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K7 HYB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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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K7 HYBRID
도깨비

혁명이다. 왕의 귀환을 외치며 질주하는 그랜저의 앞길에, ‘부드러운 혁명’의 기치를 든 K7 하이브리드가 나타났다. 2,855mm의 휠베이스가, 210마력의 시스템 최고출력이, 16.2km/L의 연비가 왕위 찬탈의 당위성을 더한다.

23% 늘어난 배터리 용량과 37L 늘어난 적재공간, 향상된 초반 가속력은 이제 하이브리드가 주인공이 될 때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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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나타났다. 11월 29일, 기아 K7 하이브리드 공개 무대에 공유가 등장했다. Z 모양의 주간주행등과 음각 라디에이터 그릴로 대표되는 K7의 강인한 인상은 도깨비를 연기하는 배우의 오묘한 풍모와 잘 어울렸다. 둘은 하나같이 훤칠했고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K7 하이브리드는 신형 K7 고유의 가치를 계승했다. 신형 그랜저(IG)보다 10mm 긴 2,855mm의 휠베이스를 갖췄으며, 이전 모델보다 시트포지션이 10mm 낮아졌다. 크래시 패드와 우드 그레인, 버튼 조작부의 수평적인 레이아웃 덕분에 넉넉한 공간은 아늑함으로 채워졌다. 운전석 도어 트림부터 조수석 도어까지 탑승자를 품에 앉는 랩어라운드 디자인을 보노라면 공간을 매만지는 기아의 솜씨에 새삼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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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나타났다!

부드러운 혁명의 시작
하이브리드카는 트렁크가 좁다는 이야기도 이제 다 옛말인가 싶다. 기존 모델에서 2열 좌석 뒤쪽에 배치했던 전기모터용 배터리를 트렁크 아래쪽으로 옮겼다. 덕분에 적재공간 손실을 11L로 줄였고, 구형보다 37L 큰 440L의 적재용량을 확보했다.


3구 타입의 풀 LED 헤드램프와 아래쪽에 크롬이 적용된 사이드미러는 익숙한 것들 가운데 신선함을 주는 요소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도 대거 들어갔다.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달린 액티브 에어플랩이 필요에 따라 셔터를 열어 엔진을 식히고, 셔터를 닫아 공기 저항을 줄인다. 하이브리드 전용 17인치 휠 역시 공기저항을 줄인다. 주행성능 강화 트레드와 연비 강화 트레드를 이중 설계한 멀티 트레드 타이어는 달리기와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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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이브리드 전용 17인치 휠이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2 3구 타입의 풀 LED 헤드램프가 새로 적용됐다

 


퀼팅 처리된 나파가죽 시트에 앉으면서, 필러와 천장을 감싼 스웨이드 소재를 매만지면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계기판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작동상황을 바라보면서, 줄곧 생각했다. 시대를 아우르는 고급스러움과 시시각각 달라지는 최첨단 기술이 이 한 대의 차 안에 그득히도 들어차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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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를 아우르는 고급스러움과 시시각각 달라지는 최첨단 기술이 한 대의 차 안에 그득히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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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지(Charge), 에코(Eco), 파워(Power)를 넘나드는 바늘과 에너지 흐름도를 보면 미래를 달리고 있는 기분이 든다 

2 배터리를 트렁크 아래쪽으로 옮겨 적재공간이 구형보다 37L 늘었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으면 K7 하이브리드는 숨 한 번 내뱉지 않고 무심히 길 위를 흘러갔다. 들숨도 날숨도 고동도 없이 달리는 차는 첨단기술의 집합체라기보다 차라리 영적(靈的)인 존재처럼 느껴졌다. 문득 공유의 잘생긴 얼굴이 떠올랐다. 20년을 거슬러 올라가 조금 새삼스런 시선으로 이 차를 바라본다면 유령이나 귀신, 도깨비와 같은 주행감이라고 호들갑을 떨고도 남았을 것이다.


막상 가슴을 갈라보면 도깨비 타령은 쏙 들어간다.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kg•m의 힘을 지닌 2.4L 세타Ⅱ 가솔린 엔진과 51마력, 20.9kg•m의 힘을 내는 38kW 전기모터 사이에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시스템 최고출력 210마력, 최대토크 41.9kg•m에 연비 16.2km/L라는 성능을 얻었다.


변속 시간을 단축하는 래피드 다이내믹 킥 다운 시스템 덕분에 초반 순발력이 좋아졌다. 0→시속 20km 초반 가속을 2.2초 만에 끝낸다. 기존 모델의 기록은 3.0초였다. 숨죽여 달리다가도 오른발 끝에 힘을 실으면 의연하게 엔진에 불을 지핀다. 피스톤을 바삐 놀리며 숨을 들이쉬고 또 뱉는다. 하지만 그마저도 새색시 숨결마냥 곱디곱다. 낮은 rpm에서의 엔진 소음과 진동을 모터의 역방향 토크를 통해 상쇄하는 능동부밍제어 기술 덕이다. 엔진룸에 추가된 흡차음재와 흡음재 일체형 언더커버도 한몫했을 터. 소음이 지워진 자리를 크렐오디오 사운드로 채우고 나면 호텔 스위트룸이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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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L 가솔린 엔진과 38kW 전기모터 사이에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엔진은 잠꾸러기
전기모터를 돌리는 고전압 배터리 용량은 6.5Ah. 기존 배터리에 비해 약 23% 늘어났다. 덕분에 EV 모드 주행거리가 늘었고, 엔진은 더욱 잠꾸러기가 됐다.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는 와중에도 엔진이 곤히 잠들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연비 향상폭은 구연비 기준 1.4km/L.


이 차의 진가는 운전자가 혈기를 누르고 여유롭게 달릴 때 나타난다. 기존 K7과 마찬가지로 하체가 물러 급격한 코너링에는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운전자의 재촉과는 상관없이 시종일관 여유로운 거동은 마치 ‘난 그런 차가 아니니 좀 더 품위 있게 몰아 달라’고 나무라는 몸짓 같다. 달리는 재미도 있으면서 안락감까지 챙긴 몇몇 우등생을 떠올리지만 않는다면, 이 차급에 거는 기대에 어긋남 없는 만족스런 세팅이다.


‘하이브리드’라는 이름 속에는 그동안 ‘과도기적 선택’, ‘미완성 기술’이라는 부담스런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이미 무르익었다.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카 토요타 프리우스가 출시된 지도 벌써 20년째. 이젠 해치백, 세단뿐만 아니라 SUV와 수퍼카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품는다. K7 하이브리드를 타본다면 이제 그 꼬리표를 뗄 때가 되었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전설의 고향이 아니라면 도깨비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는 도깨비가 멜로드라마 주인공이 되는 시대다.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다.  K7 하이브리드는 소리 없이 달리며 온 몸으로 외친다. 하이브리드카는 더 이상 얼리어댑터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이제 도로 위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고.
 

 

김성래 기자 사진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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