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S-V

2 운영자6 1 74,862

CADILLAC CTS-V

길들여지지 않는 로켓 세단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CTS-V가 3세대로 거듭났다. 물론 이전보다 한층 더 강력해졌다.
무려 648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뒷바퀴에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즐거울까?


고성능 모델의 역할은 여러 가지다. 승용차와 스포츠카 사이의 틈새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기본이 되는 일반 모델과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CTS-V는 그동안 판매보단 브랜딩에 충실했고, 그부분에서 꽤 좋은 성과를 남겼다. 경쟁자 중 가장 강력한 엔진으로 뉘르부르크링 북쪽 코스에서 양산 세단최고기록을 찍었을 때는 캐딜락이 정말 다르게 보일지경이었다.

 

하지만 이런 ‘최고’에 집착한 각종 숫자들이 흥행 성공을 끌어내진 못했다. 캐딜락도 큰 욕심은 없었을 것이다. 후발 주자로서 눈앞의 판매보단 고성능 모델의 존재를 알리는 게 더 중요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CTS-V는 3세대째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스펙이나 랩타임보다 높은 완성도로 실적을 내야 할 때가 왔다. 또한 콤팩트와 미드사이즈의사이를 파고들던 애매모호한 체급 전략도 동생 ATS의 등장으로 인해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이제CTS-V는 BMW M5, 메르세데스 AMG E63 등과 정면으로 맞붙어야 한다. 더 이상 M3와 M5 사이에서 차체가 커서 또는 작아서라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진, CTS-V의 날개이자 족쇄

외모는 예상했던 그대로다. 고성능 모델에 어울리는보닛과 범퍼,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엔진룸공간을 확보하고 냉각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과격한 분위기까지 냈다. 물론 좌우 바퀴 사이의 간격도 조금더 넓히고 최저지상고도 낮췄다. 덕분에 CTS의 단점인 좁은 차체가 조금이나마 더 넓어 보인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5
캐딜락 디자인 팀의 방황은 옆모습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어색한 프로포션도 문제지만, 차체 길이에 비해 휠하우스가 작은 섀시도 문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캐딜락은 ‘아트 앤 사이언스’라는 디자인 철학을 꽤 오래전부터 내려놓고 차세대철학을 찾아 방황하는 중이다. 현행 CTS가 이전보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CTS-V만큼은 CTS와 같이 주저하는 느낌이 없다. 전용 보닛과 범퍼 덕분에 아주 인상이 또렷하다. 시승차는 구석구석에 탄소섬유 패널을 붙인 카본 패키지 모델이라 한층 더 흉흉한 분위기다.

 

반면 실내는 일반 CTS와 비슷하다. 눈에 띄는 차이라고는 버킷 타입의 스포츠 시트, 다이나미카를 씌운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 그리고 헤드 라이너 정도가 전부다. 일반 CTS도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었기에 이를 극대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양한 가죽과 금속성 패널을 나눠 쓴 덕분에 고급스러운 느낌은 강하지만, 다소 보수적인 레이아웃과 반응이 더딘 센터페시아 터치 패널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앞좌 석 풍경은 일반 CTS와 큰 차이 없다. 센터페시아의 터치패널은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CTS-V의 성능을 암시하는 레카로제 버킷 시트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고성능 모델답게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를 다이나미카로 씌웠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V 엠블럼이 추가된 디지털계기판

 

 

엔진은 이전과 같은 V8 6,162cc 수퍼차저다. 하지만직분사 시스템, 단조 알루미늄 피스톤, 단조 커넥팅로드, 티타늄 흡기 밸브 등을 때려 넣은 후, 압축비를10.0:1까지 높이고 수퍼차저 용량을 1.9에서 1.7L로 낮춰 출력과 반응을 모두 끌어올린 최신형 버전(LT4)이다. 최고출력 648마력, 최대토크 87.2kg·m로 이전보다 92마력, 11kg·m 더 높다. 참고로 이 엔진은 신형쉐보레 콜벳 Z06과 카마로 ZL1에도 쓰인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대배기량 V8 엔진치고는 사운드가 빈약하다. 과거 AMG의 V8 수퍼차저(55K) 수준이라도 되면 좋으련만

 

 

2세대 CTS-V 때도 그랬듯, 캐딜락은 CTS-V 엔진에대한 자부심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보도자료에까지 메르세데스 벤츠의 V8 5.5L 바이터보 엔진과 BMW의 V8 4.4L 트윈 터보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높다는것을 명시하고 있을 정도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무려 648마력을 내는 V8 수퍼차저 엔진

 

 

이런 자부심에 부응이라도 하듯 엔진은 낮은 회전수부터 엄청난 힘을 쏟아낸다. 가속 페달을 콱 밟으면 마치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양 차체를 밀어낸다. 제원표의 0→시속 60마일(약 97km) 가속시간 3.7초를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무게가 차체 뒤쪽으로 실렸을 땐 스티어링에도 생기가 깃들고, 턴 인도 상당히 빨라진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5
GM에서 드래그 또는 드리프트 세단을 원한다면 CTS-V가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CTS-V가 주는 즐거움은 딱 여기까지다. 노면상태가 조금만 거칠어도 리어 트랙션은 직선, 코너 할것 없이 급격하게 불안해진다. 한계에 다가서려하거나, 무게이동이 복잡해져도 마찬가지다. 다운시프트때 간헐적으로 히스테리를 부리는 8단 자동변속기도조금 뜨거워질 만하면 여지없이 찬물을 끼얹는다. 무엇보다 서스펜션이 이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없을 만큼 까칠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시승차 타이어가 문제였을까? 직선에서마저 트랙션 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그럴 때마다 식은땀이 쏟아졌다

 

 

모든 상황이 예측한 대로 돌아갈 땐 꽤 즐겁지만,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고 섀시가 들썩거리기 시작하면 식은땀이 쏟아진다. 스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재규어 XFR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무게 이동과정이뚜렷하고 여유로운 XFR과는 달리, CTS-V는 그 과정이 아주 희미하고 빠듯해 운전이 까다롭다.

 

물론 캐딜락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들이 648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뒷바퀴에 ‘몰빵’하는 세단을 만들려고 했을 땐 이게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이렇게까지 무리를 하는 건, CTS-V와 같은 구성의 판타지를 꿈꾸는 남자들을 위해서다. 그들에게CTS-V는 분명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장난감일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엔진이 모든 것을 주도하던 시대는 오래전에 저물었다. 또한 고성능 세단을 찾는 사람들의입맛은 한층 더 까다로워졌다. 과연 BMW,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경쟁자들이 출력을 높일 줄 몰라서 가만히있을까? 듀얼 클러치 변속기나 사륜구동 시스템은 바라지도 않는다. 완성차 브랜드가 3세대에 걸쳐 선보이고 있는 고성능 모델이라면 분명 결과가 좀 더 세련되어야 했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7ed832b41b59c75de1cca8745648abbc_1476754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0

,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1 enozder9
글에는 시승차가 카본패키지가 달린 모델이라 분위기가 더 흉흉하다고 쓰여있는데 사진은 카본패키지가 아닌 기본형 모델이네요.
Hot

인기 [이탈리아 현지시승] 페라리 GTC4루쏘 T

댓글 1 | 조회 16,414 | 추천 0
FERRARI GTC4LUSSO T신곡(神曲)페라리 GT를 타고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누볐다. V8의 박력과 4WS의 달콤함은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았다. 450L의 적재공간과 4개… 더보기
Hot

인기 본질에 입각한 스포츠 SUV- 레인지로버 스포츠

댓글 0 | 조회 31,042 | 추천 0
LAND ROVER RANGE ROVER SPORT본질에 입각한 스포츠 SUV온로드 주행성능을 강조한다고 해서 본질을 놓친 것은 아니다. 스포티하게 다듬은 겉모습 뒤로는 여전히 S… 더보기
Hot

인기 미국을 품은 유럽 SUV- 포드 쿠가 & 피아트 500X

댓글 0 | 조회 20,546 | 추천 0
FORD KUGA & FIAT 500X미국을 품은 유럽 SUV포드 쿠가는 드라이브트레인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형제 모델 이스케이프와 그 궤를 같이한다. 피아트 500X… 더보기
Hot

인기 가족을 위한 아빠의 선택 -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1.6

댓글 0 | 조회 21,029 | 추천 0
CITROEN GRAND C4 PICASSO 1.6가족을 위한 아빠의 선택그랜드 C4 피카소는 주말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7인승 공간과 장거리 출퇴근에도 부담 없는 적당… 더보기
Hot

인기 네 개의 문-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

댓글 0 | 조회 15,298 | 추천 0
MASERATI QUATTROPORTE GTS네 개의 문페라리 V8을 품은 콰트로포르테 GTS는 4개의 문 안에 100년 마세라티의 오늘을 담았다. 지극히 마세라티답게, 온전히… 더보기
Hot

인기 개인적으로 뽑은 올해 최고의 차-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댓글 0 | 조회 27,577 | 추천 0
VOLVO V90 CROSS COUNTRY개인적으로 뽑은 올해 최고의 차크로스오버를 주력 제품화하는 데 성공한 몇 안 되는 유럽 브랜드 중 하나인 볼보. 이번에도 플래그십 … 더보기
Hot

인기 팜므파탈- 메르세데스 C63 쿠페

댓글 0 | 조회 15,022 | 추천 0
​MERCEDES-AMG C63 COUPE팜므파탈C63 쿠페는 생명체처럼 반응한다. 있는 힘껏 생동하며 운전자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온힘으로 수응한다. 애간장을 녹이며 운전… 더보기
Hot

인기 매력 넘치는 소형 SUV 푸조 2008

댓글 0 | 조회 16,848 | 추천 0
PEUGEOT 2008매력 넘치는 소형 SUV유럽은 물론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도 인기 있는 2008이 새 옷을 입었다. 신형은 당당해진 새로운 그릴과 앞뒤 펜더에 몰딩을 … 더보기
Hot

인기 궁극의 국산 커스텀 리무진, 노블클라쎄 쏠라티

댓글 0 | 조회 38,252 | 추천 0
​국내 최초 시승궁극의 국산 커스텀 리무진, 노블클라쎄 쏠라티현대 쏠라티를 기반으로 한 노블클라쎄 리무진이 시판을 선언했다. 커스텀 리무진 전문 브랜드 KC노블의 세 번째 차다. … 더보기
Hot

인기 양의 탈을 쓴 진중한 늑대- 볼보 S60 / V60 폴스타

댓글 0 | 조회 8,907 | 추천 0
VOLVO S60 / V60 POLESTAR양의 탈을 쓴 진중한 늑대볼보 전문 튜너였던 폴스타가 볼보에 인수되면서 본격적인 퍼포먼스 디비전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지도 벌써 2년째다… 더보기
Hot

인기 미래를 대하는 5시리즈의 자세 - BMW 530i xDRIVE

댓글 0 | 조회 17,226 | 추천 0
BMW 530i xDRIVE 미래를 대하는 5시리즈의 자세누적판매 800만 대를 바라보는 5시리즈가 7세대로 진화했다. 카본 코어로 다이어트한 뼈대에 최신 운전보조기능을 담… 더보기
Hot

인기 미니밴 못지않은 대형 SUV - 혼다 파일럿

댓글 0 | 조회 20,611 | 추천 0
2017 HONDA PILOT미니밴 못지않은 대형 SUV휘발유 값이 북미만큼 싸지 않은 한국에서도 대배기량 가솔린 SUV는 생각보다 잘 팔리고 있다. 이 시장에서의 절대강자는 포… 더보기
Hot

인기 작은 틀 큰 가치- 기아 모닝

댓글 0 | 조회 12,218 | 추천 0
KIA MORNING작은 틀 큰 가치기아 모닝이 3세대로 진화했다. 더욱 탄탄해진 뼈대와 세련미를 강조한 디자인, 그리고 향상된 주행질감 등으로 경차라는 작은 틀을 꽉 채우고… 더보기
Hot

인기 7인승 럭셔리 크로스오버- 인피니티 QX60

댓글 0 | 조회 23,895 | 추천 0
INFINITI QX607인승 럭셔리 크로스오버인피니티 QX60은 흔치않은 7인승 크로스오버다. 듬직한 덩치와 넉넉한 공간, 미니밴 같은 구성의 2, 3열 시트를 갖췄다. 미니… 더보기
Hot

인기 반격의 서막- 재규어 XF & 볼보 S90

댓글 0 | 조회 16,067 | 추천 0
​JAGUAR XF & VOLVO S90레지스탕스 : 반격의 서막두 대의 비(非)독일 세단이 레지스탕스를 결성했다. 가히 제국주의에 비견될 만한 독일 일색의 미들급 럭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