 곧 발을 들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애스턴마틴도 벤츠 GLS를 기반으로 한 초호화 SUV를 각각 개발하고 있다.


사실 7인승 대형 SUV는 ‘SUV의 고향’ 미국에서 미니밴을 밀어낸 지 오래다. 이런 조짐을 가장 먼저 눈치 챈 브랜드는 메르세데스 벤츠. 1997년부터 M클래스의 3열 시트 옵션으로 분위기를 살피다 허리를 늘린 GL클래스(2006년)를 선보였다. 어쩌면 벤츠는 온가족이 탈 고급차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R클래스(2005년)로 프리미엄 미니밴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던 걸 보면. 참고로 R63 AMG는 자동차 역사에서 보기 드문 희귀종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510마력짜리 미니밴을 양산했을까?


물론 나름의 시장을 만들어 나가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벤츠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브랜드.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절이니 미국 상황이 오죽 신경 쓰였겠는가. 또한 BMW 산하에서 럭셔리 SUV로 거듭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도 눈에 가시였을 게 뻔하다. R클래스를 대체하면서 에스컬레이드와 레인지로버를 견제할 올라운드 플레이어. 벤츠의 이런 야망이 모두 투영된 결과물이 바로 지금의 GL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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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드는 1998년 등장했다. 럭셔리 대형 SUV라는 타이틀을 가장 먼저 단 셈이다. 하지만 캐딜락 엠블럼 이외에는 별로 볼 게 없었다. 사실상 GMC 유콘 데날리와 같은 차였기 때문이다. 개발 승인 10개월 만에 생산이 시작된 차였으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출시 2년 만에 단종되는 수모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2년의 2세대는 달랐다. DNA를 의심할 만한 흔적이 여전히 많았지만, 제법 캐딜락다운 외모와 인테리어가 이를 상쇄했다. 차체를 늘인 ESV와 픽업 버전인 EXT도 이때부터 나왔다. 2006년 3세대로 거듭나며 에스컬레이드는 단숨에 ‘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거대한 몸집에 완벽하게 녹아든 고유의 디자인이 크게 한몫했다. 에스컬레이드가 아니었다면 길이 5m를 넘는 풀사이즈 프리미엄 SUV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현행 에스컬레이드는 4세대. 지난 2014년 데뷔했다.


XC90은 사실 ‘준대형’ SUV다. 세대교체를 거치며 몸집을 키웠지만 시장에서의 포지션은 그대로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제대로 된 3열 시트를 갖춘다. 따라서 벤츠 GLE, BMW X5 등의 중형 SUV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사실 볼보는 벤츠, 캐딜락과는 색깔이 조금 다르다. 고급스럽지만 과잉이나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 ‘절제미’를 핵심으로 삼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XC90에는 이런 볼보의 성향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1세대도 그랬지만 2세대는 더 짙어졌다. 굉장히 화려하지만 과시욕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7인승이라고 몸집이 꼭 커야 해?’라는 자신감이 여기저기서 흘러넘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볼보는 크로스오버의 ‘달인’이다. 신형 XC90은 이런 그들이 새 시대의 신호탄으로 선보인 차다. 볼보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함은 V90이지만, 브랜드를 견인할 주인공은 XC90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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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으로도 시선을 한 몸에
소형차에 1인용 마이크로카도 포함되듯, 대형차에도 딱히 정해진 한계치가 없다. 그러나 그 안에서 또 다시 급을 나누는 기준은 있다. 풀사이즈를 구분짓는 대략적인 척도는 길이 5m다. GLS와 에스컬레이드는 각각 5,130mm와 5,144mm로 이 조건을 만족하며, XC90은 4,950mm로 이를 살짝 밑돈다.


물론 너비, 휠베이스, 높이 등도 중요하다. XC90은 너비(2,010mm)와 휠베이스(2,984mm)는 충분하지만 높이(1,775mm)가 조금 낮다. 실제보다 조금 더 작아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높이 1.9m 제한인 지하주차장(생각보다 꽤 많다)을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GLS와 에스컬레이드는 1,880~1890mm로 부담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 10~20mm 간격에 이 ‘억소리’ 나는 차로 모험을 하는 건 바보짓이다. 윈드실드와 루프가 만나는 곳이 박살난다니,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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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볼보를 상징하는 헤드램프, ‘토르의 망치’는 신의 한수였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도 있었던 XC90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덕분에 먼발치에서도 한눈에 볼보임을 알아볼 수 있다. 1세대에서 가져온 세로형 테일램프 역시 마찬가지다. 시승차는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T8 인스크립션. 배터리 충전구는 운전석 앞 펜더에 있다.


GLS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LED와 프로젝션 렌즈가 빼곡하게 들어찬 헤드램프와 화려한 라디에이터 그릴만 해도 벅찼을 텐데, 국내 사양은 AMG 스타일링 범퍼까지 기본이다. 특히 번호판을 꿀꺽 삼킨 공기흡입구가 인상적이다. 차체 옆면은 사정없이 캐릭터 라인을 그어 입체감을 살렸다. 쓸데없는 장식 없이 짜임새를 높이기엔 이만 한 방법도 없다.


그러나 차체가 커 보이려는 수작은 찾아볼 수 없다. 오버행을 최대한 줄이고 옆창문 라인을 간결하게 정리해 균형미를 강조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에어서스펜션 컨트롤러로 최저지상고를 높이면 에스컬레이드보다 더 우람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에스컬레이드는 얼마나 더 커(?)지나 궁금했는데, 안타깝게도 고정식이다. 에스컬레이드는 재래식 스틸 스프링과 감쇠력을 자동 조정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댐퍼를 사용하고 있다.


에스컬레이드는 한마디로 ‘존재감 깡패’다. 게다가 시승차는 롱휠베이스 버전인 ESV다. 지구상의 승용차 중 가장 긴 축에 속하는 차체(5,697mm)에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생긴 얼굴을 갖다 붙였으니 당연한 결과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엠블럼, 그리고 사이드미러 등의 크기도 정상이 아니다. 마치 1.5배 확대 복사를 돌린 것 같다. 22인치 휠이 치졸하게 보일 정도다.


그런데 이 조합이 아주 매력적이다. 캐딜락이 추구하는 남성적인 디자인과 궁합이 뛰어나다. 그러나 옆모습은 욕심이 지나치다. 거대한 몸집과 시원시원한 스타일링으로 큰 성공을 거뒀던 까닭일까. 차체 크기에 대한 강박이 구석구석에서 묻어난다. 테일램프에 맞닿을 정도로 늘린 쿼터 윈도가 대표적이다. 보편성이 떨어지는 것도 조금 아쉬운 부분. 볼 때마다 검정 정장 입은 경호원이나 후드 티에 금목걸이를 한 래퍼가 연상됐다. 기자 개인적인 선입견일 수도 있으나, 대중적인 디자인이 아닌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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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공간 해석
에스컬레이드는 전동식 발판(러닝 보드)을 갖춘다. 도어 핸들을 당기면 스르륵 내려온다. 설정을 통해 작동을 멈출 수도 있다. GLS와 높이가 같지만, 플로어와 시트가 더 높아 올라타기가 버겁다. 한 번 등반해보면 A/B 필러에 커다란 버스 손잡이가 달려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치마를 즐겨 입는 여성이나 몸 가누기 버거운 어르신들은 질색할 만한 요소. 하지만 특별한 차를 탄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낮게 깔린 스포츠카에 몸을 구겨넣을 때 느끼는 희열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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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핸들을 당기면 스르륵 내려오는 발판. 꽤 ‘폼’ 나는 아이템이다 


시트는 유일하게 2/2/3 구성이다. 따라서 3열 시트 접근성이 좋다. 2열 시트 중간으로 들어서도 되고 시트를 앞으로 접어도 된다. 2열은 비교대상 중 가장 편하다. 독립 시트인 데다 리클라이닝 각도도 가장 크다. 그러나 덩치에 안 어울리게 무릎공간은 좁다. 특히 3열이 아주 빠듯하다. 짐공간이 조금 줄더라도 2, 3열 시트를 뒤로 밀었다면 더 좋았겠다. 2, 3열 시트는 트렁크 벽에 붙은 버튼으로 모두 접을 수 있다. 둘 다 접으면 양문형 냉장고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의외로 7명이 타기에는 에스컬레이드 ESV보다 XC90이 더 편하다. 2열 시트 방석을 앞뒤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2열 탑승자가 공간을 조금씩만 양보하면 해결된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있다. 3열 머리 위 공간이 성인 남성에겐 다소 빠듯하다. 게다가 접근성도 떨어진다. 2열 시트에 슬라이딩 기능을 넣으며 더블 폴딩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차체는 발판은 필요 없을 정도로 낮다. 물론 원한다면 옵션으로 추가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간활용성만 따지면 XC90을 따라올 자가 없다. 시트의 형상과 두께, 그리고 기능이 기가 막히다. 2열 중간 좌석의 방석은 유아를 위해 높일 수도 있다(부스터 시트). 2/3/2 구성으로 이런 아이디어들을 실현할 수 있는 저력이 놀랍다. 볼보에게 에스컬레이드 ESV를 줬다면 아마 10명을 편히 앉혔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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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려한 레이아웃과 고급소재로 완성한 눈부신 실내 2 이제 예전볼보는 잊어라. 디테일 종결자라고 불러다오
3 B&W의 센터스피커. 음질은 양산 시스템 중 최고 수준이며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4 공간활용도가 굉장히 뛰어나다. 7명이 앉기에는 에스컬레이드 ESV보다 편하다

5 2열 시트는 슬라이딩을 지원하는 대신 더블 폴딩은 포기했다. 때문에 3열에 들어서기가 조금 빠듯하다

GLS는 고정식 발판이 기본이다. 전고는 높지만 최저지상고가 적당하기 때문에 드나들기가 편하다. 다만 발판이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다. 3열은 비교대상 중 가장 편하다. 머리 위와 무릎공간 모두 여유롭다. 성인 남성에게도 부족하지 않을 수준이다. 시트 구성은 볼보와 같은 2/3/2인데, 접근성은 훨씬 뛰어나다. C필러 하단 또는 트렁크의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앞으로 차곡차곡 포개지기 때문이다. 7명을 태울 일이 많다면 여러모로 GLS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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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분변경을 통해 개선된 실내. 대형 SUV답게 듬직한 분위기다
2 차세대 커맨드를 도입하며 컨트롤러도 신형으로 바꿨다. 그 옆의 노브는 최저지상고 제어장치와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다
3 B필러에 붙은 버튼을 부르면 시트가 앞으로 착착 접힌다. 공간도 넉넉해 7명이 타도 큰 부담이 없다
4 기본 사양인 리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센터 콜솔 뒷면에는 DVD 플레이어도 있다
5 시트를 모두 접으면 커다란 짐차로 변신한다​


운전석 풍경은 XC90이 가장 화려하다. 비교적 최근에 세대교체를 거친 덕분이다. 특히 태블릿 PC 형상의 세로배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정교하게 다듬은 알루미늄/우드 패널과 야들야들한 가죽 등 디테일도 뛰어나다. T8 인스크립션과 엑셀런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기어노브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스웨덴의 크리스털 전문 브랜드인 오레스포의 수제작 제품이다. 그러나 가장 상위 트림이라고 할 수 있는 T8 인스크립션에서도 2, 3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옵션으로 빠져있는 건 큰 약점이다. 또한 너무 아기자기한 탓에 큰 차가 주는 고유의 맛이 떨어진다. 유럽식 합리주의도 좋지만 5m 안팎의 SUV라면 이보다 조금 더 호쾌할 필요가 있다.


에스컬레이드의 실내는 정말이지 연구 대상이다. CTS의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다. 중형 세단의 인테리어를 풀사이즈 SUV에 통째로 옮길 생각을 했다는 게, 또 그걸 큰 위화감 없이 욱여넣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더 황당한 건 디지털 클러스터와 터치식 센터페시아, 그리고 알칸타라 등 첨단장비와 고급소재 등을 가져다 쓰면서 비상등과 기계식 변속레버를 구형 픽업트럭마냥 스티어링 칼럼에 붙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소형 금고만 한 초대형 센터콘솔과 두 개의 천장형 모니터, 그리고 여기저기 널려있는 컵홀더와 수납공간 등에서는 미국식 풍요로움을 공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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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실내. 설마 CTS는 아니겠지?
2 2~3열 탑승자를 위한 천장형 모니터. 이것만 봐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3 칼럼에 붙인 기계식 변속레버와 비상등 스위치가 이 차의 태생을 알려준다
4 독립식 2열 시트는 리클라이닝 각도가 크고 더블 폴딩도 지원한다. 하지만 3열 시트의 무릎공간이 좁아 아쉬움을 남긴다
5 수납공간은 스케일부터 다르다. 이것이 바로 미국차다! ​


GLS의 인테리어는 2016년 부분변경을 거친 개선판이다. 대시보드를 다시 짜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고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최신형으로 바꿨다. E, S클래스 등의 최신 세단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SUV 고유 성격과는 꽤 잘 어울린다. 오디오와 공조장치도 마찬가지. 조금 산만한 감이 있지만 쓰기에는 큰 불편 없다. 물론 2열 헤드레스트 모니터 2개와 전용 DVD 플레이어, 그리고 냉온 기능을 지원하는 컵홀더 등 풀사이즈 SUV에 어울리는 편의장비들도 대부분 갖춘다.


무엇보다 섀시 제어 방식 일부를 캔-버스에서 플렉스레이로 바꿔 차선유지장치(Steering Pilot)와 같은 ‘반자율주행’ 장비를 도입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속도나 거리를 스스로 유지하며 앞 차를 따라 달리는 디스트로닉 플러스(Stop & Go Pilot 포함)도 기본 사양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벤츠 시스템의 완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XC90의 동일 장비 역시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GLS에 비해서는 인식율이 조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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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만큼 판이한 움직임
XC90의 운전감각은 마치 중형 SUV 같다. 몸집이 주는 부담감이 거의 없다. 몸놀림도 굉장히 간결하다. 이날 모인 경쟁자들에 비하면 세단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PHEV 배터리의 존재도 거의 느낄 수 없다.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는 e-4WD를 채택하고 배터리를 악착같이 차체 가운데에 세로로 얹었기 때문이다.


사실 XC90 T8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굉장히 복잡하다.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모두 얹어 320마력을 내는 2.0L 가솔린 트윈차저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60kW(82마력, 24.5kg·m)의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그런데 엔진은 앞바퀴를 굴리고, 전기모터는 뒷바퀴를 굴린다. 물론 크랭크 샤프트에 붙인 스타터 겸 제네레이터가 필요할 때 엔진에 최대 15.3kg·m의 힘을 보태기는 한다. 시스템 전체 출력은 400마력이다.


하지만 운전감각 못지않게 가속감각도 부드럽다. 시스템의 작동 과정에 이질감이 전혀 없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에 두면 계기판의 파워미터가 타코미터로 바뀌고 엔진을 5,800~6,400rpm까지 돌리기도 한다. 0→시속 100km 가속을 5.6초 만에 끝내며, 가속페달을 다독이면 시속 40km까지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도 있다.


반면 GLS의 운전감각은 웅장하다. 서스펜션의 수축이 빠르고 이완이 부드러워 굉장히 고급스럽다. 특히 무게가 이동할 때 운전자가 쾌감을 느끼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었다. 직선과 코너의 중간에서 쏟아내는 피드백이 굉장히 풍부하다. 제동을 해 무게를 앞으로 보내고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아주 매끈하게 앞머리를 비튼다. 이 큰 덩치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듬을 수 있는 건 벤츠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S클래스를 만드는 실력이 어디 가겠는가. 대형차에 대한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반전이 시작된다. 서스펜션이 탄탄해지고 9단 자동변속기의 반응도 한층 더 빠릿빠릿해진다. 특히 댐핑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과거의 에어매틱이었다면 이 무게(2,655kg)를 감당하지 못했을텐데, 지금은 굽이진 산길에서 V6 3.0L 디젤 터보 엔진의 높은 토크(63.2kg·m)를 마음껏 꺼내 쓸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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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드 ESV를 타고 도심 골목길을 지날 땐 왠지 모르게 범법을 저지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동시에 스티어링 휠에 얹은 팔이 두꺼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차를 타서 마초가 되는 건지, 마초라서 이런 차를 좋아하게 되는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느릿느릿 굴러가는 거대한 쇳덩어리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한 건 분명했다. 물론 그 뒤에 낮게 깔린 V8 6.2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의 거친 숨소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에스컬레이드 ESV가 주는 즐거움은 그 정도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은 차체를 버거워하고, 압력을 끊임없이 바꾼다는 댐퍼는 거칠어졌다. 아무리 공룡처럼 크다지만 조작과 반응 사이의 간극도 다소 아득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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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주의와 풍요로움, 그리고 균형감각
이제 결정을 내릴 시간이다. XC90 T8은 기대 이상의 매력을 뽐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뛰어난 공간활용성, 그리고 첨단 파워트레인으로 실현한 막강한 출력과 자연스러운 운전감각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비교시승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유럽식 합리주의가 다소 지나치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웰빙 음식이 몸에 좋다는 걸 알면서도 기름이 좔좔 흐르는 고칼로리 음식을 찾는 사람은 꽤 많다. 볼보는 이런 심리를 조금 더 연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면 에스컬레이드 ESV는 미국식 풍요로움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했다. 예상외로 빠듯한 3열과 거친 승차감이 별로 거슬리지 않을 정도였다. 4~5명만 타고 느긋이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용도로만 사용하면 해결되는 문제니까. 하지만 감당하기 버거운 단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연료 게이지. 3.3톤이 넘는 차체를 V8 6.2L 가솔린 엔진으로 밀어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는가. 그러나 만약 에스컬레이드 ESV가 9~10인승으로 각종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차라면 이마저도 눈감아줄지도 모르겠다.


GLS는 탄탄하고 고급스러운 운전감각과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 이외에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가령 존재감은 에스컬레이드에게, 화려함은 XC90에게 밀렸다. 그런데 치명적인 매력이 없는 대신 모난 곳도 찾을 수 없었다. 사실 비교시승에서는 이런 균형감각이 더 중요하다. 어느 한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보다 단점을 꼼꼼하게 없애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시승에 참여한 기자 셋은 솔직해지기로 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물었다. ‘이 중 한 대를 사라면 어떤 차를 살래?’ 둘은 GLS를, 다른 하나는 XC90을 쳐다봤다. 안타깝게도 에스컬레이드를 감당할 마초는 우리 중에 없었다. 

*글 류민 기자 진행 김성래 기자, 문서우 기자 사진 최진호,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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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포르쉐 파나메라 4S, 트랙 위의 익스큐티브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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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SCHE PANAMERA 4S트랙 위의 익스큐티브 세단가장 특별한 세단 파나메라가 새롭게 진화했다. 스포츠카 성능과 럭셔리 세단의 안락함, 이율배반적인 두 가지 성격이 신형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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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참 좋은데 말이야, 쉐보레 크루즈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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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LET CRUZE DIESEL참 좋은데 말이야크루즈는 너무 잘 만들었다. 그게 문제다.​​​크루즈가 추락 중이다. 신차 효과로 훨훨 날아야 될 따끈따끈한 신차가 판매량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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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CHALLEN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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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LLENGERS독일차가 펼쳐놓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격전지, D세그먼트 시장에 뛰어든 세 대의 스포츠 세단. 한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예리하게 날을 세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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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더욱 빠르고 더욱 편하게, 마세라티 기블리 S 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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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빠르고 더욱 편하게MASERATI GHIBLI S Q4 GRAND SPORT​디자인과 성능을 다듬은 마세라티 기블리가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까지 더해 그랜드 투어러로서의 가치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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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조금 덜 완벽해서 좋은 럭셔리카, 캐딜락 CT6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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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DILLAC CT6 TURBO취향고백: 조금 덜 완벽해서 좋은 럭셔리카 캐딜락 플래그십 세단 CT6가 2L 터보로 가슴을 여미고 다가왔다. 후륜구동에 따라붙은 매끄러운 주행감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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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플랫폼이 빚어낸 혁신적 변화,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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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OTA CAMRY HYBRID플랫폼이 빚어낸 혁신적 변화8세대 캠리가 등장했다. 열효율 41%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TNGA 플랫폼이 빚어낸 차체설계가 변화의 핵심이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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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THE PHEVest, 볼보 XC90 T8 엑설런스 & BMW 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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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O XC90 T8 EXCELLENCE & BMW i8The PHEVest서로 다른 이상을 좇아 진화한 두 대의 수프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완전히 다른 두 대의 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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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2리터 전성시대- 링컨 MKZ 하이브리드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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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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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2리터 전성시대- 쌍용 G4 렉스턴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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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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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2리터 전성시대- 미니 쿠퍼 S 컨버터블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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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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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2리터 전성시대- 볼보 S60 폴스타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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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2리터 전성시대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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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메르세데스 벤츠의 실용적인 미니버스, 스프린터 유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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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ES-BENZ SPRINTER EUROCOACH 메르세데스 벤츠의 실용적인 미니버스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벤츠 스프린터의 미니버스 버전이 국내 출시되었다. 코치밴 하면 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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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GENESIS G70,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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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SIS G70정면돌파G70은 피하지 않았다. 프리미엄 D세그먼트 시장을 정조준하고 그대로 돌진했다. 더 큰 크기, 더 넓은 공간의 꼼수 따윈 없다. 오로지 품질만으로 정면승…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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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그저 편안합니다, QM6 2.0 G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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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2.0 GDe그저 편안합니다최고출력 144마력. 중형 SUV엔 초라한 수치다. 하지만 좀 느리면 어떤가. 덜덜거리는 진동에서 우리 가족을 해방시킬 수 있는데.​​​“기름 많…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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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솔직 담백한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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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P RENEGADE LONGITUDE 2.4 HIGH솔직 담백한 지프이건 단팥 빠진 호빵 아닌가? 2륜 구동 지프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비웃기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