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DES-BENZ GLE 350d 4MATIC COU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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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ES-BENZ GLE 350d 4MATIC COUPE
스포츠 DNA를 품은 온로드 SUV


절묘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요소가 한 테두리 안에 잘 녹아들었다.

경계의 모호함이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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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에 앞서 영상 한 편을 봤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제작한 GLE 쿠페 광고인데, 요약하자면 ‘AMG GT+G클래스=GLE 쿠페’란 내용이었다. 영상미도 화려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도 명확해서 뇌리에 깊게 박혔다. 궁금했다. 스포츠카와 SUV의 결합물이 만들어낼 주행감각이. 차를 모는 내내 온 신경을 열어뒀다. 처음에는 감도 잘 안 왔다. 그저 보통의 SUV를 타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점차 차와 교감하는 시간이 늘면서, 두 장르가 빚은 독특한 운동성능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었다. 큰 덩치에 안 맞게 날렵한 몸놀림을 구사하는가 하면,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러면서 필요할 땐 차고를 높여 별 무리 없이 험로를 헤쳐 나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온로드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SUV 특유의 성격은 지켜낸 것이다. 뭔가 우월한 존재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GLE 쿠페를 알아가면서 한편으로는 쿠페형 SUV 시장을 개척한 BMW X6가 떠올랐다. 무려 7년이나 시장에 늦게 등장한 GLE 쿠페에게는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경쟁 모델’이기 때문이다. 아직 X6를 경험하지 못해 두 차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 않나. 시승 도중 간간히 마주친 라이벌을 바라보며 괜스레 GLE 쿠페를 응원하게 되었다. 시작이 좀 늦었을 뿐, 기술력이나 디자인 등에서 결코 뒤처지는 모델이 아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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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라인으로 외관의 스포티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실내

 

스포츠 모드가 포인트
속도계 바늘이 금세 치솟는다. V6 3.0L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9G 트로닉)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덕분이다. 1,600rpm부터 터지는 63.2kg·m의 풍부한 토크가 발끝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묵직하면서도 날쌔게 돌진한다. 0→시속 100km 가속 성능은 7.0초. 길이 4,880mm, 너비 2,030mm, 높이 1,725mm의 커다란 차체와 2.4톤에 이르는 무게를 단번에 잠재운다. 구동방식은 네바퀴굴림.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이 전륜과 후륜에 50:50 균일한 힘을 배분하고, 전자식 트랙션 시스템이 각 바퀴에 적절히 힘을 보내 접지력을 향상시킨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상당하다. 주행모드는 인디비주얼, 스포츠, 컴포트, 미끄러운 노면으로 구성되는데, 개인설정에 따라 달라지는 인디비주얼을 제외한 각 모드는 제각기 분명한 성격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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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스포츠 모드! 차를 화끈하게 몰아붙인다


 

기본이 되는 컴포트 모드는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의 균형과 효율을 중요시한다. 답답함 없이 잘 나가고 편안한 승차감을 보인다. 아울러 L당 10.1km의 복합연비에 근접한 효율성을 구현한다. 젖은 노면이나 빙판길을 위한 미끄러운 노면 모드는 엔진과 변속기의 움직임을 억제하면서 주행안정장치의 적극적인 개입을 돕는다. 특정 환경을 위해 만들어 놓은 모드라 사용빈도가 높지 않은 것이 아쉽다. 더욱이 시승날은 하루 종일 기온이 높았으며, 구름 한 점 없는 날씨가 이어져 쓸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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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스포츠 모드는 안 그래도 잘 달리는 차를 더욱 화끈하게 몰아붙인다. 앞당겨진 변속 시점과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에 의해 팽팽해진 댐퍼, 그리고 에어 서스펜션으로 15mm 낮아진 차고가 역동적인 가속은 물론 민첩한 거동을 완성한다. 컴포트 모드 대비 확연하게 빨라진 가속 응답성과 웅크린 자세 덕분에 운전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눈을 번뜩이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한다. 스티어링 휠은 민감해지고 불필요한 거동도 잦아든다. 롤링과 피칭이 단단한 하체 아래 숨을 죽인다. 여기에 노면을 끈적하게 붙잡는 앞 275/45 R21, 뒤 315/40 R21의 스포츠 타이어(피렐리 P제로)까지 더해지니 직선은 물론 코너에서도 망설임이 없다. 시야만 좀 높을 뿐이지 전반적인 주행질감은 스포츠카에 근접한 느낌이다. 일반적인 SUV의 범주에서 벗어난 GLE 쿠페는 온로드 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렇다고 본질을 놓친 것은 아니다. 대단한 기능은 아니지만, 거친 노면으로 인해 하부에 손상이 갈 경우 차고 조절 버튼을 통해 지상고를 50mm까지 높일 수 있다. 아주 험한 오프로드만 아니면 험로 주행에도 무리가 없다는 얘기. 참고로 시속 80km가 넘어가면 높아진 키는 원래대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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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비주얼, 스포츠, 컴포트, 미끄러운 노면으로 구성된 주행모드

 

지향하는 바가 뚜렷한 생김새
루프에서 트렁크 끝단으로 유려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은 SUV의 투박함을 싫어하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단번에 사로잡는다. 일반적인 쿠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대한의 멋을 연출했다. 테일램프는 S클래스 쿠페, E클래스 쿠페 등에서 봐왔던 모양새와 같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쿠페 모델 전용으로 디자인한 뒷면 스타일이 쿠페형 SUV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 루프 라인과 더불어 이 차의 캐릭터를 강하게 피력하는 부분이다. 앞 범퍼는 큼직한 공기 흡입구로 가득하다. 최대한 많은 양의 공기를 빨아들여 출력을 끌어올리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이와 더불어 프론트 스플리터와 보닛 벤트, 직경 53.3cm의 21인치 AMG 5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이 스포티한 멋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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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275/45, 뒤 315/40 사이즈의 21인치 타이어


 

실내는 AMG 라인의 인테리어로 외관의 스포티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림 하단을 잘라낸 D컷 3스포크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원형의 고무 발판이 촘촘히 박힌 스테인리스 스틸 스포츠 페달, AMG 로고가 새겨진 바닥 매트 등이 평범함을 거부한다. 날개가 두툼한 AMG 나파 가죽 스포츠 시트도 이런 환경을 거든다. 전방 시야는 운전석을 최대로 낮춘 상태에서 신형 E클래스 대비 260mm 높은데, 승용차 지붕 정도는 거뜬히 보일 정도로 높다. 이런 신체적인 애로 사항(?)을 가졌음에도 가뿐한 몸놀림을 드러내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기술의 힘이 물리적 한계를 극복했다. 사운드 시스템은 하만 카돈의 로직7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갔는데, 차 곳곳에 14개의 스피커가 장착되어 입체적인 해상력을 선사한다. 소리를 크게 키워도 청명한 음질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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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두툼한 AMG 나파 가죽 스포츠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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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음질을 자랑하는 하만카돈 로직7 사운드 시스템

 

매력적인 결과물

GLE 쿠페에는 광고를 통해 보여준 메르세데스 벤츠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AMG GT+G클래스=GLE 쿠페’라는, 단순하면서도 오묘해 보일 수 있는 공식이 매력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전 영역에 걸쳐 끈기 있게 힘을 내뿜는 드라이브 트레인과 온·오프로드를 모두 유연하게 대처하는 하체, 여기에 2,915mm의 긴 휠베이스는 물론 기본 650L에서 최대 1,720L까지 늘어나는 적재공간이 한 테두리 안에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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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 스타일이지만 헤드룸은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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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720L까지 늘어나는 트렁크 공간

 

 

가격은 1억600만원. 선뜻 지갑을 열 수 있는 값은 아니지만 아직 이런 형태의 차는 흔치 않다. 따라서 독특하면서도 대중적이지 않는 차를 선호하고, 동시에 스포츠카와 SUV의 장점을 함께 누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GLE 쿠페는 둘도 없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글 문서우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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