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응답하라 1984] 기아 봉고 프런티어 4WD 2018-07-20
기아 봉고 프런티어 4WD 지프 부럽지 않은 다목적 오프로더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산간에서 농사를 짓거나 버섯재배, 양봉 등을 하는 사람에게는 SUV보다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네바퀴굴림 트럭이 훨씬 쓸모가 크다. 이런 차로는 그동안 기아 세레스가 유일했으나 99년 10월 봉고 프런티어 4WD가 더해졌다.디자인은 일반형과 같지만 바퀴의 허브가 보통차가 아님을 증명한다. 세레스보다 덩치가 커 좁은 농로를 다니기 불편하지만 성능과 편의성이 훨씬 뛰어나다. 현재 세레스와 프런티어 4WD가 함께 팔리고 있다. 키 8cm, 최저지상고 4cm 높아져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공터에 차를 세우고 이곳저곳을 살펴본다. 달라진 장식 테이프와 4WD 로고가 표정을 살려 준다. 사이드 스커트는 2WD 모델보다 짧고 검정색 휠하우스를 덧댔다. 지상고가 4cm 올라가면서 차체와 바퀴 사이의 공간이 많이 떠 가린 것이다. 차체(장축)는 키만 8cm 커졌다. 4WD 모델에는 경운기처럼 양수기나 탈곡기를 돌릴 수 있는 동력인출장치(PTO)가 옵션으로 마련된다. 야간작업등(옵션)도 있어 늦게까지 일할 때 도움이 된다. 요즘 트럭은 세미 보네트식이어서 앞쪽에서 워셔액을 넣는 등 일상점검을 할 수 있다. 세레스를 타던 사람이 프런티어 4WD로 바꾼다면 편리함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 적재함에 달리는 로프 고정용 고리는 예전보다 숫자가 늘었다. 짐을 단단히 묶을 수 있고 줄이 빠지지 않도록 후크 끝을 둥글게 만들었다.​​ ​​​짐칸 아래 배터리 앞쪽에 달린 주황색 부품은 연료필터다. 여과면적이 큰 롤타입이어서 추운 날씨에도 시동이 잘 걸리고 배기개스가 덜 나온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에는 언더커버가 씌워져 있어 비포장길에서 돌멩이가 튀어도 깨질 염려가 없다. 덮개 때문인지 외부소음이 줄어든 느낌이다. ​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탄탄한 시트   운전석에 오르면서 높아진 지상고를 실감할 수 있다. 4cm의 차이가 꽤나 큰 것 같다. 탁 트인 시야는 키큰 차의 최대장점. 2000년형은 사이드 미러가 15cm 내려가고 보디쪽으로 2.5cm 들어와 주변을 넓게 비친다. 고급형에는 무광택 우드 그레인이 달리고 소형 승용차에서는 보기 힘든 키홀 조명까지 있다. 컵홀더(2개)는 필수품. 비상 스위치가 핸들 칼럼에서 대시보드쪽로 옮겨간 것도 눈에 띄는 개선점이다.​​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은 시트다.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단단히 받쳐 주어 운전시간이 긴 오너들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시트커버도 은은하게 바뀌어 보기 좋다. 사람이 잘 타지 않는 중간시트는 접어서 사물함으로 쓸 수 있다. 시트 뒤에 가방이나 작업도구를 놓는 공간(킹캡)이 있고 바로 위 천장에는 형광등이 달려 밤에 물건 찾기 편하다.​​ ​엔진 파워 풍부하지만 승차감 떨어져    시동키를 돌렸더니 디젤 특유의 소음이 요란하다. 엔진이 시트 밑에 놓여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여름철 시트 밑에서 올라오는 열도 골칫거리. 2000년형은 방음과 방열에 신경썼다지만 몸으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3.0X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이 2WD보다 2마력 낮은 90마력이다. 배기량이 작은 2.7X 디젤 82마력은 2WD에만 얹힌다. 1천700kg의 둔중한 몸에는 82마력짜리 엔진이 약하다. 달리기 성능은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기까지 예전에 타본 2WD 모델과 다를 것이 없다. 키가 껑충해졌지만 좌우 바퀴의 간격이 늘어 달릴 때 불안하지 않다. 시속 70∼80km가 달리기 제일 편한 속도. 시속 110km까지는 주춤거림 없이 달려낸다. 파워가 세레스와는 비교가 안되고 현대 포터보다 높다. 뻥 뚫린 도로에서 내본 최고시속은 125km. 2WD보다는 5∼10km 낮다. 5단 수동 트랜스미션은 변속감이 좋은 편이나 4단에서 5단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  트럭은 보통 뒤쪽에 타이어를 두개씩 달지만 4WD 모델은 하나씩만 달려 노면소음이 작다. 대신 제동력은 떨어진다. 승차감은 당연히 좋지 않다. 빈차일 때는 돌멩이만 밟아도 요동을 친다. 피칭(앞뒤 흔들림)과 진동이 심해 고속 달리기도 부적당하다. 2000년형은 뒤 리프 스프링을 조정하고 앞뒤 댐퍼의 감쇠력을 높여 그나마 조금 낫다.  SUV 능가하는 험로 주파력   전날 내린 눈이 하얗게 쌓인 산길에서 성능을 체크해 보기로 했다. 사고라도 나면 끌어내기 위해 갤로퍼를 대동해 갔지만 프런티어가 구조차보다 더 잘 달렸다. 프런티어 4WD의 최저지상고는 19.5cm. 세레스(20cm) 및 SUV와 거의 같아 장애물 앞에서 주춤거릴 필요가 없다. 포터 농촌형(2WD 고상모델)보다 1cm 더 높다. 차를 세운 상태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고 트랜스퍼 기어를 4L로 옮기자 계기판에 네바퀴굴림 표시가 나타난다. 달리면서 굴림방식을 전환할 수 없어 아쉽지만 이 추운 겨울에 바퀴 허브를 손으로 잠글 필요가 없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갤로퍼처럼 4WD에서 2WD로 바꾼 뒤 후진할 필요도 없다. 미끄러운 눈길에서는 4L 2단 출발이 기본이다. 액셀 페달을 밟자 보통차라면 헛바퀴를 굴릴 상황이지만 힘찬 구동력을 발휘한다. 서서히 움직여 고랑을 지나고 돌을 타넘는 모습이 듬직하다. 언덕 오르기는 갤로퍼를 능가한다. 오르막과 내리막, 요철을 통과하는 능력으로 보아 아주 험한 길도 잘 달려낼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문제는 회전반경(5.8m)이 크다는 점이다. 길이 4천675mm의 장축모델이지만 2WD 초창축형(5천30mm)보다 회전반경이 50cm나 크다. 좁고 굽어진 길을 많이 달리는 차에는 중대한 결점이다. 5인승 더블캡도 나와   프런티어 4WD는 932만∼935만원으로 2WD 모델보다 37만∼192만원 비싸다. 세레스보다는 값이 280만원 정도 높지만 월평균 500대씩 팔렸던 세레스 판매는 1/5로 줄고 프런티어가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프런티어 4WD와 세레스는 같이 팔리고 있지만 세레스는 2000년 배기개스 규정을 통과하지 못해 10월부터는 수출만 한다. 시승 결과를 정리하면 프런티어 4WD는 온로드도 그런대로 달려내고 험로 주파력은 아주 뛰어나다. 눈길도 안전하게 달려냈다. 실내구성도 부족함이 없다. 얼마전 5인승 더블캡(1천45만원)이 나왔으므로 패밀리카를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글·김기경 기자 사진·김동현 기자 
[롱텀시승기 5회] BMW 서비스 센터 나들이 2018-07-18
서비스 센터 나들이BMW 서비스 센터는 방문할 때마다 서비스 품질이 제각각이다.자동차도 결국은 소모품이다. 각종 오일류와 소모품을 제때 교환하지 않으면 서서히 망가진다. 차에 들어가는 소모품은 종류도 다양하고 교환주기도 제각각. 그래도 BMW를 비롯한 몇몇 수입차 브랜드 오너들은 비교적 편리하게 차 관리를 할 수 있다. 신차에 제공하는 무상 소모품 교환 서비스(BMW BSI, 벤츠 ISP 등) 덕분이다. 물론 이 역시 신차 구입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너의 만족도가 높지만 수입차 서비스 센터가 제공하는 정비 서비스 평가 자체는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다. 특히 몇몇 수입차 브랜드는 잦은 고장과 형편없는 서비스 때문에 신차 판매에 악영향을 줄 정도. 6년째 BMW를 타고 있는 필자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쉽지 않다. 크게 불쾌했던 경험은 없지만 서비스 품질이 방문 때마다 매번 달랐기 때문이다.많은 차들로 붐비는 서비스 센터편하면서도 불편한 서비스 예약 앱예전에는 전화로만 정비 예약이 가능했는데, 통화 연결이 어려워 제때 예약을 하지 못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BMW 플러스 앱으로 정비 예약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앱에서 방문하고자 하는 서비스 센터를 선택하고 필요한 서비스 항목을 고르면 된다. 예약 가능한 항목은 경정비와 소모품 교환으로 한정하고 있다. 단점으로는 예약한 서비스 이외에 추가적인 정비는 받을 수 없다는 것. 예전에 필자는 앱을 통한 추가 요청사항으로 문짝에 잡소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몰딩이 닿는 차체 쪽에 테이핑 서비스를 부탁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를 담당하는 팀이 메인 정비 팀과 다르다며 그것만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만약 두 개 이상의 정비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면 유선 상담 후 예약을 해야 한다. 최근에 서비스 센터를 방문한 이유는 엔진오일 교환, 전조등 프로그램 업데이트, 연료탱크 온도 센서의 리콜을 받기 위해서다. 어느 브랜드나 마찬가지지만 BMW 역시 서비스 센터별로 예약 대기 기간이 크게 다르다. 필자가 방문하려던 곳은 가장 빠른 입고 일정이 엔진오일 서비스가 나흘 뒤, 전조등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한 달 뒤, 연료탱크 온도 센서 리콜이 넉 달 뒤였다. 참고로 전조등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죽은 기능을 다시 살리기 위함이다. 필자의 2017년식 5시리즈는 하드웨어가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만 소프트웨어로 막아둔 상태.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다. 물론 도심에서 주로 운행하므로 자동 상향등 기능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차에 탑재된 모든 기능이 작동했으면 하는 게 오너의 바람일 터. 이에 소요되는 정비 시간은 온종일이며 아침에 일찍 입고해서 저녁에 출고하거나 하룻밤을 재우고 다음 날 찾아야 한다고. 또한 연료탱크 온도 센서 리콜은 일정을 따로 받고 있으며 현재 갖고 있는 부품도 없어서 대기기간이 무척이나 늘어지는 모양이다. 운행에 위험이 따르기에 진행하는 리콜일 텐데, 넉 달 뒤에나 서비스가 가능하다니 실망스러운 처사다. 가장 시급한 엔진오일 교환은 원하던 날짜에 예약할 수 있었다.정비 항목마다 크게 다른 서비스 대기 기간예약 당일. 필자는 예약 시간에 늦지 않게 서비스 센터에 도착했다. 고객 대기실은 여전히 넓고 쾌적했다. 고객 대기실의 푹신한 소파에 앉아 그곳에서 주는 망고주스를 마시며 10분을 기다린 끝에 어드바이저와 상담에 들어갔다. 필자는 실내 청소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예전에 타던 구형 5시리즈가 이곳에서 해준 실내 청소 때문에 실내에 커다란 흠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입고 뒤 1시간 50분이 지나자 작업 완료를 알리는 문자가 도착했다. 다시 어드바이저와 만나 작업 내역과 전반적인 차량 점검 결과를 안내받았다. 다년간 서비스 센터를 다녀온 경험에 의하면 오늘은 보통 정도에 해당한다. 고객 대기실에서 전시된 BMW 액세서리와 라이프스타일고객 대기실에 준비된 다과류와 TV를 볼 수 있는 휴게 공간이 곳에서 상담을 나눈다.그동안 여러 군데를 다니며 느꼈던 만족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의해 결정됐다. 첫 번째는 예약하는 과정과 대기기간이다. 경정비에 속하는 엔진오일 교환은 4일 뒤에 작업이 가능하지만 리콜은 무려 4개월이나 기다려야 하기에 무척이나 아쉬웠다. 물론 서비스 센터별로 예약 가능 일정이 다르므로 만약 빠른 서비스를 원한다면 상대적으로 차량 입고가 드문 다른 센터를 알아보면 된다. 그래도 4개월이라니 너무했다. 두 번째는 작업시간이다. 간혹 정확한 시간에 입고했음에도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오늘은 큰 지연 없이 약 2시간 만에 끝났으니 빠른 편에 속한다. 사실 오늘 서비스는 가장 기본적인 경정비이므로 서비스 품질을 평가할 만한 사례로 삼기 어렵다. 그래도 최근 필자가 경험한 서비스 품질은 대체로 흡족했고, 그간 불편하다 느꼈던 점들도 많이 개선되었다.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항상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센터가 되기를 희망한다.작업이 완료되어 출고를 기다리는 차들클리어 도장막 품질 불량 문제로 샌딩과 더불어 광택을 진행했다글, 사진 김준석
[롱텀시승기 5회] 푸조 206 영입기: 펠린 룩의 뿌.. 2018-07-17
푸조 206 영입기: 펠린 룩의 뿌리를 찾아서명차란 무엇인가? 최고급 물소 가죽을 두르고 12기통 엔진을 얹은 뒤 빌딩 한 채 가격표를 붙인다고 해서 모든 차가 명차가 되지는 않는다. 가격 여하와 상관없이 긴 세월을 관통하는 하나의 뚜렷한 가치관이 있는 차를 우리는 명차라 부른다. 매일 출퇴근 용도로 쓰이는 우리의 애마도 명차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208의 새 친구는 그런 ‘명차의 자격’을 증명하는 대선배 모델이다.모든 것은 어느 무료한 날의 점심시간으로부터 시작됐다. 유독 할 일이 없었던 3월 어느 날, 재미있는 매물이 있나 찾아보기 위해 중고차 사이트에 들어가 본 게 화근이었다. 연식 15년 이상 수입차로 필터를 걸어놓고 한참 스크롤을 내리던 도중, 눈에 띄는 매물을 한 대 발견했다. 유난스러운 오렌지색의 206 해치백이었다.모름지기 206이라 하면 저렴한 가격의 하드톱 컨버터블로 2000년대 초 컬트적 인기를 끌었던 206CC, 그리고 랠리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와인딩 머신인 206RC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도저도 아닌, 14인치 휠이 끼워진 5도어 206이라니 관심이 동할 만도 했다. 게다가 2001년식 임에도 10만km도 되지 않은 주행거리며, 쨍한 오렌지색이며 제법 마음이 갔다.이 귀여운 206을 내 주변에 두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푸조의 매력을 전파(?)하겠다는 생각에 올드카에 관심 있는 지인들에게 장난감으로 영입하길 제안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보통은 그러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 차를 잊었겠지만, 미련이 쉬 가시질 않았다. 여기에 가격이 쐐기를 박았다. 처음 매물 광고를 본 지 불과 두세 시간 만에 판매자가 가격을 25%나 내린 것. 이쯤 되자 운명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었다. “이건 운명이야, 이 차는 내가 사야겠어.”단숨에 대구까지 내려가 차를 살펴봤다. 여기저기 문콕이며, 까진 곳이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줬지만, 50cc 스쿠터보다 싼 가격을 생각하면 시동 잘 걸리는 것만으로도 값어치를 한다고 느껴졌다. 결국 그 길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새 식구와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208을 데려온 지 불과 두 달 만에 내 이름이 새겨진 차를 또 한 대 들였다.‘썩차’와 ‘올드카’, 그 사이의 스토리원래 나는 올드카를 좋아한다. 출퇴근 때문에 208을 샀지만 그 전에 타던 E39 5시리즈 역시도 진작에 대학에 입학했을 나이인 스무살이다. 신차보다 불편하긴 해도 제조사의 개성과 고집이 또렷했던 과거의 차들을 타다보면 신차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저마다의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다는 게 올드카의 매력이다. 206 역시도 시작은 비슷했다. 208을 타면서 새롭게 보게 된 푸조가 원래 어떤 지향점을 갖고 차를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 덜컥 가져왔지만, 주변에 타는 사람도 본 적이 없고 국내 정보도 드물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급한 대로 인근 서비스 센터와 구형 푸조 잘 보기로 소문난 사설 공업사 몇 곳을 수소문했다. 차대번호를 불러주고 정비 이력이나 히스토리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서비스 센터에서 발자취를 찾았다. 서울과 대구에서 몇 차례 경정비를 받은 이력을 확인한 것. 만일에 대비해 7만원을 주고 순정 스페어 키도 하나 맞췄다.예거에서 만든 계기판은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작동불량이라 정비가 필요하다그러던 중 한 공업사에서 이 206을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났다. 나이 지긋한 정비반장님이 “이야, 이 차가 아직도 살아있네!”라며 자연스럽게 과거사를 읊어줬다. 사연인 즉, 이 차는 2001년 한국에 수입된 직수입 차량이자 국내 최초로 등록된 206이었다. 1997년 IMF 위기로 당초 수입원이었던 동부 푸조가 사업을 철수하고 2003년 한불모터스가 출범할 때까지 푸조는 국내 공식수입원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동부 푸조와 제휴해 A/S를 담당하던 한 공업사에서 몇몇 차종을 직수입해 왔단다.2001년에는 국내 첫 인증을 위해 206 수입을 준비 중이었는데, 한 고객이 자신이 1호차를 사겠노라며 특별주문을 넣었다. 오렌지 컬러나 희한한 설계의 파노라마 썬루프도 그런 특별 옵션이었다. 하지만 최초 주문 고객은 차량이 수입될 즈음 종적을 감췄고, 주인 없이 붕 떠버린 차를 한 노부부가 구입했다고 한다.2001년식 소형차에 파노라마 썬루프라니, 믿어지는가? 외장형 레일이 인상적이다노부부의 동네 마실용으로 쓰였던 차는 15년 간 불과 7만km여를 달렸고, 두 번째 차주가 1년 반 동안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데 쓰다가 올해 초 대구의 매매상사에 매각됐다. 그리고 그 차를 우연히 발견한 내가 세 번째 주인이 된 것이다. 이런 특별한 스토리는 나는 물론 차를 팔았던 상사에서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다.한낱 낡은 소형차에 불과했던 206의 히스토리를 듣자 애정이 빠르게 차올랐다. 자동차 기사에서나 보던 ‘국내 1호차’를 내가 갖고 있다니, 제법 짜릿한 일이다. 조금 전까지 ‘썩차’에 불과했던 206은 감춰져 있던 스토리와 더불어 ‘올드카’로 탈바꿈했다.푸조 차에 컵홀더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건 예나 지금이나...세월을 관통하는 프렌치 해치백의 가치이 우연찮은 만남도 인연이라고, 최소한의 요소만 손봐 종종 세기말 감성을 즐기고 싶을 때 타기로 했다. 성공한 사회인을 위한 비즈니스 세단인 5시리즈와 달리 206은 당대 유럽의 가장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차다. 20년째 푸조의 핵심 디자인 코드로 자리잡은 ‘펠린 룩(feline look)’를 처음 선보인 차이자 합리성과 준수한 성능, 다양한 엔진 및 차체 라인업으로 수 년 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때문에 206을 타 보면 유럽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했던 자동차의 기본기가 무엇이었는지 느낄 수 있다.작은 차체와 조악한 실내 마감과는 대조적으로 주행 실력은 기대 이상이다. 차를 인수하자마자 해외직구와 푸조 서비스 센터의 노후 모델 부품 할인 캠페인을 통해 하체 부품 몇 가지를 주문해 교체했다. 덜그럭거리던 하체와 오일이 비치던 댐퍼만 새것으로 갈았을 뿐인데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한 코너링 감각이 살아났다.직구로 매우 저렴하게 부품을 구입해 하체 작업을 마쳤다14인치 타이어가 무색하게 기민한 움직임이며, 구식이지만 수동변속기처럼 빠르게 락업 클러치를 붙여 직결감을 높이고, 20년 전에 무려 레브매칭 기능까지 탑재한 4단 자동변속기에 이르기까지 본질적인 주행성능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아무래도 낡고 불편해 자주 타지는 않지만 종종 208과 206을 번갈아 타 보면 17년의 연식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차를 아우르는 프렌치 해치백의 가치관을 느낄 수 있다. 왜소한 몸집을 커버하기 위한 강렬한 디자인, 휠베이스를 한껏 늘려 실내공간과 적재함 공간을 극대화한 비례, 달릴 때 미소가 지어지는 충실한 기본기에 이르기까지. 시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가치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대중차 역사의 한 귀퉁이를 장식할 명차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느낀다.206과 208의 나이는 17살이나 차이나지만, 그 속에 담긴 본질은 같다 글, 사진 이재욱
[응답하라 1984] 르노삼성 SM3 2018-07-13
르노삼성 SM3 다소곳한 외모에 깜짝 놀랄 체력이 숨어 있다※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2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폭풍전야……. 르노삼성이 승용차 시장에서 제2의 반란을 꿈꾸며 개발한 준중형 세단 SM3의 생산 준비를 마치고 전문지 기자단을 불러 제주도에서 시승 행사를 연 것이 바로 태풍 루사가 상륙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하마터면 거센 비바람에 발이 묶여 호텔 안에서 돌하루방 신세가 될 뻔했던 그 곳에서 몰아본 SM3은 분명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아직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바로 그 날 발효 직전의 태풍과 같은 차였다.​다음날 제주 고산지방에 도착한 루사는 강철도 휘어버린다는 초속 56.7m의 괴력으로 그 지역 최대 순간풍속 기록을 경신했다는데, SM3이 노리는 목표지점은 어디쯤일까? 테스트 드라이브에 동행한 르노삼성의 제롬 스톨 사장은 “현재 아반떼 XD가 70% 이상을 차지해 독점하다시피 한 준중형 시장에서 신진 SM3의 목표는 우선 25%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함께 공개된 SM3의 값은 아반떼 XD+20만 원 수준. 엘란트라 시절부터 실력과 신뢰를 쌓아온 현대의 1등차가 경쟁대상이라면, SM3의 실가치는 차값을 훨씬 뛰어넘어야 한다. 르노삼성이 성공의 계단을 차근히 오르느냐, 날개가 꺽인 채 변방의 메이커로 추락하느냐. 어쩌면 그렇게 중요한 의미가 달린 한판 게임에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수수한 디자인에 색깔로 개성 담아 제주도에서 몰아본 SM3은 6가지 모델 라인업 중에서 가장 고급형인 LX 수동변속기 모델이고, 서울에 돌아와 같은 모델 자동변속기 차를 다시 시승해 봤다. 오르막이 많고 변화무쌍한 한라산 주변 도로와 자유로, 도심을 오가며 달려본 두 번의 시승이 준 느낌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었다. 경쟁 모델인 아반떼 XD를 한자리에 불러모으지는 못했지만, SM3에 대한 모든 평가는 여러모로 XD를 의식한 결론이다.​우선, SM3의 겉모습에 대해서는 누구와도 충돌할 일이 없을 듯하다. 르노삼성은 워낙에 튀는 구석 없이 무덤덤한 닛산 실피를 큰 변화 없이 받아들였다. SM5와 형제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프론트를 비슷하게 손질하고 ‘너무 심심하다’는 기분만 없애는 정도에서 테일 램프를 발랄하게, 사이드에 보디 컬러 몰딩을 산뜻하게 그어놓은 수준이다. 차체를 커 보이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나 소형차일수록 지나친 ‘장식 집착’의 증세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모르는 사이 너무 비대해지고 생김새도 과장되어버린 아반떼 XD와 비교하면 오히려 다소곳한 자연미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무난한 얼굴에는 누구도 열렬한 찬사나 악에 받친 비난을 쏟아붓지 않는다는 것이 대중차인 이 차에는 장점이 될 수 있다. 디자인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단박에 ‘팽’하고 돌아서기보다 다른 면에서 장점을 찾으려 하기 쉽다. 한편 이 차를 살 때 아주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보디 컬러다. 나쁘게 말해 ‘몰개성하다’고도 할 수 있는 SM3 스타일은, 놀랍게도 색깔에 따라 제각각의 표정과 이미지를 띤다.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SM3을 발견하면 그 색깔이 무엇인지 기억해 둘 것! 다음날 도로에서 만난 다른 SM3은 실망을 안겨줄지 모른다.​시트 안락하지만 뒷좌석은 좁아 옅은 브라운 가죽시트에 초콜릿색 대시 패널, 자연스러운 무광 우드 그레인으로 꾸민 실내도 수수하고 단정하다. 무엇보다 내장재 품질이 좋다. 선글라스 케이스와 이중 센터 콘솔, 뒷좌석 암레스트 등은 기본이 된지 오래. 좁은 공간 탓인지 센터 페시아에 단 컵홀더(XD는 센터 콘솔 앞에 있다)는 위치가 나쁘고 원터치로 잘 밀려나오지도 않아 실용성이 떨어진다. 위아래로 조절할 때 통째로 움직이는 운전석 왼쪽 송풍구도 거슬리는 점(나머지는 다 조절 창이 달렸다).​​​ ​​​반면에 센터 콘솔 상단에 핸드폰 연결 코드를 만들고 오디오와 연동으로 쓰게 만든 핸즈프리 장치와, 스티어링 스포크 사이에 간단한 기능만 담아 금방 안보고도 조절할 수 있는 오디오 및 전화 조절 스위치는 마음에 든다. 오디오 음질도 상당히 좋고 3, 9시 방향에 엄지손가락을 끼우도록 굴곡을 낸 4스포트 가죽 스티어링 휠은 모양보다 잡았을 때 꽉 쥐어지는 맛이 특별하다.​​​​​SM3의 가죽시트는 앞뒤 모두 질감이 좋고 쿠션도 적당해 안락감이 뛰어나다. 그러나 뒷좌석의 협소함은 어쩔 수 없는 단점. 헤드룸은 아반떼 XD와 비슷하고 오히려 시트에 앉았을 때 등이 더 편하고 개방감도 좋지만 앞좌석에 롱다리 남자라도 앉으면 무릎을 거의 시트 사이에 끼워야 할 판이다. 아반떼라고 뭐 그리 넉넉할까마는 이 정도 사이즈의 차에선 작은 차이도 중요해진다.​ ​​​트렁크룸은 충분히 넓다. 가운데에 빨랫줄처럼 걸어 자잘한 물건을 담아둘 수 있는 그물망이 있고, 왼쪽 코너에 6매 CD 체인저를 선택해 얹을 수 있다. 최근 새로 바뀐 아반떼는 운전석에서 트렁크를 열면 고급 수입차들처럼 도어가 저절로 끝까지 열리는데, 그런 것까지 따를 필요는 없다. 엔진룸은 역시 구형이라 그런지 레이아웃이 어지럽지만 배선을 깔끔히 정리해놓고 사이공간이 넓어 정비하기는 편하겠다.​​ ​​ ​​ ​​단단한 서스펜션과 핸들링이 인상적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거니 아이들링 음이 고요하다. 밖에서 듣던 엔진음은 좀 큰 편이었는데, 실내 방음처리를 꽤 잘한 모양이다. 액셀 페달로 발을 옮겨 부드럽게 출발. SM3는 앞 뒤 옆 시야가 모두 좋아 복잡한 시내 길을 빠져나가기가 한결 수월하지만 출발가속이 굼떠 마음을 급히 먹으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시속 40km 이하의, 앞뒤 다투는 긴장된 도로에서는 AT의 OD 스위치를 꺼두는 것도 한 방법. 사이드 브레이크 앞에는 겨울 빙판길에서 미끄러짐을 줄여주는 ‘스노’ 버튼도 달려 있다. ​​자유로에 올라서자 드디어 진가가 드러났다. 열린 도로에서 탄력을 받은 SM3은 시속 60km 이후로는 잦은 가·감속과 꾸준한 직진주행, 여러 차선을 넘나드는 추월가속도 거침없이 해낸다. 한껏 스포티하게 달리려면 최대토크가 나오는 4천400rpm을 전후해 3천~5천500rpm 사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엔진 회전에 따라 수시로 ‘부앙~’ 하며 치솟는 엔진음을 내내 들어야 하는 것이 문제다. 음색이 약간 거칠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깊은 맛이 나 기자는 일부러 방방거리며 그것을 즐긴 편이지만, 제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시끄러운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차가 부드러운 달리기에 ‘꽝’인 것은 아니다. rpm을 마음껏 쓸 때처럼 통쾌함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고회전만 아니면 실내 정숙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하체 움직임이 좋아 어떤 형태의 달리기든 믿음직하게 몸을 맡길 수 있다(참, 제주도 고산지대를 달리며 느낀 것이지만 SM3은 오르막길에서 제일 약하다. 역시 저회전 토크의 문제로 경사가 심한 곳에선 MT도 별 소용없다).​SM3의 가장 큰 장점이고 아반떼 등의 경쟁차를 압도하는 점은 완벽에 가까운 핸들링이다. 작은 차급에 ‘날개 단 듯한’ 발랄함을 선사하고 싶었을까? 오히려 SM5보다 단단하게 세팅된 듯한 서스펜션은 차체의 작은 흔들림조차 용서치 않을 기세이고,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반복해 틀면서 차를 아무리 흔들어대도 네 바퀴는 바닥을 움켜쥔 힘을 절대 풀지 않는다.​ ​​​100마력의 심장보다는 차의 관절과 근육 하나 하나가 다 튼실해 건강한 느낌. 국산차에서 흔치 않은 특성을 발견하고 나니, 시속 160km를 넘어서는 고속 질주를 그만두고 자연히 코너가 많은 주변 국도로 숨어들게 되었다. 완만한 커브 길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감고 달릴 때의 맛이라니!​르노삼성은 ‘럭셔리 준중형차’니 ‘뛰어난 안전성’이니 하는 속빈 말로 이 차를 홍보할 필요가 없다. 요즘은 더 아랫급 차들도 고급을 생명으로 알고 운전석 에어백 정도야 기본장비로 단다. 기술의 평준화로 자동차들의 실력이 다 고만고만해진 시장에서 이제 메이커들은 자사 차의 모자란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그 모두를 상쇄시킬 만큼 자신 있게 내걸 수 있는 강점 하나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기자가 타본 SM3의 경우, 그 하나가 핸들링이다.르노삼성 SM3의 장단점장점 -동급 최고의 핸들링. 감각적인 보디 컬러 -안락한 시트. 좋은 브랜드 이미지단점 -개성 없는 스타일. 좁은 뒷좌석 -저회전에서 부족한 토크  
[응답하라 1984] ​투스카니 2.0 VVT 2018-07-13
​투스카니 2.0 VVT 더욱 스포티하고 세련되게 바뀐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2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현대 투스카니의 원조인 티뷰론은 한국 자동차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차다. 대중 스포츠카로서 이만큼 잘 만들고, 또 잘 팔린 차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은 현대 티뷰론과 아반떼의 차이를 현대 액셀과 스쿠프의 차이 정도로 예상했지만, 티뷰론은 예상외의 뛰어난 품질과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것은 국내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에서 내수시장을 능가하는 판매성적을 올렸고, 덕분에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국산차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티뷰론은 국내 시장에서 진정한 대중 스포츠카의 문을 연 모델인 것이다.​독특한 오렌지색 보디 눈길 끌고 2.0 모델 안팎 다듬어 새 이미지 티뷰론의 선전은 품질과 성능을 이어갈 제2세대를 개발하게 하는 충분한 동기가 되었고, 97년 10월부터 개발에 들어간 투스카니는 99년 6월 출시된 터뷸런스를 징검다리 삼아 2001년 9월 시장에 공개되었다.​티뷰론이 새로운 대중 스포츠카로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투스카니는 전혀 새로운 디자인과 배기량 2.7ℓ의 이미지리더 모델이 더해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7 엘리사는 투스카니의 상대가 도요다 수프라급임을 암시한다. 새 이미지리더에 쏠린 눈길은 2.0ℓ 엔진 모델의 새로운 변모에 그리 자극 받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윗급 모델에 비해 부족한 편의장비와 고급감, 그리고 엔진파워는 상대적인 빈곤감을 주었다. 하지만 거리를 달리는 대부분의 투스카니가 2.0 모델임을 의식한 현대는 2003년형 투스카니를 내놓으면서 많은 지적들을 수용했다. 2.0 모델에 VVT(Variable Valve Timing) 기술을 실용화하고, 메탈그레인과 스테인리스 스틸 머플러를 기본으로 달았다. 수용성 페인트 도장의 오렌지색과 야누스 실버 보디컬러는 신선함을 더한다.​ ​​시승차는 오렌지색 보디의 4단 AT로 준비되었다. 전혀 새로운 색상의 오렌지색은 이탈리안 레드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독특해 눈길을 끌기에 족하다. 더구나 공해를 유발하는 유기용제가 아닌 물을 쓴다고 하니 손뼉을 치고 반길 일이다.​투스카니의 2.0ℓ VVT 엔진은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아반떼 XD의 것과 같다. 공기와 연료를 실린더에서 태워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 엔진은 밸브를 통해 공기를 흡입·배출하는 타이밍이 동력성능을 좌우한다. 가장 적절한 밸브타이밍은 엔진회전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엔진은 엔진회전수에 무관하게 고정된 값을 가진다. VVT 엔진은 엔진회전수에 따라 밸브를 빨리 혹은 늦게 열리도록 한다.​​​​사실 VVT 기술은 세계적으로는 많은 엔진에서 상용화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2.0ℓ VVT 엔진을 내놓은 것은 현대가 처음이다. 최근에는 현대를 포함해 많은 메이커들이 엔진회전수에 따라 연속적으로 밸브타이밍 값을 조절하는 CVVT (Continuously Variable Valve Timing)를 개발하고 있다.​출력 늘었다지만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뛰어난 조화 눈길 배기 캠축에 VVT 유닛이 달린 2003년형 투스카니의 2.0ℓ 엔진은 엔진회전수에 따라 흡기밸브의 밸브타이밍을 조절한다. VVT 엔진이라 해서 소음이 커질 걱정은 없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조용한 실내는 무심코 시동키를 다시 돌리게 될 정도다. 액셀페달을 밟을 때 상쾌한 배기음도 전과 다를 바 없다. 4단 AT는 시원스레 변속해 시속 100km 이상으로 올려놓는다.​VVT 엔진으로 늘어난 3%의 출력은 미리 귀띔을 받지 않은 이라면 쉽게 눈치챌 정도는 아니다. AT로 준비된 시승차로는 엔진의 출력증가를 가까스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분명한 것은, 2003년형 투스카니의 엔진은 트랜스미션과 조화가 뛰어나고, 이들의 하모니는 단단하지만 풍요로운 서스펜션과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사실 투스카니는 페라리 같은 정통 스포츠카를 겨냥해 만든 것은 아니다. AT를 금기로 여기는 이런 스포츠카들보다는 이클립스, 셀리카와 같은 고급화된 대중 스포츠카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것이 시장의 요구이며 처음의 의도다.​2003년 투스카니 2.0 모델에 앉아 느끼는 풍요로움은 길을 달릴 때 극대화된다. 노면에서 들리는 날카롭지 않은 소음이 귀에 거슬릴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극도의 코너링에서 차체를 잘 추스르고, 부드럽게 튜닝된 서스펜션은 매끈하지 못한 노면에서의 불쾌한 진동을 잘 걸러준다.​​현대가 대중 스포츠카를 만든 지 6년. 그동안 잘 다듬어온 결실인 2003년 투스카니 2.0 모델은 인테리어에서 동력성능에 이르기까지 스포티하면서도 안락하고, 경쟁자들에게 필적할만한 고급감을 갖춘 세련된 모델이 되었다.​​​
[응답하라 1984] 새 그라나다와 함께 치른 신고식 2018-07-06
새 그라나다와 함께 치른 신고식  1톤 트럭 한 대쯤의 부품 얻어 ​  지난 달 마감 막바지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매물로 올라와 있는 그라나다를 발견했다. 전라남도 해남에 있다는 차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으로 봤을 때 지금의 그라나다보다 훨씬 깨끗해 보였다. 차의 상태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1톤 트럭 한 대쯤의 부품을 갖고 있다’는 문구였다. 솔깃한 마음이 드는 순간 손은 벌써 전화기에 가 있었다. “값은 원하는 만큼 드릴 테니 며칠만 기다려달라”는 주문을 하고 마감이 끝난 뒤 전라남도 해남으로 서둘러 내려갔다.​땅끝 마을이 있는 해남은 정말 멀었다. 점심때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했는데 깜깜해진 뒤에야 겨우 그라나다의 오너를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무엇보다 그가 젊다(28세)는 데 놀랐다. 기자가 그 동안 만난 사람들 가운데 그라나다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대단한 카매니아인 그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작 급한 그라나다는 보지도 못한 채 많은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떠날 채비를 하고 그라나다가 있는 마당으로 나갔다. ​​잇단 트러블로 정신 없이 지나간 한 달마당 한쪽 창고에 그라나다 부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 브레이크 등, 새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쇼크 업소버와 제너레이터, 클러치와 브레이크 디스크, 디스트리뷰터, 라디에이터……. 그라나다 한 대를 더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더구나 계기판이나 시거잭, 윈도 스위치 등은 ‘포드 서비스 파트’ 로고가 새겨진, 비닐을 뜯지도 않은 새것이었다. 이것이 꿈일까, 생시일까.​문제는 이 많은 부품을 차에 싣는 일이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트렁크와 뒷좌석, 조수석 할 것 없이 실었지만 반도 못 싣고 차가 가득 찼다. 너무 많은 짐을 실어 낡은 그라나다의 쇼크 업소버가 견뎌낼 지 의문이었다. 결국 트렁크 패널 등 도저히 실을 수 없는 부품들은 1월 마감이 끝난 뒤 가져가기로 하고 서울로 향했다.​‘부드럽고 조용하게 나가는 그라나다의 생생한 엔진’에 감동(?) 받으면서 느긋하게 달리다가 오가는 차도 없는 깜깜한 국도에서 첫 난관에 부딪쳤다. 액셀 페달이 갑자기 바닥으로 꺼져 올라오지 않는 것이다. 예전 그라나다에서도 자주 겪었던 증세인데 걸림쇠가 헐거워 액셀 페달의 케이블이 빠지는 것이 원인이다. 케이블만 다시 끼우면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네트를 열어 보았다가 밤에 정비하기 편하도록 환한 램프가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두운 밤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불현듯 ‘한밤중에 자주 엔진룸을 열어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다.​​​​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다음날, 어제는 괜찮았던 계기판의 수온계가 자꾸 올라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보네트를 열어 보았더니 냉각팬이 돌지 않았다. 찬바람이 라디에이터를 식혀주는 공랭효과(?)를 기대하면서 집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힘들게 버텼지만 10분이면 갈 거리를 3시간 넘게 걸려서야 도착했다. 도착한 다음에는 아예 시동이 꺼져 버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엔진오일을 확인해보니 게이지에 오일이 한 방울도 찍히지 않는다. 오래된 차는 실린더에서 오일이 타는 경우가 많아 종종 엔진오일을 보충해야 하는데, 차를 산 지 하루만에 이렇게까지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밤 장거리 고속도로를 달린 후 정비를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주유소에서 엔진오일을 사다가 부었더니 2X는 족히 들어간다. 실린더 벽은 이미 상할 대로 상한 뒤였다.​사고는 이쯤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라나다는 오래된 차라 주유캡에 열쇠 구멍이 있다. 주유소에 갈 때마다 일일이 시동을 끄고 캡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주유 중 엔진정지’ 만큼은 확실하게 지키는 셈. 사건은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캡에 차 열쇠를 꼽고 돌리다가 열쇠가 부러지면서 일어났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황당했고, 무엇보다 그라나다 순정 열쇠가 부러져 속이 상했다. 보조열쇠를 갖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둘이 약속이나 한 듯 부러져버렸다.​​​​​드림카를 좌우에 끼고 사는 행복​ 주인이 바뀌었다고 신고식을 치르는 것일까? 어이가 없어서 주유소에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부러진 열쇠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뒤 곧바로 서울 한남동에 있는 찰리 공업사(☎02-793-7919)를 찾았다. 찰리 공업사는 주한미군 정비교관 출신의 윤행근 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용산의 미8군들이 타고 다니는 희귀한 차도 ‘뚝딱’ 고쳐내는 솜씨로 소문난 곳이다. 비싼 세금 걱정에서 벗어나 있는 주한미군 가족들이 많이 탔던 그라나다쯤(?)은 이 곳에서 간단하게 수리할 수 있다.​냉각팬이 돌지 않았던 것은 전원을 공급해주는 전선이 끊어진 단순한 고장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장이라기보다는 기자의 실수였다. 그라나다의 전 주인이 따로 냉각팬을 실내에서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를 만들어놓았는데 실수로 그 스위치를 꺼버렸던 것이다. 내친 김에 액셀 페달 케이블도 단단히 고정한 후 서울 이태원에서 40년 넘게 열쇠 일을 한다는 노인을 찾았다. 일반 열쇠가게에서는 그라나다처럼 흔하지 않은 키를 복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곳에서 그라나다의 열쇠와 비슷한 모양을 찾아 ‘깎고 열쇠 구멍에 끼워보기’를 반복한 끝에 어렵게 복사를 했다.​ ​드림카가 한 대 더 생긴 이후 생활은 또 달라졌다. 지난달 그라나다 일기의 제목이 ‘드림 카를 곁에 두고 사는 행복’이었으니 이번 달 제목은 ‘드림카를 좌우에 끼고 사는 행복’이라고 해야 할까? 기자의 꿈은 머리가 허옇게 센 뒤 차고가 딸린 집 뒷마당에서 오래된 그라나다를 고치며 여유 있게 사는 것이었는데, 그라나다 두 대에 부품 걱정도 덜게 되었으니 이런 소망에는 한결 다가선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경제적 여유를 즐길 정도로 나이가 들지 않았고 차고 딸린 집도 없다는 사실이다. 꿈을 위한 소품은 준비되었지만 막상 꿈을 꿀 처지가 못되는 현실이 안타깝다.​욕심 같아서야 두 대의 그라나다 모두 제 모습을 찾아주고 싶지만 일단 그라나다 일기의 주인공을 이번에 새로 산 그라나다로 바꾸기로 했다. 본래 타던 그라나다는 트렁크와 뒷좌석에 부품을 가득 실은 채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놓았다. 예전에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세워져 있는 그라나다의 모습이 항상 안쓰러웠는데, 상태가 조금 더 나은 그라나다가 생기는 바람에 예의 그 자리로 되돌려 버린 것이다. 마음 한 구석이 퀭하도록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찌해볼 여력이 없다. 다음 달에는 새 그라나다의 상태와 성능을 좀더 자세히 알아본 다음 구체적인 보강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레인지로버 SDV8 & 레인지로버 스포츠 SDV6 2018-07-06
LAND ROVER RANGE ROVER SDV8 &  RANGE ROVER SPORT SDV6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상위 모델 두 가지가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새로워졌다. 기함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모두 풀 모니터식 계기판과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더욱 고도화된 주행보조 장비들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른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이병주LAND ROVER RANGE ROVER SDV8잘난 친구글 윤지수 기자학창시절 공부 잘하고 운동 잘하는데 잘 놀기까지 하는 친구가 있었다.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에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친구. 그런데 웬걸, 막상 친해져 보니 은근 푼수다. 그 완벽한 녀석이 신발 끈 묶을 줄 몰라 쩔쩔매더라. 레인지로버를 타면서 별안간 그 친구가 떠올랐다.못하는 게 없는데레인지로버는 다재다능 우등생이다. 도로 위에서든 밖에서든 제 역할을 다하는 건 물론 공간이면 공간, 승차감이면 승차감 모두 A+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생김새부터 우월하다. 학생이었다면 교실 뒷자리를 독차지했을 거대한 덩치가 우아하기까지 하다. 재규어 XJ가 그랬듯이 리어 오버행을 길쭉하게 늘어뜨려 비율을 여유롭게 다듬었기 때문. 게다가 레인지로버의 전매특허 바닥 선과 지붕 선, 벨트라인 세 개의 선이 뒤쪽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물방울 모양 실루엣으로 클래식한 분위기까지 탐했다. 유려한 스타일 덕분에 공기 저항 계수(Cd)는 0.34에 그친다.실내는 감성으로 가득 찼다. 묵직한 문짝엔 나를 지켜줄 것 같은 든든한 감성이, 가죽 범벅 실내엔 재력을 뽐낼 화려한 감성이, 그리고 높직한 시야엔 다재다능한 오프로더 감성이 스몄다. 여기에 부분변경으로 첨단 감성이 더해졌다. 대시보드 위에 12인치 계기판, 10인치 모니터 두 개가 위아래로 붙은 센터패시아, 10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까지 온갖 디스플레이가 덕지덕지 붙었다. 이를 모두 더하면 무려 42인치. 대부분의 버튼이 디스플레이로 통합돼 깔끔하면서도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건 반갑지만, 쓰임새가 좋은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좀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사실 시승차를 처음 받았을 때 좀 실망했다. 오랜만에 8기통 가솔린 엔진의 여유로운 질감을 만끽하려 했건만, 디젤 모델 SDV8이 준비되어서다. 그러나 실망도 잠시, 디젤이라도 V8은 달랐다. 별 기대 없이 가속페달을 밟았는데 풍부한 회전질감에 절로 ‘오!’ 감탄이 터져 나왔다. 디젤 주제에 가솔린 V8처럼 바람 부는 듯한 소리까지 내니 괜히 대견하다.오늘날 다운사이징 광풍이 불면서 이 엔진은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V8 디젤 엔진이 되어버렸다. 8기통의 질감과 4.4L 배기량의 넉넉한 힘, 그리고 디젤의 효율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선택인 셈이다. 힘은 충분하다. 75.5kg·m 최대토크가 1,750rpm부터 터져 나와 단 6.9초 만에 2,650kg 덩치를 시속 100km까지 끌어당긴다. 회전 대역이 좁은 디젤 엔진은 고속에서 힘이 빠지기 마련이지만 고속에선 역시나 배기량이 ‘깡패’ 아니었던가. 4.4L 배기량이 만든 339마력 출력으로 시속 190km까지 여유로이 속도를 높이며, 계속 밟으면 시속 220km까지도 문제없다. 제원상 안전최고속도가 218km/h로 적혀있는데도 이후로 가속이 멈추진 않았다.      시속 200km를 넘기는 고속에서 서스펜션은 탄탄하다. 속도가 오르면서 서스펜션이 굳어지는 건 물론, 약 시속 104km를 넘어서면서 높이를 15mm 낮추어 안정감이 세단 못지않다. 이러던 서스펜션이 속도가 느려지면 다시 부드럽게 풀어져 스트로크를 꾹꾹 눌러가며 충격을 거른다. 방지턱 앞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문제없을 정도. 또 고갯길에서는 적극적으로 좌우 쏠림을 잡아낸다. 빠른 속도로 운전대를 꺾으면 조금 눌리는 듯하다가 든든히 버텨 자연스레 코너를 탈출한다. 선회 시 차체 쏠림을 막아주는 다이내믹 리스폰스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한 까닭. 여러모로 만능 서스펜션이라 불릴 만하다. 수리비가 어마어마한 것만 빼면 말이다.명색이 랜드로버인데 오프로드 성능도 빠질 수 없다. 에어서스펜션을 최대한 높이면 평소 높이보다 75mm 올라간다. 일반 상태 최저지상고가 220mm이니 295mm로 올라가는 셈. 웬만한 길에선 바닥 닿을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돌길에서 신경질적으로 튀는 다른 오프로더에 비해 차분한 승차감이 가장 인상 깊으며, 마지막 사진(굴착기 옆 사진)을 찍으러 바닥이 푹푹 파이는 흙탕길을 오를 때도 조금씩 헛바퀴가 돌긴 하지만 멈추는 일은 없었다.완벽하진 않다이런 완벽에 가까운 레인지로버도 신발 끈 못 매 쩔쩔매던 기자의 완벽해 ‘보였던’ 친구처럼 푼수기가 있다. 일단 진동이 적지 않다. 4기통 디젤이 가솔린 버금갈 만큼 진동을 잡아내는 오늘날, 레인지로버 8기통 엔진은 공회전시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물론 8기통인 만큼 그 진동이 심하지 않고, 움직이자마자 사그라들긴 하지만, ‘사막의 롤스로이스’의 명성엔 못 미쳤다. 게다가 이따금 들려오는 공명음도 거슬린다. 주행 중 뜬금없이 안마 기능이 켜지기도 했다. 처음엔 잘못 눌렀겠거니 하고 껐는데, 두 번째 켜질 땐 마치 장난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따로 버튼이 없어 터치스크린 메뉴를 눌러 꺼야 하므로 운전 중 끄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아직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이는 아마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 있다.마지막 불만은 운전대 위에 붙은 버튼이다. 상황에 따라 모양이 바뀌고 터치 위치를 파악해 반응하는 첨단 버튼이 새로이 들어갔는데, 반응이 시원찮다. 눌러도 묵묵부답이어서 두 번씩 누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센터패시아에 버튼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두 개의 디스플레이로 통합됐다욕심의 결과작은 문제는 아무래도 첨단 기능을 발 빠르게 욱여넣다가 생긴 사소한 실수다. 그만큼 레인지로버는 첨단이 가득하다는 의미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52개의 LED를 조절해 앞차가 있는 곳만 제외한 채 빛을 밝히는 걸 보면 미래에 온 듯 신기하고, 개선된 레이더가 들어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정확히 작동해 든든하다. 비록 국내 판매되는 레인지로버 중 가장 저렴한 시승차엔 차선이탈 방지 장치도 없었지만.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밖에서 볼 때 멋질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52개 LED가 자유자재로 조작돼 신기하다.국내 판매되는 레인지로버 중 가장 저렴한 보그 SE 모델이지만 시트만큼은 편안하기 그지없다총 383.8km를 주행하면서 연비는 리터당 7.87km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8.0km/L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결코 높은 효율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2.6톤을 넘는 거구와 4륜구동을 고려하면 그나마 디젤이어서 이 정도라도 나온 거다. 다소 가혹했던 시승 환경보다 더 부드럽게 주행한다면 리터당 10km까지는 도전해볼 만하겠다.레인지로버는 완벽하진 않다. 그러나 그 빈틈을 사소하게 만들 매력이 가득하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호사스러운 분위기와 여유로운 승차감, 다재다능한 공간과 성능까지. 게다가 레인지로버는 ‘SUV의 S클래스’로 비견될 만큼 최고를 상징한다. 신발 끈 못 묶고 달걀부침도 제대로 부칠 줄 모르지만, 밖에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잘난 친구가 갑자기 떠오른 이유다. LAND ROVER RANGE ROVER SPORT 스포츠에서 새 길을 찾다 글 이수진 편집장   레인지로버 스포츠. 왠지 초록색 타원 랜드로버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여기에는 브랜드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있다. 물론 스포츠(Sport)는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명칭. 강력한 엔진과 서스펜션 튜닝만 했다면 어떤 모델이라도 붙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차는 레인지로버의 스포츠 버전이 아니다. 모델명 자체에 대놓고 ‘스포츠’를 붙이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최소한의 플랫폼에 다양한 모델을 파생시켜야 하는 랜드로버의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첨단 기능을 꼼꼼하게 챙기다이 차의 뿌리는 2004년 디트로이트에서 공개했던 레인지 스토머 컨셉트다. 디스커버리3를 납작하게 누르고 오버펜더를 더한 듯한 컨셉트카의 외모는 발표 당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브랜드 역사상 첫 컨셉트카였을 뿐 아니라 역사상 전례가 없던 스포츠 지향 랜드로버였으니 말이다. 직선을 강조한 2박스의 전형적인 보디 형태임에도 지붕을 납작하게 누르고 걸윙 도어를 달아 멋을 낸 이 차는 기존 랜드로버와 다른 매력을 추구하는 시험작이었다.직선을 살린 새로운 헤드램프와 범퍼 디자인이 구형과 확실히 구별된다브레이크 램프 발광면도 달라졌다 같은 해 등장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컨셉트카에 비해 다소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강력한 V8 수퍼차저 엔진을 얹고, 디스커버리 플랫폼 기반에 짧은 휠베이스와 액티브 롤바로 달리기 성능을 다듬었다. 포르쉐 카이엔, BMW X5 등을 의식한 고성능 랜드로버의 출현이었다. 2013년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 2세대로 진화한 랜드로버 스포츠는 더욱 날렵한 외형을 손에 넣었다. 이보크를 통해 시도된 차세대 디자인은 2012년 레인지로버를 거쳐 레인지로버 스포츠에도 이어졌다. 외형뿐만 아니라 내용물도 레인지로버와 공통되는데, 알루미늄 차체를 받아들인 덕분에 구형보다 무게를 180kg이나 줄일 수 있었다. 2세대로 진화를 통해 많은 것이 바뀌었음에도 시장의 빠른 흐름은 이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기계적인 부분의 완성도야 더할 나위 없음에도 각종 전자장비의 진화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관련 소프트웨어, 스마트폰과의 연결성 등은 차를 쉽게 구식으로 보이게 만든다. 차선보조장치, 스마트 크루즈 같은 운전보조 장비들이 엮어내는 반자율 운전 장비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나 고급차를 지향하는 메이커라면 많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마이너 체인지에 열심인 모양세다. 레인지 로버 스포츠의 이번 업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시승차에 오르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디지털 방식의 신형 계기판과 트윈 모니터를 갖춘 센터 페시아다. 풀 LCD 계기판은 평소에 아날로그 미터를 그래픽으로 구현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정보를 화면에 띄운다. 대시보드에 자리 잡은 10.2인치 와이드 모니터는 터치 조작에 각도 조절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래쪽에 모니터 하나를 더했다. 최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디자인을 깔끔하게 만들 수 있는 대신 직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독립된 모니터가 있으면 공조장치나 시트 등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을 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외형적인 변화는 크지는 않지만 구형과 확실하게 구별된다. 범퍼와 흡기구 형태를 다듬는 것은 마이너 체인지의 기본 레퍼토리. 헤드램프에서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약간 타원형에 가까웠던 구형에 비해 직선적이고 납작한 주간주행등이 날렵하고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보기에도 멋질 뿐 아니라 야간주행에서는 전방 차 유무나 코너링에 따라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V8 엔진을 얹은 SVR에는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픽셀 레이저 LED 램프가 달린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형태 자체는 그대로 두면서 발광면의 형상을 새롭게 다듬었고, 배기관을 납작하게 만들어 앞뒤 이미지를 통일했다.멋과 고급스러움, 기능성을 겸비한 인테리어 시승차는 V6 3.0L 직분사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SDV6 오토바이오그래프 다이내믹.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비슷한 배기량의 가솔린 V6 3.0L 수퍼차저(340마력)에 비해 출력은 살짝 낮지만 강력한 토크를 앞세워 성능면에서는 오히려 앞선다. 0→시속 100km 가속 7.3초로 0.1초밖에 뒤지지 않으면서 최고시속이 255km로 한참 앞서고, 연비나 환경성능에서는 당연히 비교되지 않는다.강력한 토크를 자랑하는 V6 직분사 디젤 엔진8단 AT와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이 다양한 주행환경에 대비한다 스포츠라는 이름에 걸맞은 달리기 성능 요즘 랜드로버의 주행감각에서는 털털거리고 휘청거리던 옛 오프로더 냄새를 찾아보기 힘들다. 온로드를 더 잘 달린다는 말은 아니다. 비포장 돌파능력이 여전히 클래스 최강이면서도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잘 달릴뿐더러 매끄러운 승차감까지 아우른다. 평소에는 그저 조용하고 안락한 고급 SUV일 뿐. 하지만 터레인 리스폰스를 켜고 비포장길에 들어서면 잠시 접어두었던 본 실력을 금세 드러낸다. 그런데 이 차는 이름부터가 스포츠. 산허리를 타고 도는 구불거리는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면 새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라는 태생적 한계는 지울 수 없지만 1세대보다 가벼워진 덕분에 한결 경쾌하다. 브레이크 조작에 재빠르게 속도를 줄이고 코너에서는 끈끈하게 그립을 유지하는 모습에서는 큰 덩치와 2.4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무색하게 한다. 이렇게 높은 운전석 위치에서 즐기는 코너링이 조금 어색하지만 바닥에 손닿을 듯 낮은 일반 고성능차들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선다. 단점도 있다. 터치식으로 바꾼 스티어링휠 스위치는 디자인이 깔끔한 대신 조작감이 확실치 않아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는 IT 장비를 자동차에 매끄럽게 통합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차선 유지 같은 운전보조 시스템의 작동도 동급에서는 평범한 수준.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레인지로버에 비해 리어 오버행이 짧고 뒤창이 더 누워있다 
제네시스 G80 디젤 2.2D H-TRAC, 럭셔리 .. 2018-07-05
GENESIS G80 DIESEL 2.2D H-TRAC럭셔리 디젤을 탄다는 것부산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로 향하는 길, 차 한 대에 다 큰 남자 넷이서 복작거렸다. 다들 멀쩡한 자기 차 놔두고 한 차에 올라탄 데엔 까닭이 있다. 저마다 일일 사장님을 자처하며 오른편 뒷자리에 엉덩이 좀 붙여보기 위해서다. 과연 그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을까?A.M. 06:40휴일 이른 아침, 서울 외곽 한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한눈에도 묵직한 남자 넷이 모여 있다. 그 옆엔 더욱 묵직한 잿빛 세단이 한 대 서 있다. G80 디젤을 바라보는 사내 넷 모두 안면에 흡족한 미소를 띤다. 저마다 머릿속에는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준대형 세단의 상석에 앉은 모습이 떠다닌다. 외관상으로는 가솔린 모델과 전혀 구분이 안 가는 쌍둥이 외모다. 범현대家 자제답게 귀티가 흐른다. 혹 헷갈릴까 싶어 부모가 붙였을 은색 2.2D 이름표 정도만 다를 뿐. 해가 머리 위에 오기 전, 부산에 도착해야 하는 일정이라 서둘러 G80에 올라탄다.얼굴에서 가솔린과 디젤을 구분하긴 어렵다A.M. 08:00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떠느라 잠이 부족했던 게 분명하다.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은 쇼퍼 역의 동료 기자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단잠에 빠졌다. 한 시간 쯤 지났을까? 하나, 둘씩 잠에서 깬다. “어라, 내비게이션 컨트롤러가 없네?” 잠에서 깬 포토그래퍼가 실내를 뒤져보던 중 중대한 차이점 하나를 발견했다. 가솔린 모델에서 기어 노브 뒤편에 있던 다이얼식 내비게이션 컨트롤러와 자동주차 보조 장치를 찾아볼 수 없다. 주행 중 일일이 손을 뻗어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실로 굉장히 유용한 편의기능이다. 또한 전방 시야를 놓칠 일도 없기에 안전한 주행을 돕기도 한다. 일단 한번 아쉬운 점이 발견되자 봇물 터지듯 간증이 이어진다. 묵묵히 전방을 보던 동료 기자는 “잠깐씩 차가 멈춰 서 있을 땐 영락없는 디젤차라는 게 와 닿는다”며 거들었다. 아이들링 시 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다만 속도가 높아질수록 그런 불만 요소는 점차 사그라든다. 실내 소음 저감장치(Active Noise Cancelation, ANC)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음파를 쏨아내 실내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가솔린에 비하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크다. 이 때문인지 원래 있던 렉시콘 프리미엄 오디오(17 스피커) 대신, 스피커 7개의 단출한 오디오가 달렸다. 디젤 모델에서 동급 가솔린 모델의 실내 감성을 바라는 건 욕심인가 보다.가솔린 모델과 같은 듯 다른 실내. 우드 트림이 이젠 약간의 촌티를 풍긴다A.M. 10:30운전자 교대 시간이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 제 역할을 다한 동료 기자와 자리를 바꿔 앉는다. 뒷자리에 앉아 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실내 감성을 빼앗아 간 건 그렇다 치자. 그래도 운전 재미는 챙겨줬겠지 싶어 가속성능을 확인해 본다. 2.2L 디젤 엔진의 토크를 이용한 초반 가속이 나쁘지 않다. 다만 무게 탓인지, 아니면 다소 힘이 부족한 엔진 때문인지 시원한 가속이 힘들다. 그래도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고 있으면 부지런히 속도계 바늘을 올려주긴 한다.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G80 디젤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인 듯 하다. 또 하나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승차감. 물론 시트 품질은 나무랄 데 없다. 그런데도 만족스러운 착좌감이 달리기 시작하면 이내 원인 모를 불편함으로 바뀌어 계속 몸을 비틀게 된다. 운전이 금방 질려서 몸이 더 빨리 피로를 느낀 것 같다.P.M. 12:10휴일인데도 생각보다 고속도로 흐름이 원활해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다. 촬영지를 찾기 위해 좀 더 돌아다니니 총 459.3km를 달렸다는 정보가 계기반에 떴다. 트립 연비는 L당 13.4km.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린 가운데 시내 주행은 전체 거리의 10% 남짓이었다. 실내에는 넉넉한 성인 남자 넷(몸무게로 치면 다섯에 육박)과 트렁크에 온갖 촬영장비와 짐까지 실려 있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수시로 스포츠모드에 두고 달렸다는 사실도 함께. 이를 고려한다면 공인 연비(고속도로 기준) 14.1km/L과 비교해 꽤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3.3 가솔린의 고속도로 공인 연비 10km/L를 떠올린다면, 2.2 디젤은 연료 효율 측면에서 확실한 메리트를 가진다.P.M. 03:45숙소에 짐을 풀고 택시를 잡아 행사장으로 향한다. 머릿속으로 가솔린 3.3 H-TRAC 프리미엄 럭셔리(프레스티지 트림 바로 아래)와 비교해 본다. 가격은 2.2D가 150만원 더 높지만 저렴한 연료비에 50% 가까이 월등한 연비를 고려했을 때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고 봐야 할까? 그래도 준대형 세단 덩치에 최고출력 202마력의 2.2L 엔진이 달린 건 뭔가 부족하다. 이왕 디젤 엔진을 달 거였다면 좀 더 강력한 엔진을 달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까지 미친다.P.S. G80 DIESEL IS...G80 디젤은 작년 출시한 G70 디젤 이후 제네시스의 두 번째 럭셔리 디젤 모델이다. 제네시스가 G80 가솔린이 잘 팔리는 가운데 꾸역꾸역 디젤 모델을 내놓은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거다. 우선 위에서 알 수 있듯이 디젤의 기특한 연료 효율이다. 여기에 요즘 독일 프리미엄 차들이 가솔린에 밀리지 않는 디젤 라인업을 충실히 갖춰 놓은 것도 한몫한다. 한마디로 ‘가성비 좋은 수입 럭셔리 세단’에 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취지는 좋았다. 다만 연비 빼곤 가솔린 모델보다 모든 게 아쉬웠다. 그래도 준대형 세단으로서 필요한, 달리고 서고 도는 기본기에 ‘있어빌리티’(있어보이는 능력)까지 기본 장착된 차를 찾는 실속파라면 이 차가 꽤 잘 맞을 수도 있겠다. 이왕이면 신형을 기다리는 걸 추천하지만.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혼다 어코드 2.0T SPORTS, FAMILY? SP.. 2018-07-03
HONDA ACCORD 2.0T SPORTSFAMILY? SPORTS!패밀리 세단이 스포츠 세단이 되어 돌아왔다.혼다 어코드는 만듦새 좋지만 일본 3사의 중형 패밀리 세단 중 하나라는 인식만이 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10여 년 전 쯤 당시로선 파격적인 디자인의 8세대와, 실내 구성 빼고는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이 나쁘지 않았던 9세대 모두 종합적으로 무난했다. 이번엔 많이 다르다. 10세대 신형 어코드는 안팎, 그리고 심장부까지 달라졌다.외적 영역대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요즘 일본 메이커 디자인 사이에서 혼다 신형 어코드는 조금 더 대중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혼다는 일본차 특유의 ‘작위적인 미래’ 분위기가 비교적 옅은 편에 속한다. 토요타, 닛산에 비하면 좋은 뜻에서 덜 미래지향적이다. 그래서 신형 어코드의 얼굴을 처음 봤을 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세련된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헤드램프와 그릴, 공기흡입구가 모두 한 테두리 안에서 놀며 정갈한 분위기를 낸다. 살짝 옆에서 보면 그릴이 위부터 아래로 깎인 모습이다. 옆모습은 패스트백 디자인을 따른다. 덕분에 재미없는 중형 세단에 그치지 않는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트렁크까지 가로지르는 캐릭터라인은 벤츠 CLS를 닮았다. 이런 디자인 특성에 따라 뒷좌석 헤드룸은 여유 있는 레그룸 공간에 비해 다소 손해를 보지만 앉은키가 큰 편이 아니라면 불편한 느낌은 없을 정도다. 뒷모습에서는 작년 출시된 신형 시빅의 ‘C'자 테일램프가 보인다. 볼보 S90 엉덩이도 떠오른다. 시빅이 준중형 세단인 만큼 젊은 감각으로 3D 입체감을 부여했다면 어코드는 중형 체급에 어울리게 좀 더 진중하게 스타일링됐다. 스타일리시함은 유지하면서 보수적 감각의 연령대도 수긍할 만큼 안정적인 마무리다.내적 영역실내는 정갈하기 그지없다. 대시보드는 좌우 대칭을 이루며 수평적인 구조를 띤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를 돌출형으로 만들어 현대차가 채택 중인 플로팅 모니터를 떠오르게 한다. 좌우대칭에 정갈하기까지 한 레이아웃이다왜 나눠 놨는지 모를 기존의 듀얼 모니터보다 훨씬 직관적이며 사용도 편하다. 3미터 방식으로 냉각수 속도계가 지나치게 컸던 계기판은 단정한 듀얼 타임으로 바뀌었다. 공조 장치 컨트롤러는 기존 버튼식을 다이얼 방식으로 바뀌고 대부분의 버튼은 터치 스크린 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울러 오딧세이에 들어간 버튼식 시프트 레버를 도입했다(1.5T는 기존과 동일). 투박하고 굵은 기어 노브가 사라진 건 물론, 주차 브레이크 역시 버튼으로 바뀌며 센터콘솔부에 여유공간이 생겼다. CVT를 때문에 적극적인 변속 개입이 불가능했던 9세대와 달리 이번엔 10단 자동변속기를 채용, 스티어링 휠엔 스포츠 세단의 기본이랄 수 있는 패들 시프트가 기본으로 장비된다(1.5T는 상위 트림에만 적용). 최신 모델답게 기존 4스포크 타입 대신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달아 실내 인상을 바꾸었다. 그리고 또 하나,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어코드 개발진이 그 어느 때보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는 증거다.기어 노브와 레버식 주차 브레이크를 없애 공간감이 산다동적 영역시승차는 세 가지 파워트레인 구성 중 가장 출력 좋은 2.0L 터보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단 2.0T 스포츠 모델. 기존 V6 3.5L 자연흡기를 대체하는 엔진이다. 최고출력 256마력으로 충분한 힘에 최대토크 역시 37.7kg.m로 2리터 가솔린 엔진 치고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을 보인다. 지난해 공개된 10세대 시빅을 시작으로 혼다는 신형 모듈러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번 어코드 역시 같은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다. 성격은 판이하다. 작년에 탄 신형 시빅이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며 노멀 세단으로 남았던 것과 비교하면 신형 어코드는 확실히 재밌는 차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포츠 모드에 두고 달리면 10단 변속기임에도 5~6천 rpm을 넘나들며 최고출력을 뽑아낸다. 함께 들려오는 배기 사운드까지 곁들인다면 평범한 중형 세단이란 생각은 저 멀리 사라지고 만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양평과 이천을 오가는 왕복 90km 남짓의 구간. 직선로 위주로 짜인 코스 덕분에 아주 쉽게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상당히 이르게 고속 영역에 도달하는 건 둘째 치고, 고속 주행 중에도 불안하지 않은 승차감이 만족스러웠다. 시승차에 들어간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이 주행 상황과 노면에 맞게 감쇠력을 조절한 덕분이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시승이었지만, 직선로 위주로 코스가 짜인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승을 앞둔 프리뷰 세션에서 언급한 신형 어코드의 장점은 초고장력강판과 고기능 접착제 등을 통한 보디 강성 향상이었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얼마나 안정감 있고 튼튼하게 버텨주는지, 하체는 코스를 따라 어느 정도로 진득하게 붙잡는 지 살펴볼 새가 없었다. 간혹 램프를 진출입하는 정도로는 체크하기 어려웠다. 더 자세한 코너링 시 감각은 시승차를 받아야겠지만 이 정도 시승으로도 신형 어코드는 스포츠 세단이란 수식이 아깝지 않다. 그간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혼다 센싱을 더해 안전까지 챙긴 중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글 김민겸 기자  사진 혼다코리아
푸조 5008 GT 2.0, 비밀번호 437 2018-07-02
PEUGEOT 5008 GT 2.0비밀번호 437알뤼르 1.6은 빠지는 거 하나 없는 잘난 구성을 자랑했지만 시원한 가속감을 느낄 수 없어 답답했다. 이 꽉 막힌 체증을 뚫는 데엔 단 세 자리 숫자면 충분하다.매번 새로운 아이콕핏5008 GT의 실내 레이아웃은 당연히 1.6 알뤼르와 같은 구성이다. 외관에서 느끼지 못한 감흥을 실컷 보상받고도 남는 고마운 실내다. 운전자를 위하는 푸조 아이콕핏(i-Cockpit)이 정점을 찍었단 사실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머리로는 당연하다고 알고 있음에도 운전석에 앉으면 왜 그리 실실 거리게 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신형 푸조 SUV의 실내는 고만고만한 생김새의 센터패시아와 센터콘솔부를 우려먹는 다른 메이커에게 조용하지만 강한 일침을 날린다. 기능적 측면도 뛰어나다. 주행 중 급히 비상등을 켜야 할 때도 토글스위치 방식은 길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손쉽게 버튼을 찾게 해준다.푸조 아이콕핏이 정점에 다다른 실내토글스위치와 그립감 좋은 기어 레버계기판은 풀 스크린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심플함을 살린 재래식 다이얼도 좋지만 파격적인 레이아웃에 발맞춘다는 점에서 보면 이 역시 수긍할 만하다. 풀 스크린 방식을 쓰는 만큼 취향에 맞게 세팅이 가능하다. 개인, 최소, 주행, 다이얼 등 메뉴에 따라 화면을 달리한다. 시트는 알뤼르 1.6과는 확실히 다른 실내 감성에 일조한다. 가죽과 알칸타라, 그리고 누빔과 비슷한 바느질에서 스포티함이 묻어난다.GT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알칸타라 시트총 4가지의 계기반 레이아웃이 가능하다GT가 놓친 또 하나의 감성다른 메이커와 비교하면 나름 고성능이라고 붙여놓은 GT 배지가 조금은 낯뜨거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본 모델과 차이는 상당하다. 배기량이 437cc 늘어남에 따라 출력이 60마력이나 높아졌다. 알뤼르 1.6과 비교하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발현되는 엔진회전수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그 갭을 알아채긴 쉽지 않다. 1.6L에선 이미 한껏 힘을 쥐어짰을 타이밍에 GT는 한창 남아도는 출력과 토크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웠음에도 좀 더 많은 아드레날린이 필요했던 차에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눌러봤다.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1.6L에선 일반 모드와 스포츠 모드 간 변화가 확연했지만 GT는 그렇지 않다. 물론, 회전수는 높게 가져가지만 굳이 부스트 버튼이 필요할까 싶다. 오히려 변화량으로 치면 알뤼르 1.6쪽이 더 극적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모드 간 변화가 한창 들떴던 마음을 시무룩하게 만든다.푸조가 일으킨 인지 부조화GT 2.0은 알뤼르 1.6에 비해 모든 치수에서 차이 나는 신발을 신는다. 타이어의 너비가 235mm로 10mm 넓고 편평비 역시 기존 55에서 50으로 바뀌었다. 휠 역시 19인치로 기존보다 1인치 커졌다. 이 모두가 GT에 걸맞은 스포티한 주행을 위함이다. 그럼에도 이뤄낸 친환경적인 변화는 두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스포티함과 친환경?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GT 2.0의 도심 연비는 알뤼르 1.6보다 조금 손해를 보는 수준에 그치고 고속 연비는 리터당 1km 가까이 상회하며 복합 연비는 12.9km/L를 기록한다(알뤼르는 12.7km/L). 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다. 푸조는 고성능 차를 오히려 엔트리 모델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신기(神技)를 부렸다.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 기껏 점수를 쌓아 올리고도 허무하게 무너뜨리는 우를 범하고 만다.모든 게 보다 스포티해진 휠과 타이어푸조 SUV는 역시 2.0L가 옳은 답이다어딘가 서툰 진화푸조라고 변화의 바람이 안 불 리 없건만, 지금 소유 중인 2세대 308에 익숙한 나머지 반자율주행 기능이 있을 거라곤 생각을 못 했다.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차선이탈방지시스템 버튼이 보인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활성화해본다. 앞차를 긴밀히 따라가며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에선 ‘푸조 = 핸들링’ 공식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반자율주행에서 가장 신뢰도 높아야 할 차선 유지 기능이 금방 무너졌다. 차선을 밟는 건 물론, 종종 침범해서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까지 보였다.자체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간 음성 간섭을 고려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운전 중 라디오를 듣고 있다 해도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가 나올 때는 잠시 뮤트(Mute) 기능을 활성화하곤 한다. 자칫 라디오 방송에 심취해 있다가는 제때 차로를 바꾸지 못하거나 과속 단속에 걸릴 수 있겠다.놀라지 마세요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 5008도 꽤 큼직한 티가 몇 가지 있다. 급기야는 운전 중에 식겁하고 마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창 양양고속도로를 달리는 와중에 계기판에 ‘차량을 닫으십시오’란 문구가 뜬다. 뭐라고? 어디가 열렸다고? 아까 트렁크 문을 잘못 닫았나? 운전 중 생길 수 있는 돌발 요인은 원천 차단하는 성격이라 보조석에 올려둔 가방에도 안전띠를 채우는 내가 실수를? 혼돈의 카오스가 된 상태로 급히 갓길에 차를 댔다. 점검 결과는 이상 無. 무슨 뜻이었을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앞차와 간격이 좁은데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문구와 함께 앞차를 추돌하는 듯한 그림이 함께 떴다. 그렇다. 앞차와 거리가 가깝다는 뜻의 ‘CLOSE'를 ’닫으라‘고 해석한 게 분명했다. 세상에.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승차를 받고 나서 시동을 걸려는데 뜬 메시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시동을 건다’. 이번 메시지는 번역을 잘 했지만 존댓말이라는 한국의 문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2박 3일 시승은 참으면 그만이지만 매일같이 보아야 할 오너들의 컨디션이 걱정되는 게 괜한 오지랖은 아닐 거다. 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응답하라 1984] 링컨 LS 2018-06-29
링컨 LS 젊어지고 싶은 링컨, 스포츠 세단으로 다시 태어나다​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지난 9월 22일 일본 하코네 후지산에서 링컨 LS의 아시아지역 런칭이 있었다. 일본과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4개국의 자동차 전문지 기자 및 포드 딜러가 참가한 이 행사는 21일부터 23일까지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23일이 추석 연휴의 첫날인 데다가 3개의 태풍이 줄지어 북상하면서 20일 저녁부터 굵은 빗줄기를 쏟아부어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21일 아침에 김포공항을 떠나야 했다.제일 먼저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한국팀은 두 시간을 기다려 싱가포르, 홍콩팀과 합류한 뒤 버스를 타고 하코네의 숙소로 출발했다. 도쿄의 교통체증은 서울을 능가할 정도로 심해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만큼 막혔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온 태풍이 몰고 온 빗줄기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이어졌다. 느리고 답답하게 달리는 동안 시간은 흘러 하코네에 도착했을 때는 짙은 어둠과 안개가 모든 시야를 막고 있었다. 하코네는 작고 조용한, 전형적인 온천 휴양지로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묵은 야마 호텔에도 외국인보다는 가족 단위로 쉬러 온 일본인 휴양객이 많았다.​첫 번째 글로벌카에 대한 기대 커 곡선 아껴 탄탄한 이미지 만들고다음날 아침 시승에 앞서 제품설명회가 열렸다. 링컨의 첫 번째 글로벌카인 만큼 LS에 대한 포드의 기대가 크기도 하겠지만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수출팀의 열의는 대단했다. 제품 소개와 메커니즘 설명회를 나누어 진행하며 `미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스포츠 세단의 국제적인 표준을 제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BMW나 벤츠와 함께 링컨을 선택 대상에 포함시켜 준다면 다양한 옵션과 적절한 값으로 럭셔리카의 진수를 느끼도록 하겠다`며 후발주자가 가진 약점도 스스로 진단했다.주차장으로 나와 보니 밤새 내린 비를 맞고 차체가 흠씬 젖은 LS 10대가 나란히 서 있다. 곡선미를 살려 풍만하며 부드러운 모습, 화려하게 번쩍이는 수직형 프론트 그릴 등이 타운카나 컨티넨탈과 닮아 십자모양의 배지를 보지 않아도 첫눈에 링컨임을 알 수 있다. 범퍼 아래 공기흡입구가 커다란 사각 격자무늬를 이루고 그 안에 안개등이 박혀 있는 모습은 타운카보다 더 화려한 인상이다. 순간 `역시 링컨은 스포츠 세단과는 맞지 않는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고정되어 있던 링컨에 대한 편견이 첫인상을 장악해버린 것이다.링컨은 포드의 최고급차를 생산하는 디비전으로 캐딜락과 함께 미국 고급차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미국 대통령이 타는 차를 만드는 브랜드답게 점잖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보수적인 상류층 고객을 파고들어 고급세단 시장을 리드한다. 그런데 링컨의 베이식 모델이 된 LS는 링컨의 80년 역사를 뒤집고 스포츠 세단이라는 별종의 신분으로 전세계의 새로운 젊은층을 끌어안으려 하니 그 변신이 쉽게 와닿지 않는 것이다. 컨셉트부터 디자인, 메커니즘까지 `올 뉴(all new)`라는 관계자의 거듭된 소개가 편견 앞에 무력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LS를 다시 살폈다. 새로운 감각을 접하겠다는 열성으로 디자인 본부를 디트로이트에서 LA로 옮겨 만든 차를 그렇게 단순히 평가할 순 없지 않겠는가 하면서 다시 보니, 그랬더니 이번에는 달랐다. 타운카와 닮긴 했지만 곡선을 아끼고 평면적인 직선을 많이 사용해 훨씬 날렵한 인상인 데다가 전체적으로 볼륨이 줄어 풍만하기보다는 탄탄한 이미지다. 프론트 그릴도 더 가늘고 길다. 몸집 부풀리기가 미덕이던 미국 럭셔리카와 달리 최소한의 품격유지용으로 링컨의 흔적을 남겨둔 것이다.​정면보다는 정측면에서 볼 때 LS의 개성이 더욱 뚜렷해진다. 앞뒤 오버행이 짧아 더욱 길게 느껴지는 휠하우스간의 거리가 약간의 음영을 드리우며 매끈하게 뻗어 견고한 C필러와 어울려 있는 폼이 조금의 군더더기도 없이 깨끗하다. 여기에 A필러에서 C필러에 이르는 길고 굴곡진 아치가 더해져 우아하면서 다이내믹하다. C필러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며 꺾이는 선의 흐름 등 마무리의 품질감이 라이벌인 BMW에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의 위상은 충분히 갖추었다.​ 심플한 실내, 미국 럭셔리카의 흔적 없어 후지산 오르며 2중 온도조절기 필요 실감이에 비해 뒷모습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커다란 리어램프 위로 가볍게 치켜올라간 트렁크 리드는 에어 스포일러처럼 경쾌하지만 번호판과 범퍼를 두른 크롬은 링컨 마크마저 가려버릴 만큼 지나치게 번쩍거려 눈에 거슬린다. 장식용 크롬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그 차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기자의 취향 때문인지도 모른다. V6와 V8은 타이어 휠의 디자인만 달랐다.​ 5대의 진행 및 서비스, 카메라차를 대동하고 10대의 LS가 시승에 올랐다. 한 차에 두 사람의 시승자가 타고 중간에 차를 바꾸는(왕복 코스에서 V6와 V8을 타볼 수 있도록) 식으로 진행되었다. V8을 먼저 타게 된 기자는 조수석에 앉아 인테리어를 살폈다. 실내는 놀라울 만큼 심플해 겉모습에서 보았던 미국 럭셔리카의 흔적이 전혀 없다.수평으로 놓인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중앙콘솔로 T자를 이루며 흘러 실내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시작된 수평띠가 네 개의 문을 관통해 간결한 인상을 만든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변속기와 스티어링 휠 등에 사용된, `뉴포트`라는 이름의 색을 가진 우드 그레인은 단조로워 지루해지기 쉬운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준다. 스피도미터와 타코미터를 비롯한 주요 기능 게이지와 운전정보는 한눈에 들어오도록 기능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오디오 시스템 컨트롤은 센터 중앙부 온도조절기 위에 있고, 두 시스템 모두 스티어링 휠에서 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어두운 밤에도 잘 보이도록 밝게 처리한 도어 손잡이가 기분 좋은 액센트가 되어 준다.​​8웨이 파워시트인 운전석(조수석은 6웨이)은 탄탄한 감각이다. 좀 딱딱하다 싶은 가죽 등받이에 몸을 밀착시키고 앉으니 비로소 스포츠 세단을 시승하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일찍부터 발달해온 일본인만큼 일본형 옵션으로 맞추어진 시승차에서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지도가 확대 혹은 축소되면서 꾸준히 보여지고 주요 지점에서는 친절한 음성안내도 나온다.​​예정되었던 시승코스는 후지산 국립공원의 해발 2천304m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었지만 그칠 줄 모르는 비 때문에 시계가 나빠 산 중턱을 돌아 내려오는 것으로 코스가 바뀌었다. 후지산은 비와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고, 시승길은 노폭이 좁은 데다가 커브와 경사가 심해 달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LS는 흔들림 없이 잘 달렸다.더위를 많이 타는 운전자는 에어컨을 켜고, 추위를 많이 타는 기자는 온도를 올려 각자 조절하면서 2중 온도조절 시스템의 고마움을 실감했다. 또 뒷좌석 승객은 센터콘솔 뒤에 달린 독립식 조절기로 공기의 방향과 양을 조절할 수 있으니, 차갑고 따뜻한 공기가 서로 섞여 중간정도의 온도를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일행의 체질이 달라 어느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덥거나 추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뒷좌석은 6:4 비율로 접을 수도 있다.​​정교한 핸들링 운전에 자신감 줘 2~3단의 킥다운은 신경에 거슬려오후에는 차를 V6로 바꿔 기자가 운전했다. 오른쪽에 달린 스티어링 휠은 링컨에게도 낯선 것이지만 일본에서 운전해본 적이 없는 기자에게도 낯설었다. 재규어 S타입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LS는 긴 휠베이스와 넓은 트레드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뽑아냈음에도 왼쪽 스티어링 휠에 익숙한 기자는 센터 페시아에 걸려 왼쪽 다리를 움직일 공간이 적은 점이 불편했고, 조수석에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대시보드가 밑으로 많이 내려와 두 다리가 갇힌 듯한 기분도 좋지 않았다.LS는 V6 3.0l 24밸브 DOHC 210마력과 V8 3.9l 32밸브 DOHC 252마력 엔진을 얹은 두 가지 모델이 나온다. 이미 성능이 검증된 포드 토러스의 엔진을 베이스로 한 V6 듀라텍 엔진의 최대토크는 28.3kgㆍm/4천750rpm. 높은 엔진회전수에서 고출력을 내는 엔진이지만 비와 커브길과 오른쪽 스티어링 휠에 익숙해질 때까지 중저속으로 가만가만 달려도 차는 생각보다 훨씬 민첩하고 날렵하게 움직였다. 적당한 무게가 느껴지는 핸들링은 상당히 정교해 금세 운전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게다가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FR)이어서 앞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함께 스포츠 세단에 어울리는 단단하면서 믿음직한 승차감을 만들어준다. 앞뒤 서브 프레임을 통합해 51:49의 무게배분을 이룬 LS는 가볍게 나르는 형태가 아니라 신중하고 다이내믹한 운동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ABS도 작지 않은 차체의 제동자세를 잘 잡아낸다. 잠시도 비가 그치지 않아 엔진음이나 정숙성은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 정도 차에서 정숙성을 논하는 것은 필요 없는 일일 듯하다.​ 트랜스미션은 자동 5단과 수동 5단을 갖추고 반자동 5단을 추가할 수 있는데 시승차는 오토스틱을 겸한 오토매틱 차였다. 변속은 무리없이 이어지지만 2단과 3단 사이의 기어비가 큰 편이어서 킥다운 현상이 나타나는 점은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 충격이 작지 않아 운전자는 속도나 엔진회전수를 보며 예측할 수 있다 해도 민감한 동승자는 편안하지 못할 것 같다. 조수석에 앉았을 때는 단지 운전자의 운전특성이려니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자동차의 특성이었던 것이다.어느 정도 운전에 익숙해진 다음 셀렉트 시프트로 옮겨 보았다. 시프트 레버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툭툭 치며 변속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운전재미를 추구하면서도 편리함 때문에 평소에는 오토매틱 차를 타는 기자 같은 오너에게는 LS의 오토스틱이 제격일 듯 싶다. 링컨의 전통을 깬 타코미터의 rpm 레드라인은 오토스틱에서 중요하게 느껴졌다. 변속을 하기는 해도 수동기어와는 달리 이미 정해진 한계 내에서 조절되는 힘이기 때문에 운전에만 몰두하지 않으면 자칫 엔진회전수를 높일 수도 있을 텐데 그럴 때 경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토스틱에서도 2~3단 타임래그는 컸다.​​모든 편의장비는 운전자에게 맞추고 운동성능 즐기기에는 V6도 충분해토메이 고속도로로 들어선 다음부터는 운전이 심심해졌다. 선두차가 절대 추월선으로 들어서지 않은 채 규정속도(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리가 달린 일본의 국도와 고속도로는 우리 나라 못지않게 규정속도가 낮았다)를 지키는 바람에 속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몇 번 대열을 추월해 보니 LS가 쓰지 못한 토크를 분출하듯 힘을 냈지만 시승 진행자의 입장을 생각해 다시 얌전히 내 자리로 돌아왔다.라디오를 켜고 알파인의 12웨이 스피커를 통해 잡음 섞인 일본가요를 듣다가 스티어링 휠 위쪽에 비상등 스위치와 나란히 놓인 스위치를 발견했다.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는 이 스위치의 용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서 뒷자리의 링컨 직원에게 물었더니 카폰 스위치라고 한다. 시승차에는 없었지만 옵션으로 선택하면 센터콘솔에 전화기를 넣고 이 스위치를 이용해 수화기를 들지 않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LS의 모든 편의장비는 운전자에게 맞추어져 있었다.참고로 이 차에는 다른 키로는 시동을 걸 수 없는 특수키와 도난방지시스템, 듀얼 및 사이드 에어백, EBD(전자 브레이크 분배시스템), 열선내장 사이드 미러, 빗물감지식 윈드실드 와이퍼 등 다양한 안전 및 편의장비들이 달려 있다. 엔진오일 교환주기도 10만 마일로 경제적이다.다음날 오전, 하코네를 떠나기 전에 프리 드라이브 시간이 있어 전날 운전해보지 못한 V8을 몰고 호텔 근처 아시노코 호수 주변을 잠시 돌아보았다. V8은 V6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직접 쏘아보진 않았지만 대포와 권총이 발사될 때의 차이 같은 느낌. 같은 차체 안에 훨씬 커다란 힘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다이내믹한 운동성능을 즐기기 위한 차라면 굳이 V8을 선택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특히 우리 나라와 일본에서는) V8의 파워를 실감할 도로도 마땅치 않을 것이고, V6 정도면 링컨이 전하고자 하는 스포츠 세단의 컨셉트를 충분히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컨셉트는 바로 `링컨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는 젊은 링컨`이다. 올 초 샌프란시스코의 놀이동산과 국립공원에서 3주간 1만5천 명 이상이 참가한 성대한 시승식을 치르며 미국시장에 데뷔한 LS는 공식 런칭 2개월만에 99년도 주문이 끝났다. 미국에서 만든 미국차라는 점과 BMW 등 라이벌보다 싼 값(V8은 3만5천225달러, V6은 3만1천450달러로 라이벌 모델보다 몇 천 달러 싸다)이 초기수요를 잡는 데 한 몫 했다.링컨이 표방하는 `미국적 럭셔리와 유럽적 다이내믹`에 대한 검증은 미국에서 유럽을 건너뛰어 이제 아시아지역으로 넘어왔다. 우리 앞에 대중차로 다가오는 링컨이 얼마나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알 일이다. 국내에는 12월쯤 V6 3.0l 자동 5단 모델이 들어올 예정이다.​ ​ 
폭스바겐 티구안, 고급 차 아닌 좋은 차 2018-06-28
VOLKSWAGEN TIGUAN고급 차 아닌 좋은 차‘우와’하며 감탄할 포인트는 없다. ‘에잉’하며 실망할 거리도 없다. 그게 이 차의 매력이다.예전 폭스바겐 슬로건 ‘다스 아우토’가 떠올랐다. 영어로 ‘더 카’ 즉 자동차라는 의미처럼 티구안은 기본이 탄탄했다. 화끈한 파워는 없지만 안정되게 잘 달리고, 눈 돌아갈 장식 하나 없는 실내는 빈틈없이 치밀하다. 기본기 좋은 대중차 또는 기름기 걷어낸 고급차 같달까. 그래서 이 차는 고급차라고는 할 수 없다. 그저 잘 달리고 잘 서는 좋은 차다.차갑다. 그래서 차답다폭스바겐 디자이너들은 말 한마디 없이 일하는 게 아닐까? 티구안 스타일에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 교과서처럼 정갈한 비율과 수평적인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차가운 인상. 여기에 철판 성형 기술 과시하듯 날카로이 찍어낸 캐릭터라인과 화려한 LED 그래픽이 더해져 더더욱 기계적인 분위기다. 그 기계다움이 설렘은 없어도, 든든한 신뢰를 준다.그릴과 램프가 하나처럼 연결돼 깔끔하다화려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테일램프. 브레이크를 밟을 때와 주행 할 때 모양이 다르다마찬가지로 실내에도 무표정이 서렸다. 최근 아우디·폭스바겐이 즐겨 쓰는 일자로 이어진 송풍구조차 없는 실내는 그저 뻔하다. 가죽이나 나무 같은 화려한 장식도 없다. 그런데도 값싸 보이지 않는 게 신기할 따름. 비결은 치밀한 마무리와 품질이다. 머리카락 하나 찔러 넣기 힘들 만큼 부품들이 딱 맞게 자리 잡았고, 버튼 조작감도 묵직해 어디 하나 헐렁한 곳이 없다. 흠이 없으니 화려한 장식 없는 실내가 제법 값져 보인다.새로울 게 없는 실내는 만듦새가 좋다커진 차체의 혜택은 뒷자리부터 누릴 수 있다. 이전보다 전체 길이가 55mm, 특히 휠베이스가 76mm 늘어나 2열 공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키 177cm 표준 체격인 기자가 운전석을 조정한 후 뒤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 한 뼘이 남을 정도. 특히 늘어난 공간을 실용적으로 꾸민 게 반갑다. 1열 시트 뒤에 컵홀더가 달린 큼직한 테이블을 달아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뒷 시트는 4:2:4로 나뉘어 접힐 뿐만 아니라 등받이 각도 조절과 앞뒤 18cm 슬라이딩까지 가능해 공간을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다. 이걸 다 접었을 때 트렁크 공간은 1,665L. 평소 용량은 615L다.18인치나 되는 휠 크기가 비교적 작아 보인다뒷좌석을 위한 꽤 큰 테이블과 제대로 된 컵홀더가 마련됐다뒷 시트가 4:2:4로 접혀, 트렁크 활용성이 좋다든든한 150마력150마력. 과거 현대 테라칸이 커먼레일 직분사 기술을 더한 2.9L 디젤 엔진으로 150마력 출력을 뽑아낼 때 ‘힘이 넘친다’고 표현했었는데, 어느덧 초라한 숫자가 돼 버렸다. 2.0L 배기량 디젤 엔진으로 250마력도 거뜬한 오늘날 150마력이라니, 평범한 숫자에 차를 타기 전부터 김이 빠졌다.150마력 2.0L 디젤 엔진. 일상적인 주행에선 부족함이 없지만, 해외에 판매 중인 190마력, 240마력 버전이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실제로 티구안 동력 성능은 평범했다. 그래도 기대보다는 경쾌하다. 일상적인 주행에선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1,750rpm부터 34.7kg·m 최대토크가 나오는 까닭에 부족함이 없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시속 100km 정도는 속 시원하게, 그리고 시속 180km까지는 수월하게 속도를 높인다.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밑천을 드러내지만, 그전까지는 최고출력 180~200마력을 내는 동급 SUV와 체감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 제원상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도 9.3초로, SUV 덩치와 출력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편. 아무래도 클러치로 동력을 직접 전하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이전보다 무게를 50kg 줄인 차체가 주효했던 모양이다.시속 180km를 넘는 고속에서 출력 갈증을 키운 건 섀시의 성능이다. 부지런히 돌고 있는 엔진과 달리 승차감은 평온했기 때문. 팽팽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이 큰 너울을 빠르게 지나도 출렁이지 않게 잡아내고, 좌우 쏠림도 든든히 억제하니 운전자의 자신감이 줄질 않는다. 그 서스펜션이 제 역할을 하도록 묵묵히 버텨주는 25,000Nm/deg의 고강성 차체도 마찬가지. 단지 오른발만 조급하게 페달을 짓이길 뿐이다.평범해 보이는 옆모습. 헤드램프 위치가 옛날 스포티지처럼 낮은 이유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렇게 뽑아낸 공기 저항 계수(Cd)는 0.31에 불과하다그렇게 달려 강원도 한 고갯길에 도착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속돼 차의 기본기를 파악하기 좋은 코스. 코너를 향해 달리며 힘을 모두 뽑아내도 확실히 150마력 출력은 그다지 무섭지 않다. 이어 브레이크를 밟으며 운전대를 꺾자, 앞쪽이 묵직하게 방향을 튼다. 역시 하체가 아무리 좋아도 SUV는 SUV다. 1,675kg 무게가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큰 키 탓에 날카로운 감각은 없다. 그래도 서스펜션이 롤링은 확실히 잡아내 좌우로 빠르게 하중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허둥대는 시간이 짧고, 연속되는 급제동에도 브레이크 반응이 일정하다. 코너 공략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시종일관 믿음직스럽다. 이러면서도 일상 주행의 승차감까지 만족시키는 게 신형 티구안의 매력이다. 유럽 돌길에서 다져진 하체는 도로 위 잔진동 정도는 가볍게 거르고, 큰 충격은 불쾌하지 않게 둥글려 전달한다. 웬만한 방지턱은 빠르게 넘어도 승객이 깜짝 놀라지 않을 정도. 탄탄한 댐퍼가 충격으로 인한 2차 충격까지 확실히 거르니, 승차감은 부드럽진 않더라도 말끔하다.다만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정차 시 시동을 끄는 스타트 & 스톱 기능이 매우 적극적이어서 공회전 진동을 느낄 새는 많지 않으나, 공회전할 때 진동이 요즘 4기통 치고는 다소 도드라지는 편이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애매한 저속에서 이따금 변속 충격을 전했다. 적극적인 첨단티구안은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주행 보조장치가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0~시속 160km까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으로 달리게 해주는 차선이탈방지장치를 켜면 잠깐이나마 운전대를 놓은 채 달릴 수 있다. 실제 도로 위에서도 크게 도는 회전구간 정도는 잘 쫓아가기 때문에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다만 브레이크는 다소 거친 편이다.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이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간다그리고 또 한 가지. 티구안의 스타트 & 스톱 기능은 정차 후 앞차가 출발하면 알아서 시동을 켠다.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기존에 있는 센서를 활용해 미리미리 시동을 켜니 어색함이 크게 준다.총 452km를 달리는 동안 연비는 리터당 13.1km를 기록했다. 고속 주행할 땐 리터당 18km를 넘기기도 했지만 고갯길을 빠르게 달리고 오랜 기간 세워놓은 채 촬영하면서 연비가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다른 가솔린 차였다면 리터당 10km도 힘들 만큼 가혹했던 환경에서 나름 선방한 수치. 공인연비 역시 리터당 14.5km로 준수한 편이다.티구안은 평범하다. 눈길을 잡아 끌만큼 화려하지 않고, 화끈하게 달려나갈 성능도 없는 평범한 차다. 그런데 뛰어나게 평범하다. 화려함은 없지만 만듦새가 빈틈없고, 화끈하지 않지만 기본기가 탄탄하다. 그 비범한 평범이 타는 이를 매료시키는 티구안의 매력. (폭스바겐 사태 이후) 오랜 자숙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 달 만에 수입차 판매 3위로 올라선 원동력이 아닐까. 글 | 윤지수 기자 사진 |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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